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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랭크 스킬의 안전장치 해제 시퀀스를 시작합니다.]
[발동 조건 확인 중.]
[발동 조건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스킬의 안전장치가 해제되었습니다.]
[스킬 사용에 주의하십시오.]
[습득 스킬 : 전능]
슈우웅―.
순백의 창이 수십 명의 인원 사이로 정확히 날아들었다.
[습득 스킬 : 트라이앵글 실드]
[습득 스킬 : 옵저빙 프로텍트]
[습득 스킬 : 수프림 미러]
콰과과광―!!!
하지만 곧바로 사제와 가디언 클래스가 앞으로 튀어나왔다.
순식간에 최상위 방어 스킬들이 줄줄이 펼쳐져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물론 아쉬워할 틈은 없었다.
[습득 스킬 : 과몰입]
[전투 중 시전자가 사용하는 모든 스킬의 효과가 대폭 상승합니다.]
[습득 스킬 : 썬더 피스트]
파지지지직―!!
남아 있는 체력을 끌어올리며 앞으로 달려들었다.
[고유 스킬 : 스톤헨지]
쿵쿵쿵쿵―!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비석들이 떨어지며 녀석들을 감쌌다.
[해당 비석 안에서 아군의 피해가 80% 감소합니다.]
‘빌어먹을…….’
아예 작정하고 사제와 가디언을 중점으로 조합을 맞춘 건가.
이 정도 규모의 팀이 후발 주자로 나왔다는 건…… 아까 놈들은 내 힘을 빼놓기 위한 미끼였다는 거겠지.
탱커와 힐러가 많은 조합을 혼자서 파고드는 건 무조건 불리하다.
일대 다수의 전투에선 본인에게 유리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가 원거리 포지션 중점이라면 거리를 좁히고, 근거리 중점이라면 거리를 벌리는 식으로 유동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근데 이 녀석들…… 거리를 잴 틈은커녕 숨 쉴 틈조차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러다간 내가 먼저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다.
일단 공격을 거두고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녀석들은 그것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전투 경험이 뛰어난 놈이다! 절대 놈에게 유리한 거리를 주지 마!!”
“최대한 우리 쪽으로 끌어들여!”
“메카닉, 저격수 클래스! 계속 견제해!!”
[고유 스킬 : 레일 건]
[고유 스킬 : 슬링 샷]
피융―!
“큭…!”
거리를 벌리자 바로 날아드는 원거리 스킬.
한 번에 거리를 벌리지 못하고 어중간한 위치에서 공격을 피하고 있자니 쉴 새 없이 다음 공격이 날아든다.
[고유 스킬 : 전사의 창 - 기에보르가]
[고유 스킬 : 천마귀검(天魔鬼劍)]
캉, 카강―!
카가가강―!!
근접 고유 클래스, 창기병과 마검사가 달려들었다.
바닥에 널브러진 쇠파이프를 주워 간신히 공격을 막았지만…… 전세가 퍽 좋지 못하다.
‘정말 작정하고 준비했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작 한 명을 상대로 무슨 이딴 조합을 짜냐.
진짜 레이드 나온 거야 뭐야.
이제 마력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시간을 끌었다간 위험하다.
이 시점에서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한다.
하지만 저 견고한 진영을 무너트릴 방법이…… 있을까?
[고유 스킬 : 디스인챈트 필드]
지이이잉―.
아차 하는 순간, 발밑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해당 영역 안에서 상대방의 모든 이로운 버프를 해제합니다.]
[습득 스킬 : 하이퍼 부스트]
[사용 불가]
[습득 스킬 : 과몰입]
[사용 불가]
[습득 스킬 : 타천사]
[사용 불가]
[습득 스킬 : 한계돌파]
[사용 불가]
신체에 걸어놓았던 이로운 버프가 일시적으로 해제됐다.
“드디어 잡았네요.”
“……!”
이도 저도 못하는 사이 가장 유리한 거리를 내어주었고, 그 순간 양민호가 앞으로 나섰다.
[습득 스킬 : 원인치 익스플로전]
쾅, 콰광―!
콰과광―!!
그는 준비한 공격을 퍼부어댔다.
역시 전투 마법사답게 한 방 한 방이 꽤나 위협적인 마법 공격이 날아든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
아무런 피해 없이 피하긴 늦었다. 어쭙잖은 공격 몇 번으로 쓰러트릴 수 있는 상대도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습득 스킬 : 디스트로이어]
[전방에 강력한 폭발 마법을 발사합니다]
쾅―!
쾅―!!
두 번을 연달아 날린 공격이 허공에서 흩어졌다.
“제대로 보고 쏘십쇼. 아무렇게나 난사한다고 맞을 것 같습니까?”
“알아서 할 테니까 네 걱정이나 해.”
[습득 스킬 : 디스트로이어]
쾅, 쾅, 쾅―!
날아오는 공격에 대항해 스킬을 난사하듯 쏘면서 움직였다.
하지만 그 어느 스킬도 유효한 타격 없이 폭죽처럼 허공에서 의미 없이 터져나갔다.
그리고 그때.
‘……윽!’
결국, 한계가 찾아왔다. 기어이 다리에 힘이 빠지며 몸이 크게 휘청였다.
양민호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같지 않은 여유 부리다 그렇게 되는 겁니다!”
뻐억―!
쾅―!!
내 복부에 정확하게 꽂힌 주먹.
어마어마한 충격이 전신을 타고 흘렀다.
“……쿨럭!”
입가로 피가 흘러나왔다.
방어 스킬 없이 맞으니 아프긴 더럽게 아프네…….
“어째 예전만 못하시네? 오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신가 봐요.”
“……힘 다 빠진 사람 상대로 다구리 치면서 말은 잘하네.”
겨우 몸을 일으켰다.
정말이지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아직도 웃음이 나옵니까? 허세도 그 정도면 병입니다.”
“웃긴 데 어쩌라고. 청소부 하나 잡으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꼬라지 봐. 너라면 안 웃기겠냐.”
“그래요. 뭐, 웃으면서 죽는 것도 나쁘진 않겠군요.”
“그런데… 조합, 포지션, 구성, 실력 다 좋은데, 장소 선정이 조금 아쉽네.”
난 시선을 양민호의 등 뒤로 던졌다.
눈치 빠른 녀석이 그걸 확인하고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이왕 고를 거였으면 변수가 없는 곳을 골랐어야지.”
키에에에엑―!
카아아아―!!
그르르르―!
아까 허공으로 날아갔던 폭발 소리에 반응한 몬스터의 울음소리.
양민호의 얼굴이 팍 굳었다.
“설마 처음부터……!”
“그럼, 내가 두 눈 멀쩡히 뜨고도 진짜로 못 맞춘 거겠냐?”
애초에 스킬 몇 번으로는 저들을 쓰러트리긴커녕, 진영을 무너뜨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움직여. 뒤지기 싫으면.”
쿵쿵쿵쿵―!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타난 몬스터들이 개떼처럼 한꺼번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피, 피해!!”
“피하지 마!! 그냥 받아쳐야 해!”
“전투 포지션이 부족해서 안 돼!! 흩어져!!”
돌연 몬스터의 등장에 당황하기 시작한 인원들.
누굴 노리고 할 정신 없이 몬스터를 피해 흩어지기 시작했다.
[습득 스킬 : 디스인챈트 필드]
[스킬 해제]
자연스레 진영은 무너지며 내 발목을 잡고 있던 스킬도 사라졌다.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습득 스킬 : 하이퍼 부스트]
파앙―!
곧바로 남겨놓았던 마력을 사용해 혼란에 빠진 진영으로 파고들었다.
“잡았다.”
“뭐?!”
아까부터 눈여겨봤던 사제 클래스 한 명을 붙잡고 스킬을 발동했다.
[습득 스킬 : 레플리카]
[타인의 고유 스킬을 1분간 복제합니다.]
[레플리카 - 고유 스킬 : 퍼펙트 큐어]
[일시적으로 시전자의 체력을 모두 회복합니다]
사아아아―.
스킬 발동과 함께 밝은 빛이 머리 위로 쏟아지길 한 차례, 떨어졌던 체력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어후… 이제 좀 살겠네.”
물론 응급처치 수준의 스킬.
게다가 스킬 효과가 끝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겠지만…… 딱히 상관없다.
“……비, 빌어먹을.”
“X 됐다…….”
효과가 끝나기 전에 정리하면 되니까.
[습득 스킬 : 타천사]
[일시적으로 시전자의 마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과몰입 스킬로 인해 마력 상승률이 증가합니다.]
[현재 마력 수치 : 921,240 (913,440↑)]
[습득 스킬 : 플레임 버스트]
────!
대지가 터져나가며 용암이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습득 스킬 : 링크]
[50% 감소한 대미지로 모든 스킬을 연계할 수 있습니다.]
[링크 : 썬더 피스트 - 원 카운터 - 극검 12절기 - 금강불괴]
뻐억―!
콰직, 쾅―!
콰과과광―!!
완전히 포지션을 잃은 인원들 사이로 파고들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날렸다.
“끄윽…!”
“으아아악!!”
“모, 모여! 모이라고…! 으아악!!”
귀를 찢는 절규와 비명.
힐러와 탱커를 중심으로 짠 포지션.
그 진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가히 무적에 가까운 조합이겠지만…….
그 진영이 무너진 이상 더는 이들에게 승산은 없다.
이 순간부터는 그저 회복하는 샌드백과 조금 단단한 샌드백일 뿐.
“컥…!”
“끄아아악!!”
“욱, 우욱…!”
그렇게 한 명씩 착실하게 몬스터와 함께 조지던 차였다.
“그만… 그만합시다.”
양민호가 두 손을 올리며 항복을 선언했다.
이건 뭐 개 같은 태세 전환이야…….
“이제 와서 항복? 장난하냐?”
“…인정하겠습니다. 역시 힘으로는 못 이기겠네요.”
묘한 이야기에 미간을 찌푸리기도 잠시.
양민호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형태를 보아하니 무선 리모컨인 듯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써야겠네요.”
“뭐?”
“작전 본부와 행정 본부에 폭탄을 설치해뒀습니다.”
난데없는 선언에 내 표정이 굳었다.
이 새끼가 뭐라 떠드는 거야…….
“저도 이렇게까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가 없네요.”
“…….”
퍽 굳은 얼굴.
궁지에 몰렸다고 허세를 부리는 것 같진 않았다.
그럼에도 반신반의했다.
명색이 국제 협회 산하 비밀 조직이라면, 궁지에 몰렸다고 눈에 띄는 짓을 할 리가 없다.
어렴풋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콰과과광―!!!
물론 그것도 금세 사라졌지만.
“……!!”
멀찍이서 굉음과 함께 커다란 폭발이 일었다.
정확히 행정 본부가 위치한 여의도 방향이다.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윗분들의 보험입니다. 오늘 여기서 당신을 죽이지 못하면, 당신의 입지라도 무너트리라고요.”
“이런 미친 새끼가…….”
“어허, 너무 과민반응하지 마세요. 어차피 행정 본부는 지금 시간이면 다 퇴근하고 아무도 없을 텐데요.”
양민호가 다른 리모컨을 꺼냈다.
“하지만 작전 본부는 어떨까요?”
“…….”
주먹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래. 지금이라면 행정 본부엔 아무도 없을 시간이지만… 작전 본부는 다르다.
긴급 작전 상황인 만큼, 모든 인원이 작전 본부에 대기 중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만약 저 폭탄이 터지면…….
‘리젠 던전 토벌하기도 전에 폭삭 내려앉겠군.’
안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작전 본부마저 사라지면 그때부턴 내가 손을 쓸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
물론 내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겠지.
“원하는 게 뭐야?”
“말했잖습니까. 당신 입지라도 무너뜨리겠다고.”
“고작 협회를 테러하는 거로 내 입지가 무너질 것 같진 않은데.”
“글쎄요. 오늘이야 작전 본부뿐이겠지만, 그걸로 끝이 아닐 겁니다. 잔존 현장직들이 계속 움직일 거예요. 당신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을 때까지.”
물리적으로 죽일 수 없다면 사회적으로라도 죽이겠다는 건가.
“……기어이 니들이 선을 넘는구나.”
“어차피 여기서 실패한다면 죽은 목숨인 건 매한가지인데,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그게 싫으면…….”
양민호가 총을 겨누며 말했다.
“오늘 좀 죽어주시던가. 그럼 없던 일로 해줄게요.”
“……후.”
작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위로 치켜들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군.
내 불찰이다.
저 새끼를 살려두는 게 아니었다.
다친 사냥감을 풀어서 둥지를 찾을 생각이었는데…… 설마하니 궁지에 몰렸다고 다 죽으려고 들 줄이야.
[레플리카 - 고유 스킬 : 퍼펙트 큐어]
[지속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마침 빼앗았던 회복 스킬의 지속 시간이 끝났다.
스킬로 무시되었던 통증이 다시 일었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이제는 더 이상 전투를 벌일 체력도 남아 있지 않다.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죽어줄게.”
“정말입니까?”
“대신, 한 번에 죽여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니 목이 날아갈 테니까.”
이내 총구가 정확히 내 머리를 향했다.
녀석이 손가락을 방아쇠에 올렸다.
여기서 이렇게 또 죽으라고?
그것도 두 번이나 같은 놈들 손에?
천하의 김준우가?
아니. 억울해서라도 그렇겐 못 하겠다.
저 새낀 분명 스킬을 쓰지 않는다.
확실히 날 보내기 위해 반능석을 머리에 꽂아버릴 생각밖에 없을 거다.
현재 내 몸 상태로 쓸 수 있는 스킬은 하이퍼 부스트.
딱 한 번뿐이지만… 이 정도로 충분하다.
총을 쏘는 동시에 안으로 파고들어 리모컨을 빼앗는다면 충분히…….
“준우 씨!!”
“……?!”
하지만 그 순간, 생각지도 못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대, 대체 무슨 일이에요!”
“이런 젠장…….”
동시에 양민호를 포함한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
그곳엔 사색이 된 채로 나를 부르고 있는, 이아영 실장이 있었다.
“빌어먹을! 여길 왜 왔습니까!”
“연락이 안 되니까 걱정돼서 왔죠! 저놈들은 또 뭐예요!!”
그녀의 등장에 당황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양민호 또한 예상치 못한 불청객의 등장에 쯧, 하고 혀를 찼다.
“나중에 얘기해줄 테니까 당장 여기서 나가십…!”
그 순간 양민호의 총구가 이아영 실장에게로 향하는 것이 보였다.
탕―!
울려 퍼지는 단발의 총성.
“……쿨럭.”
동시에 내 입에서 핏덩이가 쏟아졌다.
[습득 스킬 : 하이퍼 부스트]
[전투 중 시전자의 이동 속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시발, 답지 않게…….’
이건 뭐 사격 표적지도 아니고…….
“주, 준우 씨!!”
“와…… 진짜 대단하시네요. 설마하니 몸으로 막을 줄 몰랐습니다.”
“…….”
머리에 뻗치는 분노와 달리 모든 게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 ……!!”
멀어지는 의식 사이로 여전히 이아영의 목소리가 웅웅거렸다.
‘아씨, 존나 억울하네…….’
그걸 끝으로 떨어지는 의식과 함께 바닥에 꼬꾸라졌다.
[해금 조건 달성]
[???]
그 순간, 이상한 음성이 들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