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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171화 (171/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171화

복수의 완성(3)

‘나는 네놈을 이기고 맹주 직위에 다시 오를 것이다!’

잔뜩 흑화된 남일산은 악에 받친 모습으로 이를 꽉 깨물었다.

그가 펼쳐내는 혈사위천검법은 어찌나 강력하던지 이전의 모습과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연거푸 폭발하는 저 위력을 좀 보라.

그 폭발력이 어찌나 강대하던지 앞서 선보인 백운천명학검결보다 수 배는 더 거세고 강력했다.

그 백운천명학검결을 펼쳤을 때도 절세의 고수이자 장운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대적자가 없었으니 오죽하였을까?

‘역시 마공의 힘은 대단하군.’

장운은 눈 앞에 펼쳐지는 어두운 공격을 바라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평범한 고수가 마공을 익혔을 때 우리는 그를 더러 무림 공적이라 부르며 경계 대상이라 칭한다.

한데 천하제일인급 고수가 마공을, 그것도 최상급의 마공을 익혔다고 생각해 보시라.

그 위력은 추정이 불가하였다.

-육식(六式) : 무궁무형검(無窮無形劍)!

따라서 장운은 혼원무극검법의 후반부 초식을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

이제 혼원무극검법이 아니라면 어둠에 물든 남일산이 펼치는 혈사위천검법을 막아낼 수 없을 테니까.

콰아아아아아앙!

다시 한번 검강을 주고받는 두 절대자들.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앞에는 새하얀 빛과 황금의 빛이 오갔는데 이제는 황금의 빛과 어둡고 탁한 기운이 오가고 있으니 그 변화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

콰앙, 콰아아앙!

장운은 무한에 가까운 내공을 자랑하며 끊임없이 검강을 난사하였다.

그가 많은 내력을 펼치고도 굳건할 수 있었던 것은 천허무극심법 때문이었다.

‘몸에 전혀 무리가 없다.’

심지어 그것을 사용하던 장운조차도 놀라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오식이나 육식 정도 사용했을 경우, 크나큰 피로감에 잠겨 위축되게 마련이었다.

한데 지금은 달랐다.

오히려 너무나도 편했으며 각 초식을 완벽하게 펼칠 수 있었으니 제아무리 마공이라고 해도 혼원무극검법을 쉽사리 넘볼 수 없었다.

오오오오오!

두 무인이 미친 듯이 돌격하는 모습에 군중들은 이제 놀라움을 넘어 경악의 도가니에 빠졌다.

정녕 이것이 일반 무인들의 싸움이 맞는 것인가?

몇몇 사람들은 신선(神仙)들의 전투도 이보다 못할 것이라 자신하였다.

그 정도로 금령검신 장운과 천운학검, 아니, 이제는 천운악검(天雲惡劍)이라 불릴 남일산의 대결은 대단하였다.

“크흐흐흐, 믿어지지 않아. 이런 나를 대적하는 자가 있다니.”

한 차례 격렬한 후폭풍이 지나고 남일산이 입을 열었다.

이미 그의 자아와 내면은 어둠에 점점 잠식당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마공의 힘을 강하게 사용할수록 동반되는 부작용이었다.

“마공이라는 안일한 지름길을 선택한 것치고는…… 약한데?”

여전히 여유로움을 간직한 채 도발을 시전하는 장운.

그 모습이 어찌나 멋지던지 오늘 모여든 사람들은 장운이라는 무인의 그릇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죽대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다.”

남일산은 화를 내기보다 최후의 초식을 준비하였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였으며 진중했다.

‘이 초식을 펼친다면…… 그때의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닐 테지.’

어느 정도 의식이 남은 남일산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어쩌면 일말의 후회나 아쉬움일지도 몰랐다.

그가 예측한 대로 혈사위천검법 마지막 초식을 사용하게 된다면 그는 이제 완벽하게 마공에 잠식당하게 되며 과거의 순수했던, 아니, 순수한 척이라도 했던 시절로 회귀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꽈드득!

그래도 다른 길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장운을 이기고 싶었기에 남일산은 이미 타락한 백학신검을 움켜쥐었다.

“남일산, 전력을 다해서 와라.”

장운은 그의 기세를 읽고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마주하며 초령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남일산이 최후의 초식을 준비하였듯, 장운 또한 최후의 초식이자 최종 오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후우우웁.”

장운은 선제공격보다 반격을 준비하며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힘내라, 장운아!’

그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자가 있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는 천룡거사였다.

전생에 홀로 싸우던 늑대 같은 자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환호 속에서 싸우고 있다.

천룡거사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기쁘고 만족하였다.

우우우!

모두가 장운을 응원하고 있는 반면, 남일산은 철저히 야유를 받고 있었다.

참으로 흥미로운 변화가 아닐 수 없는 게, 본래 남일산이 주류였으며 장운이 비주류였다.

예전에는 모두가 다 남일산을 응원했던 적이 있었다.

한데 지금은 전세가 역전되었으니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말이 완전 허황된 말은 아닐 터.

“하아아아아압!”

모두가 야유를 해도 증오와 시기, 질투는 남일산의 힘을 증폭시키는 기폭제였다.

그는 보란 듯이 힘을 끌어올렸고 전력을 다하였다.

이마에는 물론이오, 두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그는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낸 결과!

-혈악위천수라검(血惡僞天修羅劍)!

남일산은 자신의 전력을 모두 쏟아부으면서 그야말로 악에 가득 찬 초월의 검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앗!

그야말로 마공의 결정체이자 남일산의 모든 혼연의 힘이 실린 이 공격은 대지를 가르고 하늘마저 찢을 기세였다.

그 기운이 어찌나 강렬하고 사나웠던지 무공에 제법 자신이 있는 자들조차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이것이 네놈의 마지막 공격이더냐?’

한편 장운은 특유의 덤덤한 눈으로 그가 펼쳐내는 마지막 공격을 주시하였다.

확실히 그의 검은 무척이나 강했다.

장운이 최종 칠식을 익히지 못했다면 승산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만약 내가 칠식을 익히지 못했다면 이 검에 패하였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승리를 자신한 장운은 서둘러 초령검을 내밀었다.

그리고 죽음의 섬 사구도에서 천룡거사를 만나 고생 끝에 얻을 수 있었던 비기 중의 비기, 최종 오의인 혼원무극검법 칠식을 꺼내 들었다.

“간다!”

장운은 자신을 엄습하는 혼란스럽고 불길한 혈사위천검법의 검강에 대항하여 재빨리 자신의 정수를 출수했다.

-칠식(七式) : 혼원무극천검(混元武極天劍)!

마침내 절정을 향해 치닫는 장운의 공격이었다!

솨아아아아아!

혼원무극검법의 마지막 초식인 혼원무극천검은 순간 모든 하늘을 뒤덮었으며 모든 대지를 집어삼켰다.

그가 만들어낸 환상의 검해(劍海) 속에서 온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이란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완벽한 초식!

“아아, 아아아아!”

그 엄청난 무위에 상대인 남일산마저도 일순 감격에 젖고 말았다.

남일산의 눈 앞에 펼쳐진 일대 장관은 그가 그토록 꿈꾸던 무의 절정이자 무의 끝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였으나 결코 도달할 수 없었던 완벽의 검은 안타깝게도 증오하던 상대의 검에서 뿜어져 나왔다.

콰지지지직!

보통 이런 최후의 대결에서는 어느 정도 백중세를 유지하다가 한쪽이 무너지게 마련인데 천만의 말씀.

장운의 혼원무극천검에 남일산이 만들어 낸 혈악위천수라검은 형편없이 깨어지고 부서지는 중이었다.

아니, 그 전체가 잠식을 당해 정화된다는 것이 더욱 옳은 표현이었다.

“안 돼! 안 돼애!”

장운이 빚어낸 기적에 감격에 찬 것도 잠시.

냉정한 현실로 되돌아온 남일산은 점점 더 가까워져 오는 패배에 격렬히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장운의 벽은 그가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것이었다.

“잘 가라. 남일산.”

그런 그를 향해 장운은 차분히 몰아세웠다.

이제 남일산의 최후가 가까워졌다.

남일산의 검강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그의 전신에서 혈류(血流)처럼 뿜어져 나오던 마공도 숨이 멎은 지 오래였다.

“나는, 나는…….”

남일산은 뭐라 말하려 했지만 그전에 먼저 장운이 선수를 쳤다.

“네놈 뒤에 혈사교(血邪敎)가 있다는 것은 잘 안다.”

장운이 덤덤한 목소리로 경악스러운 소식을 밝혔다.

“……!”

그러자 좀처럼 흔들리지 않던 남일산조차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어찌나 놀랐던지 죽음이 당도하였을 때보다 훨씬 놀란 모습이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더냐?”

씨익!

원수의 격한 반응에 장운은 이제야 마음에 든다는 듯이 웃었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지?”

남일산은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정파 명숙의 소속이었던 자신이 마공을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혈사교의 존재였다.

그는 무림 맹주에 취임한 이후, 어떻게 하면 더 강해질 수 있나 고심할 때쯤 혈사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나는 본래 무림 맹주로서 그들을 멸해야 옳았지만…… 그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지.’

남일산은 그 순간을 회상하며 생각에 잠겼다.

혈사교는 과거 강호무림에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사이비 종교이자 인신공양을 하는 사악한 마공을 추구하는 교도들이었다.

처음에는 그들을 멸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이윽고 혈사교의 강력한 마공에 푹 빠지고 말았다.

-본 교의 혈사폭심법과 더불어 혈사위천검법을 익힌다면 검신 장인랑이 재림해도 자네가 이길 걸세.

특히 남일산의 정신적 지주이자 사부처럼 모시는 혈사교주의 말은 완전히 그를 사로잡았고 그 결과, 남일산은 악마의 유혹에 빠지고 만다.

“평생 정파 무림에서 산 놈이 갑자기 마공을 익혔다? 필시 연유가 있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그 추적을 본 황금표국 측에서 진행했다.”

장운이 점점 죽어가는 남일산을 내려다보며 조소를 보였다.

그의 말이 옳았다.

장운이 본격적으로 무림 출도를 선언한 이후, 표행 일을 멈춘 황금표국.

그들은 장운의 목표가 남일산임을 깨닫고는 철저히 그의 뒤를 캐었다.

금령검객 장천호와 수뇌부들은 남일산의 뒤를 캐던 도중 놀라운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되었다.

-천산 일대에서 불온한 자들이 속출하였는데…… 알고 보니 멸절된 줄 알았던 혈사교가 살아 있다!

놀랍게도 혈사교는 정파이자 남일산의 중심지라는 천산에 꼭꼭 숨어 있었으며 남일산이 다시 무림 맹주로 복직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남일산이 다시 맹주가 되면 혈사교를 몰래 키워주겠다는 공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천산 내부에 혈사교가 숨어 있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장운은 확신에 찬 음성으로 이야기를 했다.

황금표국은 무림맹 본맹을 떠나 따로 완벽한 조사를 마쳤으며 여기에는 무림맹의 눈과 귀, 개방의 도움이 컸다.

이른바 합작이라고나 할까?

흠칫!

정곡을 제대로 찔린 남일산은 죽어도 그냥 편히 죽을 수 없었다.

사실 남일산은 죽어가면서 자신의 복수를 혈사교가 대신해 주리라는 일말의 희망을 남겨두었다.

물론 무공만 따지자면 금령검신 장운을 절대 이길 수 없을 테지만 혈사교에는 무시무시한 비전과 마공이 즐비했기에 암살을 시도한다면 모른다 여겨서였다.

한데 이게 웬걸?

장운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으며 남일산은 장운의 손바닥 위에서 철저히 춤추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더.

[이 개자식아. 내가 바로 검신 장인랑이다.]

가장 달콤한 부분은 바로 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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