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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57화 (57/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57화

두 발로 딛고 서다(2)

스윽!

장운은 곧바로 황금음양과에 손을 뻗었다.

그는 거침이 없었다.

‘분명히 될 것이다. 아니, 된다!’

장운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또한 자신이 확신 없이 떨고 있다면 천세은도 그 기류에 휩쓸릴 것이 분명했다.

“흐읍!”

장운은 마침내 황금음양과를 입안에 넣었다.

뛰어난 절세의 영약답게 장운의 혀에 닿자마자 황금빛의 과실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한데 그 과실의 액이 실로 기이했다.

절반은 하얀색이고 절반은 까만색이 아니던가?

이는 음양(陰陽)의 기운이 동시에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일단 동시에 취한다!’

장운이 말했던 대로 계획은 장운이 모두 취한 다음, 양의 기운만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 음의 기운은 천세은에게로 전달할 계획이었다.

장운의 입속은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냄새와 동시에 혓바닥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쓰디쓴 냄새가 공존하였다.

꿀꺽!

장운은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삼킨 다음 곧바로 가부좌를 틀었다.

“천 표사님. 혹시라도 제가 추위에 덜덜 떨거나 오한이 드는 것 같다면 제게 곧바로 다가오십시오.”

장운은 만약을 대비하여 천세은에게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 설명하였다.

“알겠어요!”

천세은도 무척이나 놀란 눈으로 장운을 바라보며 만반의 준비를 기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쿠쿵!

가부좌를 틀었던 장운의 몸이 돌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온다!’

장운은 자신의 몸에서 거대한 두 개의 기류가 서로 뒤엉키며 폭풍을 일으킨다는 걸 깨달았다.

거의 한 세기 동안 임자가 없다던 황금음양과.

그 명성과 악명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파아아아아앗!

장운이 예고했던 대로 음의 기운과 양의 기운이 서로 맞물리며 거대한 폭풍을 일으켰다.

그 후폭풍에 의해 장운은 속이 뒤집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며 오장육부가 아리기까지 했다.

‘집중해야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전신을 난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부터는 매 순간이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일 터.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요구했다.

-천허심법(天許心法)!

전신을 덮치는 어마어마한 격통에 장운은 곧바로 천허심법을 펼쳤다.

모든 것을 포용하며 천하에서 가장 정순한 내공심법이라는 천허심법!

만약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장운은 절반이 얼어버리고 또 절반이 녹아내려 그 자리에서 절명하고 말았을 것이다.

장운이 전력을 다해 천허심법을 펼치자 상황은 점점 더 나아지기 시작했다.

‘체내에서 휘몰아치는 따스한 양의 기운만을 취해야 한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이었다.

장운은 거의 반 시진가량 천허심법에 매진하여 황금음양과의 기운과 싸웠다.

‘세상에! 장운 소협의 얼굴이 절반은 빨갛고 절반은 창백하게 질려 있어!’

천세은은 혹시라도 장운에게 방해를 줄까 봐 입을 꾹 다물며 지켜보는 중이었다.

실로 기이한 것은 장운의 얼굴이었다.

영준하고 잘생긴 그의 얼굴은 수난을 겪고 있었다.

이는 음양의 기운이 장운의 신체를 두고 주도권 싸움을 펼쳤기 때문이었다.

“으으으윽!”

그 과정에서 장운은 어지간히 고통스러웠던지 자신도 모르게 한 줄기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

전생에서 천하제일인이었던 심력(心力)을 가진 자조차 고전하게 만들 정도였다.

‘힘내셔야 해요!’

천세은은 두 손을 꽉 쥐며 장운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이득 때문이 아니라 연정에 더 가까웠다.

천세은의 진심 어린 응원을 받으며 장운은 사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주르륵!

벌써부터 코와 입에서는 쉴 새 없이 피가 흐르고 있었다.

천허심법으로 황금음양과의 기운 중 양의 기운만을 추출하고 있었으나, 서릿발과 같음 음의 기운이 장운을 괴롭히기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천세은은 그의 피를 닦으며 아이를 보살피는 어미처럼 지극정성이었다.

번쩍!

다시 또 반 시진이 흘렀을 무렵!

장운은 마침내 두 눈을 번쩍 뜨고는 가부좌를 풀어 몸을 일으켰다.

그의 두 눈에는 이전에는 없던 강한 기운이 흘러내렸다.

“천 표사님! 준비하시지요!”

솔직히 말해 장운은 그대로 자리에 쓰러져 기절할 정도로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기에 좀 더 힘을 내야만 했다.

“네!”

장운의 선전에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심정을 느끼며 천세은 역시 황금음양과의 기운을 취할 준비를 하였다.

스윽!

두 사람은 흡사 추궁과혈을 할 때처럼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고 그때와 다른 점은 천세은의 탈의 유무 정도가 될 것이다.

장운은 그녀에게 양손을 뻗은 다음 전음으로 고지하였다.

[제가 황금음양과 음의 기운을 보내면…… 곧바로 음천귀독공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장운의 신신당부에 천세은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준비를 마치자.

“하아아압!”

장운은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 자신의 몸속에 머물러 있던 음의 기운을 모조리 천세은에게로 전하였다.

그 과정만 하더라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고 두 사람 모두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부르르 몸을 떨 정도였다.

“꺄악! 아아아악!”

전신을 관통하는 그 서슬 퍼런 고통에 천세은은 순간적으로 정신과 감각이 암전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만약 그녀 혼자였더라면 그 자리에서 혼절하고 말았을 것이다.

‘안 돼. 내가 무너지면…… 장운 소협도 무너질 거야.’

천세은은 그런 생각을 하며 힘겨운 고통과 마주했다.

마침내 장운이 음의 기운을 모조리 보내자 천세은은 그의 신호에 맞추어 내공심법을 펼쳤다.

-음천귀독공(陰千鬼毒功)!

천하제일의 여인, 천수관음 나화연의 독문무공이자 극음지기를 지닌 심법인 음천귀독공이 발동되었다.

‘너무나도 차가워!’

몸속에 차가운 음기가 들어오자 나화연은 한겨울 얼음이 언 연못에 빠진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질끈!

그 고통이 어찌나 독하고 차갑던지 저절로 입술을 깨물 정도였다.

음천귀독공이 시푸른 빛을 발하며 음기를 흡수하였지만 그 속도는 느려서 천세은에게 가닿지 않았다.

그녀가 힘겨워하고 있을 때 장운이 추궁과혈을 하듯 그녀의 주요 혈맥을 자극시켜 주었다.

장운의 손길 덕분에 한차례 고비가 지나가고 천세은은 그나마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절대로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일단 황금음양과의 기운 중 음과 양을 서로 필요한 사람에게 똑같이 나누는 것은 성공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개개인이 몸속에 들어온 영약의 기운을 각자 활용하여 취하는 것뿐이었다.

끄덕!

천세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강력한 음기를 취하며 얼굴은 물론이요, 목까지 뒤덮던 끔찍한 화상에서 고통과 환통을 조금씩 걷어내는 것 같아 살 만하다고 느꼈다.

‘아마 천세은은 차도를 보일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양의 기운으로 장운 체내에 남은 영약들을 모조리 폭발하듯 녹이는 일이었다.

-천허심법(天許心法)!

장운은 재차 천허심법을 사용하며 전력의 기운을 발산하였다.

그는 직감했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또한 지금 이 기회를 잘 취한다면 초절정, 아니, 그 이상까지 더는 힘든 고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으으윽!”

장운은 식은땀을 주르륵 흘리며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천허심법을 펼쳤고, 황금음양과 양의 기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솨아아아아!

장운의 전신에서 어마어마한 광원이 쏟아졌다.

그 빛은 영롱하기 그지없어 하늘의 존재가 강림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어디 그뿐인가?

스스슷!

기이한 일이 또 한 번 일어났다.

장운의 전신에서 마치 각질처럼 피부가 흩어지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만약 천세은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지르며 당황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장운은 당황하지 않았다.

씨익!

오히려 웃었다.

그는 이미 전생에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

지금 이것은 전신이 무공을 익히기 가장 좋은 신체로 재조립되는 과정으로, 과거 육신의 허물과 약점을 모두 벗는 것. 즉 환골탈태(換骨奪胎)였다.

‘드디어, 드디어!’

장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래고래 기쁨의 소리를 내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환골탈태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나가며.

주르륵!

전신에서는 검은 구정물이 흐르고 있는데도 기쁘기만 하였다.

몸속 노폐물과 불순물, 탁한 기운들이 모두 빠진다는 증거니 갑작스러운 변화이지만 기쁘게 받아들였다.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장운의 전신에선 새하얗고 뽀송뽀송한 피부가 재생되었다.

머리카락도 본래의 그것보다 훨씬 윤기가 나고 길었으며,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것은!

‘발에서, 내 왼발에서 기의 흐름이 막히지 않는다!’

장운을 괴롭히던, 하늘의 형벌과 같았던 왼발에 기혈이 뚫렸다는 사실이다.

환골탈태는 앞서 말했다시피 육신이 무공을 익히기 위한 최고의 상태로 재조립되는 것이기에 절었던 왼발이 정상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스윽!

마침내 모든 환골탈태를 마친 장운은 몸을 일으켰다.

저벅저벅.

그리고 한번 걸어보았다.

이질감이 느껴진다거나, 예전처럼 다리를 저는 행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기혈 순환이나 내공도 잘 주입이 되어 멀쩡하기만 했다.

‘됐다!’

장운은 눈물이 터지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이는 검신 장인랑이 아닌 본래의 장운이 반응한 감정이었다.

왼발의 장애는 장운을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힌 원흉이자 죽음에 이르게 만들기까지 했다.

한데 그 모든 것을 떨치고 이렇게 당당히 두 발로 몸을 일으키게 되었으니, 어찌 감개가 무량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리고 또 하나.

좋은 일은 더 있었다.

장운은 황금음양과 양의 기운을 녹여 환골탈태를 하였다.

그 기운으로 순식간에 초절정 고수에 가까운 내공을 얻었으며, 무공의 경지도 마침내……!

‘이제 나는 절정의 경지에 도달했다!’

평범한 무인이라면 누구나 꿈꾼다는 절정 고수에 등극하였다.

왼발의 장애도 말끔히 고치고 절정의 경지까지 도달하였으니 결국 이 모든 것은 장운의 계획대로였다.

이는 천하제일인이자 천하제일검이었던 장인랑 시절과 비교하였을 때도 어마어마하게 빠른 성취였다.

아직 약관에 도달하지 않은 후기지수 중에 절정에 도달한 자가 몇이나 될까?

아무리 많이 쳐줘도 열 명이 넘지 않을 것이다.

“으으윽!”

장운이 또 한 번 발전을 하고 있을 무렵!

옆에서 천세은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아차!’

환골탈태와 절정 고수 등극의 기쁨 때문에 잠시 망각하고 있었는데 장운 바로 옆에서는 천세은의 사투가 한창이었다.

장운은 황금음양과 양의 기운과의 전면전에서 말 그대로 압승을 차지했지만 천세은은 양상이 달랐다.

처음에는 얼굴에 새겨진 화상에서 시원함마저 느껴질 정도로 괜찮았으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힘겨워하고 있었다.

장운의 천허심법에 비해 천세은의 음천귀독공 성취가 모자란 까닭이었다.

“천 표사님, 천천히! 천천히 호흡을 내쉬고…….”

장운은 곧바로 천세은에게 다가가 단전에 손을 가져다 댔다.

본래 단전의 위치는 외인이 함부로 손을 가져다 댈 만한 곳이 아니었는데, 두 사람은 그 관계를 초월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장운이 차분하게 도움을 나누어주었고 장운에 이어 천세은 역시 일생일대의 기연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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