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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130화 (130/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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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쪽에서 병력이 진격하고 있다고?”

케일럽 비서실장이 방금 들어온 소식을 브루스 지부장에게 전달했다.

“그렇다고 합니다.”

“거래를 막지 못한 건가…….”

브루스 지부장은 이를 으득 씹었다.

‘……김 대표가 무사하려나 모르겠군.’

거래에 실패했다는 건, 곧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는 뜻일 테니까.

그럼 김 대표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을 거다.

최악의 경우엔 포로로 붙잡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이곳 상황이 우선이었다.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나.”

“어림잡아 하루면 충분할 겁니다.”

“후… 지금 당장 분쟁 지역에 파견 보낸 작전팀들, 전원 복귀시켜. 우리끼리라도 어떻게든 막아보자.”

각오한 케일럽 실장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이미 복귀 명령은 내렸습니다. 다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수송기가 필요한데,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 아마 모두 복귀하려면 최소한 이틀은 걸릴 겁니다.”

“지부에 남아 있는 인원은?”

“전투 가능 인원은 모두 합쳐서 20명 정도입니다.”

“하…….”

방법이 없군.

브루스 지부장은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작 20명으로 공격을 막아야 하는 상황.

그런 와중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인 본부.

게다가 본부와 붙어먹은 건지, 계속 방해하는 정부.

‘……끝났군.’

브루스 지부장은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라면 지부는 곧 무너진다.

당연히 브루스 지부장 탓이 아니다.

만약 본부가 조금이라도 지부에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그 사실을 본부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가 없겠지.

‘애초에 책임을 질 생각이었으면 지부에서 손을 떼지도 않았을 거고.’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모두 본인의 책임이다.

끝까지 싸우기라도 한다면 최소한 중징계는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항복한다면…… 최악의 경우엔 국제 협회에서 퇴출당하겠지.

어딜 봐도 외통수인 상황.

‘그냥 처음부터 총알받이가 필요했던 거네.’

브루스 지부장은 말단이었던 자신에게 이런 직책을 맡긴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뒷돈이라도 좀 받아 놓을걸.

뒤늦게 후회하지만 부질없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하던 브루스 지부장은 이내 선택을 내렸다.

“직원들 다 대피시켜.”

“……네?”

“병력이 올라오기 전까지 지부 다 비워두라고. 어차피 인원도 달리는데, 뭣 하러 굳이 피해를 감수해.”

“설마 항복하시려는 겁니까…….”

“그럼 뭐 더 좋은 방법 있나?”

“…….”

케일럽 실장은 대답하지 못했다.

“여기 오고 나서부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지부장다운 일을 할 수 있겠군.”

“…….”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직원들이나 빨리 대피시켜.”

브루스 지부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치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 같았다.

물론 어딘가 홀가분한 표정과 다르게, 실제론 많은 걸 각오한 발언이었다.

“……알겠습니다.”

지시 사항을 확인한 케일럽이 곧바로 지부장실을 나서려던 그때였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누군가 지부장실로 들어왔다.

깔끔한 양복 차림에 캐리어를 끌고 나타난 인물은 처음 보는 동양인 여성이었다.

브루스 지부장과 케일럽 실장의 눈이 동시에 가늘어졌다.

“누구…?”

“카르마 코퍼레이션 지원 본부장, 이아영 이사라고 합니다.”

자기소개를 했음에도, 여전히 의아한 얼굴들이었다.

카르마 코퍼레이션에서 추가 인원이 온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아, 혹시 대표님을 구하러 온 거면… 조금 늦었습니다. 아무래도 잠비아 쪽에 피랍되신 것 같은…….”

“그쪽은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생각하는 것조차 귀찮다는 듯 그녀는 손을 내저었다.

“그것보다 대표님을 대신해서 드릴 말씀이 좀 있는데, 어떻게 시간 괜찮으실까요?”

“어떤……?”

그녀는 가방에서 서류 하나를 꺼내 브루스 지부장에게 건넸다.

브루스 지부장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이능차원관리 협회와 중앙아프리카 통합 지부의 인수합병 동의서였다.

***

한별 종합 상사, 경영관리실.

“헌터 전용 무기를 죄다 끌어갔다고요?”

하성일 팀장이 재차 묻자, 서류를 살피던 강주한 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 원래 성남 지부랑 수원 지부에 납품하기로 했던 무기들인데… 하 사장님이 직접 취소하시고 다른 사업으로 끌어가셨어.”

“두 개 지부에 납품할 정도면 양이 상당할 텐데?”

“그렇지. 무기뿐만 아니라 기타 토벌 장비들도 있고. 뭐 이번에 하 사장님이 직접 준비하고 있는 해외 사업이 있다잖아. 거기에 필요한 거겠지.”

하성일 팀장의 눈이 가늘어졌다.

해외 쪽과 무기 거래라니… 평생 출장 한 번 안 가본 그 인간이?

“거래하기로 한 국가, 어딘지는 확인이 안 되나요?”

“글쎄. 그것까진 아직 잘…….”

“이번에 출국했잖아요. 비행기 표라도 확인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거야 가능은 한데… 개인 카드로 구매한 거면 확인 안 되는 거 알지?”

아뿔싸, 하성일 팀장은 이마를 탁 쳤다.

설마하니 수상한 사업을 벌이면서, 멍청하게 법인 카드로 비행기 표를 구했을 리 없다.

“아, 법인 카드로 구매했네. 잠비아행… 퍼스트 클래스로 두 장.”

“……?”

어째 밑바닥을 한 번 찍더니 사람이 더 멍청해졌군.

‘뭐, 그건 둘째치고…….’

하성일 팀장이 가만히 생각을 정리했다.

잠비아라면 현재 콩고와 분쟁이 한창인 나라가 아닌가.

무엇보다 이미 기존 협회가 해체 상태라, 무기 거래가 금지되어 있을 텐데…….

‘만약 그쪽이랑 무기 거래를 하려는 거라면…….’

암거래.

그것밖엔 생각할 수가 없다.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네.

아버지가 어떻게 키운 회사인데, 한별이라는 이름을 걸고 암거래를 진행해?

하성일 팀장이 이를 으득 씹었다.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울렸다.

「여기 강남경찰서 강력 1반입니다. 하성일 씨 맞으시죠?」

며칠 전 방문했던 경찰서에서 온 연락이었다.

“네, 네 맞습니다.”

「요청하신 대로 병원 CCTV를 조사해봤는데……. 하동배 씨 사망 한 시간 전에 하성태 씨가 다녀갔네요. 혹시 본인한테 뭐 들은 거 있으세요?」

“……아뇨. 그 인간, 아버지 그렇게 되고 나서 병원에 한 번도 안 간 놈입니다.”

「아, 그래요? 스읍, 그럼 좀 이상하긴 하네.」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이 미친 새끼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뭐, 아무튼 조금 더 조사해보겠습니다. 진척이 있으면 다시 연락드리죠.」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하성일 팀장은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곤 이내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예, 할아버님.”

그의 조부, 하덕수 회장이 대답했다.

「뭐냐?」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놀라지 마시고 들어주세요.”

***

잠비아 임시 협회 캠프.

“찾았다고? 날 알고 있나?”

“알다마다.”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잊을 수가 없지.

어떻게 잊겠는가.

전직 SSS랭크 헌터를 하루아침에 청소부로 처박아준 장본인인데.

오죽 보고 싶었으면 꿈에도 나오더라.

“저들도 국제 협회 소속인가?”

케네디 협회장, 아니 잠비아 지부장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시는 편이 좋습니다. 엮여서 좋을 게 없는 놈들입니다.”

밸런스 팀을 향해 무기를 겨누고 있는 잠비아 병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들도 괜히 다치지 말고 물러나 계세요. 그 인원으로 어찌해볼 상대가 아닙니다.”

“뭐, 뭐…?”

“그, 그럼 저 인원을 혼자서 상대하겠다고?!”

“이봐, 이봐!”

대꾸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밸런스팀 전원이 전투태세를 갖췄다.

신경 쓰지 않고 마르크 팀장을 향해 입을 열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팀장님? 오늘부로 밸런스 조정팀은 해체될 것 같은데.”

“누구 마음대로.”

곧바로 총을 치켜드는 마르크 팀장.

[고유 스킬 : 퍼스트 스나이퍼]

[모든 공격이 시전자가 지정한 대상에게서 절대 빗나가지 않습니다]

[탄환 - 머큐리]

[장전 확인]

철컥, 소리와 함께 타이탄이 장전되었다.

그리고…….

[고유 스킬 : 블러드 카니발]

[고유 스킬 : 슈퍼노바]

[고유 스킬 : 성검 - 다마스커스]

[고유 스킬 : 어쌔신 섀도우]

탕―!!

쾅, 콰과광―!

퍼버벙―!!

밸런스팀의 공격이 일제히 쏟아졌다.

“누구 마음대로겠습니까.”

[고유 스킬 : 마왕 - 강자 독식]

[고유 스킬이 지속하는 동안 시전자보다 마력이 낮을 경우, 모든 공격은 무효화 됩니다.]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류에 닿자마자 모든 공격이 수포로 돌아갔다.

“……!”

“……!!”

녀석들이 주춤했다.

하지만 정작 당황스러운 건 나다.

“고작 이 정도로 날 잡으러 온 겁니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또 나를 상대하겠다고?

심지어 저번엔 반능석까지 준비했던 놈들이?

“…….”

“…….”

모두가 침묵하던 가운데, 마르크 팀장이 피식 실소를 뱉었다.

“그럴 리가.”

이내 그의 시선이 내 등 뒤로 향했다.

아차 싶은 순간.

밸런스 팀 전원이 내 뒤에 있던 잠비아 병력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시발, 처음부터 이걸…!’

재빨리 몸을 틀어 잠비아 병력을 가리켰다.

[습득 스킬 : 형상 - 우리엘]

[형상이 유지되는 동안 시전자가 지정한 아군은 사망하지 않습니다]

그대로 50명의 인원을 슥 가리켰다.

[아군 지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해당 아군의 사망 면역까지 앞으로 10초]

콰과과광―!!

거대한 충격이 땅을 타고 전해지길 잠시.

다행히 잠비아 병력 전원이 무사했다.

“입만 막으면 그만이다 이거야?”

“그럼? 반능석도 안 통하는 놈을 왜 굳이 상대하겠나.”

“날 무시하고 저들을 죽일 수 있을 거 같아?”

“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 싶군.”

마르크 팀장의 눈빛이 번뜩였다.

“저들을 지키면서 우리와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

놈의 말이 맞다.

다른 놈들도 아니고, 헌터들을 죽이는 게 일인 밸런스팀이다.

게다가 어중이떠중이 같은 잔챙이가 아니라 팀장이 직접 움직이고 있다.

오로지 저들만 상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누군가를 지키며 싸우는 건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고유스킬 : 마왕 - 독재자]

[시전자의 상념에 따라 일회용 스킬을 제작합니다.]

[스킬 제작 중.]

[스킬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그것도 비슷한 수준일 때나 먹히는 얘기지.”

[스킬 제작 완료]

[제작 스킬 : 가위손]

“압도적으로 강하면 딱히 의미가 없어.”

스윽―.

검은 기류가 순식간에 거대한 칼날로 변하며 밸런스팀 전체를 갈랐다.

피할 수 있음 피해 봐.

[고유 스킬 : 퍼스트 스나이퍼]

[탄환 : 비너스]

[장전 확인]

[탄환에 맞은 상대의 이동속도가 최대치로 상승합니다]

탕―!

그 순간 마르크 팀장의 총에서 빛이 한 차례 번쩍였다.

스스스슥―

눈앞에서 밸런스팀 전원이 사라졌다.

아니.

움직임을 눈으로 좇는 게 불가능한 거다.

“멍 때리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커헉…!”

잠비아 병력 중 한 명이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스킬 효과가 끝난 틈을 제대로 노린 것이다.

이 새끼들이 진짜……!

날 둘러싸고 있던 검은 기류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타앗―!

이 순간, 나 또한 녀석들과 같은 시간 속에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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