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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131화 (13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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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샤사, 중앙아프리카 통합 지부 앞.

토벌권 회수팀 소속의 아프리카 파트 인원들과 함께 도착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아무도 없는 건가.”

토벌권 회수팀장, 케인.

어째 쥐 죽은 듯이 조용한 통합 지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병력이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을 테니, 항복하려는 게 아니겠습니까.”

옆에서 토벌권 회수팀 아프리카 파트장, 안톤이 의견을 내놓았다.

케인 팀장은 흠, 작게 신음했다.

사실 항복을 하든 말든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어쨌든 본인들의 역할은 잠비아 병력인 척, 지부를 공격하기만 하면 됐다.

“지부 소속 작전팀 복귀 예정 시각은?”

“수송기 사용 허가가 안 났으니, 아마 하루는 더 있어야 할 겁니다.”

“그렇군. 뭐, 싸울 필요가 없으면 우리야 잘 됐지.”

회수팀은 비전투 직군인 만큼,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전투는 되도록 피하는 편이 좋았다.

물론 PB 코퍼레이션 소속이라는 것 자체가 평균 이상의 능력을 지닌 이들의 조직이었으니, 싸워야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오죽하면 연구 직군에 가까운 뱅크 아이템 관리팀조차 웬만한 작전팀보다 높은 수준의 전투력을 갖추고 있었다.

‘개인적인 볼일이라더니…… 이런 걸 준비하고 계셨군.’

아닌 게 아니라, 며칠 전 에마 대표의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이번 계획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건 마르크 팀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에마 대표는 포석은 전부 깔아 놨으니, 만일의 사태에만 대비해달라는 지시를 내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에마 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는데, 일이 이렇게 진행될 때까지 자신에게도 아무 말이 없었단 사실이 조금 떨떠름하긴 했지만…….

‘하긴, 클로이랑 마르크가 두 번이나 계획을 말아먹었으니 못 믿을 만도 하시지.’

그렇다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쩌겠는가.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전원 전투태세 갖춰라. 지부 안에 있는 건 보이는 대로 다 때려 부숴. 혹시라도 잔존 인원 있으면…… 죽여버리고.”

“알겠습니다.”

“예.

케인의 명령이 떨어지자 전원이 일제히 복면을 착용했다.

그렇게 무기를 꺼내 들며 지부 안으로 진격하려던 순간이었다.

“거기까지.”

건물 안에서 한 동양인 여성이 걸어 나왔다.

“돌아가세요. 이미 늦었으니까.”

“……?”

당당한 그녀의 목소리에 케인 팀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여길 공격해도 당신들이 원하는 명분은 못 만들 거예요. 그러니 괜히 힘 빼지 말고 돌아가세요.”

“…….”

“…….”

마치 본인들의 계획을 모두 꿰고 있다는 듯한 말투였다.

‘뭐야, 저 여자…….’

정말 다 알고 있는 건가?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본인조차 이 계획을 알게 된 건 불과 며칠 전이었다.

전혀 모르는 제삼자에게 정보가 새어 나갔을 리는 없다.

‘괜히 제 발 저리지 말고, 일단은 계획대로 진행하자.’

케인 팀장은 일부러 어색한 영어로 말을 뱉었다.

“우린 잠비아 임시 협회 소속으로서, 우리를 이렇게 만든 국제 협회 지부에 복수를…….”

“아니잖아요, 잠비아 소속.”

“……!”

단번에 정체가 들킨 케인 팀장을 비롯한 파트원들 전원이 흠칫했다.

“그리고…… 여기, 더는 국제 협회 지부 아니에요.”

“……뭐?”

그녀가 케인 팀장을 향해 서류 하나를 들이밀었다.

“오늘부로 여긴 대한민국 이능차원관리 협회 소속 킨샤사 지부입니다.”

수십 명의 인원이 동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자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러니 이곳을 공격하려 한다면, 한국 협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하겠습니다.”

그리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유 스킬 : 천수관음(千手觀音)]

스릉―.

회수팀 뒤에서 소름 끼치는 발검 소리가 들려왔다.

“딱 맞춰왔네요.”

“선생님은 남아서 기다릴 사람이 있다고 해서요. 저 먼저 출발했죠.”

두 여자는 서로 눈을 맞추곤 씨익 웃어 보였다.

***

“뭐라고?”

국제 헌터 협회 본부, 사무총장실에 귀를 의심하는 보고가 날아들었다.

“중앙아프리카 통합 지부가 방금 국제 협회 탈퇴 서류를 보내왔습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보좌관이 내민 서류에는 온갖 사유와 함께 국제 협회를 탈퇴한다는 성명이 적혀있었다.

물론 브루스 지부장의 서명이 서류에 떡하니 있었다.

웨슬리 사무총장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일단 반려하세요.”

“저… 그게 국제법상 어렵습니다. 저희가 운영 지원에 손을 뗀 지 1년이 넘어서…… 자체 탈퇴 가능 조건에 부합하긴 합니다.”

“빌어먹을…….”

웨슬리 사무총장이 미간을 잡았다.

이건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다.

아무리 조건상 탈퇴가 가능하다고 한들, 브루스 지부장이 쉽사리 탈퇴 결정을 내릴 리가 없다.

지부 탈퇴는 곧, 지부 내의 모든 인원 또한 국제 협회를 탈퇴하겠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브루스 지부장은 불과 1년 전까지 미국 지부의 말단이지 않았던가.

그런 사람이 아무리 지부 상황이 힘들다고 한들 제 발로 국제 협회를 나갈 리가 없다.

‘애초에 탈퇴를 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지부를 거둬주겠다는 조건을 걸지 않은 이상…….

‘잠깐, 설마……!’

웨슬리 사무총장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그리곤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대통령님.”

콩고 민주 공화국의 로마나 대통령과 전화가 연결되었다.

「아, 사무총장님. 어쩐 일이십니까?」

“혹시, 최근에 통합 지부에서 외부 지원을 받은 일이 있습니까?”

「예? 예… 제가 알기론 해외 업체에 토벌 지원을 받은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업체 이름…… 알고 계십니까.”

「잠시만요.」

핸드폰 너머에서 로마나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르마 코퍼레이션이라고 하는군요.」

“……빌어먹을.”

웨슬리 사무총장의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다.

“대체 그 이야기를 왜 안 하셨습니까.”

「네, 네? 아, 아니…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닌 것 같아서……. 무엇보다 그 업체는 며칠도 안 돼서 다 철수했습니다.」

“혹시 대표는 남지 않았습니까?”

「그, 그걸 어떻게…….」

“대통령님!”

웨슬리 사무총장의 목소리 온도가 확 떨어졌다.

“아프리카 통합 협회 지부장 자리…… 약속 못 지켜드릴 것 같습니다.”

「네, 네?! 자, 잠깐만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뚝―.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역시 김준우가 움직이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방법이 없다.

웨슬리 사무총장은 다시 한번 핸드폰을 들었다.

“에마, 나야.”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는데. 잠비아 협회랑 예정되어 있던 거래에 문제가 좀 생겼어. 우리 쪽 애들 풀었으니까 계획에는 크게 문제없을 거야.」

“아니. 문제는 이미 터졌어.”

「……무슨 소리야?」

에마 대표의 목소리가 퍽 굳었다.

“김준우가 통합 지부를 먹었어.”

「……뭐?」

“정황상 한국 협회로 인수한 것 같아.”

에마 대표의 대답이 끊겼다.

그녀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소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더는 통합 지부를 공격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국제 협회가 공격당했다는 명분을 만들기는커녕, 타국 지부를 공격했다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김준우, 그놈이 이렇게까지 선수를 친 걸 보면…….

‘이미 우리 계획은 전부 들통났다는 뜻이겠지.’

이를 으득 씹었다.

“이대로 계속 진행하면 오히려 우리가 위험해. 자칫하다간 자작극을 벌이려고 했다는 걸 전 세계가 알게 될 수도 있어.”

「그럼 어떡하자는 거야?」

“어차피 슬슬 물갈이할 때 되지 않았어?”

「…….」

“지금 이 시간부로 PB 코퍼레이션 내 모든 팀을 해체해.”

「자, 잠깐만…!」

“에마.”

웨슬리 사무총장의 눈빛이 바뀌었다.

“이건 명령이야.”

***

잠비아 임시 협회 캠프.

“잠비아 병력만 처리하면 돼!”

마르크 팀장의 명령에 밸런스팀 전원은 다시금 잠비아 병력을 향해 돌진했다.

‘칫…!’

[습득 스킬 : 수프림 미러]

카가가강―!!

속도를 올린 덕에 놈들의 공격은 아직 잠비아 병사에게 닿지 못했다.

‘빌어먹을 놈들…….’

아까부터 계속 잠비아 인원들만 노리고 있었다.

내 공격은 피하거나 넘겨버리며 전혀 상대하지 않는다.

지금까진 방어 스킬로 보호해주고 있었지만…… 그것도 이제 한계다.

가진 방어 스킬이 모두 쿨타임인 탓에 더는 보호에 쓸 스킬이 없다.

그렇다면…….

[고유 스킬 : 마왕 - 독재자]

[시전자의 상념에 따라 스킬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스킬 제작 중]

[스킬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몇이라도 머릿수를 줄이는 수밖에.

[제작 스킬 : 메두사]

검은 기류가 수백 마리의 뱀이 되어 일제히 밸런스팀을 향해 날아들었다.

[고유 스킬 : 퍼스트 스나이퍼]

[탄환 : 플루토]

[장전 확인]

[해당 탄환에 맞은 상대는 7초 동안 최상급 보호막을 얻습니다.]

탕―!

캉, 카강―!

하지만 마르크 팀장의 탄환 덕에 제대로 된 공격도 불가능했다.

역시 웬만한 공격으로는 씨알도 안 먹힌다.

잠시 공격을 늦추는 정도다.

‘그냥 한 번에 다 날려버리고 싶은데…….’

한 방에 모든 걸 끝내는 게 정답이지만, 그랬다간 잠비아 지부도 무사하진 못할 거다.

게다가 적인 녀석을 재도 안 남기고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말했듯, 저들의 민낯을 까발리기 위해선 책임을 질 놈들은 남겨놔야 하니까.

‘쯧, 핸디캡이 너무 많네.’

애써 실소가 흘러나오는 사이.

“모두 물러나.”

마르크 팀장의 명령과 함께 그의 총구가 나와 잠비아 인원들에게 향했다.

[고유 스킬 : 퍼스트 스나이퍼 - 각성]

[원샷 올킬]

[탄환 : 유피테르]

[장전 확인]

쿠구구구구―!!

타이탄에서 엄청난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빛을 본 순간 직감했다.

저거 피했다간 다 죽는다. 막아야 한다.

타앙――!!!

생각할 틈도 안 주고 거대한 빛 덩어리가 발사됐다.

아나, 시발.

[고유 스킬 : 마왕 - 강자 독식]

[고유 스킬이 지속하는 동안 시전자보다 마력이 낮을 경우, 모든 공격은 무효화 됩니다.]

몸으로 탄환을 정면으로 막아섰다.

콰과과광―!!

“커억…!”

엄청난 대미지가 몸뚱이에 직격했다.

아 씨, 이건 뭐 자살 희망자도 아니고……!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한 그 충격에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팍 풀렸다.

‘시발, 순간적으로 내 마력을 상회했다고?’

확실히 여태까지 봤던 잔챙이들이랑은 클래스가 다르다.

“……말도 안 돼.”

근데 어째 공격을 날린 마르크 팀장이 당황한 반응이었다.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고도 살아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괘, 괜찮나…?”

뒤에 있던 케네디 지부장이 걱정스레 물었다.

시발, 그걸 지금 보고도 묻는 건가?!

“전 괜찮으니까 본인들 걱정이나 하시죠.”

“대,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

“기껏 인수했는데 당신들이 죽으면 운영은 누가 합니까?”

애써 감정을 억제하고 몸을 일으켰다.

말은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아니다.

고작 한 방 맞았을 뿐인데 다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애초에 내가 피할 줄 알고 다 날려버릴 생각으로 쏜 거였나…….’

하긴, 이런 공격을 몸뚱이로 막는 정신 나간 놈이 어디 있겠는가.

큰일이네.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한데.

“보아하니 필살기였던 거 같은데… 설마 이 정도로 뭐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허세 부리지 마라.”

“그럼 다시 공격해보던가.”

강하게 나가자, 마르크 팀장도 망설이는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회사 내에서도 두 발밖에 없는 건데… 아깝지만 어쩔 수 없군.”

철컥―.

[고유 스킬 : 퍼스트 스나이퍼 - 각성]

[원샷 올킬]

[탄환 : 유피테르]

[장전 확인]

“…….”

시발.

이게 아닌데.

쿠구구궁―!!

다시금 타이탄에 그 어마어마한 빛이 모여들었다.

이거 살살 맞으면 안 아플까?

쿵―

그때, 돌연 마르크 팀장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에? 뭐야 갑자기……!

쿵, 쿵, 쿵―

그리고 뒤를 이어 밸런스팀의 모든 인원이 마치 스위치가 꺼진 로봇처럼 일제히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

쓰러진 그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발…!”

곧바로 마르크 팀장에게 달려가 강제로 입을 벌리고 혀를 꺼냈다.

응급조치는 했지만, 녀석의 눈은 이미 돌아가 있었다.

확실하다.

이거 지금…….

본부에서 꼬리를 잘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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