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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헌터의 슬기로운 청소생활-317화 (317/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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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스킬 : 황제 - 대관식]

[현 시간부로 모든 아군의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이잉―.

내 머리 위로 황금색 왕관이 떠올랐다.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쿠구구구―!!

이윽고 전신이 붉게 달아올랐다.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야차(夜叉)]

쾅―!!

콰광, 쿵―!!

나는 본능에 몸을 맡긴 채 웨슬리 사무총장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무조건적인 돌격과 뒤를 생각하지 않는 과격한 공격.

그에 따라 몸이 점점 뜨거워졌고, 동시에 움직임에 가속이 붙어갔다.

물론.

[고유 스킬 : 천지창조]

[쉘터]

캉―!

그 공격만으로는 웨슬리 사무총장을 감싸는 투명한 벽을 뚫을 수는 없었다.

“……쯧.”

물론 이전처럼 공간이 휘어질 만큼 극한까지 화력을 끌어낸다면 공격이 가능하겠지만…….

‘지금 내 고유 스킬은 화력과는 거리가 멀지…….’

현재 내 고유 스킬은 압도적인 무력으로 상대를 짓눌러버리는 능력이 아닌, 함께 싸울 때 힘을 발휘하는 능력.

다시 말해, 혼자 그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겐 웨슬리 사무총장을 밀어붙일 만한 힘이 없다.

하지만…….

[고유 스킬 : 아포칼립스]

[고유 스킬이 지속되는 한, 시전자의 모든 스테이터스가 지속적으로 상승합니다.]

[고유 스킬 : 천수관음(千手觀音)]

구구구구구―!

현재 나는 WDSO 소속 작전팀은 물론, 길드와 해외 지부 병력의 모든 고유 스킬을 알고 있다.

잘만 조합한다면 무한에 가까운 공격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러니 공격이 먹힐 때까지 무한히 밀어붙인다면…….

‘그래도 가능할지 모르겠네.’

그런 생각이 들기도 잠시.

나는 곧바로 고개를 털어냈다.

그래, 이제 와서 가능하고 말고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해보는 거지.

[육관음중일(六觀音中一)]

타앗―.

이내 손날을 치켜들며 달려들었다.

[무검 - 성관음]

스윽―!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정확히 그의 목을 겨눈 순간.

[고유 스킬 : 천지창조- 각성]

[삼라만상(森羅萬象)]

[지정된 시공간에서 절대적인 통제권을 갖습니다.]

[타임 브레이크]

텅―!

공격이 그의 몸에 닿기도 전, 갑자기 내 몸이 우뚝 멈췄다.

아니… 내 시간이 멈춘 것이다.

“대체 뭡니까?”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그때, 웨슬리 사무총장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대체 뭘 숨기고 있길래… 이렇게 약해진 겁니까?”

“…….”

비수를 꽂는 한마디.

애초에 몸을 꼼짝할 수도 없었지만, 입이 열려 있더라도 무어라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콱―!

그가 내 목을 움켜쥐었다.

목을 붙잡은 손에 꾸욱 힘이 들어가자 숨이 막혀 왔다.

“빨리 전력을 보이세요. 마지막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다면.”

“끅, 끄윽…….”

그의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갔지만, 여전히 움직일 수가 없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목을 졸린 채 의식이 멀어져 가던 그 순간.

[타임 브레이크 - 해제]

“커헉…!”

온몸에 힘이 빠지며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쿨럭, 쿨럭…!”

숨을 몰아쉬며 기침을 쏟아냈다.

웨슬리 사무총장은 그런 내 모습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최소한 독일에서의 당신은 저조차 공포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게 뭡니까?”

“……말했잖습니까.”

나는 애써 정신을 가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사람은 다 변할 때가 있다고.”

하지만 웨슬리 사무총장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그를 올려다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

인정해야 한다.

지금의 난 저놈을 이길 만한 힘이 없다.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있다고 해도, 우두머리를 끌어내릴 수는 없다.

‘빌어먹을…….’

그렇게 중얼거리며 뒤를 슬쩍 흘겼다.

하늘을 집어삼킨 검은 구멍은 아까보다 훨씬 가까워져 있었다.

벌써 건물의 상층부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고, 작은 나무와 돌들도 하나둘씩 뽑히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몸을 숨긴 사람들한테도 영향을 미치겠지.

‘얼마나 남은 거지…….’

10분…?

아니… 5분도 채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떻게든 여기서 끝을 봐야 한다.

“역시 숨기는 게 있는 거군요.”

내가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자, 웨슬리 사무총장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없습니다.”

나도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네.

그런데 뭐, 어쩌겠는가.

쥐뿔 아무것도 없어도 이젠 뒤가 없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보는 눈도 많은데, 마지막은 좀 멋있게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고유 스킬 : 황제 - 대관식]

[고유 스킬 : 혈혈단신]

[고유 스킬 : 이터널 프리즘]

타앗―!

곧바로 공격태세를 갖추고 또다시 웨슬리 사무총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고유 스킬 : 천지창조 - 각성]

[삼라만상]

“미안하지만…….”

[노 웨이]

“전 멋있자고 하는 일이 아니라서.”

끼익―!

“……!”

내 앞에 있던 웨슬리 사무총장이 갑자기 사라졌다.

‘아니… 내가 뒤로 이동한 건가…?’

그런 생각에 곧바로 다시 등을 돌렸지만.

‘빌어먹을…….’

앞뒤, 양옆, 위아래.

모든 방향감각이 상실됐다.

그렇게 무방비하게 주변을 계속해서 두리번거리던 그 찰나.

[스페이스 프레스]

끄그그극―!

“윽…!”

무언가에 의해 몸이 짓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공간 자체가 나를 쥐어짜고 있는 것처럼.

“끄으윽…!”

뼈가 바스러지는 듯한 고통.

의식이 날아갈 것 같은 그 상황.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호흡도 점점 느려졌다.

혼미해지는 정신으로 웨슬리 사무총장을 올려다본 그 순간.

“…….”

그만 정신을 잃었다.

***

“꽉 잡고 있어요!!”

지상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검은 구멍.

이젠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전장 한복판에서 김민주가 소리쳤다.

“잡고 있으니까 빨리 작동부터 시켜요!!”

“잠깐만요! 스위치가…!”

조금이라도 힘이 빠지면 곧바로 저 검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한 상황.

김민주는 천천히 기계를 더듬어가며 스위치를 찾았다.

딸깍―.

“됐어요!”

이윽고 커다란 기계에 전력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능파가 불안정합니다. 안전한 장소에서 다시 시도해주십시오.」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음성.

아니나 다를까, 클로이가 말한 대로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그냥 건물로 들고 가죠? 아무리 봐도 여기서는 안 될 거 같은데!”

한유빈이 말하자, 김민주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이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몇 분이나 남았어요?”

“지상으로 완전히 내려올 때까지는 5분… 병력이 게이트로 이동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3분 정도요.”

“그럼 건물까지 들고 갈 시간이 없어요.”

김민주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떻게든 여기서 작동시켜야 해요.”

“방법은 있어요?”

“…….”

김민주는 대답을 아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땅을 파서 묻어보죠.”

꽤나 의외의 해답을 내놓았다.

“그게 무슨…?”

“바깥에 노출되어 있으면 절대 안정시킬 수가 없어요. 땅에 어느 정도 묻어서 고정하면 가능성은 있겠죠.”

“…알았어요.”

한유빈이 고개를 끄덕이길 한 차례, 곧바로 소매를 걷어붙였다.

[고유 스킬 : 하이패닉 버서커]

[고유 스킬 : 천수관음]

쿵―!!

김민주와 함께 아스팔트를 부수고, 단단히 다져진 땅을 파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깊이가 나오자 두 사람은 곧장 게이트를 그 안에 들여놓았고, 흙을 덮어 단단히 고정했다.

쿠구구구구―!

그사이 구멍은 더욱 가까워졌고, 이젠 구멍이 대지를 빨아들이는 소음에 귀가 찢어질 정도였다.

“됐어요!”

“작동시켜 봐요!”

이윽고 김민주가 다시 한번 게이트를 작동시켰다.

「이능파가 불안정합니다. 안전한 장소에서 다시 시도해주십시오.」

“…….”

“……시발.”

절망적인 음성이 또다시 흘러나왔다.

이번에도 실패한 것이다.

두 사람은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은 방법이 없는 건가, 그런 생각에 이를 으득 씹길 한 차례.

“…더 깊이 묻으면 될 수도 있어요.”

아직 포기하지 못한 김민주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한유빈은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그럴 시간이 없어요! 지금이라도 대피를 하는 게…!”

“그럼 먼저 들어가요.”

김민주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담담한 목소리를 냈다.

그와 동시에 한유빈의 눈이 동그래졌다.

“여긴 저 혼자 한 번 해볼게요. 그러니까 유빈 씨 먼저 들어가서…….”

“그게 무슨…! 이런 상황에서 또 무슨 혼자 멋있는 척이야!”

그 순간, 한유빈이 그녀의 말을 자르며 소리를 빽 질렀다.

“머, 멋있는 척이 아니라, 당연히 작전 본부장으로서…….”

“개소리하고 있네! 본부장이 죽으면 쟤네들 지휘는 누가 할 건데!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야 할 사람이!”

“…….”

한유빈은 삿대질까지 해가며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무튼, 폼 잡지 마! 나이도 나보다 어린 게 선배라고 대접 좀 해줬더니 기어오르고 있어!”

“……네, 네?”

“작전 본부장이면, 작전 본부장답게 끝까지 살 생각이나 해!”

한유빈은 그렇게 계속해서 김민주를 쏘아붙이던 끝에.

“이건 내가 할 테니까.”

그 말을 전했다.

물론 김민주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요! 유빈 씨가 왜…!”

“지금 말싸움할 시간 없거든? 빨리 꺼져!”

“싫어요! 갈 거면 유빈 씨가 가요!”

“아, 씨! 진짜 말 안 통하네!”

1분 1초가 아쉬운 절체절명의 상황.

두 여자가 그렇게 시간을 끌고 있을 때.

“싸우지들 마라. 시간도 없는데 말이야.”

“……!”

“……!”

뒤에서 다른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이건 내가 할 테니까.”

그곳에는 다름 아닌, 박인범 사무총장이 서 있었다.

“사, 사무총장님…?”

“노인네가 위험하게 여긴 왜 또 기어 나왔어요!”

한유빈의 그 말에 박인범 사무총장의 이마에 핏줄이 바짝 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됐다. 말싸움할 시간 없으니까, 빨리 둘은 들어가.”

“…….”

“…….”

담담하게 말했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러자 박인범 사무총장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에휴… 애송이들이 말은 또 지지리도 안 듣네. 나 땐 뭔 지시가 떨어져도 군말 없이 따랐는데.”

“요즘 세대에는 그런 거 안 먹혀요.”

“하! 그래 뭐, 이것도 다 세대 차이지.”

박인범 사무총장은 이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 늙은이 세대는 여기까지인 거로 하자.”

이윽고 그가 두 사람 앞에 섰다.

“이제부턴 니들 시대다.”

[고유 스킬 : 혈혈단신]

[야인(野人)]

뻑, 뻐억―!

두 사람을 향해 주먹을 휘갈겼다.

***

“허억, 허억…….”

거친 숨소리.

웨슬리 사무총장은 바닥에 쓰러진 채 겨우 정신만 붙잡고 있는 김준우를 내려다봤다.

“어지간하네, 정말.”

웨슬리 사무총장이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몇 번은 더 죽었을 공격이다.

공간 자체가 찌그러지며 호흡과 움직임이 완전히 봉쇄당한 상태.

그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는 천하의 김준우다.

이 정도로는 죽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어째 예상보다 더 무기력했다.

전투 감각은 여전하지만… 화력은 어째 이전만 못 했으니까.

그땐 본인조차 그의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떨려올 정도였는데.

지금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저자에게 그런 독기와 기세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럼에도 그는 강하다.

하지만 평범하게 강한 수준이다.

‘이래서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던 건가.’

웨슬리 사무총장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진득한 회의감이 몰려왔다.

이내 그가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봤다.

자신이 만들어 낸 공허가 입을 크게 벌린 채 조금씩 대지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어차피 모든 계획은 날아갔다.

여기서 김준우를 죽여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 더 이상은 싸움도, 통제도 의미가 없다.

어차피 저 공허가 내려앉으면 이곳에 있는 모두가 소멸하겠지.

물론 자신을 포함해서.

그렇게 되면 이 세상에서 모든 헌터가 사라진다.

덩달아 앞으로의 토벌도 불가능해질 테고, 자연스레 탈출한 몬스터들로 인해 전 세계는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이게 지금 웨슬리 사무총장이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족적이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다.

어차피 이루지 못할 목표, 차라리 여기서 모두 끝을 내겠다.

그러니 다음은 없다.

내가 이곳의 마지막 세대일 테니까.

[고유 스킬 : 천지창조]

이내 웨슬리 사무총장이 김준우의 목을 향해 손을 들었다.

스윽―.

그대로 손날을 긋는 순간.

「…차원석 게이트 가동 성공, 모든 병력 대피 완료했어요.」

김준우의 무전기에서 음성이 들려왔다.

물론 웨슬리 사무총장이 한국어를 이해할 순 없었지만, 김준우는 확실히 그 음성에 반응했다.

여전히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듯, 대답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박인범 사무총장님께서…….」

이윽고 한 번 더 무전이 흘러나왔다.

“…….”

이를 들은 김준우의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발악인가…?’

뭐 누가 죽기라도 했다는 건지.

웨슬리 사무총장이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고유 스킬 : 황제]

[아군의 사망이 감지되었습니다.]

[현 시간부로 시전자의 모든 통제 및 지휘권을 박탈합니다.]

[더 이상 아군을 지휘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아군의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스테이터스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그그그그그―.

그를 감싸던 황금색 빛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황제 - 폐위]

당장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던 그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현 시간부로 귀하는 모든 책임에서 해방됩니다.]

[고유 스킬 : 폭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류를 내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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