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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46화 (46/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46화

표두(鏢頭) 선발전(3)

하반기 표두 선발전, 그 첫 번째 관문이었던 지목 일대일 대결은 매우 미묘한 양상을 낳았다.

장운은 전인표를 당과 먹듯 손쉽게 처리를 해버렸고 그 뒤는 매우 시시한 싸움이 되고 말았다.

처음부터 장운의 놀라운 솜씨를 경험하였으니 눈에 찰 리 없었다.

‘이건 누가 봐도 장운 도련님이 장악한 시험이다!’

멀찍이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전뢰창 감우량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장운이 만약 표두가 된다면 자신과 동등한 위치가 되겠지만 그런 것 따위는 상관없었다.

장운의 승승장구만을 빌었던 것이다.

[형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한편 비무대 반대편에 위치한 곳에서는 장룡, 장건 형제의 전음이 한창이었다.

[분명히 전인표가 이길 것이라 자신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 꼴입니까? 저기 저 사람들 좀 보십시오!]

본래라면 장룡에게 감히 큰소리를 치지 못하는 장건이 잔뜩 흥분하여 전음으로 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껏 장운을 우습게 보고 과소평가해왔던 표국 사람들은 완전히 마음이 바뀌고 말았다.

어디 그뿐인가?

다섯 명의 집사와 다섯 명의 대표두로 이루어진 수뇌부들조차도 장운을 다시 보고 있었다.

“확실히 장운 도련님의 완승입니다.”

“이토록 강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제…… 파벌 따위에 신경 쓰지 않고 제 소신대로 장운 도련님을 평가하도록 하지요.”

수뇌부들은 진심으로 감탄하였고 장운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씨익!

그리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일인.

추영객 영사춘이라는 신분으로 위장한 무영신투였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하였다. 재능이 비범하니 이름을 떨치고 인정을 받는 것은 시간 문제지.’

무영신투는 너무나도 뿌듯하였다.

그 비범하고 위대한 재능을 가장 먼저 알아본 장본인 중 하나였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고 뿌듯할까?

실제로 무영신투는 제자의 성장을 바라보는 사부의 심정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었다.

“쯧쯧, 그 뒤의 전투는 어찌 하나같이 맥아리가 없는지…….”

마침내 모든 대결이 끝나자 진행과 판정을 맡은 배진필이 혀를 차는 중이었다.

그는 파벌이나 자신의 이익과는 전혀 상관없이 제대로 점수를 주었다.

최고점이자 만점은 당연히 장운이었고 남은 자들은 거기서 거기, 대동소이(大同小異) 하였다.

“자, 그럼 표두 선발전 두 번째 관문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 대결이 끝나고 점심 식사가 끝난 다음, 다시 표두 선발전이 거행되었다.

장천호는 다시 한번 단상 위에 올라 두 번째 시험을 공개하였다.

“두 번째 시험은 바로 표행이다! 표두란 표행의 선두로 언제나 귀감이 되어야 하고 우두머리로서 통솔을 해야 하는 법이지. 그런 만큼 선발전 시험에 있어 표행 시험이 빠질 수는 없다.”

물론 표두 선발전의 시험인 만큼 첫 번째 대결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표행은 아니었다.

“아홉 명의 표두 지원자들은 개인마다 두 명씩 충원을 하여 임시 표두를 도와 표행을 떠날 표사를 선발한다. 그럼 총 세 명의 구성을 이루어 표행을 시작하게 되겠지? 당연히 평범한 표행은 아니다. 이번 표행은 세 명의 인원이 무기만을 대동한 채 맨손으로 나가 재화나 금자를 가득 싣고 본 황금표국으로 되돌아오는 특별 표행이지.”

장천호의 말은 실로 놀라웠다.

본래 평범한 표행은 의뢰 맡은 물품, 재화들을 안전하게 원하는 목적지까지 호위하여 배송하는 것이 임무다.

그런데 이번 특별 표행은 표물이 없는 마차를 가지고 나가서 재화와 금자를 가득 싣고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라니.

흡사 부유한 상단의 재물을 불려오는 시험과 비슷하지 않은가?

더욱이 표두 선발전에 나선 임시 표두가 직접 일행 두 사람을 뽑아 빈털터리로 표행을 떠나는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오오오오오!

아니나 다를까.

모든 사람이 파격적인 표행 시험에 놀라고 말았다.

여태껏 표두 선발전에 있어 많은 표행 시험이 존재했지만 이렇게 파격적인 표행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국주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러던 도중, 한 일급 표사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는 다름 아닌 장건이 심어놓은 충복인 금좌검(金左劍) 문욱이라는 자였다.

“말해보게.”

“아무런 지원 없이 맨손으로 세상에 나가 재화를 만들어 와야 합니까?”

문욱의 질문은 제법 날카로웠다.

“당연히 아닐세. 대신! 섬서성에는 본 황금표국과 거래를 함께하는 무수히 많은 상단과 전장들이 존재하지. 무릇 표두라면 인맥과 더불어 사람으로서 매력도 겸비해야 하네. 이 많은 상단과 전장들에게 말을 해놓았지. 표두로서 마음에 드는 인물이 있어 일을 함께하고 싶은 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금자와 재화를 융통해 주라고 말이야.”

다시 말해 표두 선발전에 참가한 일급 표사들은 황금표국과 거래하는 전장과 상단을 찾아간다.

그런 다음, 자신의 값어치를 그들에게 매겨 달라 청하여 그 자금을 밑천 삼아 어떻게든 불려오라는 소리였다.

“시간은 총 삼 일을 주겠다. 삼 일 동안 그대들은 표두로서 타인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고 마지막에는 잔뜩 쌓인 표물을 우리 황금표국 본관까지 안전하게 도착해야 한다. 일행을 챙겨야 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

참으로 복합적인 시험이 아닐 수 없었다.

단순한 표행이 아니라 표두로서 인맥과 사람으로서의 매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값어치를 평가하는데 특화된 상단, 전장의 사람들로부터 잠재력을 평가받는 것까지.

그리고 함께 대동한 표사 두 명도 무사히 다치지 않고 귀환하게 만들어야 했다.

말 그대로 표두라는 본질을 꿰뚫는 시험인 것이다.

“삼 일이라니. 너무 짧잖아?”

“그러게 말이야. 삼 일이면 서안을 찍고 바로 달려와도 간당간당하겠어.”

그 촉박한 시일에 표두 선발전에 지원한 자들은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갔다.

시일도 시일이거니와 단 세 명으로 상단에 지원금을 받아 그것을 지키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저도 질문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장천호에게 질문을 하겠다고 손을 든 자가 있었다.

그는 바로 첫 번째 시험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장운이었다.

“말해라.”

“표행을 임하는 것에 있어 다른 지원자 일행과 충돌하거나 실력 행사를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합니까?”

장운이 물었다.

서로 먼저 들어오기 위해, 서로 재화를 더 많이 불리고자 충돌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냐는 뜻이었다.

이에 장천호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 모든 게 포함된 것이 바로 표행이다.”

그는 짧은 말 한마디로 단축하였다.

그 말에 장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흡족한 대답을 얻어서였다.

“이번 두 번째 시험은 내가 직접 채점하겠다. 채점 중요 요점은 가장 먼저 안전히 귀환하는 순서는 물론, 가장 높은 값어치의 재화와 금자를 가져오는 것까지 종합적으로 보도록 하겠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표두 선발전에 참가한 일급 표사들은 임시 표두가 되어 각각 두 명씩 표사들을 선발하도록 하라.”

장천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든 참가자들은 부리나케 움직였다.

그것은 장운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장운은 매우 명확하였다.

“응운곤 표사! 천세은 표사! 나를 도와주겠소?”

장운이 외쳤다.

두 번째 관문으로 표사 둘을 뽑아서 가라고 하였으니 쟁자수인 노관은 물론 표두인 감우량은 채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였다.

“넵!”

이미 장운에게 탄복하여 그의 휘하에 가담한 응운곤은 거침없이 외쳤고.

“알겠어요.”

천세은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매일을 추궁과혈 하여 두 사람의 사이는 몹시도 가까워졌기에 당연히 발 벗고 나설 계획이었다.

“일행을 모두 꾸린 임시 표두는 곧바로 출발해도 좋다.”

장천호의 말에 장운은 응운곤과 천세은을 대동한 채 곧장 서안으로 향했다.

* * *

“모든 임시 표두들이 떠났군. 그럼 삼 일 뒤, 다시 모이도록 하지.”

임시 폐막을 알리는 국주 장천호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관망을 한마디씩 하며 해산을 하고 있었다.

“이번 두 번째 관문은 누가 최고점을 기록하게 될까?”

“아무래도 역시 금령공자 도련님이 아니겠어?”

“맞아, 난 진짜로 셋째 공자님이 그렇게 강할 줄은 몰랐어.”

이미 첫 번째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었던 장운을 보았기에 좌중들의 기대감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으며 애써 웃음을 참는 자들이 존재하였다.

“후후훗. 과연 그럴까?”

“그러게 말입니다, 형님.”

두 사람은 당연히 장룡과 장건이었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이 해산하는 것을 위에서 지켜본 다음, 다시 은밀히 재회한 것이다.

“역시 제 추측이 맞았습니다. 두 번째 관문 말입니다.”

“그래, 네 외가인 만광전장이 힘을 발휘해 준다면…….”

첫 번째 대결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한 장룡과 장건이 다시 기세를 회복하고 있었다.

그들이 이렇게 자신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내 외가인 만광전장은 서안 일대뿐만 아니라 본 황금표국과 거래하고 있는 모든 상단과 전장을 꽉 잡고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장운은 서안 일대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상단이나 전장에 간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즉, 어느 곳에 가도 평가절하를 당하게 되니 장운을 향한 밑천이나 지원금은 푼돈 수준일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장운은 두 번째 시험에서 일방적으로 밀리게 될 것이다.

남들이 금자 수십 개를 손쉽게 융통할 때 장운만 은자 몇 푼을 만지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장건의 계획이었다.

“혹시라도 다른 변수가 있진 않겠지?”

과묵공자라고 불리는 장룡, 초조한 까닭일까?

오늘따라 말이 많았다.

“그럴 리가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금자, 바로 부(富)입니다. 맨몸으로 특별 표행을 나간 장운은 음식은커녕 제대로 끼니를 때우기도 힘들겠죠. 어디 그뿐입니까? 나중에 반전을 위해서라도 표물을 싣는 마차나 말이 필요할 터인데…… 삼 일이란 시간 동안 아무리 발버둥 쳐도 놈들은 그 노잣돈을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장건은 자신하며 호언장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말은 옳았다.

상재에 큰 재능을 보이는 장건이었기에 누구보다 부의 무서움을 잘 알았다.

그리고 그는 외가이자 천하에서 손꼽히는 전표 발행처, 만광전장을 통해 그 무서움을 장운에게 각인시킬 요량이었다.

“두고 보십시오. 장운은 절대로 표두가 되지 못할 겁니다.”

첫 번째 시험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고 한들 가장 비중이 높은 두 번째 시험에서 최저점을 기록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탈락하게 될 것이다.

“그래, 장운이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표국 내부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고립시킨다면…… 본 표국은 다시 우리의 것이 되겠지.”

* * *

장룡과 장건, 치졸한 두 형이 배다른 막내를 방해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을 무렵이었다.

“자, 정지. 구태여 서안의 중심가로 갈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임시 표두들이 일행을 이뤄 하나같이 서안 중심가로 달릴 때 돌연 장운이 말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본 표국의 거래처를 포함하여 서안의 굵직한 상단과 전장은 모두 서안 중심가에 있지 않나요?”

갑작스러운 장운의 제지에 응운곤과 천세은이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그들의 말마따나 서안의 중심가에는 화려한 시내와 더불어 무수히 많은 상단과 전장들이 존재했다.

따라서 표행을 완성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려면 그 중심가를 향해 서둘러도 모자랄 판이었다.

“아마도…… 제 자랑스러운 둘째 형님께서는 외가인 만광전장의 힘을 빌렸을 겁니다.”

바로 그때 장운의 두 눈이 반짝였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다.

장룡과 장건이 기고 뛰는 놈이라면 장운은 언제나 훨훨 날아다니는 놈이었다.

“따라서 저는 만광전장의 입김이 닿은 중심가에 가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가봤자 제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기는커녕 푼돈을 주면서 생색이나 낼 테니까요.”

장운은 두 애송이의 속내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간파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제게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대책도 완벽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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