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21화>
* * *
"너만 믿으니까 부담 팍팍 가지고 골라 봐. 네가 돈을 신경 쓰지 않을 때 뭘 입을지. 다른 애들은 뭘 입는지."
"종혁아, 이럴 땐 부담 가지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농담이에요, 형사님. 조크."
‘안 통한 것 같지만.’ 미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얗게 질려 혼란스러워하는 그녀는 종혁의 믿음 가득한 눈을 보다 입술을 깨물며 나섰다.
"저 옷, 저 옷, 저 옷이요. 이거 사이즈 얼마나 있어요?"
"어머. 학생이 예쁜 옷 잘 보네. 다 이번에 나온 신상인데!"
종혁은 쏼라쏼라 떠드는 상인의 말을 걸러서 통역했다.
빅토르는 옷에 대해 잘 모르는지라 좀 미심쩍어했다.
그에 종혁이 상인에게 물었다.
"일본, 중국 보따리들은 얼마나 떼어 갔습니까?"
신나게 떠들던 상인의 입이 다물어졌다.
"……그쪽이었어?"
"이쪽에서도 떼어 보려고요."
"설마 남대문 쪽?"
종혁은 웃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고, 남겨 먹을 생각에 좋아했던 상인은 혀를 찼다. 어려 보였는데 빠끔이었다.
하지만 이내 곧 음흉하게 웃으며 종혁에게 다가섰다.
"정 어쩌고 할 거면 딴 집 갑니다."
"……에이. 어린 사장님, 한국 사람끼리 이러기야?"
"이거 천만 불짜리 판이에요. 1차로."
눈앞의 상인뿐만 아니라, 일부러 목소리를 키웠기에 빅토르 때문에 주목하던 주위 상인들의 입도 다물어졌다.
"1차로?"
"1차로. 저 사람 러시아 부잔데, 이쪽 일을 해 보겠다네?"
상인의 눈빛이 돌변했다. 다른 상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재빨리 잘 팔리는 물건들을 골라서 미진이 고른 옷들 옆에 쫙 펼쳤다.
"우리 가게에서 제일 잘 팔리는 것들! 이것들은 작년!"
좍, 좍! 찰칵!
종혁은 일회용 카메라로 그걸 찍었다.
"미진아."
"……네, 네!"
"골라 봐."
* * *
언제나 백 원이라도 더 깎기 위해 노력했던 동대문.
그런데.
"어린 사장님! 이것 좀 먹고 잘 봐줘! 요새 힘들어!"
음료수까지 쥐여 주며 부탁을 한다.
종혁은 넋을 놓은 미진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자, 이건 오늘 도와준 비용."
미진은 손에 쥐어지는 두꺼운 봉투 속 만 원짜리들을 보곤 기겁했다.
띠가 둘러진 뭉칫돈이 두 개. 2백만 원이다.
"어, 엄마! 너무 많아요!"
"별로 안 많은데?"
"네?"
"네가 몰라서 그렇지, 원래 이렇게 컨택하는 사람들은 돈 많이 벌어. 왜? 내가 모르는 걸 너를 통해 알게 되고, 돈을 버니까."
"전 겨우 옷만 골랐을 뿐인데요! 저 어린데요!"
어리면 돈 못 번다. 써 주는 곳도 없다.
그나마 써 주는 신문 배달, 우유 배달, 주유소는 남자 몫.
여자는 인형 눈알 붙이거나 종이봉투 접어야 한다.
"야, 그렇게 따지면 난 겨우 17살이야. 아까 못 들었어? 이거 천만 불, 쉽게 말해서 백억짜리야. 판이 크면 부스러기도 큰 법이야. 난 3퍼센트, 3억을 가져가고."
다 거짓말이지만 미진은 입을 떡 벌렸다.
"겨우 몇 시간 도왔을 뿐인데요?"
"이 사람에겐 오늘 몇 시간은 몇 년과 같은 가치가 있는 거야. 너와 내가 이 사람이 몇 년 동안 겪었을 시행착오를 없애 준 거니까. 즉, 돈으로 시간을 산 거지. 세상 참 희한하지?"
끄덕.
"그래서 좀 아쉽네. 계속 같이 다녔으면 좋았을 텐데."
"왜, 왜요?"
"너 감각 있거든."
"……?!"
종혁은 빅토르를 바라봤고, 빅토르는 엄지를 치켜들었다.
솔직히 종혁과 빅토르 둘 모두 놀랐다. 미진이 고른 옷들 모두 잘 팔리는 라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재능이 있었다니.’
종혁 본인이 옷을 볼 줄 모른다지만, 재능을 알아보는 눈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후우. 진짜 이런 일만 안 겪었어도.’
"오늘 수고했고, 유치장 나오면 연락해. 밥 살게."
안타깝지만 여기까지다.
결정은 미진의 몫. 억지로 시켜 봤자 결국 파탄만 날 뿐이다.
꾸벅.
미진은 허리를 숙였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는 미진은 형사와 돌아섰다.
종혁은 그 등에 대고 외쳤다.
"미진아! 이렇게 놀고 싶으면 외국어를 공부해 봐!"
몸을 돌린 미진은 눈을 껌뻑였다.
"……논다고요?"
"그럼 노는 거지. 재밌지 않아?"
종혁은 양팔을 벌리며 해맑게 웃었다.
그 품에 동대문이 모두 안기는 것 같았다.
"……."
"영어는 곧 기본이 될 테니까, 영어 외에도 하나 더 배우는 게 좋을 거야. 이런 재밌는 세상도 경쟁은 기본이니까."
멍하니 종혁을 보던 그녀는 몸을 돌렸다.
부우웅.
곧 잡아 탄 택시 안.
미진은 난생처음 노력해서 벌어 본 흰 봉투를 매만졌다.
‘감각 있대. 내게도 재능이 있대.’
부모에게 듣지 못한 말, 칭찬.
그 진심 가득한 눈을 떠올리자 가슴이 울렁거리고 눈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너무 즐거워 보였어.’
발이 부르트도록 다녀야 겨우 옷 한 개 사는 동대문.
그런 큰 동대문을 좁다는 듯 양팔에 끌어안았다.
너무 빛나 보였다.
뚝! 뚝!
미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미, 미진아?"
"경찰 아저씨, 저 소년원 가기 싫어요. 안 갈래요!"
그 무서운 곳에 가기 싫다.
오늘 종혁처럼 멋지게 살아 보고 싶다.
러시아 사람과 러시아어로 말해보고, 상인들도 휘둘러보고 싶다.
미진은 생애 처음으로 살고 싶다 외쳤다.
잠시 후, 김종두 반장에게 전화를 받은 종혁은 씩 웃었다.
"그래. 네가 아는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야, 미진아."
종혁은 빅토르를 보았다.
"아쉽지만 제 어린 동료와는 더 함께할 수 없을 듯합니다."
"저런. 어쩌다가."
빅토르는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어린 나이지만 훌륭한 눈을 가진 소녀.
눈치를 보니 종혁과 그리 깊은 관계가 아닌 것 같았기에 이번에 사 갈 옷들이 러시아에서 통하면 따로 연락을 하려고 했다.
어차피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 헤드 헌팅은 당연한 일이다.
"공부를 하고 싶다는군요."
"아……."
검정고시를 보고, 외국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한다.
본인의 힘으로.
부끄러웠는지 김종두의 입을 빌려 말했지만, 얼마나 뿌듯한지 몰랐다.
‘학비 비쌀 텐데……. 흠,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줄까?’
종혁은 한국의 대표 음식 불고기를 씹으며 고민했다.
잘하는 아이에게 뭐라도 하나 더 해 주고 싶은 건 당연한 마음이었다.
* * *
그날부터 종혁은 온장고를 파는 회사에 가서 통역을 해 주며 견적을 뽑고, 한국 화장품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다.
한국 의류가 인기가 있었던 것만큼 한국 화장품도 꽤 인기를 끌었던 러시아.
그렇게 기억나는 모든 아이템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사진과 온갖 서류가 가득 든 서류 가방을 보물처럼 끌어안은 빅토르가 김포공항 입구에 서서 아쉬워했다.
두 달을 잡은 스케줄이었건만 겨우 한 달 만에 끝나 버렸다.
"아쉽군요."
"하지만 현재의 한국에서 건질 수 있는 건 다 건졌을 겁니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팔도 도시락과 렛츠비 계약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룹에 자금이 말라붙은 시기.
빅토르의 천만 달러는 감로수와 다름없었다.
각기 350만 달러. 빅토르가 이미 러시아에 세운 회사에 납품하기로 했다.
통역으로 새파랗게 어린놈이 나서자 얕잡아 보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종혁은 기분 나빠 하지 않았다.
‘그러다 러시아 시장 뺏겨 봐야 아, 내가 멍청했구나 피눈물 흘리지.’
그저 멍청하다 느낄 뿐이다. 그래서 단가도 빅토르가 조사한 것처럼 꾸며서 후려쳤다.
지능범죄수사대 팀장이었던 종혁.
이런 단가로 사기 치는 놈들이 제법 있기에 판매금의 몇 퍼센트가 단가인지는 훤히 알고 있었다.
종혁은 빅토르를 보았다.
"컨설턴트로서 조언하자면 빅토르 씨가 큰 성과를 낼 시 아마 도시락과 캔커피를 구하는 게 힘들어질지도 모릅니다."
"알고 있습니다."
자기업의 상품이 외국에 예상보다 많이 팔린다?
기업이 직접 유통에 나서려 할 것이다.
"몸집을 최대한 키우세요. 곧 쓰러질 한국이 다시 일어설 몇 년 동안 최대한."
빅토르는 깜짝 놀랐다.
아직 어린 소년이 거기까지 예측하고 있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아니, 생각해 보면 놀랄 일도 아닌가.’
세상에 어린 천재들은 무척이나 많으니 말이다.
그보다…….
"겨우 몇 년이란 말입니까?"
그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한국이 처한 상황은 심각했다. 몇 년으로 그 상황이 해결될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었다.
"아마 세계가 놀랄 겁니다."
‘한국엔 내가 모르는 게 있나보군.’ 다른 이였다면 코웃음을 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혁이기에 웃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대통령이 옐친이던가요?"
"……러시아의 영광을 더럽히는 주범이죠. 그런데 그건 왜?"
"아마 지금쯤 그의 선거캠프에 꽤 많이 힘든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와 친구가 되어 보십시오."
빅토르의 눈이 빛났다.
‘옐친의 선거캠프에?’
"권력자는 함부로 권력을 놓지 않는 법입니다."
빅토르는 그제야 종혁이 하고픈 말을 알아들었다.
‘확실히 옐친의 반대 세력에 인물이 없다.’
즉, 옐친이 물러난다고 해도 옐친의 세력은 러시아 정계에 남아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중 많이 힘든 사람이라면 옐친 세력이긴 하지만 정치와 먼 관계에 있는 사람일 터.
그렇다면 부담이 없었다.
"하하. 공무원들 일 처리가 빨라지겠군요."
간단한 서류 하나를 떼야 해도 반나절은 기본인 러시아.
그리고 외세의 침략, 그가 닦아 놓을 판에 엉덩이를 들이밀 한국 기업에도 경고 정도는 줄 수 있을 것이다.
종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딱 그 정도 관계가 좋지.’
"혹시 추천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거기까지 컨설팅하면 수익의 10퍼센트를 줘야 하는데……."
‘난 푸틴이나 메조베데프밖에 모른다고, 이 양반아.’ 그리고 그들이 지금 뭘 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푸틴이 옐친의 후계자가 됐다는 것밖에는.
러시아 밀수꾼들을 잡느라 러시아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조사했을 뿐, 그 이상은 관심이 없었다.
"하하하하하!"
빅토르는 종혁의 장난을 알아차리곤 크게 웃었다.
그에 종혁도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 낯빛을 굳혔다.
"러시아는 곧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겁니다."
빅토르의 표정도 굳었다.
러시아 사람인 그가 그걸 왜 모르겠나.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인플레이션. 한국에 온 것도 그 혹독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서다.
"아마 내가 이 나라에 와서 가장 싸게 산 건 최, 당신과의 관계일 겁니다. 다만 가장 가치가 높죠."
"이런, 마치 다시 만나지 않을 것처럼 말하는군요."
"그럴 리가!"
종혁은 장난이었다는 듯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저 역시 당신과의 인연을 깊게 생각할 겁니다. 다음에 만날 땐 성공한 모습이길 바라겠습니다."
"성공해서 봅시다."
"до свидания(안녕히 계시길)."
"до свидания(안녕히 가시길)."
자동문이 닫히는 걸 바라보던 종혁은 몸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꽤 서늘해져 있었다.
"이로써 라인 하나는 만든 건가."
한국엔 참 미제 사건들이 많다.
그중 의외로 러시아와 얽혀 있는 사건들이 꽤 있다.
범인이든 목격자든, 러시아 밀수 조직이든.
나라가 워낙 넓다 보니 어디 숨어 버리면 찾을 수 없고, 러시아 경찰의 콧대가 워낙 높은지라 공조도 쉽지 않다.
그중 종혁의 마음에 걸리는 사건이 하나 있다.
"2007년, 바이칼 호 보물 인양 사기 사건."
총 피해액 372억.
종혁을 죽인, 손목에 문신이 있고 나무 향을 흘리던 그 자식의 조직이 저지른 일이 아닌가 의심이 되는 사건.
당시엔 그러려니 했는데, 회귀한 이후 생각해 보니 냄새가 참 구렸다.
러시아 공무원들까지 합세한 대규모 사기 사건인데, 한국 측 사기꾼들 모두 초짜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조사하다 죽게 된 ‘무기명 채권 위조 사기’ 사건처럼.
300억이 넘는 판을 초짜가 설계한다?
불가능하다. 그놈들 모두 그럴 깜냥이 아니었다.
더 문제는 러시아 공무원들이다. 정확히는 그중 러시아 총책으로 추정되었던 러시아에서 제법 끗발 날리는 정치인의 아들.
그는 사건이 발각된 이후 감쪽같이 사라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것까진 추적했는데, 그 이후로는 종적이 사라졌다.
그리고 3년 후 다시 나타났는데, 러시아에서 인도 거부를 하고 1년 형. 땅땅땅.
이래서 촉이 선 것이다. 거의 100퍼센트다.
빅토르는 그 자식에게로 향하기 위한 줄이다.
마침 이놈의 아버지가 빅토르가 사는 도시를 지역구로 가진 정치인에, 옐친 선거캠프에 있었다. 빅토르가 크게 성공하지 못해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빅토르를 도운 것이다.
겸사겸사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 되어 주고, 러시아 미제 사건과 얽힌 사람도 찾을 수 있으면 좋았다.
"이게 정말 그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면, 그 조직은 내가 죽기 5년, 10년 전이 아니라 그 훨씬 전부터 암약했다는 건데…… 씨벌이네."
눈앞이 더 깜깜해졌다.
머리를 벅벅 긁은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예, 태규 씨. 접니다. 곧 러시아에서 모라토리엄을 때릴 겁니다."
모라토리엄.
국가나 지자체가 빌린 돈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불을 연기하는 사태.
-예?!
"아마 그건 올해 아니면 내년."
빅토르와 붙어 다니다 보니 러시아에 대해 꽤 많은 게 떠올랐다.
모라토리엄도 그중 하나다.
-…….
"태규 씨?"
-화, 확실한 겁니까? 저, 정말로?
모라토리엄은 국가부도에 준하는 사태다.
붉은 제국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그 영토가 쪼그라들었어도 소련을 전신으로 삼는 나라다.
그런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이라니 믿기 힘든 게 당연했다.
"확실하지 않았다면 제가 말했을까요?"
-허.
꽉 막힌 목구멍 틈사이로 겨우 한탄이 새어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심하다고는 하더니 결국……. 이런 끔찍한 일은 어떻게 안 겁니까?
벌써부터 모라토리엄을 준비한다?
러시아가 큰 판을 짜고 있다는 소리다.
"어찌하다 보니 러시아 친구를 사귀게 됐습니다."
-한국에서요? 러시아 초고위층을? 근처에 안기부 없습니까? 깜장 양복에 시꺼먼 선글라스를 쓰고 있을 겁니다.
"하핫."
더 이야기하기 싫은 종혁은 목소리를 깔았다.
"할 수 있겠습니까?"
-으음. 썩 재미는 보지 못할 겁니다.
따로 뺄 자금이 없다.
"오늘 중으로 30만 달러를 더 보내겠습니다."
빅토르가 고맙다고 따로 자문료를 지불했다.
-그 돈은 또 언제 버신 건지…….
"그럼 부탁합니다."
전화를 끊은 종혁은 하늘을 가만히 바라봤다.
벌써 10월. 거리 은행나무 잎사귀가 노랗게 물들고 똥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이제 곧 전국체전이네."
전국체전에서 회장기로 이어지는 하반기 시즌.
"가야지, 선수촌."
미래를 위한 스펙.
종혁이 미래를 위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