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44화 (44/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4화>

13. 명예 경찰? 명예 수사관?

짝짝짝짝짝!

서울 경찰청, 일명 본청의 경찰청장실.

어깨에 무궁화를 두 개 이상씩 단 경찰 제복을 입은 장년인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맞이한다.

"으하하하핫! 어서 와요! 어서 와!"

종혁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형사 시절에도 보기 힘들었던, 어쩌다 본다고 해도 언제나 찌푸려 있던 경찰청장과 본청 고위 간부의 얼굴들이 활짝 펴 있다.

그만큼 한상원이 골칫거리였단 소리다.

"충-성-!"

같이 들어온 김종두 반장과 서장이 우렁차게 경례를 하자, 경찰청장의 입이 주욱 찢어졌다.

경찰청장은 둘을 끌어안고서 격하게 등을 두드렸다.

"오, 박 서장! 김 반장! 우리 경찰의 면을 세운 주역들! 인터뷰 준비는 잘하고 있나?"

한상원은 좀 느리게 이송 중이었다.

한상원이 도착함과 동시에 인터뷰를 해야 되는데, 그때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먼저 체포 과정에 대해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자료입니다."

받아 든 자료를 내려놓은 청장은 종혁의 손을 잡았다.

"고맙습니다, 최종혁 선수. 덕분에 그 빌어먹을 놈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닙니다. 불철주야 대한민국의 치안을 위해 고생하신 경찰분들께서 포기하시지 않은 덕분에 잡은 거라고 봅니다. 계속해서 쫓는 게 전파를 타지 않았다면 저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겁니다."

김종두 반장, 청장, 이 자리에 모인 경찰들의 입이 미소를 그렸다.

"어쩜 말도 이렇게 예쁘게 하는지. 아, 이리로 앉아요. 앉아."

옆자리에 앉힌 경찰청장은 종혁의 손을 끌어당겨 쓸어내렸다.

"인터뷰는 거절했다고 들었어요."

"경찰에 먼저 말하는 게 절차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러며 종혁은 청장에게 처리하라는 듯 한상원과 유미를 찍은 필름을 내밀었다. 기자들에게 던져 주고 폼을 낼 수 있는 좋은 먹잇감이다.

"어이구. 허허허."

예쁜 말만 해도 좋은데, 예쁜 행동까지 한다.

"한상원 그놈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모두의 시선이 모였다.

그들도 정말 궁금하던 참이었다.

기회. 종혁은 목을 가다듬었다.

"큼. 저도 이제 고 3이다 보니 진학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그렇게 시작된 변명 아닌 변명에 모두 혀를 내둘렀다.

"허어. 어떻게 이런 우연이."

"그러니까요. 저도 한 일주일 정도 머물다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을 뿐인데……."

우연에 우연이 겹친 산물.

그중 백미는 노인으로 분장한 한상원이 뭔가 이상해 멀찍이서 뒤쫓았다는 부분이었다.

종혁은 도청기를 숨기기 위해 그렇게 알리바이를 꾸몄다.

형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변장을 알아차렸단 것에 청장은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보다 먼저 할 말이 있었다.

그는 종혁의 손을 꽉 잡았다.

"고마워요, 고마워. 정말 덕분에……."

제보를 받아 갔는데, 놓칠 뻔했다.

정말 놓쳤다면 얼마 전 청장이 된 그의 목도 무사하지 못했을 거다. 종혁은 청장과 여기에 모인 간부들의 목숨을 붙인 은인이었다.

"아닙니다. 솔직히 여기 김종두 반장님께서 떡볶이집에서 분을 참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그래서 신경이 예민하지 않았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겁니다."

경찰청장은 그랬냐는 듯 김종두 반장을 봤고, 그는 종혁의 말에 울컥 차오르는 눈물을 겨우 참았다.

‘아이고, 이놈아!’

"으허헛, 그랬어요?"

경찰청장은 김종두 반장을 봤다.

"이제 본청에 들어와야지, 김 반장?"

"마, 맡겨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찔끔,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종혁은 정말 보물 그 자체였다.

종혁은 그런 반장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이제 반장님도 자유롭게 움직이겠네.’

앞으로 그의 행보에 무척이나 필요한 일이었다.

그렇게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던 와중, 경찰청장이 의문을 드러냈다.

"그런데 체대로 진학하지 않는 겁니까?"

종혁의 눈이 빛났다.

"경찰대나 법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찰대!"

"아버지가 경찰이셨던 터라 저도 범죄자를 잡아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고 싶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경찰대에 진학하면 선배님이시네요.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선배님. 최종혁입니다."

눈이 동그래진 청장과 고위 간부들은 서로를 보았다.

그리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경찰대면 후배지. 아암! 아니, 최 선수가 이렇게 훌륭한 생각을 하는 청년이었다니!"

흡족하게 고개를 주억이던 경찰청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국민 영웅 금메달리스트에 한상원뿐만 아니라 숨겨 준 애인까지 잡은 제보자…… 꼼꼼하군.’

거기다 청장 본인을 살려 준 은인이다.

전임 청장이 그랬던 것처럼 올해 안에 한상원이 잡히지 않았다면 그 역시도 목을 부지하지 못했을 거다.

생각을 마친 경찰청장은 종혁을 보며 눈을 빛냈다.

"최 선수, 특채로 경찰에 들어올 생각 있습니까?"

"헛!"

"으음."

사람들은 놀랐지만, 이내 충분히 그럴 만하다 고개를 주억이며 기대감 가득 종혁을 보았다.

그러나 종혁은 심드렁했다.

분명 생각지도 못한 기회지만.

"그거 혹시 순경입니까? 그렇다면 거부하겠습니다."

높은 자리를 노리는 종혁으로선 당연한 거부였지만, 그걸 모르는 모든 사람들은 눈을 부릅떴다.

‘또다시 순경으로 시작할까 보냐.’

회귀 전 경정이 되는 데 인생의 대부분을 바쳤다.

그러고도 위에서 압박이 내려와 놈들을 제대로 쫓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생, 경찰이 된다면 무조건 간부인 경위부터다.

종혁은 무척이나 진지했다.

*  *  *

주차장으로 향하는 비상계단.

정문에 가득 깔린 기자들을 피해 몰래 본청을 빠져나가 한상원 이송 팀과 합류해야 되는 김종두 반장이 가슴을 친다.

"아이구, 이놈아! 그 좋은 기회를!"

종혁은 코웃음을 쳤다.

"특채라고 해 봤자 순경이잖아요."

역시나 경찰청장이 제시한 건 순경 특채였다.

간부 특채는 제아무리 경찰청장이라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뿌리쳤다.

"끙. 그래도……."

"그래도가 아니죠."

제아무리 한상원을 잡는 데 혁혁한 공을 올려 특채가 됐다고 하더라도 순경은 순경이다. 기적이 일어나 10년 만에 경위를 단다고 해도 경찰대 출신 엘리트 간부들, 그들만의 리그에 낄 수 없다.

"그리고 못 보셨어요? 제 결정에 청장님이 더 좋아하시는 거?"

"그야……."

종혁 같은 스타 선수가 경찰 간부를 꿈꾸는데 싫어할 간부가 어디 있을까. 더욱이 종혁은 경찰의 위신을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까지 했다.

"후, 네가 얼른 경찰이 돼서 함께 범인을 잡았으면 했는데."

본청으로 영전되면 여러 수사팀 중 하나를 맡을 김종두 반장.

종혁이 순경이라도 충분히 콜업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걸 기대했던 그로서는 종혁의 결정이 아쉬울 뿐이었다.

"죄송하지만 그래도 순경은 아니에요."

"끄응."

맞는 말이라서 반박할 수 없었다.

"그래, 됐다. 평양 감사도 하기 싫으면 그만이지. 그런데 그건 그렇다 쳐도 인터뷰는 왜 하지 않으려는 거야?"

종혁은 익명의 제보자로 남기로 하며, 공의 대부분을 경찰에게 넘겼다.

"너무 유명해져서요."

이번에도 느꼈지만, 역시 움직이려면 얼굴이 알려지지 않는 게 좋았다. 그렇다고 얻는 게 없는 것도 아니다.

경찰 최고위 간부들에게 눈도장을 좋게 찍었고, 현상금도 받는다. 경찰대 진학한 후 형사가 된다고 해도 다른 동기들과 다른 승진 가도를 달릴 게 분명했다.

"여기서 더 유명해지면 귀찮아질 것 같아서요. 반장님도 그때 들으셨잖아요, 저 팬클럽 있는 거."

"……사생? 미쳤냐?"

사생팬. 요사이 경찰의 골머리를 썩게 만드는 골칫덩어리이다.

"흐흐흐."

"너도 참……."

김종두 반장은 고개를 저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지만, 종혁의 뜻이 그렇다니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

"대신 회식에는 참가할 거지?"

"소고기 사시는 거죠?"

"네 덕분에 본청에 오는데 소고기가 문제겠어? 이 삼촌 그렇게 양심 없는 놈 아니다. 아무튼 조심히 잘 가고, 회식 때 보자."

"옙! 수고하세요!"

김종두 반장이 조심히 계단을 빠져나가자 종혁은 한숨을 쉬며 위를 보았다.

"이제 그만 나오시죠?"

움찔!

계단 위에서 느껴지는 인기척.

종혁은 머뭇거리는 기색에 미간을 좁혔다.

‘바쁜데, 진짜.’

지금부터 해야 될 일이 있다.

한상원이 도착하지 않은 지금 빠르게 해치워야 했다.

종혁은 최후 통첩을 날렸다.

"내가 갈까요, 내려올래요? ……에이. 됐습니다. 거기 계세요."

화들짝!

"내려갈게! 내려가!"

종혁은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내는 중년인을 보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목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

"박 기자님?"

학교 폭력 사건 때부터 인연이 깊은 박영일 사회부 기자였다.

*  *  *

본청 근처 카페에 앉은 종혁은 침을 꼴깍 삼키며 기자 수첩과 녹음기를 꺼내 드는 박영일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네.’

한상원이 도착하기 전에 해치워야 할 일.

바로 안면 있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였다.

‘당시에는 한상원은 검거됐지만, 경찰의 위신은 똥통에 처박혔지.’

97만여 명이 동원됐는데도 경찰이 자력으로 잡은 게 아니라 목격자의 진술로 인해 검거했다.

언론은 당연하다는 듯 경찰의 무능을 물어뜯었고, 이후 경찰 내부에서 한상원은 금기어가 되어 버렸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도록 놔둘 수는 없어.’

회귀 전, 소수의 비리와 무능으로 인해 위신과 인권이 땅바닥에 처박힌 경찰.

일생을 바친 조직이 이번에도 물어뜯기는 꼴을 볼 순 없었다.

‘또 놈들을 원활히 잡기 위해선 경찰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해. 열정적으로. 자부심으로 무장해서.’

그러기 위해, 경찰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여론의 힘을 빌리고자 했다.

"안 그래도 전화드리려고 했는데, 잘됐네요."

"그랬어?! 아깐 인터뷰 안 한다며?!"

"그건 경찰청장님도 나오는 공식 브리핑 인터뷰를 말하는 거고요.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뷰는 하려고 했어요."

"허어."

박영일 기자는 입맛을 다셨다.

‘난 왜 그 고생을 했던 거야?’

기사 한 자락이라도 더 쓰기 위해 청장실 근처에 잠복했던 그.

종혁과 김종두 반장이 함께 청장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랐던가. 이후 청장실에서 나온 둘의 대화에 박영일은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비명을 초인적인 인내로 참아야 했고,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 차디찬 계단에 누워야 했다.

"쩝. 그나저나 밤을 무서워하던 국민들을 구원해 준 게 최 선수일 줄은 몰랐네. 어떻게 된 일이야? 아, 이거 단독 맞지?"

"음. 믿을 만한 기자님들에게도 알린다면 그렇게 할게요."

"예스!"

최초로 목격자 진술을 다룬다.

그의 몸이 후끈 달았다.

"말해 봐. 얼른."

박영일은 얼른 녹음기를 켰고, 종혁은 각색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러자 박영일 기자는 경찰청장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휘유. 이건 뭐 최 선수가 다 했구먼?"

그는 ‘그럼 그렇지.’ 하고 실망하며 담배를 물었다.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다.

이래서 그를 부르려 했던 거다.

종혁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경찰이 포기하지 않고, 물밑에서 계속 움직여 준 덕분에 저도 한상원을 발견할 수 있었던 거예요. 한상원 사진을 언제나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던 그분들의 노력을 폄하하면 곤란하죠."

박영일 기자가 미간을 좁혔다.

"청장님이 시켰어?"

종혁은 코웃음을 쳤다.

"제가 시킨다고 할 사람으로 보여요?"

"그건……."

안 그럴 사람이란 걸 알지만, 하필이면 종혁이 경찰대도 지망하고 있다.

"졸업하자마자 특채로 받아 준다는 걸 뿌리치고 나왔는데 무슨."

"아, 그렇지 참!"

"간부에 준하도록 승진 철로를 깔아 준다고도 했지만 거부했죠."

"……경찰이 뭔 일이래?"

대한민국에서 가장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가진 곳이 경찰과 검찰이다. 아직도 선배들의 양말과 속옷 빨래를 해야 되는 경찰.

파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깨달은 게 많은 거죠. 음, 그리고……."

"그리고?"

"아니에요. 이건 곧 있을 인터뷰에서 듣는 게 낫겠다."

"아, 뭔데. 최 선수, 이러기야?"

엉덩이를 들썩인 박영일은 의뭉스레 웃는 종혁의 모습에 방금 전 대화를 떠올렸다.

"하여튼 김종두 반장님 참 좋아해. 오케이. 이번 검거가 경찰의 수사력 때문이라고 확실하게 써 준다. 됐지?"

"다른 기자님들에게도 그렇게 말해 주시고, CCTV를 더 설치해야겠다는 발언만 해 주신다면요."

"CCTV?"

"CCTV만 제대로 설치됐어도 한상원이 이렇게 도주 행각을 계속 이어 갈 수 있었을까요?"

박영일 기자는 바로 결론을 냈다.

아니다. 절대 아니었다.

"굳이 한상원이 아니라도 CCTV가 있으면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잡는 데 좋지 않을까요?"

이 시기, 아직 CCTV에 대한 호응이 크지 않을 때이다. 군부 독재가 끝난 지 이제 겨우 10년. CCTV가 사생활을 감시한다며, 국민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박영일은 종혁의 식견에 감탄했다.

‘정말로 경찰이나 법조계에 가려나 보네.’

생각이 아주 기특했다.

"흐음. 평소라면 씨알도 먹히지 않을 테지만, 한상원이 있으니까…… 오케이, 콜!"

‘됐으!’ 종혁의 입은 바로 열렸다.

"한상원 때문에 생긴 간부 TO를 실력과 인성을 철저하게 따져서 채운대요."

박영일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뭐? 진짜?! 청장님이 그렇게 말했어?"

아니다. 이건 종혁이 꾸며 낸 거다.

"부청장님과 인사부장님에게 그렇게 말하시더라고요. 제가 이해하긴 어려운 이야기라 생각하셨나 봐요."

‘경찰이 잘되기 위해선 경찰도 인맥 위주의 승진 문화를 버려야 해.’

"신기하네."

하지만 좋은 정보이다. 아니, 특종에 버금가는 정보이다. 경찰 조직의 변모, 아니, 개혁에 가까운 일에 대해 가장 먼저 쓴다? 사회부 기자로서 결코 놓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 곧 있을 인터뷰에서 말한다고 했으니 내가 먼저 질문해야 돼!’

그래야 주도권을 잡아 그 속내까지 모두 끄집어낼 수 있다.

종혁은 엉덩이를 들썩이는 그를 보며 씩 웃었다.

"가 보세요."

"사랑해, 최 선수!"

박영일은 부리나케 카페를 빠져나갔고, 종혁은 미지근해지는 커피를 입에 가져갔다.

"경찰도 자정작용을 할 때가 됐지."

마침 고위 간부의 목들을 날려 버린 한상원도 검거 됐다. 안일해질 게 분명한데, 그 생각에 철퇴를 날려야 했다.

"이건 언론사들도 도와줘야…… 아."

문득 떠오른 게 있는 종혁은 얼른 휴대전화를 들었다.

"예, 태규 씨. 국내에 넥스트와 에이버란 사이트가 있을 겁니다. 그 내부 사정에 대해 조사해 주세요."

‘미래의 대표 언론은 에이버와 넥스트지.’ 이 두 곳을 쥔 사람이 대한민국의 시류를 장악한다.

종혁의 눈이 강렬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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