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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241화 (24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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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당일.

구아르디아노의 보스, 로베르토에게 연락을 받고 향한 그곳에는 이미 두 조직이 거래 준비를 마친 채였다.

멕시코 카르텔과 이탈리아 마피아.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인상의 두 조직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

보이드가 유럽 대륙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근데 원래 이렇게 떼거리로 만나나…?’

하지만 나는 다른 것보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에 잠시 당황했다.

모두는 뒤늦게 나타난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저건 뭐야. 웬 동양인?”

그때, 멕시코 카르텔 쪽에 있던 한 남자가 물었다.

동시에 로베르토가 대답했다.

“내가 불렀네. 저들도 거래하고 싶다고 하더군.”

“거래 장소에 제삼자를 데려오다니…. 아무리 나라가 달라도 이건 너무 매너 없는 짓 아닌가?”

“미안하게 됐군. 워낙 간절하게 부탁하는 바람에.”

두 남자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서로를 노려봤다.

한쪽은 불청객의 등장에 불쾌감을, 한쪽은 독단적인 고집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그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담담하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카르마 코퍼레이션의 김준우라고 합니다.”

먼저 날 소개하자, 두 남자도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구아르디아노의 로베르토다.”

“…우노 엠피레 제조공정 총 책임자, 호세다.”

한국, 이탈리아, 멕시코.

그렇게 세 조직의 우두머리들이 조우하는 순간이었다.

“일단 우리 거래 먼저 진행하지.”

멕시코 카르텔, 우노 엠피레 소속의 남자가 먼저 운을 띄웠다.

곧바로 준비해둔 가방을 앞으로 내밀며 말을 이었다.

“옥타보이드암페타민 10kg이다.”

“…… 10kg? 계약된 건 20kg 아니었나?”

“공장을 이전 중이라서 양을 맞출 수가 없더군. 일단 10kg 먼저 받고, 나중에 추가로 넘겨주지.”

“…….”

뻔뻔한 호세의 태도에 로베르토의 표정이 굳었다.

“어이가 없군. 카르텔은 원래 거래를 이런 식으로 하나?”

“불만이면 다른 곳에서 구해보시던가. 어차피 아쉬운 건 그쪽 아닌가?”

“…….”

호세가 대놓고 그를 비웃었지만, 로베르토는 굳이 반응하지 않았다.

어차피 제조법만 손에 넣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좋아. 거래하도록 하지.”

“가격은 고지했다시피 7,300만 유로다.”

“결제는?”

“가상화폐로.”

그 어마어마한 액수에 나는 순간 손으로 입을 가렸다.

고작 가루 몇 킬로가 1,000억 원씩이나 한다고?

‘어마어마하군…….’

설마하니 이 정도 스케일일 줄은 몰랐는데.

“오케이, 정확하군. 추가 물건은 한 달 안으로 다시 날짜를 잡도록 하지.”

“알았다.”

“그럼 뭐… 또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고.”

생각보다 순식간에 끝난 거래.

로베르토는 볼일이 끝났다는 듯, 물건을 챙기곤 곧바로 등을 돌렸다.

먼저 자리를 뜨던 그가 내 어깨를 툭 치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나머진 약속대로 잘 부탁하지.”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때.

“그래서, 당신은 우리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

기다렸다는 듯 호세가 나를 향해 물었다.

“뭐, 다른 건 아니고…….”

나는 구아르디아노 조직원들이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이윽고 본론을 꺼내 들었다.

“당신들 제조공장 위치 좀 알고 싶어서요.”

“…뭐?”

“우노 펠리스의 본거지 말입니다. 대충 티후아니에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정확한 소재를 몰라서.”

그를 노려보며 미소를 짓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건지 대동한 조직원들이 곧바로 무기를 꺼내 들었다.

“너 뭐야!”

“경찰이냐?”

“누가 보낸 놈이야!”

“하아…….”

뻔하디뻔한 반응에 한숨을 내뱉길 한 차례.

“제가 지금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좀 복잡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귀찮으니까 제조공장 위치나 부십시오,”

[고유 스킬 : 마왕]

“진짜 나쁜 놈 되기 전에.”

검은 기류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

같은 시각, 거래를 마친 로베르토는 조직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끼익―!

“뭐야 저 새끼들?”

“야, 안 비켜?!”

정체불명의 놈들이 도로로 들어와 그들 앞을 막아섰다.

단체로 입은 검은 옷,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푹 눌러 쓴 모자.

다름 아닌 카르마 코퍼레이션의 비공식 조직, 정보팀 직원들이었다.

물론 구아르디아노가 알고 있을 리는 없었지만.

“뭐야…?”

그때, 차 안에 있던 로베르토가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리곤 귀찮다는 듯 손짓을 하자, 곧바로 조직원들이 차에서 내렸다.

“야, 빨리 안 꺼져?”

“지금 누굴 막고 있는지 알기나 해?”

“죽고 싶지 않으면 비켜!”

조직원들이 대놓고 위협을 하던 그때, 가장 앞에 있던 작은 체구의 여성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물건 넘겨.”

“……뭐?”

“못 들었어? 물건 넘기라고.”

그녀의 말에 구아르디아노 조직원들이 크게 당황했다.

“뭐, 뭐야. 설마 일 코르포 놈들이냐?”

“시발, 어떻게 알고…!”

조직원들이 주춤하던 사이, 한유빈은 더는 말하지 않고 공격 자세를 취했다.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쿠구구구구―!

동시에 붉은 기운이 미친 듯이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시, 시발 뭐야!”

“이 새끼들 기어이 헌터까지 고용한 거야?!”

“다 총 꺼내!”

“공격! 일단 쏴!!”

철컥―.

두두두두두―!

조직원들 또한 서둘러 공격 태세를 갖추고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런 쇠붙이가 통할 리 만무했다.

파바바바박―!

인간을 넘어선 속도로 거리를 가로지르며 총알을 피하는 여성.

구아르디아노 조직원들은 그 모습에 크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헌터를 본 것도 처음이었거니와, 그들의 능력을 실제로 보는 건 더더욱 처음이었던 것이다.

본인들이 어찌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그제야 깨달은 건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파앙―!!

틈을 놓치지 않고 여성이 그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눈앞으로 다가온 재앙.

구아르디아노 조직원들은 피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쾅―!!

곧바로 엄청난 위력의 주먹이 가장 앞에 있던 조직원의 배에 직격했다.

그리고 곧이어.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 스테이터스 해제]

[모든 스테이터스가 근력으로 전환됩니다.]

[근력 : 18,955 (9,107↑)]

[체력 : 1 (2,289↓)]

[민첩 : 1 (5,799↓)]

[마력 : 1 (1,019↓)]

한유빈이 본 모습을 드러냈다.

“…….”

“도, 도망…….”

조직원들은 그 악마의 형상에 넋이 나간 듯 중얼거릴 뿐, 모두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은 로베르토가 차에서 걸어 나왔다.

“까를로가 보냈나?”

“…….”

“친동생을 죽이려고 작정을 했군.”

한유빈은 대답을 아꼈다.

자신들을 일 코르포 조직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한, 섣불리 대꾸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애초에 그걸 노린 것이기도 하고.

“그나저나 우리가 물건을 받았다는 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지?”

“…….”

“답답하군.”

그가 피식 실소를 뱉었다.

“뭐, 차라리 잘 됐어. 어차피 거래만 끝나면 우리가 치려고 했는데…… 찾아갈 수고는 덜었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어. 지금 당장 애들 전부 모아서…….”

로베르토가 그 말을 뱉는 순간.

퍼억―!

핸드폰이 손목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갔다.

“……!!”

비명도 나오지 않는 듯, 일그러지는 얼굴.

이윽고 여성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가 우습게 보여?”

어색한 이탈리아어였지만, 이미 그에겐 그런 것 따위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끄아아아악!!”

뻑―!

귀를 찢는 비명을 막듯 한유빈의 주먹이 그의 안면을 강타했다.

그걸 시작으로 일방적인 폭행이 이어졌다.

뻐억, 뻐억, 뻐억―!!

그녀는 아무 말도 안 했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주먹을 내리꽂았다.

“사, 살려…!”

만신창이가 된 로베르토가 피를 토하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살려줘…….”

“…….”

“물건은 트렁크에 있어… 다, 다 가져가고 제발 목숨만은…….”

그는 바짓가랑이를 붙들고는 목숨을 구걸했다.

한유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보다가, 이내 뒤에 있던 이들을 향해 고갯짓했다.

정보팀 직원들은 곧바로 트렁크를 열어, 방금 거래한 따끈따끈한 물건을 회수했다.

내용물을 빠르게 확인한 뒤 신호를 보내자, 그녀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불만 있으면 본부로 찾아와. 어딘지는 알지?”

“…….”

로베르토를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

“그쪽이 주제도 모르고 팔아대는 약 때문에 우리만 곤란하게 생겼습니다.”

나는 멕시코 카르텔과 마주한 채, 호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알아서 정리해드릴 테니, 얌전히 공장 위치나 말하시죠.”

“이 노다지 사업을 포기하라고? 웃기고 있군.”

“에휴…….”

더는 대화가 무의미한 듯했다.

어쩔 수 없지.

[고유 스킬 : 마왕]

쉽고 빠르게 가는 수밖에.

“……!”

“……!!”

뿜어져 나오는 검은 기류에 카르텔 조직원들은 잠시 주춤했지만.

“이봐, 우리가 외국까지 준비도 없이 온 것 같나?”

호세는 전혀 당황하지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조직원들을 향해 고갯짓했다.

푹―.

그걸 신호 삼아, 조직원 전원이 주사기를 자신의 목에 찔러 넣었다.

……저거 설마.

“끄으으윽…!”

“으아아악!!”

약을 투여한 그들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능력이 새어 나왔다.

‘조직원들에게 보이드를 배급해둔 건가…….’

뭐, 오히려 잘 됐다.

일반인을 상대로 힘을 쓰는 건 아무래도 좀 그랬는데…… 약쟁이들이라면 말이 다르지.

[고유 스킬 : 플레임 서커스]

[고유 스킬 : 인비저블 단델리온]

쿠구구궁―!

이내 광기에 사로잡힌 이들이 앞뒤 없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고유 스킬 : 마왕 - 강자 독식]

[고유 스킬이 지속하는 동안 시전자보다 마력이 낮을 경우, 모든 공격은 무효화 됩니다.]

쾅―!

퍼버버벙―!

하지만 단 한 명도 나에게 닿지 못하고, 모두가 나가떨어졌다.

“크흐흐흐…….”

“카하하하하!!”

분명 꽤 충격이 컸을 법도 한데. 고통도, 공포도 느끼지 못하는 듯 기괴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곧바로 몸을 일으킨다.

이미 눈이 풀린 채, 완전히 이성을 놓아버린 이들은 곧바로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미친놈들.”

한 번에 처리하지 않으면 계속 귀찮게 하겠군.

[고유스킬 : 마왕 - 독재자]

[시전자의 상념에 따라 스킬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스킬 제작 중]

[스킬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제작 스킬 : 블랙아웃]

이내 검은 기류가 달려오는 그들을 덮쳤다.

쿠웅―!

마치 벽이 짓누르듯 그들 머리 위로 검은 기운이 내려앉았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의식이 픽, 나가며 모두가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E급… 아니, 언 랭크들이었나 보네.’

너무나 쉽게 제압된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방금 스킬은 B랭크 이상만 돼도 먹히지 않는 공격이었다. 그런데 맥없이 나가떨어진 걸 보면 잔챙이들인 모양이었다.

물론 애초에 저놈들을 상대로 전력을 낼 생각도 없었지만. 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시시하네.

“그래서…….”

나는 이내 홀로 남은 호세를 향해 다가갔다.

“공장 위치가 어디라고요?”

“…….”

그의 몸이 조금씩 떨려오는 게 보였다.

여전히 입을 열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겁을 먹어서 입이 떨어지지 않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공장 위치가…….”

그 순간이었다.

그의 시선이 내가 아닌, 나의 뒤로 향하는 걸 알아차렸다.

“……!”

나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주사기를 들고 날 향해 달려드는 조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푸욱―.

“뭐, 뭡니까……?!”

내 앞으로 예상치 못한 그림자가 끼어들었다.

“회수 업무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와봤는데…….”

한유빈 기획 본부장.

조직원이 찔러 넣은 주사기는, 나를 대신해 정확히 그녀의 어깨에 꽂혀 있었다.

“와보길 잘했네…….”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런, 시발…!”

[고유 스킬 : 마왕]

콰악―!

잔존한 조직원을 보지도 않고 날려버리고는 곧바로 한유빈의 상태를 살폈다.

“한유빈 씨! 한유빈 씨…!”

“…….”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미동도 없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따라온 정보팀을 향해 소리쳤다.

“빌어먹을…! 홍 팀장님! 강 파트장!! 빨리 병원으로…!”

그리고 그 순간.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그그그그그―.

의식을 잃은 한유빈에게서 검붉은 기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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