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6 회: 최상급 능력자 혈마 -- >
“창현님!”
지현이 반가운 얼굴로 뛰쳐나왔다. 창현은 달려드는 그녀를 가볍게 안아들며 오소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운수대통 자식과 호프집의 그 여자까지 한군데 모아놔. 그리고 피콜로도.”
“알겠다. 주인.”
수연은 불안에 떨고 있었지만, 창현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곧 오소리가 스르륵 잔영을 남기며 사라졌다. 창현은 그 모습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그리고 자신에게 종속되어 있는 그릇의 효과를 이용하여 스스로 강해지고 있었다.
‘첫 번째 놈이라 그런가. 제법 신경이 쓰이네.’
애완견 한 마리 키운다는 생각으로 오소리를 받아들인 것이지만 그래도 남모르게 정이 들어버린 것 같았다. 또 그 생각에 미소가 진해지고 있었다.
‘정말 새로운 감정을 많이 느끼게 해주는 곳이야.’
그렇다. 사실 창현은 그 모든 것들이 생소했고, 새로웠다. 절대자가 가지는 고독함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천재가 가지는 외로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 것조차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져 버렸고, 한 명의 인간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뛰어넘은 인간 세상의 신이라는 칭호가 더 어울린 만한 삶을 살았다.
지극히 인간적인 것.
식욕, 수면욕, 성욕.
제 3대 욕구는 물론이거니와 그 이외에 수많은 욕망, 감정은 물론 모든 상황들까지.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그러니 널 데려 온 것이지만.”
“네?”
수연은 어딘지 모르게 약간 이상해보였다. 그리고 스스로도 그 것을 알고 있었다. 창현의 집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자꾸만 뜨거운 기분이었다. 창현의 미소에, 창현의 목소리에 몸이 찌릿찌릿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수연은 사술을 의심했다.
그녀 역시 일류에 다다른 고수이다. 몸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운기조식 때만큼 내부를 관찰 할 순 없지만 일주천을 하면서 어딘가에 남아 있을 사술의 흔적을 찾아 보았지만 전혀 없었다. 평소와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연은 더욱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조사에 의하면 창현은 사술도 사용할 줄 아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뛰어난 사술은 아니었고 일종의 최면술에 불과 했던 것이긴 하지만….’
수연은 자신이 너무 큰 충격을 받아 혼란스러운 감정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그 것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계속해서 창현의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집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고 있는 지현을 보면서 울화가 치미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제는 자신이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조차 의문이 생기지 않고 있었다.
“일단 앉지.”
“네.”
지현의 집이었지만, 창현은 자신의 집인 마냥 행동했다. 그렇지만 지현은 생글생글 웃으며 마치 보라는 듯 그 달덩이 같은 엉덩이를 실룩실룩 흔들고는 차를 준비했다.
컵 속에 들어 있는 얼음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창현의 목소리에 화음을 넣고 있었다.
“아까는 수희가 있어서 자세히 이야기 하지 못했거든. 그러니까 네 부탁은 그 진선도인의 처리에 관한 문제이잖아. 근데 그거 말만큼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 나야 그냥 죽여 버리면 그만이지만 너는 그게 아니잖아.”
“…네.”
사실 수연은 스스로가 무척이나 우스웠다. 기댈 곳이라고는 이제 두 번째 보는 창현 밖에 없다는 사실에 자신이 그동안 조직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얻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 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연인은 아닌 듯 보였다.
오히려 마치 충실한…시종과 같은 느낌이었다. 현대 사회에서 조직 내가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수직 관계라는 것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이해하지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환골탈태를 했다 하더라도 지현의 몸은 아직 무공의 흔적이 없었고, 말 그대로 익히기 좋은 몸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몸에서 흘러 나오는 기운은 수연 자신 못지 않다는 사실에 그녀는 창현이 지현을 단련 시켰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본신의 실력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로 엄청난 남자야…이런 남자를 정리한다고?’
다시 한 번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솟구쳤고,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 밖에 생각하지 않는 고위층에 대한 답답함이 터져 나왔다.
“후우…그래요.”
“그리고 그 뒤에도 또 문제이지. 나는 그저 야인(野人)에 불과해. 너처럼 굉장한 실력과 인맥, 그리고 단체를 휘하로 두고 있는 할아버지도 없고, 또 정부기관 소속이라는 것도 없지. 말 그대로 울타리가 없다는 뜻인데…내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네 말대로 한 손이 열 손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더군다나 진선도인은 무당파 도사라며.”
“…장문인의 사제에요.”
창현의 말이 거듭 될수록 수연은 자신이 너무 대책 없이 창현을 찾았다는 사실과 그에게 너무나 무리한 부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피식 웃는 그의 미소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 안 돼…그, 그래서 날 버리겠다고요?’
수연은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창현의 왼쪽 눈에 붉은색이 더욱 진해지기 시작했다.
주문을 외울 필요도 없었다.
처음 이 시대에 떨어졌을 때야 거의 일반인이나 다름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일반인 시절에도 영력에 대한 민감함과 기억들로 간단한 최면술도 사용할 수 있었다. 화경과 혼단공을 동시에 이룬 지금은 그저 가볍게 손 짓을 하는 것만으로도 제물을 바쳐 부적을 이용해 사술을 거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무당파는 대문파야. 그들과 척을 지는 건 지금 정부조차 꺼리고 있는 것 같은데…일개 개인인 나보고 그들의 장문인 사제를 처리해달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리한 부탁 같아.”
말이 끝남과 동시에 창현은 지현에게 전음을 날렸다.
‘이 계집을 끌어 들일거야.’
머릿속을 직접 울리는 창현의 목소리에 지현이 흠칫 몸을 떨었다. 평소 수연이었다면 그런 작은 변화조차 놓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믿고 있던 할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충격, 진선도인의 흉측한 외모…자신을 바라보던 그 탐욕 어린 벌레가 기어가는 것보다 더 징그러웠던 눈빛과 대조되어 창현의 목소리, 미소 그리고…그런 모든 것들이 몸 속에 충만함과 더불어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느낌을 주었던 기억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것은 혼란과 분노 동시에 슬픔과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아, 안 돼…버, 버림받으면 아, 안 돼! 싫어…그 돼지는 싫어…창현님이 아니면…!!’
수연은 자신의 생각에 화들짝 놀랐다.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아잉, 주인님…정부에서 나온 분도 있는데 그렇게 주무르시면…!”
“!!!”
수연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느새 지현의 풍만한 가슴 속에는 창현의 손이 들어가 있는 것이 보였다. 곧 자신의 시선을 느꼈는지 창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미안 미안! 버릇이라.”
“…네?”
“주인님이 원래 가슴을 많이 좋아하세요. 특히 저처럼 큰…!”
‘주인님…?’
평소에는 창현님이라 부르지만 지현은 더욱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주인님이라는 호칭을 토해내고 있었다. 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지현 못지 않은…아니 지현 보다는 한 사이즈는 족히 커 보이는 가슴이 보였다. 무공을 익히면서 큰 가슴은 언제나 불편했기에 조금 짜증이 난다고 생각했지만 괜스레 그 부근이 뜨거워지는 느낌이었다.
“하여튼, 그래서 진선도인 문제는 조금 힘들 것 같아. 내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수하라고 해 봐야 지현이하고, 운수대통 그리고 그 때 잡은 언덕의 주인, 아까 본 개새끼 한 마리뿐이니까. 무당파와 전면전을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 한국 무인 협회조차 꺼리는 상대인데. 안 그래?”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지만 수연은 섭섭함이 밀려 들었다. 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것보다, 여전히 창현의 무릎에서 아양을 떨고 있는 지현의 존재가 더욱 거슬렸다.
‘내가, 내가 가슴은 더 큰데…!’
남자 경험이 전무한 수연이지만 지금 창현이 자신이 없다면 당장이라도 뒤에 보이는 침대에서 지현과 뒹굴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이 저절로 상상되자 얼굴이 붉어지고, 몸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지현의 얼굴은 점점 자신으로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하윽!”
“…창현님?”
지현이 궁금증에 속삭였지만 창현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내공을 끌어 올렸다. 지난 시절 색공에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지만,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민지네 호프집 주인 여자가 일으켰던 색공과는 차원이 다른 기운이 지현의 집 안에 번지기 시작했다.
붉은색 혈마지기가 서서히 피어나가고 있었다.
색이 그래서 그럴까? 괜스레 더 퇴폐적인 느낌이었다.
영향은 지현이 도리어 먼저 받아버렸다.
“아아!”
창현이 지현의 얼굴을 끌어 당겼다. 지현은 정신없이 창현의 입술을 탐했다. 자신의 허벅지를 쿡쿡 찌르는 딱딱한 물건에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창현의 타액이 마치 성수라도 되는 냥 꿀꺽꿀꺽 받아 마시며 그 작은 살덩어리에 불과한 혀를 미친 듯이 빨아재꼈다.
음란한 소리가 수연의 귀를 뚫었다.
“쭈룹! 하앙, 차, 창현님!”
창현은 더 이상 수연에게 신경 쓰지 않고 지현의 옷을 끌어 내렸다. 속옷을 입지 않았기에 가슴이 그대로 튀어 나왔다.
가슴을 좋아한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닌 것처럼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하응! 하으윽!”
평소보다 몇 배는 더 강한 쾌감에 지현이 창현의 머리를 부여 잡고 신음했다. 수연은…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진선도인의 일은 벌써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혼자 좋아하기는 계집, 이리 와.”
“네, 네!”
마치 둘만 있는 것처럼…창현은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물건을 꺼내자 지현이 곧바로 가슴 둔덕에 끼어 넣고 있었다. 윤활유는 충분했다. 지현이 살짝 침을 늘어 뜨리고는 곧 상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 가슴에도 불구하고 튀어 나온 끝부분을 혀로 낼름 거렸다.
“으으!”
창현은 조금 더 크게 신음을 토해냈었다.
“쭙!”
살결이 부딪히는 소리와 더불어, 퇴폐적이게 느껴지는 혈마지기가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수연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창현과 눈이 마주쳤다.
“너도 하고 싶지?”
“…네?”
“봉사하고 싶지?”
“…네, 네! 주, 주인님 저, 저도…!”
걸려들었다. 창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진선도인은 잊어. 자, 이 계집 옆으로 끼어드는 순간…너도 이 계집처럼 언제나 봉사 할 수 있는 거야. 내가 하고 싶을 때면 어디서나 그 큰 가슴으로 날 즐겁게 해주는 거야.”
“어, 어디서나요?”
“그래 어디서나.”
창현은 수연의 잠재된 성향을 알 수 있었다. 그 여자와 자신의 색공이 차원이 다른 이유는 무공의 깊이도 달랐고, 내공을 운용하는 법도 달랐고, 영력까지 곁들이기에 인간 본연에 침투하는 것조차 달랐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도, 내가 원하면 그 큰 가슴은 물론 음란한 엉덩이로 봉사하는거야. 하고 싶지?”
“…하아아!”
말 한 마디에 느껴버린 듯 수연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 진선도인은….”
“내 노예가 되는 이상 노예의 사정을 안 봐줄 수 없지. 난 너그러운 주인이니까.”
쭈르릅!
창현은 허리를 튕겼다.
“곧 나올 것 같아.”
지현이 더욱 가슴을 비비며 고개를 빠르게 움직였다. 창현은 수연에게 시선을 다시 맞추며 말했다.
“같이 마시고 싶지? 단언컨대 이건 정말 맛있어. 물론, 나는 안 마셔 보았지만 지현이가 그렇대 그렇지?"
지현은 대답대신 더욱 빠르게 고개를 흔들었고, 이제는 양손으로 가슴을 모아서 더욱 압박하고 있었다.
창현은 시간이 없다는 듯 서둘렀다.
"이제 나 올 것 같아. 안 마시고 싶으면 지현이 다 줄게."
말과 동시에 창현은 지현의 머리를 눌렀고, 그 순간 수연은 내공까지 끌어 올려가며 그 짧은 거리를 전광석화 같이 달려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단언컨대 맛있어.
어제 두령이랑 다퉈서 오늘 풀어주러 갔다가 역 앞에 야구 하는 곳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공 40개 쳤더니 손목 나가버렸네요..
막차 타고 오는 길에는 몰랐는데 집에서 이 편 쓰다가 손목이 안돌아가는 것을
깨닫고 심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출판작 승부의 신 5권도 써야 되고 혈마도 써야 되는데 내일 아무래도 한의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추신 평점 열자 마자 12시마다 평점 테러 하는 분 돌아간 손목 다시 원상 복귀 시키려 반대편으로 싸대기 날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