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4화 (64/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4화>

*  *  *

"처음 뵙겠습니다. 이사장 이시하라 케이코예요."

노인의 고개 숙인 인사에 종혁은 재빨리 정신을 수습했다.

"권&박 홀딩스와 행복의 쉼터 재단의 최종혁입니다. 훌륭한 생각을 가진 분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행복의 쉼터. 가출 청소년 쉼터를 설립한 재단의 이름이다.

"저보다 훌륭한 생각을 가지신 분의 사원이 추켜세워 주시니 쑥스럽군요. 제 대학에 유학생을 보내고 싶다고요?"

이시하라 케이코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그녀도 본인이 만든 대학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고 있었다.

좋은 취지로 대학을 설립하고 그 취지를 따라 줄 교수들까지 많이 모집했지만, 결국 학생들이 따라 주지 않았다.

일본 유수의 명문이 되고 싶었지만, 결국 삼류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20년. 나아지기는커녕 계속 더해 가는 대학 안팎의 악평에 그녀도 지치고 있었다.

그 많던 재산도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기에 폐교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런데 한국에서 유학생을 보낸다? 굳이?

"일본이나 한국에서 취직을 생각하면 다른 대학도 많은데 왜 하필 제 대학을 택하신 거죠?"

그녀의 눈이 빛난다.

건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기에 그녀는 직접 나섰다.

혹시나 자신의 뜻을 알아주는 지원군인가 싶어서.

정말이라면 마지막 열정을 피우고 싶어서.

‘이분도 직설적이군.’

하지만 그렇기에 왜 이사장이 직접 행차했는지 알 것 같다.

‘의심하고 있어.’

사기가 아닌지 의심하는 거고, 믿을 사람이 없어 직접 나선 게 분명했다.

그렇게 오판한 종혁은 신색을 바로 했다.

"그 이야기는 일단 앉아서 차분히 나누는 게 어떻겠습니까?"

"……좋아요. 학장실로 가죠."

셋은 공과대학의 학장실로 향했다.

*  *  *

공과대학 학장실, 전원이 켜진 컴퓨터 앞에 앉은 키타무라 학장이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어. 그 연구비 예산은 평소처럼 내 차명 계좌에 넣어 놓고……."

똑똑!

"아, 벌써 약속 시간이군. 끊지. 들어와!"

유학생 프로그램 제의 및 투자. 그걸 공과대학에서 하고 싶다는 말에 굉장히 기대했던 그였다. 그는 얼른 엑셀 파일과 컴퓨터를 껐다.

하지만.

끼익!

키타무라 학장은 오라는 사람은 안 오고 이상한 놈이 들어오자 얼굴을 와락 구겼다.

"후우. 이치로, 곧 약속이 있으니까 나가. 너 따위가…… 이, 이사장님?!"

높아 봐야 행정부장이 올 거라 생각해서 막말을 던졌던 키타무라 유이치는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에 기겁하며 일어섰다.

종혁은 그런 그를 보며 눈을 빛냈다.

‘이제 다 모였군.’

이사장이란 이레귤러가 끼어들긴 했지만, 이 판의 등장인물이 모두 모였다.

종혁은 튀어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삼켰다.

"오랜만이에요, 키타무라 학장."

서늘한 그녀의 눈빛에 키타무라 학장은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예, 예! 이, 이쪽으로."

학장은 ‘어떻게 너 따위가 이사장님과 함께 오는 거냐’ 하는 눈빛으로 이치로 교수를 노려봤지만, 이치로 교수는 애써 무시했다.

상석에 앉은 이사장이 종혁을 봤다.

일본인답지 않게 조급함을 드러낸다.

종혁은 시간을 더 끌지 않기로 했다.

"여기 이치로 교수님이 그러더군요. 한때 방황하던 아이들이라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 그게 이사장님의 대학 건립 이념이자 생각이다, 이 대학엔 이사장님의 그런 이념에 모인 교수가 많다."

"아!"

이사장의 시선을 받은 이치로 교수가 다급히 손을 저었고, 키타무라 학장의 미간은 구겨졌다.

종혁은 놀부 같은 인상의 학장에 속으로 혀를 차며 말을 이어 갔다.

"저희 재단 이사장님이신 권회수 님의 생각도 같습니다. 지금은 방황하더라도 인생을 실패한 건 아니다. 인생은 언제든 계획할 수 있다."

"한국에도 이런 훌륭한 생각을 가진 분이 계시다니!"

혹시는 역시였다.

괜히 가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는 게 아니었다.

학생을 돈으로 보지 않는 교육관.

"하지만 방황을 오래하게 되면……."

"기초가 부족해지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을 테지만, 얼른 취업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도 있을 테니까요."

"그런 아이들에게 타국 유학은 유니크한 커리어고!"

맞다. 종혁은 이치로 교수를 위해 이 판을 짜면서도 저변에 이런 생각도 가졌다.

생각을 고쳐 먹을 아이들을 위한 유니크한 스펙 만들기.

이 시기는 아무리 낮은 레벨의 대학이라도 해외 유학이면 먹힐 시기이다. 미래엔 그 수가 너무 많아져서 골치지만, 지금은 너무도 희귀한 유학파.

다만 이 대학을 선택한 것은 아닐 뿐이었다.

‘생각한 것보다 형편없다면 그냥 철회를 하려고 했는데.’

취할 것만 취하고 철회할 생각이 90퍼센트였다.

‘교수님의 말이 진실이었다니…….’

그냥 소속 대학을 칭찬하는 거라고만 생각했던 종혁으로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 생각을 달리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교육관을 아직까지도 가진 사람이 이사장이라면, 믿을 만하다. 뜻을 펼치도록 지원을 하면 되니 말이다.

솔직히 미나토 대학의 전공서가 수준이 제법 높으면서도 기초까지 세심하게 가르치기에 어느 정도 마음이 기운 점도 있었다.

졸업생 필기 노트와 강의 내용이 그렇게 말해 주고 있었다.

생각을 정리한 종혁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마무리를 위해 입을 열었다.

"그것을 위해 일 년에 최대 오억 엔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 맙소사! 그렇게 많은 돈을 쓰신다니!"

1년에 5억 엔이면 그녀의 부담도 많이 줄어든다.

아니, 급한 불을 모두 끌 수 있다.

"이건 하늘이 이어 준 인연일까요?"

종혁은 눈을 빛냈다.

기다리던 키워드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치로 교수님에게 감사해야겠군요."

"네?"

"이분이 개인적으로 개발한 어떤 것 때문에 출장을 왔다가 이 대학의 정체성을 알게 됐으니 말이죠."

"개발?"

"흠. 이미 철저히 알아보고 계약을 맺었으니 알려 드리죠. 휴대전화의 통화 내역이나 문자를 모두 탐색하고, 오래전에 삭제한 것까지 복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포맷한 컴퓨터까지 말이죠."

"호오?"

이사장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삭제한 전화번호나 문자를 복구한다는 대목이 그녀의 흥미를 끌어냈다.

"정말인가요?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요?"

종혁은 씩 웃었다. 이제 다 왔다.

"한번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이치로 교수님이나 제 건 객관성이 없으니…… 아, 학장님, 휴대전화 좀 빌려 주시겠습니까?"

"음?!"

왜인지 종혁과 이치로 교수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학장은 당황했다.

"무, 무슨!"

종혁의 말이 사실이라면 절대 내어 줄 수 없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 거지?!"

"방금 말했다시피 저나 이치로 교수 건 객관성이 없고, 이사장님 건…… 하하."

맞는 말이다. 하급자로서 상급자의 것을 이런 일에 이용할 수는 없다. 키타무라 학장은 다급해졌다.

"흥! 너희가 뭔 짓을 저지를지 알고!"

"설마요. 무슨 이득이 있다고요. 아, 확실히 휴대전화는 사생활이군요. 그럼 저 컴퓨터는 어떻습니까? 공무에 썼을 테니……."

"헛소리!"

키타무라 학장은 펄쩍 뛰었다.

컴퓨터는 더더욱 보여 줄 수 없었다.

특히 이사장이 있는 이 자리에선 절대로.

"그러다 중요한 문서라도 사라지면 책임질 거냐!"

"정 못미더우시면 백업하면 될 텐데…… 흠."

종혁은 이사장을 봤다.

이사장은 갈등에 휩싸였다. 학장이 반발하니 조금 꺼림칙해졌다.

하지만 5억 엔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불씨만 남은 옛날의 열정을 다시 태울 장작.

"해 봐요, 학장. 혹여 잘못돼도 내가 책임질게요."

"이사장님!"

"어차피 중요 문서는 다 서버에 저장되지 않나요?"

"하, 하지만!"

‘흠?’ 이사장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이사장이 이렇게 부탁하는데도 반발하는 걸 보니 뭔가 이상했다.

"뭔가 사라진다면 내가 책임지죠."

"아,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흠. 나한테 숨기는 게 있나요? 가령……."

"이사장님!"

학장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 억울함이 가득한 눈을 부릅떴지만, 이사장의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아니면 내 의심이 더 짙어지기 전에 열어요. 당장!"

"……이익!"

돌연 키타무라 학장이 컴퓨터를 향해 달려갔다.

"읏챠!"

종혁은 재빨리 테이블을 뛰어넘어 그의 뒷덜미를 낚아채며 다리를 걸었다.

쿠웅!

"크악! 허, 허리! 아악! 놔!"

몸을 뒤집고 팔을 꺾어 누른 종혁은 다시 이사장을 봤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치로 교수."

‘이거였어!’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이치로 교수가 식겁하며 종혁을 봤다.

‘이것 때문에 이걸 가져오라고 했던 거였어!’

그랬다. 종혁이 택한 방법이 바로 이거였다.

합법적으로 학장의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뒤져 볼 수 있는 설계.

이치로 교수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크로스 백에서 하드 드라이브를 꺼냈다.

디지털 포렌식이 저장되어 있는 하드 드라이브를.

"안 돼! 놔아-!"

*  *  *

"이, 이건?"

락은 순식간에 뚫렸다. 이후 키워드를 입력한 이치로는 모니터에 뜬 파일들과 휴대전화 문자에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치로 교수의 뒤에 서 있던 이사장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도저히 믿지 못할 내용들.

종혁은 입맛을 다셨다.

‘보지 않아도 알 것 같구먼.’

연구비 착복 등 횡령일 게 분명했다.

이런 일을 한두 번 보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 내 학교에서 이런 일을……."

하얗게 질린 그녀는 죽일 듯 키타무라 학장을 노려봤다.

엎어진 채 양팔과 다리가 묶인 키타무라는 모든 게 끝났음을 직감했다.

"이치로! 네가 감히 날 배신해?! 역시 조선쥐를 거두는 게 아니었어!"

‘뭣?!’ 종혁은 경악하며 학장을 봤다.

조센징. 우익이다.

"배신? 배신이라고?!"

이치로 교수가 달려와 발을 들었다.

식겁한 종혁은 학장의 턱을 까려는 이치로 교수를 몸으로 막았다.

"진정하십시오, 교수님!"

"놔! 놓으세요! 저 자식이! 저 개자식이-!"

‘으아아!’ 하고 소리를 지른 이치로 교수는 방 안의 물건을 때려 부수기 시작했다.

그에 종혁은 한 번 더 경악했다.

‘사람 좋은 교수님이 왜 이렇게 화를?’

이치로 교수 같은 일본계 한국인의 금기어가 조선쥐이지만, 너무 화를 내고 있다.

모니터를 본 종혁은 단숨에 이해했다.

그리고 이치로 교수를 막은 걸 후회했다.

"어떻게 내 연구를! 내 연구를!"

지난 세월, 대학과 학생을 위해 개발했던 연구 결과물들이 모두 미나토 대학이 아니라 키타무라 학장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혐한 우익이 끔찍이 싫어하는 재일한국인의 연구를 도둑질한 거다. 그리고 그런 이치로 교수를, 돈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나미를 고용한 것이었다.

‘이거였구나.’

훗날 이치로 교수가 한국에 온 이유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끝까지 말하지 않은 이유가.

이치로 교수는 너무 처절하게 당했다.

뿌드득!

"죽자."

이번엔 종혁이 키타무라 학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삐용삐용.

"내가 뭘 잘못했는데! 대일본인이 조선쥐를 부린 게 죄냐!"

한쪽 볼이 부푼 키타무라 학장은 끌려가면서도 당당했다.

"살려 주세요! 난 시킨 대로 한 죄밖에 없단 말이야! 이치로 교수님!"

울며 끌려가는 미나미와 정반대였다.

"저 개새끼가 끝까지!"

종혁은 달려들었고, 식겁한 경찰들이 몸으로 막았다.

"진정! 진정하세요!"

"막아!"

또각또각!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는 그들 사이로 이를 악문 이시하라 케이코 이사장이 파고들었다.

그녀는 키타무라 학장 앞에 서며 활짝 웃었다.

"흥!"

이미 끝난 판이기에 키타무라 학장은 코웃음을 쳤다.

뻔뻔한 그의 모습에 그녀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난 지금부터 내 경시청 친구들에게 연락을 할 거야, 키타무라 군."

경시청.

한국으로 치면 거의 경찰 본청 같은 곳인데 권한은 더 강하다.

이 일본에서 경시청의 말은 곧 법인 수준이다.

"흡?!"

"그리고 이 일본에서 가장 악독한 변호사를 고용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거야. 네 가족들을 거리로 쫓아낼 거야. 그리고……."

이사장은 키타무라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야쿠자도 고용할 거야. 교도소 생활이 참 좋아지겠지? 응? 키타무라 군."

덜컥!

뻔뻔하던 얼굴이 겁에 질린다.

"이, 이사장님. 저, 저는……."

"감히 내 학교를, 내 이념을 더럽혀? 내 남은 돈, 인맥 모두 널 파멸시키는 데 쓸 테니 기대해도 좋아. 키타무라 유이치 씨."

"이, 이사장님! 이사장님!"

"내 눈앞에서 치워 줘요."

"이사장님!"

‘오우. 성격 있으신데?’ 거리가 멀어 들리진 않지만, 파랗게 질려 가는 얼굴과 축축하게 젖어 가는 바지를 보니 속이 다 후련했다.

그건 이치로 교수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이치로 교수는 종혁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자문님."

일을 마치고 다가온 이사장은 미안해 죽을 것 같은 표정을 보였다.

"아니요. 제가 한 게 있나요."

정말 고마운 건 하네코였다.

미나미를 목격한 순간 보였던 그녀의 반응이 아니었다면 종혁은 미나미를 대하는 데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그럼 여기까지 오는 데 꽤 시간이 걸렸을 거다.

그녀가 굴린 눈덩이가 여기까지 커진 거다.

‘역시 이 남자는…….’

모든 걸 다했으면서도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이치로 교수는 마음을 완전히 정했다.

"죄송합니다. 한국은 못 갈 것 같습니다."

움찔!

"끙. 그런가요……."

말을 물가에 데려가도 물은 먹일 수 없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치로 교수의 선택이다. 아쉽지만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군요. 알겠습니다."

한국에도 이걸 발전시켜 줄 인재들이 있으니, 종혁은 그들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그, 그게 아닙니다!"

"음?"

"여기서! 이 일본에서 완성시키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이들을 가르치다 제 후임을 키운 후에 한국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치로 교수?"

"아?"

종혁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쉼터의 아이들을 잘 키울 사람이 필요하잖습니까?"

"……교수님."

설마 이런 선택을 할지 몰랐던 종혁으로선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치로 교수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무한대의 지원, 아직 유효하죠?"

"허……."

종혁은 하늘을 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하늘이 망막에 맺혔다.

종혁은 이치로 교수의 손을 꼭 잡았다.

이치로 교수라면 믿을 수 있다.

디지털 포렌식 업그레이드도.

쉼터의 아이들을 맡기는 것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지켜보던 이사장은 너무도 미안한 이치로 교수가 떠나지 않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두 남자의 뜨거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렇게 그날의 오전이 지나갔다.

"아. 혹시 여유가 된다면 다른 사람도 지원해 줄 수 있겠습니까?"

료칸으로 갈 준비를 하던 종혁이 그를 봤다.

"교수님의 추천이면 얼마든지 지원해야죠. 누굽니까?"

예정에 없던 지출이지만, 이치로 교수에게 주는 선물 정도로 생각하면 되었다.

"하나 있는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은 후 홀로 차량용 영상저장장치를 개발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움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예?"

‘어, 잠깐?’ 아주 익숙한 장치이다.

"브, 블랙박스?!"

종혁은 경악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