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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 현대 재림기-80화 (80/170)

< -- 80 회: 최상급 능력자 혈마 -- >

한 줄기, 아니 파도처럼 덮쳤던 도강의 흔적은 무척이나 처참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없었다. 간혹 팔 다리가 하나 씩 없는 사람은 존재했다.

“치유 마법인가를 보여줘.”

“….”

창현은 여유롭게 말했고, 칼슨은 벌벌 떨고 있었다.

압도적인 힘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는 오른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었기에 처음 창현에게 한 대 얻어맞은 것과 귓불을 스친 강기에 귓불이 찢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무척이나 멀쩡했다.

“…어서 빨리 치료를!”

부용병대장의 말에 정신을 차린 마법사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비교적 후방에 있었기에 그다지 타격은 크지 않았다.

여러 가지 빛이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팔 다리는 다시 붙고 있었고, 신음을 흘리던 용병대원들의 안색도 차츰 안정되고 있었다.

창현이 다시 도괴를 들었다.

“칼슨! 빨리 무릎 꿇어!”

‘전멸.’

여자의 머릿속에 스친 단어는 그 하나 뿐이었다. 칼슨은 여자의 목소리에도 몸을 떨고 있을 뿐이었다.

미개인이라, 원숭이라 깔보던 칼슨은 더 이상 그 곳에 없었다.

모든 여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사로잡던 칼슨도 더 이상 그 곳에 없었다.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군.”

그리고 잔인한…학살이 시작되고 있었다.

“커어억!”

가장 선두에 있던 팔라딘 한 명이 피를 토했다. 창현의 모습조차 보지 못했는데 그는 복부를 부여잡고 연신 피를 토하고 있었다.

“마, 마나홀을 이…이 간악한!!!”

여자의 입에서 다시 비명이 흘러나왔지만 그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꺄아!”

여자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곧 마나홀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무릎을 저절로 꿇었다. 한뭉큼의 피가 아득하게 고이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커어억, 하고 피를 토해 내었다. 전신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응? 마법사잖아.”

창현은 단전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여자의 머리를 그대로 잡아 올렸다.

여자는 복부에서 느껴지는 고통에도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뭐, 뭘 하려고?”

창현은 칼슨을 향해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대로 그녀의 심장에 도괴의 손 자루 부분을 대고 가볍게 강기를 폭발 시켰다.

“…무, 무슨 짓….”

“꺄아아아!”

여자는 아까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비명을 토해내었다. 심장 밑에 자리잡고 있던 다섯 개 반의 고리가 그대로 부서지는 것이 느껴지면서 몸 속에 있던 마나가 단 번에 폭발하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커어어억!”

여자는 다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창현은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듯 여자를 버려두었다.

나지막하게 수연을 향해 말했다.

“무공을 전부 폐해라.”

“…네.”

죽이는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한 짓이었지만 수연은 망설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용병들이 대응을 하려 했지만 창현과 수연의 모습조차 잡을 수 없었다. 그나마 익스퍼트급 용병 다섯 명이 수연의 걸음을 잡으려 했지만 강의를 들은 수연은 그 활용법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확실히 정부 최고의 천재라 불 릴만 했다.

“크아악!”

100명의 칼슨 용병대원들이 그 능력을 잃는 것은 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오로지 칼슨만을 제외하고.

이제는 덜덜 다리를 떨고 있는 칼슨은 결국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갑옷과 롱소드는 그의 부와 강함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가볍게 트레이닝복 차림을 하고 있는 창현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았다.

“에쉴리…!”

창백해진 안색으로 연신 피를 토하고 있는 부용병대장을 보면서 칼슨은 절망하고 있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곧 6서클에 도달할 수 있었던 대마법사 한 명은 저항조차 해보지 못하고 심장에 있는 마나고리를 모두 잃어 버렸다.

“으아아아아아!”

칼슨의 입에서 짐승 같은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리고는 곧 창현에게 롱소드를 들고 달려들었다. 질끈 깨문 그의 입술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턱!

하지만 아까처럼 다시 잡히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분하지?”

“…너 죽여버린다. 반드시 죽인다.”

“본좌의 생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본좌 뿐이다. 미개한 너 따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이 개새…!”

창현은 가볍게 롱소드를 부러뜨렸다.

도괴의 손잡이 부분으로 칼슨의 안면을 가격했다. 콧뼈가 주저 앉으며 칼슨의 얼굴에서 피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가볍게 목을 틀어쥐고 칼슨을 들어 올린 창현은 왼손으로 칼슨의 마나홀이 있는 부분으로 가져다 대었다.

“!!!”

칼슨은 본능적으로 창현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 지 깨달았다.

그리고 그제야 주위에 시선이 돌아갔다. 모두가…능력을 잃었다. 이제는 일반인들보다 약한 삶을 살아야했다. 그리고 칼슨 용병대는 끝이었고, 돌아가면 개망신을 당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무사하다면 괜찮다.

그 생각이 칼슨의 머릿속을 뒤덮기 시작했다.

피가 나올 정도로 입술을 깨물고 에쉴리의 원한을 갚기 위해 달려든 그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제, 제발 그 것만은….”

“그럼 깔끔하게 죽여주지.”

도고의 날이 칼슨의 목을 살짝 베었다.

극심한 공포가 칼슨을 뒤덮기 시작했다. 죽는다! 정말로 죽는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차자 하체에 힘이 풀리고 방뇨가 터져 나왔다.

“…뭐야 너 일류 무인 맞아?”

창현이 고운 아미를 찡그렸다.

그리고 가볍게 칼슨을 내팽겨 치고 혈마지기를 거둬들였다. 투명한 방어막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잔인한 모습은 별로 없었다.

팔다리가 뜯어져 나간 것은 마법사들이 치료를 했고 외상으로는 그저 피만 토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100명이 동시에 피를 토하니 비린내가 진동을 했지만 그보다 진정한 무인의 힘을 느끼고 있는 일반인들은 구경하기에 바빴다.

자신의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미개한 어쩌고 했던 칼슨이 당한 것이 내심 고소하기도 했다.

“거기 계집.”

“네? 저요?”

공교롭게도 창현이 부른 것은 칼슨에게 제대로 망신을 당했던 여자였다. 제법 늘씬 한 것이 그녀는 늘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왔고, 그래서 칼슨에게 당당하게 자신을 어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것은 창현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녀 역시 알고 있다.

이제는 남자의 능력이라는 그 기준이 바뀌었다. 여자도 마찬가지이다.

문파에 들어가거나, 삼류 무인만 되어도 엄청난 혜택이 뒤따르고 있는 시대였다.

“무슨 일이시죠?”

수연을 힐끔 쳐다 본 여자는 그녀가 했던 ‘주인님’ 이라는 호칭이 머릿속을 스쳤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자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아 창현의 취향이 꽤 하드하다고 판단했다. 이 정도의 남자라면 나라에서 엄청난 혜택을 줄 것이 분명했다. 여자는 아쉽게도 창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잘 몰랐다.

그래도 꼬시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수 백명의 시선이 모이고 있었음에도, 카메라가 여전히 돌아가고 있음에도 여자는 당당했다.

그 자신감은 꽤 괜찮아 보였다.

본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외모조차 좀 더 좋아보이는 것이 사실이었고, 그녀의 몸매나 얼굴은 수연에 비해 좀 떨어지는 면이 있었지만 일반인들 중에서는 분명 발군이라 할 수 있었다.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창현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불렀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야죠.”

칼슨 용병대원들은 여전히 피를 토하고 있었지만,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적었다. 영화 촬영 현장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니 피 비린내를 제외하고는 그리 보지 못 할 장면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몸을 떨고 있는 칼슨은 달랐지만.

창현은 그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지만 희번덕 거리는 도괴의 눈알은 여전히 칼슨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그는 몸을 부르르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신기하군. 역용술도 아니고…이것이 본래의 얼굴도 아니고…젖가슴 속에는 무엇을 넣은 거지?”

“…네?”

“코도 약간 비틀어져 있고, 턱도 인위적인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군. 눈꺼풀도 그렇고. 수연, 이게 바로 성형이라는 건가?”

“…!”

“네, 주인님. 아예 전부 뜯어고쳤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지금 당신들 무슨 소리를….”

키득키득,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창현은 여자의 가슴을 노골적으로 보며 말했다.

“젖가슴 속에 있는 물체가 아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군. 굉장해! 수연 이런 것을 만져도 본래 계집의 젖가슴을 만지는 것과 비슷한가?”

“느낌의 차이가 있다고 들었어요.”

“쿡!”

결국 가장 가까이서 인터뷰를 따기 위해 다가왔던 피디가 육성으로 뿜었다.

“너, 아까 마늘 가져오라고 한 것은?”

“저, 저기 있습니다.”

“가져와라 계집.”

“네?”

“마늘 가져오라고.”

“….”

창현이 귀찮다는 듯 말하자 수군거리는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이 벌게지고 있었다. 창현을 꼬셔서 팔자 한 번 피겠다는 아주 먼 미래의 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를 유혹 한 뒤 부터의 일은 어느 정도 상상했던 여자였다.

“가져와라 계집, 귀찮게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차가워지는 창현의 눈빛에 여자는 결국 낑낑대며 마늘을 가져 올 수밖에 없었다.

칼슨처럼 방뇨가 터지려고 하는 것은 필사적으로 참을 수 있었다.

여자가 가져온 포대를 창현은 칼슨의 앞에 그대로 쏟았다. 그가 흘린 방뇨의 양은 꽤나 많았고 그 위로 까지도 않은 마늘이 우수수 쏟아졌다. 창현은 그 것을 발로 으깨기 시작했다.

“살고 싶나?”

“…사, 살려주십쇼.”

“먹어.”

“….”

창현은 씨익 웃었다. 가끔 정파놈들을 골려 줄 때 짓던 미소였다.

그 역시 어린 시절이 있었다. 너무나 강해서 문제였지만, 그 때 중원을 돌아다니며 정파 인물들을 만나면 꼭 장난을 한 번씩 치던 적이 있었다.

당하는 사람은 장난이 아니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일이었지만.

“왜 냄새나? 미개해? 먹기 싫어?”

창현은 도괴를 들었다.

“머, 먹겠습니다.”

칼슨이 그대로 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그의 코에는 그토록 미개하고 역겹다고 여긴 마늘 냄새만이 아니라 자신이 방뇨한 오줌 냄새까지 진득이 찌르고 있었다.

그렇게 마늘을 먹고 있는 칼슨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곳 고위층이라는 놈들 중 우리에 대한 처리 문제를 너와 직접 의논한 놈이 있겠지?”

칼슨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창현의 얼굴이 조소가 번졌다.

“누구지 그 놈은?”

“…한국 무인 협회 회장이라는 인간과 이야기를….”

수연이 움찔 떨었다. 창현은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아 주었다. 이때가 기회라 생각하여 장황하게 설명하려던 칼슨은 곧 창현의 목소리가 귓가를 때리는 것을 들어야 했다.

“아, 말 하지 않아도 다 아니까 거기 쏟아진 마늘 다 쳐 먹고 꺼져. 안 빠개진 마늘은 네가 네 오줌에 다 빠갠 다음에 먹도록 하고. 최대한 맛있게 그리고 빨리 쳐 먹어라. 나 바쁘니까. 먹기 싫은 안 먹어도 돼. 더 빨리 끝나는 일도 있어. 별로 아프지도 않아.”

창현은 도괴를 빙그르르 돌리며 웃고 있었다.

칼슨은 결국 다시 얼굴을 바닥에 박았다. 한 손으로는 까지도 않은 마늘을 바닥에 빻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79편 순간적으로 잘 못 올렸었네요 먼저 보신 분 몇 분이나 되신 지 모르겠는데 죄송합니다.

연참이니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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