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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173화 (173/173)

황금표국 역대급 무공 천재 173화

금령검신(金靈劍神)(2)

분노한 목소리가 천산 지하 동굴을 관통하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두말할 것도 없이 금령검신 장운의 것이었다.

“허억! 헉! 어, 언제 여기를…….”

혈사천신은 장운과 더불어 무림맹의 인원들이 입구를 봉쇄하자 크게 놀란 눈치였다.

이 지하 동굴은 혈사천신의 인도 아래 당시 무림 맹주였던 남일산이 도와 건축한 곳으로 여간해서는 발견하기 보통이 아니었다.

한데 이리도 뒤를 잡힐 줄이야.

“네놈들이 엿보고 있을 줄 알았지.”

그 질문에 장운은 손을 들어 한 인물을 지목하였다.

지목당한 그는 다름 아닌 장운과 남일산의 비무를 염탐하러 간 혈사교의 교도였다.

그렇다.

장운은 역으로 혈사교의 꼬리를 추적하여 여기까지 당도한 것이다.

“이런!”

이제야 모든 사실을 깨닫게 되자 혈사천신은 크게 분노하며 좌절하고 말았다.

상황은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거듭 최악으로 치닫고 있자 의욕이 떨어질 정도였다.

“혈사천신, 그만하고 내 검을 달게 받으라.”

장운은 부맹주인 일검매향 예천관에게 입구를 단단히 봉쇄하라 이른 다음, 혈사천신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 나갔다.

“무림 맹주시여! 나를, 나를 살려주십시오. 나는 쓸모가 많고 필요가 많은 인물입니다.”

궁지에 몰리자 결국 혈사천신이 택한 방법은 비굴함이었다.

“남일산이 괜히 저를 살려두었겠습니까? 저는 언젠가 당신에게 유용한 지혜와 술법을 도울 수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천신이라 부른 것이 민망할 정도로 바닥에 기며 장운의 아량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냉정하였다.

“개소리, 헛수작 마라.”

장운의 일갈에 혈사천신의 미간이 순식간에 확 일그러졌으나 그것도 잠시.

살기 위해서라는 원수의 발바닥이라도 핥아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흐흐, 그러지 마시고 잘 생각하옵소서. 지금이야 그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겠습니다만…… 인간은 언젠가 늙고 병드는 법입니다. 저는 불멸과 불사를 공부하는 사람이니 분명히 도움이…….”

바로 그때였다.

천룡거사가 나서서 혈사천신의 말을 싹둑 잘라 버리기 시작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말거라. 네놈이 도움이 돼? 천만의 말씀. 어떻게 하면 사악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만 하겠지.”

천룡거사가 나선 이유가 있었다.

‘나는 이런 방문좌도(傍門左道)의 길을 걷는 사악한 무리들에 대해 잘 안다.’

천룡거사도 한때 각종 술법과 연단(鍊丹)을 공부하였기에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나름 쓸 만한 때가 생기기도 하겠지만 혈사천신의 진정한 목표는 장운을 돕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그를 시신으로 만들어 혈강시로 부릴 수 있을까 호시탐탐 그 기회를 엿볼 것이다.

“그리고 술법으로 따지자면 내가 네놈 따위보다 수십 배는 더 나을 것이다!”

천룡거사가 호령하자 혈사천신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크흑!”

실제로 자신의 공부는 천룡거사보다 미약하고 부족했으며 사악한 방법만 잔뜩 알고 있었기에 뭐라 반박을 하지 못했다.

“젠장할!”

결국 혈사천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발버둥뿐이었다.

“뭣들 하느냐? 어서 저 장운 놈을 집중 공격하라!”

혈사교의 잔당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장운에게 달려들어 발을 늦추려고 들었다.

그러나 장운이 누구던가?

-이식(二式) : 분광검(分光劍)!

역대급 천하제일인이자 최후의 난적인 남일산도 손쉽게 타파한 인물이었다.

콰지직!

장운은 어렵지 않게 혈사교의 무리를 쓰러뜨렸다.

아니, 그것은 일방적인 폭행이자 도륙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흐흐흐흐.”

한데 이게 웬걸?

수하들이 죽어 나자빠지는데도 혈사천신은 절망하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워했던 것이다.

‘그렇구나.’

천룡거사는 혈사천신의 반응을 보며 간신히 유추할 수 있었다.

“맹주님! 저 간악한 놈들을 모조리 태워야 합니다!”

천룡거사가 맹렬하게 외쳤다.

그의 추측이 옳았다.

혈사천신의 의도는 장운을 쓰러뜨리고자 함이 아니라 어떻게든 송장을 만들어 재빨리 혈강시로 빚기 위함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스스슷!

이미 손발이 잘려 나가 불귀의 객이 된 몇몇 수하들은 벌써부터 강시가 되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혈사천신이 모든 수하들에게 미리 강시가 될 준비를 해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것만 봐도 혈사교와 혈사천신이 얼마나 강호무림에 해가 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화르르륵!

천룡거사의 말을 들은 장운은 기다렸다는 듯이 삼매진화를 이용해 불꽃을 피웠다.

어디 그뿐인가?

“다들 화섭자(火攝子)를 꺼내 들라!”

장운의 외침에 다른 맹의 인원들은 몰라도 황금표국에 몸담았던 무인들은 모두들 다 화섭자를 꺼내 들었다.

삼매진화를 일으키려면 최소한 초절정 중에서도 손꼽히는 상류 고수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일반 사람들은 무리이기에 화섭자를 꺼내라 지시 내렸는데 표사 출신이라면 모두가 다 화섭자를 지니고 있었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륵, 화르르륵!

그 결과, 장운과 황금표국 출신들의 맹활약 속에서 혈사교의 교도들은 모조리 불태워지기 시작하였다.

“아악! 아아악!”

한 줌의 재가 되어 흩날리는 과정 속에서 아비규환(阿鼻叫喚)의 모습이 연출되었지만 장운은 모질게 마음을 먹었다.

‘혈사교는 강호무림에게 있어 역병(疫病)이나 마찬가지인 존재다.’

지금 여기서 그 화근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또 언제 명맥을 이어나갈지 몰랐다.

“하아앗!”

실제로 그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혈사천신은 불꽃에 의해 연기가 피어오르자 시야가 약해진 틈을 타서 도주를 시도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걱!

맹주인 장운의 명을 완벽히 수행하여 입구를 차단하고 있었던 일검매향 예천관이 쏘아 올린 검기에 그대로 허벅지가 베이고 말았다.

“크악!”

불에 데인 듯한 고통에 혈사천신은 그대로 발이 묶이고 말았다.

그대로 끝인가 싶은 그 순간!

서걱!

또다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대로 꼼짝없이 당할 것만 같았던 혈사천신이 놀랍게도 자결을 시도하는 것이 아닌가?

“……!!”

그 경악스러운 행동에 많은 이들이 얼어붙을 때쯤, 장운은 눈치를 채었다.

“그렇구나. 놈은 자신 스스로 혈강시가 되려 한다.”

장운이 간파를 하며 외쳤다.

그의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혈사천신은 어떻게든 타인의 시신과 송장을 이용하여 혈강시를 만들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스스로 혈강시가 되는 것뿐이었다.

“크어어어어!”

순식간에 목숨을 끊고 혹시 몰라 대비해 두었던 혈사교의 비술, 혈강시 제조법이 발동되며 혈사천신은 급속도로 강시화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더 있었다.

본디 혈강시는 시신의 무공 수준이나 정신력에 따라 무공의 고하가 정해지게 마련이다.

혈사천신의 무공은 잘 쳐줘도 초일류 이상이 아니었기에 상대하기 손쉬운 혈강시를 생각하였는데 이럴 수가!

콰아아아앙!

혈강시가 된 혈사천신의 손짓 한 번에 지하 동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초절정을 넘는 괴물과 같은 괴력이 아닐 수 없었다.

“맹주시여. 조심하십시오. 혈사천신, 아니, 혈사교주 놈은 자신의 목에 여러 비술을 혼합해 두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천룡거사는 조언을 해주었다.

혈사천신은 혈사교의 우두머리답게 여러 비술에 통달해 있었고 생전 무공 수준이 높지 않아도 일반 혈강시보다 더 강해지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 결과 무서운 실력에 강도를 자랑하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쨍강!

무림맹원 중 한 명이 용감하게 혈사천신에게 검을 휘둘렀는데 놀랍게도 검이 부러져 나갔다.

“모두들 뒤로 물러가십시오.”

그 모습을 지켜본 장운이 초령검을 꺼내 들었다.

무공의 수준을 떠나 혈강시의 전신은 너무나 단단하기에 일반 병장기로는 생채기조차 내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타격을 입히려면 무척이나 예리한 명검과 손꼽히는 무공 실력이 필요했다.

마침 장운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혈사교의 사악한 교주여.”

장운은 그에게 초령검을 겨누며 최후를 준비하였다.

“네놈과 혈사교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리고 신임 무림 맹주로서 지대한 업적을 세우기 위해 열심히 검을 휘둘렀다.

“하아압!”

장운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보란 듯이 무위를 선보였다.

-칠식(七式) : 혼원무극천검(混元武極天劍)!

이제는 금령검신 장운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혼원무극검법 최후반부의 초식이 재차 강림을 하였다.

장운이 구태여 이 초식을 꺼내 든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혈사천신은 이미 혈강시가 되어 재생력이 어마어마할 터.’

그냥 태워 죽이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다시는 재생하지 못하도록 엄청난 공격을 내세워 이 세상에 존재를 지우는 것뿐이었다.

콰가강, 콰가가가가강!

장운이 펼쳐내는 혼원무극천검에 혈사교주인 혈사천신은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흩어지고 말았다.

사악한 것이 본래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너무나도 허무한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스스스슷!

심지어 강시화가 된 탓에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는 혈사천신은 수준에 걸맞은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와아아아아!

장운이 너무나 손쉽게 그를 제압하자 다시 한번 무림맹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무림 공적 천운악검 남일산을 쓰러뜨린 것에 이어 강호무림이 오랫동안 혐오하고 앓아왔던 역병과 같은 존재, 혈사교를 완전히 멸절하였으니 역사에 남을 업적을 세운 것이다.

“무림 맹주 장운!”

“최강의 천하제일인!”

이 공로에 많은 자들이 감탄을 하며 외쳤다.

장운 역시 뿌듯한 눈으로 천산을 내려다보았다.

드디어 모든 악적을 도륙하고 소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말문을 열었다.

“저의 모든 공로는 여러분과 함께하였습니다.”

장운의 선언에 예천관은 물론이오, 천세은과 두길준, 응운곤까지 황금표국의 많은 이들이 자랑스러워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표국에서 같이 구르고 고생하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이리도 성장하다니, 감개무량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 무림맹과 강호무림의 성세는 영원할 것입니다!”

우와아아아!

그 말에 맹렬한 반응을 보이는 수하들과 무림 동도들이었다.

‘나는 모든 꿈을 이루었다.’

장운은 그들을 바라보며 감격에 찬 소회를 느꼈다.

전생에는 너무나 초라하고 비루하게 죽었으나 지금은 달랐다.

죽어가며 무림 최고의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의 수장이 되겠노라 다짐을 하였는데 지금의 모습을 좀 보라.

황금표국은 물론이고 무림맹을 차지하였으며 심지어 최연소 무림 맹주가 되지 않았는가?

더 놀라운 사실은 장운은 현재 삼십이 되지 않아 진정한 전성기마저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금령검신 장운!”

“진정한 검신은 바로 장운 맹주님이다!”

“이제 전대 검신을 완전히 뛰어넘어 초월하셨어!”

또 하나 더.

이제 검신 장인랑의 위업을 넘어 장운은 완벽히 그 자리를 대체하였다.

장운은 현재 금령검신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으며 나아가 역대급 검신이라 불릴 것이다.

금령검신 장운 맹주의 인도 아래 무림의 안녕과 평화는 앞으로도 계속되었다.

그의 전성시대는 바로 지금부터니까.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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