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810화 (810/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810화>

찰칵! 치이익!

“후우.”

호텔을 빠져나온 철거전문업자가 잠시 호텔을 바라보며 담배 연기를 뿜는다.

복잡하고, 미안함이 깃든 그의 얼굴.

차를 타고 본인의 숙소에 도착한 그는 혀를 찬 후 안으로 들어섰다.

“늦었네?”

움찔!

숙소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세 명. 종혁과 무로이 코헤이, 와쿠 순사부장의 모습에 철거전문업자가 얼굴을 구긴다.

‘여기에 다 있었다니…….’

이럴 줄 알았다면 도망칠 걸 그랬다.

“왜? 도망치게? 어디로 도망치게?”

“……하하하. 그게 무슨 말입니까.”

“대가리 굴리지 말고 이리 와.”

종혁은 손을 까딱였고, 철거전문업자는 순순히 그의 앞에 선다.

그러자 그의 점퍼 안주머니를 향해 손을 쑥 집어넣는 종혁. 이윽고 그의 손에 MP3 크기의 작은 기계가 딸려 나온다.

무로이 코헤이와 와쿠 순사부장의 얼굴에 초조함이 깃들며 종혁에게 다가선다.

그에 종혁은 녹음 장치의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최후의 보루를 뺏기 위해서야.

불끈!

와쿠 순사부장이 주먹을 쥐며 종혁과 무로이 코헤이를 본다.

둘이 추리한 그대로를 말하고 있었다.

“됐군.”

이제 끝났다.

발뺌할 수 없는 증거가 쥐어졌다.

셋의 눈이 흉흉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 * *

아침 7시가 되자 변호사들이 마츠다 리츠코의 방 앞으로 모여든다. 저마다 일행들을 데려온 그들.

“저, 정말 괜찮을까?”

“괜찮아. 대표님은 이미 다 용서하셨어.”

“하, 하지만…….”

이미 용서를 받은 변호사가 함께 온 일행의 머뭇거리는 모습에 피식 웃으며 방문을 두드린다.

“어서 와, 이토. 그동안 힘들었지?”

“……크흑! 대표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츠다 법률 사무소가 어려워지자 가장 먼저 사직서를 내며 이직을 했던 변호사가 굵은 눈물을 흘린다.

그와 마찬가지로 다른 법률 사무소로 이직했던 다른 변호사들도 미안해하고 감사해한다.

이윽고 마츠다 리츠코와 아사미가 만든 따뜻한 밥을 먹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그들.

이내 밥알 한 톨, 국물 한 모금까지 모두 비운 그들이, 방을 가득 채운 그들이 마츠다 리츠코의 말을 경청한다.

“아마 힘든 싸움이 될 거야. 이렇게 많은 시민들의 요구를 온전히 들어주기는 사실상 힘드니까. 하지만 우린 변호사야.”

의뢰인의 의뢰를 무조건 완수해야 할 소명이 있는 변호사.

“모두 힘내자.”

“예-!”

방 안, 아니 그녀가 있는 층을 쩌렁쩌렁 울리는 대답.

마츠다 리츠코가 은은하게 웃으며 변호사들을 본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자. 유토?”

“예, 대표님. 어제 새로이…….”

어제 몇 명이 더 손해 배상 소송 의뢰를 맡겨 왔는지, 희망 배상액이 얼마인지 빠르게 말하는 그들.

그렇게 짧지만 긴 회의가 끝날 때였다.

“저…… 대표님. 제 의뢰인들과 한번 만나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의뢰인들을? 음…… 내가 나서서 다독여 주길 바라는 거구나. 그런 거라면 가야지.”

당연히 가야 한다.

고작 말 몇 마디 하는 걸로 수백, 수천, 어쩌면 수억 엔을 벌 수도 있는 일이다. 갈 수밖에 없었다.

‘대충 손잡고 울어 주며 그들이 바라는 희망을 이야기해 주면 되겠지.’

그러면 사람들은 사기를 당하는지도 모른 채 마지막까지 숨겨 놓은 비상금까지 꺼내 들 것이다.

‘호호호!’

호박이 넝쿨째 굴러옴에 그녀는 터지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아 냈다.

“스즈키 짱?”

“오, 오늘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엔 스케줄이 없으십니다.”

“그때 만나는 걸로 하자. 아니…….”

마츠다 리츠코가 다른 변호사들을 훑어본다. 그리고 그 뜻을 알아차린 변호사들의 표정이 단숨에 변한다.

“대표님! 제가 있는 곳에서도!”

“저도!”

‘호호호호호호!’

마츠다 리츠코는 잔잔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모두 다이노하라 중학교로 모을 수 있겠어? 어차피 모두 만나면 좋은 거니까.”

모두 소중한 돈줄이다. 설령 그 돈이 만 엔, 십만 엔이라도 기꺼이 손을 잡고 웃어줄 용의가 있었다.

“옛!”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러면 오늘도 파이팅하자! 하나, 둘, 셋!”

“파이팅-!”

우르르!

‘그래, 모두 날 위해 파이팅해 줘.’

방을 빠져나가는 변호사들을 보며 치미는 전율에 잠시 몸을 떨던 마츠다 리츠코가 이내 옷매무새를 바로 한다.

“우리도 출발하자.”

“네, 선생님!”

아사미는 얼른 마츠다 리츠코의 가방을 들었고, 둘은 호텔을 빠져나갔다.

그 순간이었다.

스르륵!

그들의 앞에 서는 검은색의 고급 세단 한 대. 조수석에서 내린 한 노인이 그녀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인다.

그 순간 마츠다 리츠코의 낯빛이 딱딱하게 굳었다.

“당신은?”

“마츠다 법률 사무소를 다시 오픈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마츠다 대표님.”

결코 잊을 수 없는 얼굴.

마츠다 법률 사무소를 망하게 만든 주범의 하수인이었다.

“당신이 여기까지 무슨 일이죠?”

“어르신께서 뵙고자 하십니다.”

스르릉!

움찔!

창문이 열리는 세단의 뒷좌석, 그 안에 앉아 있는 노인을 본 마츠다 리츠코의 입술이 꿈틀거린다.

이쪽은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는 노인.

마츠다 리츠코가 홀리듯 그에게로 걸음을 옮긴다.

‘언제 접근해 오나 싶었는데!’

모든 것이 무너졌던 그 지옥 속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인물.

이 사기를 기획하며 가장 만나고 싶었던 인물.

마츠다 리츠코의 표정이 사나워진다.

“뻔뻔하시군요.”

날카롭고도 뾰족한 음성에 푸근한 인상을 지닌 노인이 그제야 그녀를 바라본다.

“아직도 오해를 하는 겐가?”

빠득!

“쯧쯧. 비즈니스를 한다는 사람이 그렇게 감정적이어서야…….”

“어르신과는 감정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지 않은가.”

의뭉스레 웃는 눈 속에는 내가 이렇게 행차했는데도 감히 거부할 거냐는 듯한 압박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마츠다 리츠코는 허리를 더 펴며 그를 내려다봤다.

“……쯧. 50억 엔이면 되겠나?”

쿵!

‘걸렸다!’

드디어 걸렸다. 드디어.

“……오늘 스케줄을 30분씩 뒤로 미루도록 해, 스즈키 짱.”

마츠다 리츠코는 속으로 입술을 비틀며 차에 올랐다.

“허허. 역시 여장부 마츠다 대표야.”

노인은 자리를 비키며 흡족하게 웃었다.

* * *

방에 도착한 마츠다 리츠코가 저 아래서 멀어지는 차를 보며 부들부들 떤다.

“서, 선생님?”

“잠시만 나가 있어 줄래?”

“네? 네!”

아사미는 얼른 자리를 피했고, 마츠다 리츠코는 몸을 숙인다.

“아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결국 웃음이 터진다. 웃음을 참지 못한다.

마치 자신이 의뢰를 받아들일 걸 알았다는 듯 모든 서류를 준비한 그.

자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걸 준비한 그!

‘이제 당신도 지옥이구나! 지옥이야!’

대리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서류가 자신의 손에 있다.

이 말은 즉, 이 차명으로 형성된 자산을 자신이 임의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

‘누구에게 팔까? 어떤 사람에게 팔아야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

노인이 센다이시의 절대자라지만, 그건 센다이시에서만 국한된 이야기다. 다른 현으로 넘어가면 이 차명 재산을 사 줄 사람은 넘치고 넘쳤다.

“하아아!”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은 그녀는 애써 거세게 뛰는 심장을 다독이며 방을 빠져나간다.

“괘, 괜찮으세요?”

“그럼. 괜찮아. 그보다 다음 스케줄은 뭐야?”

“아! 그게…….”

노인과의 담소가 너무 길어지면서 오전 스케줄이 모두 취소됐다.

“다이노하라 중학교에서 의뢰인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만…… 그러면 식사하실 시간이…….”

“괜찮아. 식사는 나중에 하면 되는 거니까. 그보다는 의뢰인분들을 안심시켜 드리는 게 우선이지. 그럼 가자.”

“……네, 선생님!”

‘어쩜 이렇게 대단하실까!’

재난민들을 위해서 식사마저 거르는 그녀의 모습에 아사미의 존경심이 더욱 짙어진다.

그렇게 그들은 다이노하라 중학교로 향했다.

“오, 오셨다!”

“오오!”

활짝 열린 다이노하라 중학교의 대문.

마츠다 리츠코가 언제 오나 서성이던 사람들이 얼굴을 벌겋게 붉히며, 차오르는 희망에 벅찬 가슴을 누르며 달려오고, 마츠다 리츠코는 그런 그들을 보며 온화한 미소를 짓는다.

‘하. 돈이 달려오는구나.’

얼굴이 돈처럼 보이는 사람들.

그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 주며 체육관의 단상에 도착한 그녀의 몸이 다시금 달아오른다.

체육관을 꽉 채운 것도 모자라, 운동장까지 줄지어 서 있는 의뢰인들의 간절한 눈빛에 그녀의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을 대신해 소송을 맡을 마츠다 리츠코…….”

“자기소개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쿵!

뜨거워진 그녀의 몸을 단숨에 식히는 차가운 음성.

고개를 돌린 마츠다 리츠코는 체육관 안으로 들어오는 검은 양복의 사람들과 후줄근한 옷을 입은 거친 향기의 사람들을 보곤 마른침을 삼킨다.

그러다 그들의 뒤에 서 있는 철거전문업자를 발견하곤 눈을 부릅뜬다.

모든 상황을 이해해 버린다.

뚜벅뚜벅!

“다, 당신들은 누구…….”

“조용.”

마츠다 리츠코의 입을 다물게 한 무로이 코헤이의 구둣발 소리가 침묵에 빠진 체육관을 무겁게 울린다.

그리고 함께 온 센다이시 경찰들과 미야기현 경찰본부의 경찰들, 그리고 경시청의 형사들이 퇴로를 차단한다.

느긋이 걸어 마츠다 리츠코의 앞에 도착한 무로이 코헤이가 겁에 질리는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다 옆으로 비켜선다.

그러자 와쿠 순사부장이 수갑을 빼 들며 앞으로 나선다.

“마츠다 씨, 잘나가던 대표 변호사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때려죽일 범죄자이지만, 꼭 해 주고 싶었던 말.

한때 센다이시에서 유명했던 로펌 대표의 추락에 그의 표정이 서글퍼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거칠게 마츠다 리츠코의 손목을 잡아챈 와쿠 순사부장이 그녀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다.

철컥!

“마츠다 리츠코, 너를 사기 혐의로 체포한다.”

손목에 닿는 차가운 감촉에 순간 방금 전 만난 노인이 준 차명 자산들이 스쳐 지나간다.

“마, 말도 안 돼.”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이제야 복수를 할 수 있는데…….

이제야 자신을 외면한 모든 이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데…….

이제야 부자로 살 수 있는데!

“이, 이럴 순 없어! 왜! 왜-!”

희망, 돈, 복수까지 모든 것이 박살 난 마츠다 리츠코는, 높은 곳에서 추락한 그녀는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

* * *

삐용삐용!

“사, 사기라니! 아니죠?! 아닌 거죠! 아니라고 말해-!”

“내, 내 돈! 내 돈 내놔-!”

“으아아아앙!”

마츠다 리츠코에게 당한 사람들이 경찰들을 붙잡고 매달린다.

일말의 희망마저 박살 나 버림에 절규하고 소리친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린다.

한숨을 내쉰 무로이 코헤이와 와쿠 순사부장이 멀리 떨어져 있는 종혁에게 다가간다.

“축하드립니다, 와쿠 씨.”

7만여 명의 피해를 막은 것뿐만 아니라, 소위 있는 자들의 차명 재산까지 밝혀냈다.

이 정도면 1계급, 아니 2계급 특진도 노려 볼 수 있는 일.

아마 정부는 이 재난을 이겨 낼 마스코트, 영웅을 만들기 위해 와쿠 순사부장과 무로이 코헤이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다.

말년을 멋지게 장식하게 된 거다.

“쿄 형도 축하드리고요!”

무로이 코헤이도 무조건 1계급 특진이다.

경시장, 한국으로 치면 경무관에서 치안감 사이의 고위 간부가 되는 거다.

그렇게 종혁은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애를 썼다.

“정말 괜찮겠어?”

“그, 그래요. 정말 괜찮겠습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종혁이 해결한 사건이다. 그런데 종혁은 그 공을 모두 자신들에게 돌렸다.

종혁은 미안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들의 모습에 손을 저었다.

“에이, 됐습니다. 내 나라 사건도 아니고.”

일본 사건은 일본 경찰이 해결하는 게 옳았다.

“한국 경찰이 도움을 줬다는 것만 잊지 말아 주세요.”

“……이 은혜를 어떻게 잊겠습니까.”

비록 정부가 종혁의 공을 숨기고 묻을지라도 자신들 일본 경찰은 절대 잊지 않을 거다.

“흐흐. 나중에 공조나 잘해 주십쇼.”

음흉하게 웃은 종혁의 모습에 둘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종혁은 그런 그들을 보며 돌연 낯빛을 굳혔다.

“아마 마츠다 리츠코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수많은 사기꾼들이 이 재난을, 이 특수를 이용하고 있겠죠.”

오키나와를 제외한 사실상 일본 전역에 피해를 준 동일본 대지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일본 지역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이번 재난을 이용한 범죄들이 재난민들의 희망을 농락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다.

“특수…….”

무로이 코헤이와 와쿠 순사부장이 몸을 떤다.

재난 특수. 무섭도록, 미치도록 잘 어울리는 단어다.

“바빠지겠군.”

아마 앞으로 1년은 잠을 제대로 잘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조건 해야 될 일이었다.

종혁은 열의에 불타는 둘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이었다.

“와, 와쿠 씨!”

그들을 향해 센다이시의 경찰이 달려온다.

“하, 한 명이! 마츠다 리츠코의 파트너였던 놈이……!”

셋의 낯빛이 딱딱하게 굳었다.

* * *

와글와글. 웅성웅성.

“오랜만에 귀국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십대 남성이, 마츠다 리츠코의 파트너였던 사기꾼이 능숙한 한국어로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며 부산항을 나선다.

“예, 과장님. 지금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예. 예. 그러면 다음에 뵙겠습니다.”

찰칵! 치이익!

“……후우. 씨발.”

얼굴을 구기며 욕설을 내뱉는 그.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턱에 걸친 그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이내 부산항을 벗어나 도보로 자갈치시장으로 향한다.

그렇게 자갈치시장의 외진 곳으로 향하여 다시 담배를 무는 그에게로 두 명의 남성이 다가선다.

두꺼운 패딩에 카고 바지, 비니를 쓴 둘.

“수고하셨습니다, 윤승현 대리님. 본사에서 왔습니다.”

쿵!

슬그머니 둘의 주변을 둘러본 사기꾼이 둘의 얼굴에 드러난 물음에, 왜 도중에 프로젝트를 접고 도주했냐는 물음에 혀를 찬다.

“먼저 보고했다시피 최종혁이 얽혔습니다.”

철거전문업자의 반응이 이상했다. 돈만 주면 그 어떤 궁금증도 내비치지 않던 놈이.

그래서 느낌이 이상해 일단 몸을 뺐는데, 아니나 다를까 종혁이 개입해 있었다.

그렇게 자신의 부서에서 오랫동안 기획했던 프로젝트가 허무하게 박살 나 버리고 말았다.

“흠. 알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조용한 곳으로 이동한 뒤에 듣도록 하죠.”

본사의 직원들은 들고 온 가방을 내밀었고, 사기꾼은 그 안에 있는 옷과 분장 도구로 환골탈태를 했다.

그리고 본사 직원들과 함께 도보로 자갈치시장을 벗어나 이리저리 헤매다 본사에서 준비한 차를 탄 그.

그런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바닷가의 한 섬이었다.

“여긴…… 신안?”

분명 듣기로 최종혁이 있는 곳, 천사의 섬 신안이었다.

사기꾼의 주먹이 그대로 앞 사람을 후려쳤다.

뻐어억!

한편 작은 다리를 지나는 차가 갑자기 휘청거리는 것이 보이는 먼 도로 위.

수풀에 가려진 곳에 차를 정차한 동양인이 핸드폰을 꺼내 든다.

“제임스입니다.”

CIA 요원 제임스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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