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155화 (155/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155화

무림맹(武林盟)으로 가다(1)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정사대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정사대전은 새로운 신성(新星)들을 낳았다.

그 대표적인 인물은 두 사람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당연히 누가 뭐래도 가장 큰 공을 세운 황금표국의 금령검제 장운이었다.

-금령검제가 아니었더라면 정사대전에서 이토록 손쉽게 이길 수 없었다!

-그는 사흑천주를 쓰러뜨렸을 뿐만 아니라 사흑천 성에 모인 최후의 결사대마저 함락하였다.

세간의 평가는 하늘을 찔렀다.

금령검제는 더 이상 신성 수준이 아니라 당대 천하제일인에 거론될 수준이었으며 그를 추종하는 자들의 의견은 주류가 되었다.

그다음 공적을 세운 인물은.

-정사대전 초창기 정파가 굳건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화산파의 공로가 컸다!

-화산파의 소요자 대선배는 물론이오, 최강의 후기지수라 꼽히던 일검매향 예천관의 활약은 눈을 의심하게 만들 지경이었다.

놀랍게도 화산파, 정확히 말하자면 예천관의 활약이었다.

실제로 소요자와 예천관은 태원평과 얽힌 일로 인하여 사흑천의 집중포화를 맞게 되었다.사흑천 정예 병력의 기습부터 치열한 난투까지 화산파 일대가 피로 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정사대전 첫날부터 공세를 막아낸 공로는 지대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장운과 황금표국이 사흑천의 성을 항복시킬 동안, 화산파는 주민들을 살피어 민심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황금표국의 부국주이신 금령검제 장운 소협께 아룁니다.

정사대전이 종료되었으니 그 공로를 치하하고자 합니다.

필히 참석해 주시길 바랍니다.

예상했던 대로 무림맹으로부터 정식 초청장이 날아들었다.

“가실 겁니까?”

응운곤이 물었다.

그 질문에는 염려가 담겨 있었다.

요즘 들어 황금표국이 각광을 받고 떠오름에 따라 무림맹과 구파일방은 제 식구를 더 챙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불렀으니 가야지.”

그에 반해 장운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전히 여유롭기만 했다.

아니, 무림맹으로 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는 상태였다.

“설사 그들이 개수작을 부린다고 해도 걱정은 없다. 누가 봐도 나는 최고의 공로를 세웠으니 그것은 외면한다는 건 곧 민심을 버린다는 뜻이니까.”

장운의 호언장담에 금옥관의 무인들은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사실 누가 보더라도 최고의 업적을 쌓은 것은 장운이었다.

일단 사흑천주를 죽이며 상황을 반전시켰으니 그것만 보더라도 반박의 여지는 없던 것이다.

“우리는 무림맹으로 간다.”

장운이 말했다.

그리고 그의 무림맹 본맹행은 곧이어 어마어마한 파란을 낳게 되었다.

* * *

시간이 흘러 예고했던 대로 무림맹 본맹에는 정사대전이 종료된 기념으로 성대한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날을 기념하며 무림맹 인근에는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는데.

“오오오! 소림이다!”

“무당의 인원들도 왔어!”

대부분은 무림의 유명한 명문 정파나 명숙을 보기 위해 얼쩡대고 있었다.

그것과 별개로 무림맹 본맹의 입구를 파하고 들어가는 자들은 하나 같이 기라성과 같은 문파의 소속 인물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우와아아아!

입구 주변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쏟아졌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무림맹 본맹 내부에 있던 무인들조차 화들짝 놀라 바깥을 쳐다볼 정도였다.

그들의 정체는 다름이 아니라…….

“화산파다! 화산파의 고수들이 왔다!”

“소요자 어르신!”

“화산파의 장문인이신 매화신검 예정천이시다!”

화산파의 고수들이 당도한 것이다.

군중들은 정사대전의 중심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화산파의 무인들을 보자 잔뜩 달아오르고 말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와아아! 뒤에는 절세 미남과 미녀가 있다!”

“저분이 바로 일검매향 예천관 소협이라고!”

“그 옆에는 여동생인 화산의 한 떨기 꽃! 화산지화 예진설 소저야!”

누가 뭐래도 화산파에서 가장 각광받는 인물은 다름 아닌 일검매향 예천관이었다.

화산파에서 여러 고수들이 공로를 세웠지만 정사대전을 끝낸 무림은 새로운 얼굴,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 있어 극강의 호감이자 공로를 세운 화산파의 예천관은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걷게 될 것이다.

“정파 무림의 하늘이 될 분이시지.”

“맞아, 소문을 듣자 하니…… 이미 실력은 화산제일검이라 하시던데?”

구름처럼 몰려든 군중 사이로 호사가들의 잡담이 이어졌다.

그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예천관은 소요자와 폐관 수련에 이어 부족했던 실전 경험을 이번 정사대전으로 채우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현 화산파 장문인인 예정천이 아들에게 그 직위를 물려줄 준비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오라버니, 좀 웃어요. 손도 흔들고요.”

화산파 고수들이 최근 들어 이토록 환영을 받던 때가 있었나?

모처럼의 환대에 예진설은 환하게 웃으며 예천관에게도 조언을 하였다.

“그래, 그래.”

예천관은 그답지 않게 대충 대답하였는데 아무래도 다른 곳에 신경이 쏠린 듯 보였다.

그렇게 화산파 고수들이 모두 입장을 완료하려던 찰나였다.

오오오오오오!

또 한 번 어마어마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말았다.

화산파 고수들의 본맹 입장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마어마한 함성 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뭐지?”

“뭐야? 뭔데?”

그 함성 소리가 얼마나 대단했냐면 화산파 무인들조차 화들짝 놀라며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예천관과 예진설이 손을 흔들 때보다 수십 배는 더 큰 환대였다.

‘설마…….’

그 심상치 않은 반응에 관중들의 평가에 예민한 예진설이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녀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지고 말았다.

“황금표국의 깃발이다!”

“금령검제 장운!”

“사파 지존을 쓰러뜨린 차기 천하제일인!”

“아니지, 현 천하제일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정사대전을 종료시킨 사나이!”

군중들은 열광하다 못해 완전히 뒤집어지고 있었다.

사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장운과 황금표국이 아니었더라면 아직도 중원에는 피바람이 불어 닥쳤을 것이며 많은 인원들이 죽었을 테니까.

“험험.”

장운은 이런 어마어마한 환대에 머쓱해하며 슬쩍 지나갔고, 그 뒤를 천세은과 응운곤, 두길준 등등이 철통 호위를 하였다.

‘그래. 우리는 이 함성을 받을 자격이 있다.’

두길준은 사람들의 반응을 만끽하고 있었다.

무림맹의 여론은 최대 공로자로 장운과 예천관을 꼽고 있지만 까놓고 말해 장운이 압도적이었다.

적어도 두길준과 금옥관의 무인들은 그리 믿어 의심치 않았다.

“칫!”

예진설은 화산파를 씹어 먹는 황금표국에 대한 환대에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내었다.

그래도 결코 밉지 않은 것이 어린아이의 귀여운 치기 어린 행동 같아서 웃음을 자아내었다.

예진설 때문이었을까?

스윽!

장운은 그 방향으로, 예천관 또한 장운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그만 딱 마주치고 만 것이다.

그 찰나의 사이에 두 사람의 눈빛에는 커다란 불꽃이 튀는 듯하였다.

하나 그것도 잠시.

“또 뵙습니다.”

예천관은 가지런한 이를 보이며 정중히 포권을 하였다.

세간에는 두 사람을 호적수로 몰이를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의 사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것은 장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번에는 신세를 지었습니다.”

장운도 마주 포권을 하며 환대를 했다.

무공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소요자와 같이 만났던 날을 일컫는 말이었다.

“별말씀을.”

짧은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차례차례 무림맹 본맹 안으로 들어갔다.

본맹 내부까지 따라올 수 없는 부류들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실 뿐이었다.

황금표국의 인원들을 마지막으로 정사대전 종료 무림맹 모임의 모든 인원들이 참석을 마쳤다.

* * *

입장을 마치자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고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정사대전에서 활약한 여러 집단끼리 인사를 주고받았다.

참으로 기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정사대전이 끝나니 이제 서로를 견제하는 일만 남았나?’

저들의 아귀다툼에 한 발자국 물러선 장운의 시선으로 볼 때 화기애애한 척하지만 내심 새로운 경쟁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정사대전을 승리로 마무리하였으니 분위기와 사기는 하늘을 찔렀고 그 공로와 활약도에 대한 보상도 이루어졌다.

“그럼 마지막으로 정사대전 최고 공로를 세운 영웅을 호명하겠습니다.”

무림맹의 군사 경천지낭(驚天智囊) 제갈성천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 영웅은 특별히 본 맹의 맹주이신…… 천운학검 남일산 대협께서 직접 치하해 주실 겁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잔치 자리에도 등장하지 않던 무림맹주, 남일산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오, 오오오!

그가 모습을 보이자 많은 사람이 환대를 하며 박수로 맞이하였다.

왜냐하면 무림맹주인 남일산은 좀처럼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마주치기 몹시 힘든 무인 중 한 명이었다.

그런 그를 이렇게 가까운 자리에서 볼 수 있으니 영광인 것이다.

‘남일산!’

그의 등장에 모두가 즐거워하고 신기해하고 있을 때 오로지 단 한 사람, 금령검제 장운은 내심 이를 갈고 있었다.

이제 광혈흑마 태상천이 죽었으니 남은 복수를 완성하려면 남일산의 목이 필요했다.

“자, 최고 공로를 세운 영웅을 호명해주십시오.”

장운의 그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갈성천은 맹주인 남일산에게 말했고.

씨익!

남일산은 여유롭게 웃으며 오늘 모여든 여러 좌중들에게 차분히 시선을 보내었다.

그 시선은 공평하게 향하였으며 종전에는 가장 끝에 있던 금령검제 장운에게로 향하였다.

‘여전히 정정하군.’

장운은 그리 생각하며 남일산의 전신을 훑었다.

당시에도 적은 나이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백발의 장년인이 된 상태였다.

그래도 나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전신의 기운이나 기도가 예리하였으며 현역이라고 해도 신뢰가 갈 정도였다.

“먼저 정사대전을 승리로 이끈 여러 동도들을 직접 만나게 되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입니다.”

남일산은 차분히 운을 뗐다.

“과연 누가 최고 공로자로 호명이 될까?”

“뻔한 것 아니겠어?”

“당연히 금령검제 장운 부국주지.”

그 짧은 사이에도 사람들은 열심히 유추를 했다.

십중팔구 장운이 호명되리라 믿었다.

특히 황금표국의 무인들은 장운이 아니면 다른 사람은 없으니 떨려 하거나 긴장하지도 않았다.

너무나도 명확했기에 완전히 믿은 까닭이었다.

“최고 공로자이자 정사대전 최고의 영웅은…… 화산파의 일검매향 예천관 소협! 그리고 황금표국의 금령검제 장운 부국주입니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운의 단독 수상을 바라고 있었는데 웬걸?

무림맹이 밀던 대로 장운과 예천관이 동시에 타게 되어버렸다.

이것은 명백히 월권행위이자 대다수가 납득하기 힘든 결과였다.

심지어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사람들마저도 크게 당황하여 침묵하고 있었다.

와아아!

이 반전에 화산파는 기뻐하였고.

“…….”

황금표국의 무인들은 이렇게 대놓고 제 식구를 챙기나 어이가 없던 그때였다.

“이의 있습니다.”

논란의 상황 속에서 더 거센 논란을 낳을 만한 발언이 속출하였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장운이 아니라 일검매향 예천관이라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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