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7 회: 일반인 속에 혈마. -- >
경수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딱딱하게 굳기 시작했다.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거친 신음소리와 더불어 살이 부딪히는 소리는 지현이 지금 무엇을 하면서 전화를 받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했다.
“하윽! 차, 창현님! 뒤에서 자꾸 그렇게…하아아! 누구세요?”
두 명과 동시에 말을 하고 있는 지현의 목소리에 경수가 결국 혀를 찼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자신인줄 모르고 그랬다고 믿고 싶었다. 그래서 차분하게 말했다.
“미쳤냐? 김지현? 나 경수야.”
말을 하면서도 경수는 지현이 속삭였던 창현이라는 이름을 되새기고 있었다.
‘두 연놈이 미쳤군.’
경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죽이려 했던 놈이 멀쩡히 살아 돌아온 것도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멍청한 놈을 데리고 왔던 여자와 붙어먹고 일까지 그만둔 상태였다. 그 것만이 아니라 자신과 전화를 하면서도 연놈이 아직도 섹스를 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굳이 숨길 생각도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여전히 달콤한…어처구니가 없는 경수조차 괜스레 불끈 거리게 만들 정도로 색기까지 가득 담겨 있는 지현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울렸다.
“하윽! 차, 창현님! 경수라는데요?”
“경…수?”
다시 경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설마,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방금 지현의 말에서 지금 자신이 전화를 한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계속 이렇게 대했다는 사실에 서서히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경수의 입이 열리기도 전에 지현의 신음 소리가 먼저 들렸다.
“아으으윽! 가, 갈 것 같아요! 하아아앙! 겨, 경수야 상상 돼?”
“…이 미친 연놈들이 진짜!!”
안타깝게 사무실 책상에는 더 이상 집어 던질 것이 없었다. 경수의 몸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극도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퍽퍽퍽-!
“크크크! 역시 계집 엉덩이 하나는 일품이야!”
“하윽! 거, 거기에 자꾸 손가락 넣으면 하아앙!”
경수는 결국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극도로 치밀어 오는 분노로 인해 부들부들 몸이 떨리고 있었다.
부서져 버린 핸드폰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야!!!”
크게 소리치자 곧 몇 명의 덩치들이 사무실로 재빠르게 들어왔다. 이를 가는 목소리가 섬뜩하게 덩치들의 귓가를 때렸다.
“강창현, 김지현 이 연놈들 당장 내 눈앞에 데리고 와. 이 연놈들 아주 씹어 먹어야겠다.”
덩치들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을 애써 삼켰다. 몇 번이나, 그리고 몇 명이나 지현이나 창현을 찾아갔다 미쳐 돌아왔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껄이는 그들의 그 말을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모두 똑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한 명이 말을 할 때는 거짓말로 치부를 할 수 있지만 그 말이 한 명이 아니라 점점 많은 인원들이 똑같은 말을 한다면 더 이상 거짓말로 치부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조직원들 사이에서 은근히 창현과 지현을 내버려두자는 의견이 점점 나오기 시작했다.
딱히 그 두 놈을 신경 써야 할 이유를 그들은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창현이 경수가 사람을 죽인 것을 목격한 일이나, 거기에 경수가 죽이려 했지만 실패한 일, 또 지현이 두목이 자주 만나는 지역 유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사실까지 밑에 조직원들은 세세하게 알지 못했다.
그저 전화를 하다가 경수가 화가 치밀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부 가서 데리고 와!”
지금 거리에 남아 있는 조직원들은 꽤 많은 상태였다. 백골파 덕분에 비상시국이기도 하고, 달동네 재개발권 덕분에 인원이 꽤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몇 명이나?”
용기있게 되묻는 덩치에게 경수가 씹어 뱉듯이 말했다.
“최소한의 인원만 빼고 전부 가라. 계집년 집에 있는 것 같으니까.”
“…네 형님.”
모두 미쳐 돌아왔지만 덩치들은 차마 반박 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경수가 자신들을 죽여 버릴 것 같았으니까. 붉어진 그의 얼굴은 극도로 분노했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살기를 띠운 눈빛은 붉어진 얼굴이 열기를 내뿜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차갑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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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앙! 아앗! 하아아아앙!”
자신의 내부를 강하게 때리는 창현의 씨앗들을 느끼면서 지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벌써 몇 번의 절정에 오른 것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더 이상은 관계를 맺지 못할 정도로 내부가 진탕되는 느낌이었지만 또다시 파고드는 창현의 분신에 지독한 쾌감을 느끼며 실신한지 벌써 여러 번…이제는 창현의 물건이 자신의 몸 안에 마치 자국을 남기는 것처럼 길을 내는 것 같았다.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생각은 행복했다. 어차피 이미 창현이 자신의 주인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으니까.
“잔망한 년, 깨끗이 해야지?”
창현의 말에 지현이 약간은 풀린 눈으로 그대로 입을 벌렸다. 잔뜩 묻어 있는 자신의 애액과 창현의 씨앗 그리고 절정에 오를 때 살짝 흘린 실금의 향기까지 남아 있었지만 전혀 거북하지 않았다.
쭈룹!
지현의 입 안을 느끼면서 창현 역시 여운을 즐겼다.
“그 자식은 꽤 화가 나 있겠지?”
“아…!”
지현이 이제야 경수에게 생각이 미쳤는지 잠시 놀랐다. 예전처럼 걱정하지는 않았다. 스스로도 일류 고수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관계를 하면서 창현에게 들었다. 쾌감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비상해진 기억력은 한 마디, 한 마디 금방 떠올려졌다.
그 효과는 관계에서도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던 체위까지 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저절로 지현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정사의 흔적들을 지현이 대충 정리하기 시작했고, 창현 역시 욕실로 들어가 몸을 씻기 시작했다.
창문을 활짝 열어 열기를 식히는 지현은 곧 우르르 몰려오는 덩치들을 볼 수 있었다.
“왜 자꾸 바보 같은 짓을 할까?”
이미 몇 번이나 되풀이되는 광경에도 덩치들은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지현은 안타까움까지 느끼고 있었다. 열댓 명이 넘는 덩치들이 또다시 집 앞까지 왔다가 풀린 눈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창현이 전부 씻었는지 우람한 물건을 자랑하며 욕실을 나왔다.
“창현님!”
지현이 다시금 달려들었다. 이제는 탄탄해진 가슴에 얼굴은 물론 풍만해진 젖가슴까지 함께 비비고 있었다.
환골탈태를 하기 전에도 정력 하나는 생각보다 강했던 창현이고, 이제는 완벽한 신체와 더불어 수많은 방중술 및 색공까지 사용 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추게 되면서 몇 번이고 정사를 더 나눌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가볍게 지현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고는 창문을 향해 다가갔다.
“아까 전화 왔었던 경수 자식 부하인가?”
“네.”
창현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날 죽이려 했음에도 용서를 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군.”
“아잉, 아까 전화해서 많이 화났을 걸요?”
한창 섹스를 할 때 온 전화를 창현은 받게 했다. 그리고 더욱더 허리를 크게 움직이는 바람에 신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귓가에 당장 그 녀석의 물건을 벌떡 세울 정도로 색기 넘치게 헐떡여, 라는 창현의 말에 더욱 크게 신음이 나왔다.
마치 경수가 보고 있는 앞에서 섹스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은 더 야릇한 흥분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얼굴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경수를 모욕하는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일단 한 번 만나보기는 할까?”
그 녀석 근처에 있는 일류라 짐작되는 인간 역시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 창현은 몸을 일으켰다. 조각 같은 몸매와 더불어, 찰랑이는 흑발 그리고 순수하게 크기만 했던 눈에는 현묘한 기운이 맴돌자 훨씬 더 분위기가 느껴졌다.
지현의 얼굴이 괜스레 다시 붉어졌다.
“너도 가야지.”
“저도요?”
“본좌가 그런 하찮은 것들에게 손을 써야 해?”
지현이 살짝 몸을 떨었다. 자신이 강해졌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만약 정말 싸움이 벌어진다면 도움이 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걱정마라 계집. 내가 있으니까.”
“…아 창현님!”
당장 내공을 운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도 순수 육체의 힘만으로 양민에 불과한 그들을 지현이 이겨내지 못할리 없었다. 몸 속의 내공과 강해진 선천지기는 위험에 대한 반응속도를 훨씬 빠르게 만들 것이고, 단순한 주먹질 한 번에도 광포한 힘을 담을 것이다.
창현은 그 시절에도 실전을 무척 중요하게 여겼다.
수희에게도 언젠가는 실전 경험을 몇 번 쯤 시켜 줘야 백보신권을 정말 실전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것이라 생각했고, 지현은 곧바로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절대로 귀찮은 것이 아니야 후후! 경수 새끼는 내가 직접 후후후후!’
약간은 음침한 미소에 지현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런 웃음 지으실 땐 꼭 다른 계집 생각 하시는 것 같아요.”
창현은 현대의 말투를 그리고 지현은 창현의 말투를 어느 정도씩 배워가고 있는 것 같았다. 벌써 여러번 몸을 섞었으니 어느 정도 당연한 결과였다.
어느새 타이트한 핫팬츠와 탱크탑과 그 위에 속이 비치는 얇은 가디건 한 장을 걸치고 있는 지현의 모습은 무척이나 섹시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짧은 핫팬츠는 각선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고, 탱크탑은 풍만한 가슴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위에 입은 얇은 가디건을 앞으로 살짝 묶으니 너무 야할 수 있는 복장 자체를 살짝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풍만한 가슴 밑의 매끈한 복부까지 강조하는 효과도 주었다. 뒤로 질끈 묶은 머리 때문에 드러나는 목선 역시 길게 이어졌고 전체적으로 발랄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을 주었다.
꼭 섹시 여전사 캐릭 같았다. 얼굴은 무척이나 동안인 뭐 그런거…
“좋군.”
창현의 가벼운 평가에 지현이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일단 저 것들부터 처리하자.”
창현의 말에 지현이 웃음을 지우고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다시 언덕길을 내려오며 이제는 반대편 길로 내려오는 덩치들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한 마디로 집을 빙 둘러 싸고 있는 경수의 부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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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덥네요 ㅎㄷ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