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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85화 (84/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85화

증명하다(1)

마침내 초절정의 영역까지 도달한 장운.

그것은 많은 것을 의미했다.

황금표국의 국주인 금령검객 장천호에 이어 또 다른 초절정 고수가 탄생했다는 뜻이며 스물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달성했다는 것은 천하제일의 후기지수가 되었다는 것.

현재 일검매향 예천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그와 비슷하다 평가받은 창천폭뢰 남궁벽의 실력이 절정 초중급임을 감안하였을 때 장운만은 못할 것이다.

‘그동안 깨달음이 부족해 펼칠 수 없었던 혼원무극검법의 초식이 사용 가능하다.’

장운은 연무장에서 열심히 검을 휘두르며 과거 검신 장인랑 시절에 느꼈던 감각을 조금씩 깨워 나갔다.

동시에 혼원무극검법 상위 초식마저 사용이 가능해지자 기쁘기 그지없었다.

그 말인즉 예전과 비교하면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뜻이니까.

-황금표국의 정식 후계자, 금령공자 장운이 초절정의 영역에 도달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소식은 어마어마한 광풍이 되어 섬서성의 일대는 물론이오, 전 중원을 강타하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지만 대부분은 하나였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심지어 몇몇은 장운과 황금표국을 거짓말쟁이 취급을 하며 모욕을 주는 곳도 존재했다.

사람들의 불신은 생각보다 커져 황금표국의 주인인 금령검객 장천호의 귀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장운아, 세상 사람들이 믿지 않으니 어떻게 해결할 참이더냐?”

모처럼 단둘이서 독대를 하는 아비와 아들.

장천호는 지난번, 침상에서 살수를 맞이하였다는 소문을 듣고 곧장 장운을 찾았다가 크게 놀란 바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든든한 막내아들은 어느새 초절정의 경지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장천호는 그것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 바 있었다.

-이제 장운이는 결코 나보다 하수가 아니다.

지금 당장은 몰라도 몇 년 후 아니, 내년 정도면 더 강해질지도 모른다 여겼기 때문이다.

“진실은 가만히 있어도 드러나는 법입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만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지 않습니까?”

아비의 부름과 질문에 장운은 퍽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평소의 장운이었다면 세간의 평가나 의구심 따위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테지만 자신이 황금표국 정식 후계자로서 어느 정도 위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이맘때쯤, 화산이나 종남파 측에서 제자를 보내 우리들을 툭툭 건드리고 평가하고자 했지요?”

장운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화산파나 종남파는 속가제자나 제법 뛰어난 제자들을 보내 황금표국과 정식 비무를 벌이곤 했다.

지난번 종남파 속가제자 적엽검 구양모를 이긴 일이 그러했다.

본래 그런 자잘한 시비성 비무를 맡는 것은 첫째 장룡의 몫이었으나 이례적으로 장운이 나서서 완벽하게 제압했던 일 말이다.

“그렇지. 이제 곧 두 문파 측에서 사람을 보낼 때가 되었는데?”

일검매향 예천관이라는 최고의 후기지수를 기르느라 정신이 없는 화산파와는 달리 종남파는 그 어느 때보다 황금표국을 견제하고 꺼리고 있었다.

종남파는 구파일방 내부 평가에서도 물론이고 같은 섬서성에서 화산파에 비해 언제나 이인자라는 인상이 존재했는데 급격하게 떠오르며 추격하는 황금표국 때문에 이인자 자리마저도 위태위태할 지경이었다.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종남파 측에서는 반드시 손을 써올 것이 틀림없을 터.

“아버님. 이번에는 저놈들이 시비를 걸어오기 전에…… 제가 먼저 손을 쓰려 합니다.”

“뭐?”

장운이 밝히는 뜻밖의 말에 장천호는 크게 놀라면서도 흥미로운 시선을 보내었다.

“또 종남파 측에서는 속가제자나 뒤탈 없는 무인을 보내 대련 요청을 할 터이니 도리어 제가 직접 종남파로 가서 대련 요청을 하는 겁니다.”

장운의 말에 장천호는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핫! 하하하핫! 그거 아주 걸작이로구나.”

이렇게 통쾌할 수도 없었다.

먼저 친선 대련을 하자며 시비를 걸어오는 쪽은 종남이나 화산이었는데 역으로 나가다니, 상상만으로도 시원하였다.

무엇보다 통쾌한 것은 바로 이거였다.

‘종남파의 젊은 고수들 중 감히 장운이를 감당할 만한 인물이 있을까?’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합당한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종남파는 지난 용봉지회에서도 미미한 활약을 하며 후기지수의 폭이 좁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한데…… 종남의 누구에게 대련을 요청할 것이냐?”

아버지의 질문에 장운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는 바로…….”

* * *

장운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다음날, 곧바로 섬서 종남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것도 혼자의 몸으로.

막대한 문제가 예상되는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홀로 가는 방향을 선택한 까닭이었다.

“누구십니까?”

“허가받지 않은 외인은 더 이상 접근이 불가합니다.”

종남산 본파가 있는 봉우리에 다다르자 아니나 다를까?

종남파 무인들이 촉을 곤두세우며 장운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도 그럴 것이 장운의 겉모습은 물론이고 범상치 않은 태가 많이 낳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나는 황금표국에서 온 금령공자 장운이라는 사람이오.”

오오오오!

그 말에 여기저기에 놀란 듯한 반응이 들려왔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설마 종남산에 장운이 직접 찾아올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그, 그게 정말이오?”

입구의 문지기를 맡은 종남의 이대제자들은 하나 같이 믿지 못하며 두 눈을 끔뻑 뜰 뿐이었다.

물론 섬서성을 오가며 장운을 목격한 이들이 많았기에 진심으로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인피면구나 닮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

스윽!

장운은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황금표국 정식 후계자를 뜻하는 명패를 내밀었다.

이 명패를 보니 그들은 더 이상 부정하지 못하였다.

“이러면 믿겠소?”

이제야 완전히 믿은 그들은 다시 한번 장운의 전신을 훑어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금령공자께서는 본 파에 웬일이시오?”

그들의 질문에 장운은 태연한 음성으로 말하였다.

“이맘때쯤이면 귀 파 측에서는 언제나 본 표국을 방문하여 실력을 알아보겠다는 말로 대련을 요청하곤 하셨소이다. 알고 계셨소?”

전혀 뜻밖의 말을 듣게 되자 말단의 이대제자들은 당황하면서도 순순히 대답을 했다.

“그랬던 것도 같소.”

“그런데 그 일은 왜……?”

장운은 그런 그들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이번만큼은 귀 파가 먼 길을 돌아오지 않도록 우리 황금표국 측에서 직접 나섰소이다. 내 종남파의 실력을 한번 알아보고 싶소.”

장운은 과거 적엽검 구양모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웅성웅성!

장운의 말에 종남파 입구는 완전히 난리가 나고 말았다.

사실 부정할 수도 없는 것이 실제로 종남파는 이번에 어떤 고수를 황금표국으로 보내야 할지 의논을 하고 있던 것이다.

장운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술 더 떠서.

“나는 종남파에 원하는 상대가 있소.”

상대를 지목하러 오기까지 했다.

“헛! 허헛!”

“웃기는군.”

“그래, 어디 들어나 보겠소.”

종남파의 무인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당찬 장운의 모습에 코웃음을 치면서도 어디까지 개소리를 하는지 들어보겠다 하였다.

그리고 장운은 이들을 향해 벽력탄을 터뜨리듯 엄청난 발언을 투하하였다.

“종남무객(終南武客) 천종도 대협과 한번 겨루고 싶소이다.”

우우우우!

그 말을 듣자마자 약간의 느슨함과 친근감이 남아 있던 종남파의 이대제자들은 완전히 눈이 돌아가고 말았다.

“이런 정신 나간!”

“미친 작자 같으니!”

“그분은 종남 최고의 어른이시거늘.”

“감히 본 파를 능멸하려 드는가?”

채쟁, 챙!

하나같이 병장기를 빼어 들며 당장이라도 홀로 서 있는 장운을 도륙할 기세였다.

“왜? 안 되오?”

장운은 여전히 태연하다 못해 뻔뻔스럽기까지 했다.

그 모습에 더욱 화가 난 종남의 무인들은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로 소리쳤다.

“안 되고말고!”

“그분께서는 최고 어른이시며 무림 은퇴를 목전에 두셨다.”

“그건 너무하지 않은가?”

사실 이들의 분노는 일리가 있었다.

현재의 종남파는 구파일방 내부 서열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할 뿐이지만 과거에는 달랐다.

이른바 영광의 시기가 존재하였는데 그 끝물을 보낸 인물이 종남파의 최고 장로이자 이제는 무림에서 거의 은퇴를 했다는 종남무객 천종도였다.

천종도는 매우 기묘한 인물이었다.

방랑벽이 심했으며 구태여 종남산에 얽매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종남무객, 즉 종남파의 무예에 미친 떠돌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런 그도 무림 최고의 배분이 되어 무림에서 은퇴를 할 무렵이 되니 고향이 그리워진 까닭일까?

-평생을 종남산 바깥에서 떠돌았으니 말년은 종남산에서 보내겠네.

천종도는 너스레를 떨면서 이러한 말을 남길 정도였다.

실제로 그는 노년을 즐기며 종남의 일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정도였다.

즉, 종남에 있어서 상징적인 인물이자 존경받는 어르신이며 영광의 세대 마지막 생존자였다.

그런 만큼 종남파 무인들은 미워할 수 없는 괴팍한 괴짜 늙은이인 천종도를 아끼고 또 사랑하였다.

한데 장운이 다가와 그와 맞붙고 싶다고 하니 열불을 낼 수밖에.

“작년에는 적엽검 구양모가 본 표국 전체를 통틀어 실력을 알고 싶다는 발언을 했소. 그것도 속가제자가. 그리고 재작년에는 종남 외당 출신의 서른도 안 되는 고수가 본 표국이 사랑하는 다정검 인천수 대협을 지목하며 붙자고 하였지.”

사실 장운이 천종도를 겨냥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동안 종남파는 같은 섬서성 내부 문파끼리 친목을 다진다는 명분 아래에 황금표국을 툭툭 건드리고 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는 본 표국의 국주이신 나의 아버지, 금령검객 장천호 대협의 실력을 보고 싶다며 일대제자가 찾아왔소.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벌써 십 년 가까이 흘렀지. 자, 이제 나는 묻고 싶소.”

장운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이 사라진 상태였다.

서서히 분노와 살기가 번져감에 따라 종남의 이대제자들 정도로는 감히 감당할 수 없었다.

“종남파는 본 표국을 향해 그래도 되고 왜 우리 황금표국은 친선 대련 대상을 지목하면 안 되는 것이오?”

장운의 말은 논리적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그의 전신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기세가 내뿜어져 나오자 그들은 위축이 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냐?!”

바로 그때였다.

이대제자들 사이로 한 무리의 일대제자들이 등장했다.

입구에서 소란이 커진다고 하여 출동하였는데 상대는 젊은 청년이지 않은가?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해서 그들은 자초지종을 물었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일대제자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중천검(重天劍) 축사곤은 눈에 강한 살기를 발산하며 앞으로 나왔다.

“금령공자 장운! 네놈이 한 수 득세하여 강한 것은 알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가 상대할 수준으로…….”

축사곤이 뭐라 말하며 장운 앞에서 일장연설을 하려던 찰나!

터업!

장운은 완전히 무장하여 검을 뽑은 그의 검에 손을 가져다 대더니 급기야는.

콰지지직!

내공을 이용하여 가볍게 깨부수는 것이 아닌가?

일류 고수에 육박하는 자의 검을 빼앗고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은 단 하나를 의미했다.

장운의 실력은 정말로 초절정이 맞으며 오늘 종남파는 고생한다는 뜻!

“헛소리 말고 천종도 대협에게 바로 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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