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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210화 (210/211)

00210  第 44 話  =========================================================================

第 44 話 “65일째”

“아뇨, 20분 정도 싸우다 도망쳤어요.”

“도망쳐? 아니, 싸웠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한 일이겠지.”

[네르피아와의 호감도가 3 상승합니다.]

‘응?’

뭔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네르피아와 함께 호감도가 올라간 메시지도 볼 수 있었다. 단순히 해룡과 싸웠다는 이유만으로 올라가는 건가? 여기까지 반응이 오면 해룡을 잡고 싶은 마음도 생겼지만 나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길드 단위로 움직이면 모를까.

나를 포함해 길드 인원까지 움직인다면 해룡 네그론트를 잡을 자신이 있었다. 전에 전투에서 해룡이 워낙 강력해 잡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르넬라의 소환이 해제되어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아르넬라가 사라지기 전에 확실하게 데미지를 줄 수 있다면 잡지 못할 것도 없었다.

“그보다 의뢰는 완수한 거겠죠?”

“물론이다. 그대가 약속을 지켰으니 이젠 내 차례겠군.”

[NPC 의뢰를 완료했습니다.]

[네르피아와의 호감도가 20 상승합니다.]

[현재 네르피아와의 호감도 23.]

탁-

“네겐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마물에게 당한 해신족이 있다. 덕분에 살고 있는 공간도 비어 있는 상태니 네가 가지도록 해라.”

그 말을 하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건 어떤 열쇠였다. 상아색으로 된 열쇠와 네르피아의 말을 들은 난 해신족의 저택이 문서 형태가 아니라 열쇠로 거래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택 정보창의 내용이 갱신됩니다.]

‘역시.’

“그리고 이건…….”

열쇠를 건네준 네르피아는 곧이어 다른 물건도 꺼냈는데, 확인해보니 머리에 착용하는 관처럼 보였다. 일명 서클렛. 분명 황혼에는 투구 대신 착용이 가능한 서클렛도 있었지만 방어력이 거의 없는 편이라 쓰는 사람은 몇 명 없었다.

“이것이야 말로 내가 가진 최고의 보물. 약속대로 주도록 하겠다.”

“…….”

하필이면 서클렛이 최고 보물이라니.

‘이 서클렛도 방어력이 없으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서클렛의 정보까지 확인한 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난 옵션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신의 머리 장식] (Unique)

설명:해신족 중에서도 왕이 될 자질을 갖춘 이에게만 전해지는 성물. 총 8개의 성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나 8개의 성물을 모두 갖춘 해신족은 왕이 될 수 있는 자격마저 지니게 되지만 이때까지 모든 성물이 모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옛 전설에 따르면 모든 성물을 갖춘 해신족은 바다를 지배할 수 있는 강대한 힘을 가진다고 한다.

<근력(60), 지력(80), 체력(60), 마력(80)>

<물 속성 저항력 5%>

방어력:5  마법 방어력:250

내구력:150/150

*모든 능력치 +100 상승.

*물리 & 마법 공격력 10% 상승.

*150초마다 A랭크 스킬 '해신의 축복(LV15)' 발동.

*세트 효과(1/8)

-2부위 장착 효과:물리 & 마법 방어력 300 상승.

-3부위 장착 효과:마나력 & 지구력 소모 30% 감소.

-4부위 장착 효과:물 속성 & 물 속성 저항력 20% 상승.

-5부위 장착 효과:모든 능력치 20% 상승.

-6부위 장착 효과:습득한 모든 스킬 +4 효과.

-7부위 장착 효과:A랭크 스킬 '바다의 수호병(LV25)' 사용 가능.

-8부위 장착 효과:A랭크 스킬 '최상급 물의 정령(LV30)' 영구 소환.

‘……어?’

유니크 세트 아이템?

생전 처음으로 보는 유니크 세트의 옵션은 내가 착용하고 있는 검푸른 수호자 세트보다 좋았다. 이걸 전부 착용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아니, 예상치도 못한 아이템으로 인해 잠깐 정신이 팔렸지만 위에 적힌 설명도 심상치 않았다.

‘근데 이걸 다 모은 해신족은 왕이 된다고?’

이런 아이템을 내게 줘서 어쩔 생각이지?

정작 내게 이 아이템을 준 네르피아는 넘어가더라도 다른 해신족이 가만히 있지 않을 듯했다. 또한 내가 이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이곳에 있는 해신족은 어느 누구도 왕이 될 수 없다는 말과 동일해진다.

“볼일이 끝났으면 그만 나가도록.”

“아, 예.”

‘순순히 나를 보내주는 걸로 봐선…….’

네르피아는 이 성물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인가? 의도가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옵션 하나는 괜찮았기에 짧게 대답한 난 서클렛을 아이템 창에 넣고는 밖으로 나섰다.

이러나저러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니 말이다.

“하아, 힘들긴 했네.”

정확하게는 번거로웠지만 둘 다 마찬가지로 생각하며 신전 1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저택까지 구했으니 자유롭게 이곳을 왕복할 수 있을 테고, 또 그렇게 되면 바다의 눈을 팔아 돈을 버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않았지만…….

저벅-

[해신족의 성물을 보유하셨습니다.]

“……?”

메시지?

[해신족의 성물을 지닌 채 신전에서 벗어나면 특수 이벤트 '왕위 전쟁'이 생겨납니다.]

[특수 이벤트를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성물을 버리시길 바랍니다.]

“특수 이벤트?”

1층을으로 내려오자마자 내 앞에 생겨난 메시지 창을 읽어보니 내가 성물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생겨난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유니크 세트 아이템인 성물을 버린다는 선택을 할 수 없었던 나는 왕위 전쟁이라는 이벤트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보다 어떤 이벤트지?”

단순하게 추측하면 해신족의 누군가 왕이 되는 이벤트 같았다. 문제는 8개의 성물 중 하나는 내가 가지고 있기에 그 누구도 왕이 될 수 없다는 것. 어떻게 보면 나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내게 이벤트가 생겨난 거 같았다.

뭐, 자세한 건 신전 밖으로 나가면 알게 되겠지.

덧붙여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한 난 천천히 신전 밖으로 걸음을 옮겼지만 딱히 긴장하지는 않았다. 이전에 겪었던 악마왕 정도의 전투가 아니라면 웬만한 전투는 그저 그렇게 넘길 수 있는 자신이 있었다.

어찌 됐든 신전 밖으로 발을 내딛자 특수 이벤트와 관련된 메시지 창이 다시 생겨났다.

[해신족의 성물을 보유한 채 신전을 나섰습니다.]

[특수 이벤트 '왕위 전쟁'이 강제적으로 생겨납니다.]

“의뢰 정보창.”

일단 의뢰 정보창을 열어 새로 생긴 의뢰를 확인한다. 의뢰 정보창에는 이전에 받았던 노클로 퀘스트가 있었으나 무시하고 새로 나타난 퀘스트를 확인한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퀘스트를 볼 수 있었다.

[해신족 왕위 전쟁에서 살아남아라.]

설명:3층에 거주 중인 네르피아를 포함한 총 8명의 해신족은 당신이 성물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에게서 성물을 뺏을 기회라고 생각한 그들은 분명 접근을 시도할 것입니다.

<퀘스트 완료:???>

<퀘스트 실패:의뢰 소멸.>

‘애매한데.’

퀘스트 설명을 읽어본 나는 제일 먼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없고, 보상 자체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냥 살아남으면 되는 건가? 그거라면 간단하게 하르페 제국으로 이동하면 되니 어렵지 않지만 그런 식으로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음.’

어쨌든 다시 신전으로 돌아간다면 3층에 살고 있는 녀석들이 찾아오겠지?

예상하건데, 순순히 성물을 건네준다면 딱히 어려움도 없이 퀘스트를 끝낼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 유니크 세트 아이템을 건네주긴 싫었다.

“찾았다!”

“여기에 있습니다!”

“……?”

잠시나마 퀘스트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도중,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대략 20명쯤 되는 해신족 전사들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해신족 전사들 뒤로는 딱 봐도 화려한 옷으로 차려입은 해신족 한 명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3층에 사는 녀석이겠지.

“도망치려고 했나? 다행히 늦지 않았군.”

‘뭐래?’

녀석은 신전 밖에 있는 날 보며 이상한 말을 내뱉었으나 간단하게 무시했다.

“이야기는 들었다. 네가 가진 성물을 내게 넘겨라.”

“……이야기는 어디서 들었는데요?”

하는 말이야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부족한 정보를 채울 필요성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알려준 인물이 2공주인 네르피아 같았지만 보다 확실하게 알기 위해 그 질문을 했고, 앞에 해신족 남자는 나와 마찬가지로 가볍게 내 질문을 무시했다.

“그런 걸 알 필요가 있을까? 잔말 말고 성물을 넘기면 네겐 아무런 일도 없을 것이다.”

‘이야기는 물 건너갔군.’

몇몇 정보라도 얻을 생각이었지만 상대방의 태도를 보니 힘들 거 같았다.

그렇다고 해도…….

‘해신족 전사가 고작 20명이라니.’

며칠 전에 그리드론이라는 몬스터를 상대로 몇 명이 달라붙은 해신족을 생각하면 별거 아니겠지만 지금은 퀘스트를 진행하는 상태니 어떻게 될지 몰랐다. 아무래도 그때와 같은 무력이라면 너무 손쉬울 테니 어느 정도는 보정이 붙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싫다면?”

“네 녀석…… 말이 짧군.”

그럼 이 상황에서도 존대를 해주리?

하지만 3층에서 만난 녀석도 그렇고, 앞에 녀석까지도 성격이 별로 좋지 않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그나마 2공주가 양호한 거였다. 아무튼 잠깐 나눈 대화로 내게 남은 선택지는 성물을 준다와 주지 않는다로 나눌 수 있었고, 거기서 내가 할 선택은 뻔했다.

“다짜고짜 물건을 내놔라고 하는 놈에게 이 정도가 적당하지.”

“하, 인간이 해신족에게, 그것도 바다 속에서 그런 말을 꺼낼 줄이야. 보다 좋게 풀어나가고 싶었지만 하는 수 없지.”

“무슨 헛소리인지.”

해신족 전사 20명이나 끌고온 주제에 좋게 풀어나가고 싶다니? 그 말을 들은 난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이내 녀석의 손짓에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해신족 전사들을 보고는 나 역시 전투를 준비했다.

“처리해라.”

“예.”

“…….”

녀석의 명령에 나를 견제하는 해신족 전사들. 들고 있는 무기가 전부 창이라는 것만 제외한다면 그리 어려운 전투는 아닐 듯했다. 설마 저것들이 마법이라도 쓰겠는가?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마법을 쓰더라도 상관이 없다.

‘방패도 강화하길 잘했군.’

용의 이빨로 만든 방패 역시 10강까지 강화했으니 말이다.

[+10 용의 이빨] (Unique)

설명:용의 이빨로 만들어진 방패. 평범한 방법으로는 제련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용의 이빨이지만 해신족의 장인은 고대의 힘이 깃든 망치와 모루를 사용해 제련에 성공하고 말았다. 또한 그 영향으로 방패에는 용의 마력과 해신족의 마력이 서로 섞여버린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져 원래 용의 이빨로 만들 수 있는 방패보다 한층 더 뛰어난 작품이 탄생하고 말았다.

<근력(80+43), 민첩(60+33), 체력(80+47), 마력(80+30)>

<물 속성 저항력 5%>

방어력:1296(+796)  마법 방어력:1166(+716)

내구력:267/267

*방패로 방어 시, 모든 데미지 500 감소.

*방패 관련 스킬 효과 10% 상승.

*초당 100씩 회복하는 보호막 자동 생성(최대 1,000).

*강화 옵션:모든 속성 저항력 10% 상승.

[방어력:3232] [마법 방어력:2780]

또 현세의 영웅 칭호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내 방어력은 3천을 넘어섰다. 마법 방어력도 3천에 근접한 수준. 여기서 방어력이 올라가는 칭호, 빛의 수호자를 착용한다면 방어력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성물을 뺏어라!”

카앙!-

[용의 이빨이 충격을 대신해서 받습니다. -1,000.]

[압도적인 방어력! 데미지를 받지 않습니다!]

제일 처음 내지른 창은 방패로 빗겨내며 막아낸 나였지만 이어 내지른 두 번째 창은 뒤로 물러나며 피해냈다. 아무래도 상대의 무기가 창인지라 거리로 승부를 본다면 내가 불리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나저나 이놈들 공격력이 어느 정도지?’

보호막이 있는 방패로 막으면 데미지가 총 1,500 추가로 감소되는 것과 마찬가지니 사실상 내 방어력은 4,700을 넘어섰다. 또 방패로 막아 데미지가 들어오지 않았으니 이들의 공격력은 4,700 이하라는 뜻이지만…….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

‘그냥 3천 이하군.’

일부러 방패를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해신족 전사의 공격을 받아낸 나는 이들의 공격력이 3천 이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공격력이 이 따위라면 몸을 사릴 필요가 전혀 없다.

‘이대로 다 죽여주지!’

파치칙!-

[적중 데미지! 3,452.]

“크악!”

내지르는 창을 무시하며 과감하게 돌진해 되는대로 뇌룡의 포효를 휘두른다. 데미지를 받지 않으니 이런 행동도 가능한 거지만, 이런 내 행동으로 인해 가끔씩 위험한 공격도 섞이기 시작했다.

푹!-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400.]

‘젠장, 관통 데미지가 뜨다니.’

게다가 데미지도 높다. 관통 데미지는 방어력을 무시하기 때문에 이런 데미지가 들어와도 이상할 게 없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수치였다. 이런 데미지를 10번만 더 받는다면 생명력은 바닥을 드러낼 테니 말이다.

============================ 작품 후기 ============================

아직도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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