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9 회: 전쟁과 여인 그리고 과거의 향기 -- >
창현의 생각대로 오대 가문 중 당문의 당천위가 암살을 위해 태극문파에 있었던 중이었다. 그러던 도중, 창현이 제 1지부로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절호의 기회라 판단했다. 창현의 짐작과 한 치도 어긋남 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당천위가 온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지만 자신의 암살 시도를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창현은 아보 총리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상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시하신대로 기술력과 시장 개척력 등 한국 기업에 무료로 제공했던 것을 대가를 받아가기 시작했으며, 많은 자금이 한국 기업으로부터 흘러들어오고 있습니다.”
창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일본의 1년 예산은 300조원이 가볍게 넘었다.
엔화의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졌기에 지금은 경제 제 2대국이라 부를 순 없지만, 확실히 많이 회복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가 있었고, 세계 시장 자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없어져 버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수연의 수완으로 한국 기업에 직접 기술력을 주는 것보다는 전문 인원 자체가 합류해서 그 기술을 실행한 것에 불과했기에 아직 한국 기업들이 옛 일본의 기술력을 흡수 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기술력 등 옛 일본 기업의 힘과 수완은 고스란히 한혈문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 것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당분간 본문에 자금을 공급 하는 것보다는 지부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도록 해. 인구도 상당히 줄었고, 아직 국토 복구가 완료되지 않은 곳도 있으니까. 정상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재앙의 흔적은 남아 있다.”
“네.”
아보 총리는 여전히 오체투지 자세를 유지하면서 머리를 바닥에 찧고 있었다.
굴욕 그 이상의 행위였지만 그는 그 자체가 무척이나 기쁜 듯 했다.
한국 식민지화를 가장 원했고, 지난날의 역사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으며 가문의 힘을 움켜쥐고 흔들었던 최고 우익 정치인의 현재 모습이었다.
“문주님의 은혜에 무척이나 감사합니다.”
창현은 피식 웃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지부에서 훨씬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다. 마치 그 옛날 천황이라는 오만한 칭호와 함께 자살 테러를 감행했던 전범들의 충성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썩 크게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특성이라 생각했다.
그 절대적인 재앙 속에서 자신은 한 줄기 빛이나 다름이 없었고, 그 이후 신격화는 빠르게 이어졌다.
이미 경험이 한 번 있기 때문일까?
그 시대는 아니었지만, 그 때의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던 이들은 신격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열렬히 환호했다.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이들은 이제 옛 일본 국민이 아니라 제 1 지부의 지부인들이었으니까.
“옛 일본 대사관들은 어떻게 관리가 되어가고 있지?”
창현이 사실 지부에 온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였다. 암살 시도를 깔끔하게 막아내고 중원에 대한 제재 명분을 가지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론즈 가문의 특성을 보았을 때 그들처럼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지부로 하여금 세계 장악력을 높일 필요성도 있었다.
특히 서양 쪽에 지부를 갖게 되어 그 쪽 영향력을 키우게 되면 부족한 마법사의 수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솔은 이미 상당한 실력을 갖추었다.
폐쇄적인 마법사들의 성격상, 모으기란 그리 썩 쉽지 않은 것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들의 욕구를 자극하여 동시에 강력한 마법사의 존재로 유혹을 할 작정이었다.
자금은 충분했고, 괴물의 사체와 마나석 그리고 솔의 가르침 정도라면 충분히 마법사들의 구미가 당길만했다.
그들이 온연히 한혈문 인원이 되는 것은 그 이후에 할 창현의 노력이었다.
사람을 거두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유지 정도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쪽에 신경을 쓸 틈이 없었기에 애매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재앙 초반에는 대사관들의 역할이 무척이나 컸다.
외국에 있는 일본인들이 자국의 가족 안위를 걱정하기도했고, 대사관들의 외교부원들이 그 나라에 도움을 청하는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상당히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그들은 돈 먹는 괴물이 되었다.
대사관을 공짜로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인구의 40% 가까운 사망과 국토의 손실 등 천문학적인 예산을 한혈문에 대부분 의지를 하고 있었기에 외교부원들은 일정 부분 포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유지는 하고 있다니 다행이군. 그 대사관들을 모두 한혈문 지부화 시키고 본문에서 사람을 파견하도록 하지. 그 일을 아보 총리 자네가 맡아서 해보도록 해. 그래도 지부의 인원들이 일을 하고 있었던 곳이니까.”
“네.”
아보 총리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창현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이었으니까말이다.
‘옛 일본 대사관들이 정상화 되고 본문에서 선별한 인원들로 맡기게 된다면 일단 행정적인 부분은 정상화 될 것이고…… 그 이후에 무인들을 파견해야겠어.’
대충 마무리가 되자 창현은 몸을 일으켰다.
“사실 업무가 힘들었고, 쉬고자 온 것이다. 지부는 관광 차원에서도 전부터 유명한 곳이었으니까. 내가 한 번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될 거야. 자국내에서만이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도 엄청나게 모이는 편이니까.”
“그렇습니다.”
당장 경복궁만 해도 하루에도 셀 수도 없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다.
세계에서 성지라 불리는 곳은 몇 군데 있지만 경복궁처럼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정도만이 그 강력한 기운에 대적할 수 있었지만, 경복궁처럼 대부분의 사람을 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당장 외국인 관광객들이 창출하는 경제 효과만으로도 한국 정부는 그 전보다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창현의 말은 지극히 당연했고, 아보 총리 역시 그 사실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기에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내 편안함은 생각하지 말고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곳을 선정 하도록 해. 추후에 그 지역의 발전 가능성 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가장 이득이 될 만한 곳으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이후에 대대적인 행사를 갖고 움직이도록 하지. 그 쪽 지역 주민들도 꽤나 좋아할 것이 분명하니까.”
이내 창현은 아보 총리의 총리실을 나가고 있었다.
그렇다.
극우 정치인의 우두머리였던 아보 총리는 총리실에서 아니, 이제는 지부장실로 바뀐 그 곳에서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며 칠 뒤,
“진짜 온천 가는 거야?”
“싫어?”
“아니!”
설난 역시 한동안 무척이나 바쁜 나날을 보냈기에 편안한 휴식이라는 것 앞에서 어린 아이처럼 방방 뛰고 있었다.
윤미도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 창현과 오붓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라는 사실 때문에 무척이나 들뜬 것 같았다. 단지, 그 모습을 창현 혼자만이 알아보고 그녀를 모시고 있는 다른 사람들은 그 차가운 표정에 불안해 하고 있었다.
“확실히 경관이 무척이나 좋군.”
피해를 입은 곳이기는 했지만 복구가 완료가 되었다.
뭐든지 트라우마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예전에도 그리 유명한 곳은 아니었지만, 괴물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난 간 자리였기에 더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도시 주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예전에도 관광지 명소로 도시를 키우려던 정부의 정책이 실패해서 천연 자원인 온천이 죽어가고 있었는데 괴물 습격 이후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현의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모든 것들이 뒤바뀌고 있었다.
‘괜찮은 곳이 있다고 해서 쉬러 왔다. 나는 성지의 주인이고 당연히 그 기운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꽤 마음에 드는 곳이기에 이쪽에도 어느 정도 기운을 나눠주려한다.’
그 것이 창현이 이곳에 온 후 주민들의 환대 행사에서 가볍게 한 몇 마디였다.
그리고 인터넷 등 지부의 언론 매체, 한국의 언론 매체는 물론 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성지의 효능은 이미 익히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근데, 여기는 옛 일본 본토라 성지가 아무리 네 의지라 하더라도 기운을 나눠 줄 것 같지는 않은데? 거리도 거리이고.”
설난의 궁금증에 창현은 가볍게 대답했다.
“구라야.”
“…….”
“…….”
잠시 말을 잃은 두 여자를 보면서 창현은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이내 온천으로 향하는 길이 보였고, 그 곳을 통째로 빌린 창현은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한국 온천과는 다른 이곳 특유의 분위기가 제법 마음에 든 듯 창현은 대충 몸을 씻고 먼저 몸을 담그고는 설난과 윤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질적인 기운은 이미 느껴지고 있다. 이 곳에 머무는 동안 분명 일을 벌이겠군.’
자신을 환대하는 사람들 속에서 한줄기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창현이라도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오대 가문 인원을 골라 낼 수는 없었지만, 이미 집중을 하고 있었고, 막강한 무공은 그 것을 가능하게했다.
그 중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끄집어 내지 못해도, 자연의 기운에 반목해서 적대적인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중원은 분명 나중을 위하여 한국 문파 중 한 곳을 끌어 들였을 것이다.’
창현은 사실 그대로를 전부 유추해내고 있었다.
본디 꽤 음흉한 술수를 자주 접해 봤기에 알 수 있었다.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기 위함이고 만약을 대비해서 그들은 창현과 같은 민족인 문파를 이용하려 할 것이 분명했다.
“왔어?”
폭발적인 염기는 가운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
먼저 나온 윤미의 피부가 잔뜩 붉어져 있었다. 그녀들 역시 중원의 일은 알고 있지만 걱정 따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
실비아가 직접 나서도 창현을 암살 할 순 없었다.
그 말은 즉슨,
전 세계 그 어떤 인간도 창현을 암살로 죽일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휴식을 즐기기로 결정을 한 상태였다.
“물이 따뜻합니다.”
옆으로 몸을 담가오는 윤미를 창현이 끌어 당겼다. 가운 속으로 거침없이 파고드는 창현의 손길에 윤미의 몸이 물결과 함께 파르르 떨렸다.
“주, 주군!”
자신들만이 있는 곳인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산 속 한 가운데에서 젖꼭지를 잡아 오는 창현의 손가락에 윤미는 괜히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우람하게 솟아 있는 기둥은 어느새 물결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윤미의 섬섬옥수가 그 기둥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기 시작하면서 첨벙,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럼……!”
전희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듯 따뜻한 물속보다 더욱 따뜻한 곳이 자신의 기둥을 옥죄어 오는 것을 느끼며 창현은 살짝 몸을 떨었다. 눈앞에 터질 듯한 가슴에 잠시 얼굴을 묻었다.
“하으윽!”
엉덩이가 가볍게 좌우로 흔들리자 창현 역시 크음, 하는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이, 이, 이것들이!!!”
윤미의 등 뒤로 설난이 보였고, 새빨개진 얼굴로 두 사람을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윤미는 마치 보란 듯이 엉덩이를 뒤틀며 흔들기 시작했고, 물결 소리는 점점 크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창현은 윤미의 엉덩이를 꽈악 부여 잡고는 역시 허리를 흔들며 호응했다.
“하악, 하응!”
신음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우두커니 서 있는 설난은 이내 천천히 창현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빠, 빨리 해! 딱히 내 순서를 기다리는 건 아니야!!”
산 밑에서 숙소를 잡고 머리가 터지도록 암살을 계획하고 있는 당천위는 알지 못하는 너무나도 여유로운 세 남녀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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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