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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초월 게임 재능으로 랭커까지-12화 (12/30)

12화 누가 더? (3)

12화 누가 더? (3)

[나는 우루드카라고 하네. 세상에선 나를 가리켜 투왕이라고 부르곤 했지.]

이내 남자가 말했다.

태준의 예상 그 대로였다.

[보아하니, 그대는 나의 제자인가?]

"······."

잠시 숨을 고른 태준은 자세를 바로 한 채 답했다.

"맞습니다. 현재 당신의 제자인 명진의 제자가 되었으니, 저 역시 당신의 제자가 맞겠죠."

[흐하하하하! 재밌구나. 보아하니 그대는 이 세계의 인간이 아니렸다!]

"맞습니다."

투왕은 태준이 플레이어라는 사실조차 단박에 꿰뚫어 봤다.

[좋아. 그렇다면, 나의 제자가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모양이겠지!]

[마지막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 증가했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내가 그대에게 시험 하나를 내어도 괜찮겠나?]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 무엇이 되었건, 도전, 또 도전이다.

"물론입니다."

[우선 오크 대전사를 사냥하고, 대전사의 영혼 열 개를 내게 가져 오게.]

[퀘스트가 발동되었습니다.]

[투왕의 시험]

-등급 : 전설

-오크 대전사의 영혼 10개 수집

-보상 : 투왕류 비전 기술

[만약 그대가 오크 대전사의 혼을 내게 가져다 준다면, 내가 가장 아끼는 기술을 하나 전수해 주도록 하지.]

'!!'

태준의 눈이 크게 뜨였다.

투왕이 가장 아끼는 기술이라니.

*

지금 무렵의 뜨거운 감자는 역시 흑사자 길드의 신규 플레이어의 데뷔전이었다.

그 영상의 조회수는 벌써 1000만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안 그래도 유명 프로게이머였고, 오랜만에 등장한 동화율 97%의 소유자가 아니던가.

그리고 10레벨에 30레벨 몬스터와의 싸움에서 압도적인 승리까지 보여 줬으니,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단하긴 했지.

-이 정도 퍼포먼스는 오랜만이니까.

-그런데 걘 뭐 하고 있는 거야?

그건, 소문만 무성한 한 플레이어에 대한 이야기였다.

흑사자 길드의 데뷔전에 맞춰 어떤 한 길드에서 육성하고 있다는 플레이어에 대한 이야기.

-그런데 왜 소식이 없냐

-아무리 봐도 각이 안나오나 보지.

-내가 뭐랬냐, 그거 주작이라고 했지?

-했지충 또 나 왔네 ㅋㅋㅋㅋ

이미 흑사자의 데뷔전이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식이 없다.

심지어 그 어떤 거대 길드에서도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

결국 플레이어들은 그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 보면 당연히 주작이지. 그 정도 되는 플레이어를 누가 미쳤다고 몰래 숨겨 두고 육성을 해? 시작하기 전부터 홍보란 홍보는 다 해도 모자랄 지경에

-하긴 그렇긴 하다.

-괜히 김빠졌네.

당연한 말이다.

그 정도 되는 플레이어가 아직 영상 하나 남기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만약 정말이라면 벌써 거대 길드에서 영입해 스타로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홍보 영상을 쏟아내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 소문 어디 하루 이틀이냐

-하여간 관종들 ㅋㅋㅋ

-이제 뭐 조금 있으면 웬 말도 안 되는 재능충이 나타나서 10레벨 짜리가 오크 대전사 열 마리 때려 잡았다면서 어그로 끌겠네 ㅋㅋ

-10레벨에 혼자서 오크 대전사 열 마리 때려 잡는다? 그럼 내가 당장 가서 그 새끼 앞에서 대가리 조아리면서 만세 삼창 한다

-만세삼창 받고 난 그 앞에서 팬티만 입은 채로 백팔배 드간다.

그리고 지금, 그 모든 댓글을 읽으며 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바로 태준이다.

'27초···?'

솔직히 실망했다.

김이 빠져 버렸다는 말이다.

'후드.'

그렇게 대단해 보였던 녀석이 지금에는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전직하자마자 느꼈던 감정 그대로다.

이미 태준은 루키 따위는 비빌 수 없는 스펙을 갖추게 되었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아, 그리고 마침 내 퀘스트가···.'

오크 대전사 열 마리 사냥이지 않던가?

태준은 만세 삼창이라느니 백팔배를 하겠다느니 하는 댓글에 대댓글을 달았다.

-딱 대 이 새끼들아

*

태준은 지금 오크 부락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크 부락.

말 그대로 오크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웬만큼 전투력이 높지 않은 이상 감히 발조차 들일 수 없는 곳이었다.

사냥하는 유저들도 최소한 20중반레벨에 파티를 이루고 있었다.

그 중에서 고작 10레벨 주제에 파티도 없이, 심지어 현질도 없이 오크 부락에 발을 디딘 건 그야말로 태준 뿐이었다.

'어쨌든, 오크 대전사를 사냥해야 한다는 거지?'

오크 대전사는 그렇게 흔히 만날 수 있는 몬스터는 아니다.

오크 부락의 대부분의 몬스터는 오크였고, 그 중의 절반은 붉은 오크다.

오크 대전사의 출현 빈도는 1% 남짓.

'이 넓은 곳에서 오크 대전사 찾기라···.'

그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

태준의 눈이 번뜩였다.

'알 것 같은데?'

말 그대로다.

지금, 200%의 동화율을 가지게 된 태준에게 저 먼 곳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가 느껴졌다.

'이건, 오크···, 이건 오크 전사···.'

오크와 오크 전사는 이미 사냥해 봤다.

그런만큼 숨소리를 구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면, 저 숨소리의 주인은 아주 높은 확률로 오크 대전사일 테니.

'가 보자.'

태준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를 향해 달렸다.

이내 웃을 수 있었다.

'맞네.'

오크 대전사가 맞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숨소리로 몬스터를 찾아내는 능력이라니.

'이거 뭐 치트키네.'

역시 라스트 엠파이어는 동화율 좆망겜이 맞다.

'잘 된 일이지.'

태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복잡하게 생각 할 게 뭐가 있겠는가?

중요한 건, 지금 오크 대전사를 마주했고 태준은 녀석을 처치해야 한다는 것 뿐이다.

'자, 그럼···.'

가장 먼저 태준은 부스터를 활성화 했다.

취이이익!

태준의 근육이 꿈틀대며 몸이 붉게 달아올랐다.

[민첩성이 20% 증가합니다.]

[공격력이 20 증가합니다.]

3레벨의 부스터.

민첩성20%, 공격력 20을 증가시켜 주는 훌륭한 스킬.

현재 태준의 민첩은 44.

20%는 8.8.

단숨에 민첩성 수치가 50을 넘겨 버린 셈.

그 뿐인가.

태준에겐 지금 침투경이라는 말도 안 되는 스킬까지 들려 있었으니.

궁금했다.

'얼마나 걸릴까.'

후드.

그 남자의 기록, 27초.

심지어 조건도 다르다.

후드는 이미 흑사자의 길드원들이 오크 대전사 주변의 잡몹을 제거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태준은 어떤가?

혼자서 저것들을 모조리 쓸어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후드보다 더 빨리 처치 할 자신이 있었다.

아직 근거는 없지만.

확신에 가까웠다.

쿠아아아아!

오크 대전사가 달려들었다.

오크 대전사만 해도 이미 레벨 30의 몬스터다.

그런데 오크 대전사는 혼자 움직이지 않았다.

오크 대전사의 주변엔 열 마리의 오크 전사가 함께 있었다.

이미 오크 전사만 해도 20레벨의 몬스터다.

태준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오크 전사를 향해 달려 주먹을 내질렀다.

쾅!

태준의 주먹이 정확히 오크 전사의 심장을 강타했다.

당연히 치명타다.

그런데 지금 태준에겐 새로운 스킬이 더해졌다.

'침투경.'

침투경의 방어력 30% 무시 효과에 더하여 치명타 데미지 50%의 효과까지 더해졌다는 말이다.

투콰앙!!

이내 침투경의 효과가 터져 나왔다.

효과는 최고였다.

그 일격에 오크 전사는 말도 안 되는 고통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어댔다.

태준은 다시 주먹을 날렸다.

쾅!

이번엔 복부다.

그 순간.

쿠웅!

오크 전사가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다.

전율이 일었다.

'두 방?'

불과 얼마 전, 퀘스트로 사냥했던 오크 전사.

그 때에만 해도 이 정도로 압도적이진 않았건만.

지금 태준은 오크 전사를 고작 두 번의 공격으로 쓰러트릴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는 말이다.

남은 오크 전사를 처치하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

쿠웅!

이내 마지막 오크 전사마저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렇게 이제 남은 건 오크 대전사 뿐.

태준은 부스터의 쿨타임을 살폈다.

'이제 부스터 쿨타임 까지는 10초도 안 남았고.'

오크 전사를 처치하며 이미 부스터의 지속 시간은 끝나갔고, 이제 다시 쿨타임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중이다.

오크 대전사가 쉽사리 달려들지 않은 덕분에 태준은 여유롭게 쿨타임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쿨타임이 돌아온 순간.

파스스슷!

태준은 부스터를 다시 활성화 함과 동시에 오크 대전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쿠아아아아!

흡사 맹수와 같은 기세로 돌진하는 태준을 보여 오크 대전사는 다급하게 손에 들고 있는 대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카앙!

태준은 쏟아져 내리는 검의 옆면을 건틀렛으로 쳐냈다.

아주 정밀하게 무게 중심을 공략한 일격!

일순 균형이 흔들린 오크 대전사의 몸이 휘청였다.

그 틈을 놓칠 리 없다.

콰앙!

태준의 발이 오크 대전사의 발목을 강하게 내리 찍었다.

크아아아아-!

오크 대전사가 괴성을 내질렀다.

방금의 일격 역시 치명타다.

그냥 치명타도 아니지.

침투경의 위력이 더해진 치명타다.

심지어 발목에 그 치명적인 공격이 적중해 들어갔으니, 순식간에 오크 대전사의 발목이 부풀어 올랐다.

쿠아아아아!

그래도 놈은 오크 전사와는 달랐다.

괜히 대전사가 아니라는 걸까?

놈은 용맹하게 태준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부아아아앙!

공기를 가로지르며 태준을 향해 날아드는 대전사의 대검.

홱!

물론 태준의 털끝조차 닿을 수 없었다.

태준은 가볍게 그 공격을 피해내자마자 한 걸음 도약해 오크 대전사에게 다가가 주먹을 내질렀다.

쐐애액- 콰앙!

태준의 주먹은 오크 대전사의 턱주가리를 맹렬하게 강타했고, 오크 대전사의 몸이 굳었다.

콰앙!

태준은 다시 놈의 발목을 공격했고, 기어코 놈의 발목에서 둔탁한 뼈가 으스러지는 괴음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놈의 몸이 고꾸라졌다.

오크 대전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쓰러지는 녀석을 향해 태준은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

오크 대전사의 체중까지 더해진 마지막 일격.

어퍼컷.

콰아앙!

놈의 골 속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쓰러진 녀석은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이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오크 대전사의 영혼을 획득했습니다.]

[1/10]

쓰러진 오크 대전사.

허무하리만치 쉽게 끝나버린 싸움.

쓰러진 오크를 보며 태준은 생각했다.

'역시, 후드는 내 상대가 안 돼.'

이터널 월드라면 모를까.

이 세계에서 후드는 더 이상 태준을 자극 할 수 있을 만한 상대는 아니다.

목표를 올려야 한다.

언제까지 이런 오크 따위나 잡고 있을 수는 없었다.

'달려보자.'

태준은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대박. 미친!"

태준은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웬 플레이어 한 명이 서 있었다.

문제는 지금 그 플레이어의 오른쪽 눈에서 빛이 나오고 있다는 것.

그 말은, 지금 태준이 담긴 영상이 촬영 됐다는 뜻이었다.

사실 알고 있었다.

모를 수가 없지.

그렇다고 해서 태준으로서도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사냥터를 혼자 독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영상 촬영하는 걸 막을 수도 없고.

'그래도 얼굴은 가려 놨으니까.'

마지막 위안은 얼굴이 공개되지 않게 가려놨다는 것.

설정 목록에서 '초상권 보호'를 체크하면, 영상 혹은 스크린샷을 찍어도 얼굴이 공개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태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알려지지 않길 바라면 그건 미친놈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아.'

이 모습이 공개된다면?

아마 꽤나 난리가 날 게 분명했다.

안 봐도 뻔한 일이다.

'어차피 내가 랭커가 되기로 마음먹은 시점에서 이런 영상 몇 개 퍼지는 거 나쁘지 않지.'

정체 모를 괴인의 등장.

그것만큼 대중을 열광하게 할 만한 요소가 또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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