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6 회: 최상급 능력자 혈마 -- >
“와 진짜 우리나라 대가리들은 죄다 미친 거 아니야?”
교복을 입은 남학생은 분개했다.
“진짜, 내가 솔직히 쩌리 문파 가서 자격 심사 봤거든? 아예 재능이 없다는 말 판정을 아주 신랄하게 들었지.”
평소에 제법 유쾌하다고 소문이 난 탓인지, 아니면 사교성이 무척 좋은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남학생 주위에는 제법 많은 학생들이 몰려 있었다. 제각기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나의 동영상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쿵, 쾅-! 퍼엉!
비슷한 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남학생의 목소리도 교실을 뒤덮었다.
“내가 뒤에서 일등이기는 하지만 진짜 상식적으로 저런 고수는 당연히 스카우트해야 하는 거 아니야? 생각을 해보라고, 지금 저 남자 정식적으로 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한국 무인 협회에서도 정체를 늦게 파악 했다며. 그럼에도 한국랭킹 3위면 그 협회장이라는 사람하고 문파 최고수 다음이라는 이야기에다 세계랭킹도 곧 급반등한다는 이야기이잖아.”
“그렇지.”
여학생이 호응했다.
“아니 북한에도 초절정이 5명이라는데 우리는 저 사람까지 3명이잖아. 더 짜증나는 건 아무리 대륙 스케일이라고는 하지만 중국도 10명 정도에도 심지어 일본도 그 정도는 된다며.”
남학생들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국제적 발표 이후 각국에서는 그동안 숨겨왔던 초인의 경지에 접어든 인간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 중 한국은 가장 처지고 있었다.
그 것이 이 번 발표를 들으며 국민들이 분개하는 이유였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와 더불어 집권을 하고 있는 정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었다. 아직은 이광길에게 권력 체계가 완전히 이양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이광길은 대통령을 그래서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있는 중이었다. 비난 여론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게 한 후 자연스럽게 무인 중심 체제의 권력 체계를 재편성하고 적절한 인명 피해를 만들어낸 이후 무인들의 필요성을 한 번 더 확인 시킬 생각이었다.
실로 잔인하기 짝이 없는 계획이었다.
“진짜 요새 인터넷 할 맛이 안 난다니까. 마법사들인가 뭔가 하는 것들이 만들어 놓은 것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 애들이 우리나라 사이트까지 와서 조롱하고. 이 영상도 벌써부터 조작 의혹 뿌려대고 있잖아.”
“맞아.”
“진짜 절을 해서 모셔 와도 모자랄 판에! 아니 진짜 바보 같아. 미국이랑 협상을 왜 그따구로 하지? 나 같아도 미국 시민권이라 돈 때려 박아다 주면 귀화 하겠다. 대우 해줘, 돈 줘, 자기 나라는 자기를 껌으로 알아. 안그래?”
학생들마저 여기저기서 한숨을 쉬고 있었다.
딱히 이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해서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었다.
단지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자존심 역시 밑바탕에 애국심이 깔려야했다.
가뜩이나 이웃나라와 관계가 썩 좋지 않고 여전히 그들의 만행은 이어지고 있다. 경제 대국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힘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밀려버리고 있으니 점점 국제적 정세에 있어서도 불리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예전 같이 외교적인 입장에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결코 쉽지가 않은 것이다.
“뭘 그리 떠들고 있어?”
교실 문이 열리고 날카로운 인상의 여자가 들어왔다. 어디에선가 본 적 있던 얼굴인 것 같았다.
이 곳은 서울 한복판 명문 고등학교.
공부의 체계도, 성공의 기준도 모두 달라지고 있었지만 대한민국이 아직 학벌 사회라는 것은 그리 많이 변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점점 변해갈 것은 사실이었지만, 세상에 꼭 무인들만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기존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쨌든 아직도 이곳은 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들어오고 싶고, 들여보내고 싶은 고등학교 중 한 곳이었다.
수능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자와 함께 들어온 여학생의 존재에 다른 학생들이 눈을 치켜떴다.
“간단하게 소개 할 게. 이름은 이수희고 보다시피…나보다 예쁜 여학생이고.”
“휘이익!”
명문 고등학교라고는 하지만 반응은 다들 비슷한 것 같았다.
날카로운 인상의 여자가 옅은 미소를 짓자 그 모습도 제법 따뜻하게 보였다.
그렇지만 옆에 있는 수희와는 역시 비교하기 힘들었다. 이미 창현으로 인해 신체는 바뀌었고, 본래 가지고 있던 아름다움이 점점 꽃을 피우고 있었다.
교복 속에도 감출 수 없는 여성스러움의 절정을 풍기는 몸매와 긴 팔 다리, 그리고 새하얀 목부터 이어지는 아름다운 얼굴.
또래 아이들의 시선을 단 번에 사로잡기 충분했다.
“우와, 우리 학교에 연예인 지망생도 와요? 아니, 이번에 데뷔한 연예인 아니야? 근데 이렇게 예쁘면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김준호는 티비 좀 그만 봐? 성적 또 떨어졌어?”
“제가 떨어질 성적이 있었어요? 와 그거 감동인데. 엄마한테 자랑해야지. 아들이 아직 떨어질 성적이 남아 있었다고.”
여기저기서 가벼운 웃음이 터졌다.
“뭐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많이들 도와주도록 해. 보아하니 남학생들이 매우 적극적일 것 같으니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을게. 근데 괜치 찝쩍대면 안 된다?”
“왜요? 제가 용감하게 먼저 번호를 따도록 하겠습니다.”
여자는 싱긋 웃으며 윙크했다.
“그 정도는 되는데…너 지난번에 근처 여학생한테 추근거린 것처럼 추근거리면 큰일 날 걸?”
준호가 피식 웃었다. 친구들 앞에서 유쾌하게 이야기 할 때 치고는 아이답지 않게 비릿한 조소였다. 선생도 이미 그런 준호가 왜 그러는 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곳은 손에 꼽히는 명문 고등학교.
그리고 성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이미 앞길이 정해진 김준호.
그런류의 학생은 꽤 많은 축에 속했다.
“선생님 오늘 따라 되게 멋있으세요.”
그 말이 마치 되게 나댄다는 뜻과 다르지 않았다. 선생도 가려가며 뽑는 곳이지만 생색내기 형식으로 뽑힌 것이나 다름없는 여자에게는 준호와 같은 학생에게 무시를 당하는 것은 일상이나 마찬가지였다.
“난 네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야 준호야. 다른 학교 여학생들에게 그러는 것처럼 그러다 큰일 날 걸?”
“아 진짜.”
제법 짜증 내려던 준호를 향해 선생이 싱긋 웃으며 수희를 쳐다보았다. 수희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왕이면 내가 오빠라는 건 말하고 다녀. 자랑해도 상관 없어. 사실 자랑이잖아?’
아직은 어린 수희였다.
그래서 이토록 잘난 오빠를 굳이 숨길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특히 이런 곳에서는 더더욱.
“너희들이 방금 전까지 보고 있었던 그 동영상 남자 있잖아.”
“근데요?”
준호가 도발적으로 말했다. 본디 자습 시간이었기에 핸드폰 사용은 금지 되어 있었고, 그런 사소한 것을 걸고 넘어지는 선생이 아니꼬왔기 때문이었다.
“수희 오빠야. 그리고 수희 오빠 분…그러니까 그 동영상의 주인공 네 말대로 한국랭킹3위에 해당하는 강창현님께서 직접 전화 주셨어.”
“….”
아이들의 표정이 일순간에 굳었다.
“수희 학교생활에 문제 있으면 꼭 전화 해달라고.”
“밝히고 싶지는 않았지만…선생님과 상당을 해보고 밝히고 넘어가기로 했어요. 그래도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영특한 아이들이다.
그들의 머리가 맹렬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준호는 그저 수희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
“나랑 장난 하나?”
기계음도 아니고 영롱한 여자의 목소리였다.
“결과는 변하지 않습니다.”
“허!”
“모의 전투 결과도 변하지 않습니다.”
“요즘 들어 계속 틀리고 있어. 예측률도 예전 같지 않아. 이래서야 한국의 자랑이라 할 수 있겠어? 폐기처분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너의 예측률이 아니면 널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지. 내단은 꾸준히 무지막지하게 들어가고. 너 그게 얼마나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는 줄은 알고 있어?”
셀린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이광길이 보고 있는 것은 그저 모니터.
하지만 꼭 그녀의 표정은 피식 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큰 파동에 관한 예측과 무인이나 마법사 그리고 검사로 집약되는 수많은 능력자들의 재능 및 근골 검사 정도만 하더라도 나는 이 나라에게 엄청난 이득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도 일을 하는 것에는 그 어떠한 생체적 에너지도 필요하지 않고, 영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그 이상을 원하기에 내단이라는 특수적 에너지 덩어리를 받고 있는 것뿐입니다.”
“꼭 폐기처분해도 상관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지금 협박하는 건가 기계 주제에?”
셀린은 이제 모니터에 화면을 띄웠다.
알몸의…그리고 마치 신이 인간으로 환생을 한다면 태초의 모습이 저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게 빛나는 여자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인자한 미소였다.
이광길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던 관계가 없는 것 같았다.
“당신이 나에게 아무리 그런 식으로 말을 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습니다. 모의 전투 결과는 강창현의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칼슨 용병대가 전멸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분 22초.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을 것이라 예상되고, 2분22초 만에 칼슨 용병대가 전멸할 확률 역시 99.999퍼센트입니다. 그리고 당신과 강창현의 모의 전투 결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녀석은 이제 갓 초절정에 오른!”
“강원도에서 일어났던 파동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그 기운이 너무나 강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측정 불가.”
“…지금 그걸 말이라고…무황조차….”
“무황, 성별 남, 나이 78세, 소속 문파….”
“나도 알아! 초절정 8단계! 숙련도와 지금까지의 속도를 계산해 조만간 9단계 돌입 예정!”
“이광길….”
이광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자신은 이제 겨우 2단계였다. 그 것도 내단을 흡수한 덕분이었다.
‘젠장 하나 더 먹어야겠군.’
아직 위험요소를 전부 제거한 것은 아니었지만 셀린은 그냥 넘기기에는 너무나 뛰어난 기계라고 이광길은 생각했다.
그녀의 말은 거의 맞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 그 것만은 믿지 못했다.
“산 하나를 파괴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야. 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내공은 그렇게 앉아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무공이 아니다. 수 많은 변수….”
“123840349가지의 변수 측정 결과 모의 전투 결과는 99.999퍼센트로 강창현이 2분 22초만 칼슨 용병대를 전멸 시킵니다.”
“…이 빌어먹을 기계가!”
이광길은 결국 셀린이 있는 방을 신경질적으로 나왔다.
‘그 애송이놈이 제법인 것 같기는 하지만 이제는 오류투성이인 기계를 믿을 수 없지. 조만간 저 기계도 폭발 시키던지 해야지 애물단지야.’
지금의 랭킹 시스템을 도입 시킨 것은 네티즌이었지만 그 공신력에 힘을 실어준 것은 무엇보다 셀린의 역할이 컸다.
수많은 과학자는 물론 여러 나라의 협조도 물론 있었다.
수치화 되는 그 순위가 나라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강대국일수록 오히려 더 셀린에게 적극 협조했다.
어차피 그들은 애초부터 강대국이었고, 그 것을 다시금 잘 표현해주고 있었으니까 말이다.텅 빈 방 안에 모니터 안속의 여자는 여전히 인자한 미소를 띠우고 있었다. 이광길이 쾅 하고 닫고 간 철문을 바라보던 여자가 중얼 거렸다.
모니터 옆 스피커를 통해 영롱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2분 22초…99.999퍼센트.”
훗, 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마치…인간과 같았다.
“애초에 그런 시간과 확률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요, 이광길씨.”
모니터 속 그녀는 그 속에 하늘이라도 있는 것처럼 고개를 들었다.
“당신을 그를 만난다면…난 더 이상 그 역겨운 눈빛과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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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충고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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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승부의 신 5권 작업 중이라 빡세기는 한데..
요건 조건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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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ㅅ요새 가을 타나 정신이 오락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