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139화 (140/485)

139. 수술의 실감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회의를 시작해도 될까요?”

상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깔끔하게 회의로 넘어가는 카렌을 보며, 상혁은 당황해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지금 시급한 문제는, 알파 버전 개발에 앞서 게임의 핵심 시스템인 ‘수술 시뮬레이터’부분을 수정하는 거겠죠. 혹시 여기에 대해 생각해 두신 부분이 있나요?”

카렌의 이야기를 들은 상혁이, 민준을 향해 물었다.

“이 부분은 민준이 너도 해결 못한 거야?”

“나야 시스템 기획이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아는 수술 시뮬레이터 시스템으로는 일단 저 문제는 해결 불가능이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수술 느낌을 주려면 수술 장면을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리얼하게 만들면 그로테스크하고, 너무 심플하게 만들면 아동용 퍼즐같이 느껴지니까요.환자의 목숨을 구하려고 수술대에 선 플레이어에게, [마우스를 드래그 하여 환부를 봉합하세요.]같은 메시지는 띄우고 싶지 않기도 하고.”

“요컨대 지금 필요한건 수술느낌은 나지만 수술은 아닌 무언가가 필요한 거네요?”

“맞아요. 혹시 아이디어 있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카렌은 상혁이 딱히 이 문제에 대한 기발한 해법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애당초 ‘수술 느낌은 나지만 수술은 아닌 무언가’라는 단어 자체가 모순이니까.

그러나 상혁은, 그녀가 상상도 하지 않은 발상으로 그녀의 상식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그녀가 그토록 고민하던 문제에 대한 답이, 별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처럼.

“별거 아니네요. 수술하는 의사의 느낌만 나면 되는 거죠? 그럼 리듬게임 시스템을 가져다 쓰면 되겠네.”

“리듬···.”

“게임?”

성찬과 민준이 동시에 물었다. 갑자기 수술 시뮬레이터 이야기를 하는데 상혁이 왜 뜬금없이 리듬게임을 언급하는지 이해 할 수 없어서.

그 방 안에서, 유일하게 카렌만이 상혁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자 상혁은 모두의 표정을 보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생각해봐요. 의학 드라마에서 수술 장면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두 손을 들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

“그거 말고.”

“한쪽에서 삐-삐-삐 하고 울리는 소리.”

“그거 말고. 그거 이름이 뭐더라, 암튼 그건 아니에요.”

“간호사한테 ‘메스!’라면서 수술도구 넘겨달라고 하는 모습?”

“응! 바로 그거.”

상혁이 말했다.

“정확한 순서로 정해진 일을 해야 하는 게 수술이라면, 넘겨받는 도구의 리스트도 리듬게임 노트처럼 만들 수 있겠죠. 유저가 가진 지식 레벨에 따라 노트 속도나 간격을 조정한다던가, 아니면 노트를 숨겨놓고 공개하는 타이밍을 지식 레벨에 맞춘다던가. 아니면 노트를 누르고 있어야하는 시간을 레벨에 따라 조정할 수 있겠죠. 예를 들어 봉합 레벨이 높아질수록···.”

“봉합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하는 시간이 짧아진다?”

“그렇지.”

카렌의 말에 상혁이 맞장구쳤다.

“그렇게 하면, 다른 예로 옆에서 수술 도구를 건네주는 사람의 레벨에 따라 도구를 넘겨주는 속도 같은 것도 조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각 노트의 판정이나, 아니면 확률적으로 실패나 시간 지연을 잡을 수도 있고.”

“봉합시간이 3초라고 할 때 중간에 실패가 뜨면 4초나 5초로 늘어나는 식으로?”

“맞아요.”

“리듬게임이라···.”

잠시 완성된 게임의 모습을 상상하던 카렌이 민준을 보며 말했다.

“아, 대표님 말 대로네요. 수술 시뮬레이터에서 수술을 빼버린다니,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 카렌의 말을 들은 민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쟤는 가능할거라고 했잖아.”

그러자 대화를 듣던 상혁이 두 사람의 말에 끼어들며 말했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비슷한 느낌이 날거라는 거지, 실제로는 테스트를 해 봐야 돼. 적어도 유치해보이는 플래시 게임보다는 배경음악이나 분위기랑 잘 어울리겠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난이도가 적당한지도 잡아야하고.”

“그래도 아예 방법도 모르는 것보다는 훨씬 낫네요. 기발한 해결책인 것 같습니다. 그럼 바로 알파버전 기획을 해 볼까요?”

카렌은 당장이라도 상혁이 말한 형태의 수술 시뮬레이터를 만들어보고 싶어 했지만, 상혁은 고개를 저었다.

“일단 몇 가지 방향 중에 더 수정하고 싶은 게 있으니 좀 더 회의를 해보죠.”

“수정하고 싶은 게 있으시다고요?”

“예. 부족한 부분이 몇 가지 보여서요.”

상혁의 그 말이, 카렌의 자존심을 긁었다.

“수술 시뮬레이터 문제는 저도 인지하고 있지만, 나머지 기획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민준, 아니 대표님도 현재 기획이 좋다고 하셨고요.”

“좋지만, 부족합니다.”

“어디가 부족하다는 거죠?”

“죄책감.”

상혁이 내뱉은 단어는, 방안의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게하기 충분한 임펙트가 있었다.

애당초 게임이랑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중의 하나가, 바로 ‘죄책감’이라는 단어였으니까.

그러나 상혁은 그런 멤버들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이어나갔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직업.

의사라는 직업을 다루는 게임이라면, 반드시 이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NPC를 구하면 구해준 NPC가 간식이나 아이템, 꽃을 가져다준다던지, 마을 식당에서 공짜로 식사를 할 수 있다던 지, 그런 훈훈한 요소는 보람을 느끼게 잘 짜여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저가 수술실에 들어갈 때는, 어느 정도 사명감이나 부담감을 짊어질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수술에 실패한다면 게임 안에서 얻을 페널티. 그게 감성적인 것이든 물리적인 것이든, 매 수술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시스템이 추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그게, 유저로 하여금 자신의 손에 들린 ‘생명의 무게’를 체감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테니까요.”

“오빠, 그 패널티라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패널티를 말하는 거예요?”

서연의 질문에 상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구체적인 건 지금부터 이야기 해봐야지. 확실한건···.”

과거에 매번 짓던, 묘하게 장난스러워 보이는 바로 그 미소였다.

“적어도 수술에 실패하면 게임을 다시 끄고 로드하고 싶을 만큼 무지막지하게 죄책감이 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게 좋겠어.”

죄책감을 게임으로 구현할 기획을 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냥 수술에 실패하면, NPC가 플레이어를 붙잡고 펑펑 울면 그것만으로 유저의 마음에 데미지를 주기 충분했으니까.

그러나 상혁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더했다.

수술 한번 실패하면 무조건 세이브를 부르고 싶을 정도로.

“이런 건 어떨까? 예를 들어 티미란 NPC의 아버지를 수술하는데 실패하면, 나중에 다른 환자의 수술에 들어가려는데 티미가 와서 땡깡을 부리는 거야. ‘저 자식이 내 아버지를 죽였어! 쟤는 돌팔이야! 너희 어머니도 죽고 말거야!’ 같은 식으로.”

“와···. 진짜···. 그건···.”

“너무하네···.”

“그러면 유저가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않겠어요?”

카렌이 묻자 상혁이 말했다.

“게임이 어려울수록, 거기서 받는 성취감도 늘어나겠죠. 게임오버 이상으로 강력한 패널티니까, 진지한 기분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을 거예요.”

“전 좋다고 생각합니다.”

성찬이 말했다.

“애당초 의사가 된 느낌을, 게임에서 구현하는 게 목적이었으니까요. 사명감 없이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없겠죠. 그런 의사가 있더라도, 그런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려는 것도 아니고요.”

상혁의 참가로, 게임에서 부족하던 퍼즐들이 매우 빠르게 채워지기 시작했다.

“메뉴 디자인은 RPG식 디자인보다는 병원의 진료 차트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하는 게 좀더 의사같은 느낌이 들 겁니다.”

성찬이 의도했던 ‘로망’에서 벗어나지 않는 형태로.

“봉합은 스킬 레벨보다는 숙련도 형태로 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많이 꿰메면, 많이 늘어나게.”

상혁이 가진.

“전체적으로 UI가 보기 힘드네요. 배치를 다시 잡읍시다.”

노하우를 더해서.

카렌은 그런 상혁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감탄의 신음을 흘렸다.

거의 매 요소에 대한 검토 시간이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에.

누군가 무엇을 질문했을 때, 상혁은 웬만하면 바로 대답을 내놓는 편이었다.

마치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대답하는 것처럼.

그런데 그것이 묘하게 게임에 맞아 떨어지는 점이, 상혁의 신비한 점이었다.

“재밌는 기획자죠?”

어느새 카렌의 곁으로 다가온 민준이 카렌에게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확실히. 저랑은 다른 타입이네요.”

“뭐, 봐요. 좀 있다 FPS프로젝트 수정하는 걸 보면, 또 놀라게 될 테니까.”

“그게 답이 있는 프로젝트던가요?”

그녀로써는 알 수 없었다.

아마 상혁이 그녀였어도 그랬을 것이다.

애당초 워함마를 모르는 사람은, 그 프로젝트가 워함마에 어울린다는 사실 자체를 알 수 없을테니까.

그러나 회귀자인 상혁은 카렌이 가진 지식보다 월등히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압도적인 요령으로, 성찬의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방향을 재설계한 상혁은, 잠시 숨을 돌린 뒤 성찬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쪽은 이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요.”

“아? 네? 네! 좋네요!”

“이제부터 성찬 씨 팀이 개발 1팀일 텐데, 지수는 저랑 같이 2팀에서 FPS개발을 맡아야하니 그쪽엔···.”

지수의 특기가 중2병스러운 설정 작업이었기에, 상혁은 지수를 중2병의 극한이라 할 수 있는 워함마 콘텐츠 작업에서 제외하고 싶지 않았다.

이 게임의 드라마가 강조된, 서정적이고 힐링물스러운 느낌의 분위기는, 지수에게 맞지 않기도 했고.

‘혁찬이는 지금 미드필더가 요정을 숨김 작업 중이라 어려운데···.’

그쪽은 그래픽도 없어서 완전히 스토리가 중심인 게임이라 혁찬을 빼는 것에 리스크가 컸다.

잠시 고민하던 상혁은, 이 게임의 퀘스트 기획을 카렌이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녀에게 물었다.

“카렌 씨.”

“예.”

“혹시 이거 변경된 시스템에 맞춰서 퀘스트 설계 좀 해주실 수 있어요?”

“흠···.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그럼 나중에 제가 검수 할 테니, 카렌 씨가 작업을 맡아주세요.”

“알겠습니다. 원하시는 분위기가 있나요?”

“그건 성찬 씨랑 협의하세요. 게임이 가야할 방향성은, 성찬 씨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한 상혁은, 이번엔 인력 분배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콘테스트가 끝나고 본 개발이 시작된 이상, 이제 개발 1팀과 2팀의 인력을 적절히 분배해야할 시기였기 때문에.

문제는 민준이 성찬의 프로젝트를 확장하면서, 성찬의 게임 역시 AA수준의 스케일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중세 도시와 성, 마을과 숲, 강과 항구.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는 의사의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넓은 필드와 맵을 가득 채운 컨텐츠가 필수였으니까.

“우선 하린 씨의 2팀 프로젝트는 이번엔 카툰렌더링이 아니라 일반 3D그래픽을 쓸 겁니다. 그러니까 카툰렌더링 관련 팀원들은 1팀에 소속되는 걸로 하죠. 모델링의 섬세함은 저희 쪽에서 더 필요하니까 마셜 에릭슨 씨는 2팀에, 애니메이션의 세밀한 조율이 필요한 쪽은 성찬 씨 프로젝트니 릭 들체스 씨는 1팀에 배치하겠습니다.”

“두 사람을 갈라놔도 괜찮을까?”

민준의 물음에 상혁이 웃으며 말했다.

“뭐, 같이 일하는 애니메이터가 성에 안차면, 마셜 씨가 그 직원을 릭  씨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갈구겠지. 반대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말하며, 상혁은 이번엔 성연을 바라보았다.

“성연 형은···.”

“어? 나?”

엄청나게 오랜만에 호명되는 느낌에 성연이 벌떡 일어나며 상혁을 보자, 상혁이 미소지었다.

“예. 형요.”

“와, 난 니가 나 완전히 잊은줄 알았다.”

“그건 아니에요. 단지 워낙에 일을 알아서 잘 하시니까 딱히 호명할 일이 없어서 그런거죠.”

“그런건가···. 그래, 난 이번에 뭘 하면 돼? 양쪽 프로젝트 다 하라고 해도 난 괜찮은데?!”

의욕에 찬 성연의 말을 들으며, 상혁이 답했다.

“성연 형은 개발1팀에 들어가 주세요.”

“어? 2팀 음악은 내가 안 해도 돼?”

“예. 이번엔 2팀 음악은 외주로 줄 겁니다.”

“외주? 나도 할 수 있는데?”

“형도 잘 하시는 건 아는데, 원래 형 전문은 좀 아름답게 들리는 반짝이는 음악류잖아요? 2팀 프로젝트는 에픽의 극한을 찍는 프로젝트가 될 거라 형이 하려면 많이 힘들 거 같아요.”

“흠···. 나도 그게 편하긴 한데, 외주라면 누구? 날 놓고 굳이 같이 하려는 게 누구야?”

상혁의 말대로, 성연은 에픽 테마의 음악보다는 피아노 반주가 어울리는 잔잔한 음악을 작곡하는 게 더 익숙한 타입이었다.

그리고 상혁이 이번에 작업하려는 2팀 프로젝트는, 그런 잔잔함과는 4만 광년정도 떨어진, 극한의 웅장함을 요구하는 IP의 작품이었고.

그래서 상혁은, 이번엔 2팀 프로젝트의 음악을 작업할 담당자를 외주로 따로 구할 생각이었다.

회귀 전 자신이, 언젠가 돈을 많이 벌면 꼭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그 작곡가를.

“한스 임머 씨요.”

그 많은 번 돈을 어디에 써야겠는가를 고민하던 상혁은, 기껏 GW에서 IP를 받아온 김에 한발 더 나가기로 결심했다.

회귀 후 이번 삶에서는, 무려 ‘그’ 한스 임머가 작곡한, 워함마 OST를 들어보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을 불태우면서.

그것은 상혁이 추구하는, 자신만의 ‘덕업일치’라고 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한스 임머?’

음악계에서 일하는 성연이, 그 이름을 모를 리 없었다.

이미 2007년 기준으로도, 그 이름은 거의 전설에 가까운 월드클래스 작곡가의 이름이었으니까.

다만 성연이 궁금해진 것은, 상혁이 대체 어떤 게임을 만들길래 그 이름을 언급했냐는 것이었다.

그의 음악이 필요할 정도로, 엄청난 무언가를 만들려는 의도임이 분명했기에, 성연은 상혁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전에, 하나만 묻자. 상혁아, 대체 뭘 만들려고 그분을 부르려는 거야?”

“아, 아직 설명이 늦었군요.”

상혁이 뒤쪽으로 가서 런던에서 가져온 가방을 열었다.

“하린 씨와 회의 끝에, 2팀 프로젝트는 외부 IP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안에는, SF 보드게임의 원조.

1987년부터 수많은 게이머들의 마음속에 ‘For the emperor’라는 문장을 가슴에 박아 넣은, 워함마40K의 설정 자료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클래스에 따른 협력을 중시하는 기본 시스템은 그대로 가져가되, 게임 IP는 워함마40K의 라이센스를 사용합니다. 런던에서 GW측과 협의도 마쳤고요. THQ같이 피의 까마귀 같은 오리지널 팩션이 아니에요.”

말을 하며 점점 흥분한 상혁의 목소리가 에스컬레이트 되기 시작했다.

자신 역시 갓겜인 줄 알고 구매했는데 지뢰를 밟고 수없이 폭사한, 워함마의 오랜 팬이었으니까.

“저희 PTW는 워함마40K의 공식 팩션이자 가장 인기 있는 우주 해병의 챕터, ‘우주 늑대’팩션의 사용 라이센스를 정식으로 따냈습니다. 그것도 외전이 아니라, 정사 스토리로 편입 가능하다는 조건으로요. 물론 GW의 검수를 받는다는 조건 하에.”

워함마가 뭔지 모르는 팀원 몇 명은 상혁이 왜 흥분하는지 전혀 이해를 못했지만 상혁은 상관하지 않았다.

적어도 워함마 팬인 자신에게는, 이건 엄청난 특혜였으니까.

그리고 전 세계의 수많은 워함마 팬들이, 분명 자신이 만든 게임을 하며 즐거워 해줄 것이라 확신했으니까.

지금은 그것만이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황제폐하의 은총으로, 감히 자신을 누르고 콘테스트 1등을 차지한 의사시뮬레이터를 완전히 밟아버리고 인류 제국의 영광을 게임판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쿨 하게 1등을 넘긴 것 같지만, 상혁은 은근 뒤끝이 있는 성격이었다.

그리고 팀 내에서도, 원래부터 중2병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지수는 ‘헉’하는 표정으로 어쩔 줄을 몰라 했고, 상혁과 런던에 갔던 하린이나 같은 회귀자인 민준도 상혁의 설명에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상혁은 그런 맴버들의 표정을 보고  씨익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허공에 내지르며 소리를 질렀다.

“뽀디 엠퍼러어어어!!!!!!”

상혁의 외침을 들은 지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치켜 올리며 상혁의 말을 따라 외쳤다.

“뽀디 엠퍼러어어어!!!!!!”

그러자 민준과 하린도, 지수를 따라 소리를 질렀다.

“뽀디 엠퍼러어어어!!!!!!”

“뽀디 엠퍼러어어어!!!!!!”

그렇게 PTW의 멤버들은, 뽕에 차서 소리 지르고 있는 4명과, 황당해하는 팀원들로 나눠지게 되었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저들도 곧 황제폐하의 은총에 무릎을 꿇을 테니까.

뽀디 엠퍼러어어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