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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115화 (114/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115화

오식(五式)을 익혀라!(2)

금령풍운검법은 강력한 금(金)의 힘을 담아 풍운처럼 강력하고 화려한 변화를 일으키는 검법이었다.

파아아앗!

현재 장천호가 사력을 다해 펼치고 있는 금령풍운검법의 절초, 금령초월휘검은 그야말로 금령풍운검법을 어떻게 펼쳐야 하는지 알려주는 교본과도 다름이 없었다.

‘전력을 다하겠다는 아버님의 말씀은…… 거짓이 아니었구나.’

다시 한번 아비의 진심을 확인한 장운은 크게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장운 본인도 잘 알고 있듯이 이 금령초월휘검의 장점은 절대로 대상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휘이이이익!

순간적으로 장천호가 만들어낸 눈부신 황금빛의 검강이 절묘하게 휘면서 뒤로 물러서는 장운을 쫓았다.

어찌나 빠르고 집요하던지 흡사 생명체가 깃든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결국 피할 방법이 없으니 해결책은 하나였다.

-금령초월휘검(金靈超越揮劍)!

장운 역시 똑같은 검법에 똑같은 절초로 마주 대응한 것이다.

“아니?!”

그 기발한 기지에 장천호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똑같은 금령초월휘검으로 대응할 줄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어디 그뿐인가?

콰가가가가강!

놀랍게도 아들의 검강은, 아들의 실력은 절대로 자신의 아래가 아니었다.

장천호의 초식과 맞부딪쳐 서로 폭발하였는데 장천호 본인의 전신이 뒤로 더 밀려나고 있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컸다.

‘똑같은 초식으로, 그것도 내가 먼저 쏘아냈는데 오히려 밀려난 것은 나다.’

똑같은 초식으로 대결했는데 장천호가 더 손해를 입었다.

같은 초식이었기에 결과는 명백하게 보였다.

“흐으음.”

반면 장운은 평온해 보였다.

과거 엄청난 깨달음과 내공으로 거듭 발전한 결과, 이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금령공자 장운의 실력은 절대로 금령검객 밑이 아니라는 것.

“하아아압!”

그래도 여기서 순순히 물러난다면 금령검객이 아닐 터.

장천호는 뒤로 물러나기가 무섭게 전진하였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인 장운을 향해 무시무시한 기도를 선보이며 검을 휘둘렀다.

-금령풍천비류(金靈風天沸流)!

일검마다 무서운 내력과 더불어 화려한 변화가 깃들었다.

그 강력한 모습에 장운조차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적어도 금령풍운검법의 성취도나 이해도에 있어서는 아버님이 한 수 위다.’

실제로도 조금 전 장운이 뒤로 덜 밀려났던 이유는 내공이 우월해서였지, 결코 무공이 더 월등해서가 아니었다.

콰아앙!

다시 한번 사이 좋은 부자는 사납게 격돌하며 주위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드는 중이었다.

만약 세상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두 사람을 부자 관계가 아니라 원수 사이로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두 사람의 전투는 치열했다.

“허억, 헉”

“후우우.”

대략 일각 정도 서로에게 모든 것을 퍼부은 황금표국의 절세 고수들은 살짝 지쳤는지 호흡이 거칠어졌다.

체력은 젊고 어린 장운이 월등했으므로 당연히 장천호가 불리했다.

“운아, 이제 슬슬 꺼낼 때가 되지 않았느냐?”

바로 그때였다.

호흡을 한 차례 가다듬으며 비무의 소강상태를 취하던 장천호가 말문을 열었다.

“네?”

장운이 놀라서 되묻자.

“네가 폐관 수련을 하려는 까닭은 금령풍운검법 때문이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 네 실력을 진정으로 펼칠 수 있는 무공을 발휘하거라.”

장천호는 그가 가야 할 길을 알려주었다.

사실 장운은 그동안 황금표국의 후계자로서, 그리고 아버지의 눈치를 보느라 혼원무극검법을 감추었던 것이 컸다.

이제 감추지 않고 모든 것을 펼칠 때가 온 것이다.

“……알겠습니다.”

장운이 무언가 결심을 내린 듯 대답하였다.

달콤한 소강상태가 지나가고 제2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 서두를 알린 것은 장운이었다.

-일식(一式) : 전진검(前進劍)!

처음에는 가볍게, 혼원무극검법의 첫 초식인 전진검이었다.

검을 전진시킨다는 간단한 뜻을 가진 이 기초는 결코 우습게 볼 만한 게 아니었다.

기초만 탄탄해도 절정 고수가 될 수 있다는 진리의 격언이 있듯이 가볍게 뻗어나가는 전진검의 위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채앵!

아니나 다를까?

금령풍운검법의 운율과 기운에 맞춰져 있다가 전혀 다른 성질의 검법이 튀어나오자 그것을 알면서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기초 초식인 만큼 장천호가 잘 방어를 했긴 했는데 그의 검이 살짝 위로 튄 것이다.

-이식(二式) : 분광검(分光劍)!

검이 검객의 예상과 달리 튀었다는 것은 곧 틈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장운은 그 틈을 집요하게 노렸다.

스파아아앗!

바람을 가르고 한 줄기 빛이 되어 튀어 나가는 극강의 쾌검이 있었다.

혼원무극검법 초반 초식 중에서 가장 빠르다고 정평이 난 초식이었다.

-금령조화(金靈造化)!

장천호도 노련했다.

쾌(快)에는 변(變)으로 방어한다는 강호의 전통 방식을 구사하며 노련하게 방어하였다.

“오오!”

그러나 장천호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이것은 결코 평범한 검법이 아니다.’

도대체 이 사랑하는 아들이 어디서 어떻게 어떤 검법을 익혔는지 모르겠지만 장천호도 평생 칼밥을 먹고 산 사람이므로 추측할 수 있었다.

현재 장운이 펼치고 있는 검법은 그야말로 대종사의 검법이며 능히 강호 초절정 절기임을 장담하였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삼식(三式) : 진천검(振天劍)!

일식, 이식보다도 무서운 진천검 초식이 발동되었다.

이 진천검의 초식은 하늘을 놀라게 만든다는 뜻답게 일식, 이식을 더한 것만큼이나 강력하고 완벽했다.

전진검처럼 강력하고 분광검처럼 빨랐다.

-금령창벽(金靈蒼壁)!

이에 장천호는 검을 다시 수습하며 어떻게든 방어를 하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너무 지친 탓일까?

서걱!

장운의 초령검이 아슬아슬하게 장천호의 소매를 베고 나아가 손목을 살짝 긋고 말았다.

주르륵!

큰 상처는 아니어도 워낙 강한 초식이었던 만큼 선혈이 손을 타고 흘렀다.

보통의 대련 비무나 친선전이었다면 여기서 중단이 되었을 테지만.

“흐아압!”

장천호는 결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제 가면 갈수록 내가 불리할 것이다.’

이 비무에 있어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였다.

-금령운무지검(金靈雲霧之劍)!

그리하여 장천호는 부상을 입고 주춤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허를 찔렀다.

장운이 움찔하는 틈을 타서 기다렸다는 듯이 승부수를 던졌다.

금령풍운검법의 세 절초 중 하나로 장천호는 남은 내공은 모두 털어놓았다.

강한 운무, 즉 안개와 함께 그 사이에 강력한 한 줄기의 황금빛 검강이 날아드는 아름답고도 절묘한 초식!

파아아아앗!

고막을 때리는 강한 파열음과 동시에 장운의 머리를 노렸다.

본래 대련에는 급소를 노리지 않는 것이 우선이나 실전처럼 하자는 선약 때문이었다.

이에 질세라 장운도 다음의 초식을 시전하였다.

-사식(四式) : 무극만검(武極滿劍)!

현재의 필살 초식이자 무수히 많은 고수들을 쓰러뜨렸던 그 초식이었다.

장천호가 승부수를 걸었듯이 장운도 준비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장운에게 유리한 면이 있었다.

상대는 자신의 검법을 모르는 반면, 자신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았나?

그래도 절대로 봐주는 법이 없었다.

챙!

두 사람의 격돌은 짧고 강렬했다.

더 밀고 더 밀리고 폭풍우나 지각 변동을 알리는 것도 없었다.

검과 검이 만나 우열을 가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명확하였다.

쩌억!

장천호의 검이 균열을 내며 부서지고 만 것이다.

물론 그의 애병이 아니라 연무장의 검을 사용하였으나 그 검 역시 만철당에서 만든 강력하고 귀한 검이었다.

그 검이 깨졌다는 것은 비무의 종료를 의미하였다.

장운이 이겼고 장천호가 졌다.

금령공자가 금령검객을 꺾는 순간이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장운이 우월했으므로 살초를 모두 거둔 채 정중히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결과적으로 장운이 쉽게 이긴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아버님의 무공을 몰랐더라면…… 훨씬 더 고전했을 것이다.’

그의 생각이 옳았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으며 굳이 표현하자면 대략 반 수 차이 정도랄까?

그래도 장운이 이겼으니 황금표국의 최고 고수로 명실상부 장운이 되고 말았다.

한편 장천호는 지쳤는지 여전히 헐떡이고 있다가 간신히 수습을 하였다.

“허억, 허억. 그 검법의…… 이름은 무엇이냐?”

장천호가 숨이 넘어갈 듯 몰아쉬며 물었다.

섬서성에 있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수이자 대 명문인 화산파와 종남파와 견줄 정도라는 금령검객 장천호.

그를 이토록 고전하게 만든 고수가 있던가?

‘적어도 섬서성에서 나를 꺾을 수 있는 자는 화산과 종남의 장문인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들은 자신을 이겼다.

이것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였다.

게다가 아들은 지금 이것보다 더 높은 경지를 갈망하고 있으니 장천호는 패배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장운의 발전은 곧 황금표국의 미래이기에.

“혼원무극검법입니다.”

장운은 일체의 고민도 없이 진솔하게 대답했다.

혈육지간에 어찌 비밀이 있을 수 있으랴.

동시에 자신과 전력을 다해 비무를 벌인 아비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다.

‘아버님과 대련을 통해 나는 한 번 더 발전하였다.’

보기 드문 고수와의 실전과 같은 비무는 실력을 늘리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장천호로 인해 금령풍운검법에 대한 깨달음을 다시 한번 갈무리할 수 있었으니 이것은 영약을 취한 것과도 같았다.

이제 혼원무극검법에 몰두해야 하는데 금령풍운검법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걱정거리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설마…….”

뿌듯해하는 장운과 달리 장천호는 너무 놀란 나머지 휘청거리는 중이었다.

강호에서 칼밥 먹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무공의 이름에 장천호는 경악을 하며 되물었다.

“그게 진짜더냐?”

“그렇습니다. 검신 장인랑의 무공이자…… 이 초령검을 건네준 은사께서 비급서를 주셔서 진전을 이은 인연이 된 무공이기도 합니다.”

장운이 말을 덧붙였다.

그 이유는 첫 번째로 괜한 그동안 왜 숨겨왔냐는 괜한 오해를 사기가 싫었다

둘째로는 만에 하나라도 전생의 자신이 깃들었다는 것이 들킬까 봐 경계를 하려는 이유였다.

짧게 대답함으로써 완벽한 이유를 댄 금령공자 장운이었다.

“세상에, 세상에……!”

이제야 자신의 아들이 어마어마한 검법을 숨겼다는 걸 깨닫게 되자 장천호는 크게 놀라는 중이었다.

장운에게 여러 비밀과 알지 못하는 기묘한 힘이 있다는 것은 짐작했어도 그 배후에 검신 장인랑의 무공이 있는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검신의 진전을 잇는 대신, 절대 타인에게 발설하지 않기로 맹세를 했었습니다.”

장운이 거듭 말했다.

“아니다, 이해한다. 아니지! 나한테도 말을 안 했어야지, 이 아들아!”

오히려 왜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했냐며 다그치는 장천호였다.

다그치는 이유는 당연히 아들 걱정 때문이었다.

“네가 검신의 무공을 익혔다는 사실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리 표국의 대표두나 집사들에게도 말하지 말거라. 알겠느냐?”

패배의 허무함을 느끼기도 전에 신신당부를 거듭하던 장천호.

그는 영락없이 아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끼는 평범한 아버지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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