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사실 한국에서 돈이 제일 많음
[선우진 전역 짤.jpg]
-십새끼 때깔은 좋네 ㅋㅋㅋ
-거, 군대서 잘 먹고 나왔나 보다? 얼굴 와 이리 좋냐.
-아니, 시발 그래서 <찬탈자> 2부 언제 나오냐고!!!!!
-선우진 개자식아, 글 써! 글 쓰라고!
└(shut up and take my money 짤)
-이제 막 전역했다 ㅋㅋㅋㅋ 좀 놀게 놔둬라.
└21개월 동안 안 나온 거면 그동안 많이 논 거지! <찬탈자> 2부 나올 때까지 숨 참는다… 흡!
└사망자(진) ㅇㄷ
-ㅋㅋㅋㅋㅋㅋ <찬탈자> 소설이 그래 잼남? 드라마는 재밌게 보고 있긴 한데… 책도 함 읽어 봐야겠네.
└무조건 2부 나오면 읽어라. 다음 내용 궁금해 미침.
-TV나 인터넷 보면 선우진 성격 좋다고 그러고 미담 썰 겁나 올라오던데;; 내 입장에선 천하의 나쁜 놈이 따로 없다. 재밌지를 말든가! 아니면 지금까지 미친 초스피드 연재로 눈을 높여 놓지 말든가!
└이젠 선우진을 모르던 몸으로 돌아갈 수가 없어… 아앗…….
-나 이번에 선우진 전역식 겸 팬 미팅 참여했던 썰 푼다. 선우진 작품 전권 구매하긴 했는데, 그래도 다 들고 가서 사인받는 건 너무 민폐인 거 같아서 <마지막 마법사> 첫 권이랑 완결 권, <찬탈자> 1부 마지막 권만 가져갔음. 그런데 자기도 2부 안 내놔서 욕 먹는 거 아는지 <찬탈자> 1부 마지막 권 보고 흠칫하더라 ㅋㅋㅋㅋㅋ ㅅㅂ 내가 ‘작가님 2부는 언제쯤……?’ 하니까 조만간 쓸 거라고 하긴 하더라.
└오! 좋은 정보 감사!
└…응? 잠깐만. 조만간 쓴다고? 그러면 지금까지 안 썼다는……?
└맞네?
오랜만에 찾은 모 사이트의 <찬탈자> 갤러리.
사실 휴가 중에 가끔씩 들어갈 때마다 ‘그래서 <찬탈자> 2부 언제 나옴?’ 같은 게시글밖에 없던 터라, 양심이 콕콕 찔려 한동안 안 들어왔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전역 소식과 함께 갤러리가 또 난장판이 나 있었다.
탁, 타다닥-
쭉 보고 있자니, 오랜만에 발동하는 관종 기질.
유동닉으로 게시글 하나를 작성했다.
[나 선우진인데]
<찬탈자> 2부 1, 2권 올해 2월 출판 예정. ㅇㅇ
지금 1권은 다 썼고, 2권 막 집필 시작하려다 생각나서 여기 들렸음.
재밌는 글 많네 여기.
“…….”
글을 작성하고 1분 정도 기다려 봤는데.
조회 수 13이 올랐지만, 아무런 댓글이 달리지 않는다.
음, 이게 바로 병먹금이란 건가?
하지만 무관심 따위에 질 수 없던 나는 재차 게시글을 작성했다.
[나 선우진 맞는데 왜 아무도 관심 안 줌?]
관심 “내놔”.
이번에는 그래도 조회수가 8이 되자마자 댓글이 두 개나 달렸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류의 것들은 아니었으니.
-ㄲㅈ
-ㅄ 옛다 관심.
결국 나로 하여금 칼을 빼 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찬탈자> 갤러리 놈들이었다.
[안 되겠다. 너희들 반응 ㅈ같아서 출판 일정 미룸]
ㅅㄱ
(IP 적힌 인증 짤)
(중간 부분이 지워진 <찬탈자> 2부 1화 서장 캡쳐 짤)
탁-!
게시글을 올리고 조금 더 기다려 봤는데.
이번에는 아예 조회수가 3에서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댓글 알림이 3개가 뜨기 시작했고.
조회 수 대비 높은 댓글 비율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
-아니, 시발 이왜진?
-진짜임 이거? 합성 아님?
-일단 구글 이미지 검색에는 안 뜨는 사진인데? 그리고 저기 글 가려진 거 보면 진짜… 맞는 듯?
-이런 귀한 곳에 누추한 분이;;
-선우진 ㅅㅂ아, 글 안 쓰고 여기서 뭐 하냐?
순식간에 터져 나오는 폭발적인 반응.
이제야 원하는 반응을 볼 수 있었다.
-뭐 하긴 글 쓰다 와서 쉬고 있지.
└네가 쉴 틈이 어딨어.
└……?
└가서 일해라.
└저기요, 선 선생님… 출판 일정 미룬다고 하신 거 농담이시죠? 하하
└충성 ^^7 선생님, 제발 글 좀 써 주세요.
└님 2부 나올 때까지 숨 참음. 저 죽으면 님 때문임.
└나도 따라 숨 참음 ㅅㄱ
└얘 이전 글들 다 살펴봤는데 작가 티 ㅈㄴ 나네 ㅋㅋㅋㅋㅋ 보면 마침표 빠진 문장이 없음;
└ㅋㅋㅋㅋㅋㅋ진짜네.
└암튼 글 쓰러 가라 ㅡㅡ 그리고 너 나타나면 너 욕 제대로 못 하니까 되도록 갤 찾아오지 말고.
-알았다; 글 쓰러 간다;; 너희 근데 예전에 내가 입대 전에 여기 왔을 때는 나 엄청 반기지 않았냐?
└네가 21개월을 기다려 보든가 ^^
└ㄹㅇ; 네가 오매불망 다음 권만 기다리는 독자 맘을 알아?
-ㅇㅋ… 암튼 책 나오면 사서 봐라. 인터넷에서 불법 스캔본 찾지 말고. 나 돈 벌어야 함.
└십ㅋㅋㅋㅋㅋㅋ
└10조 원 넘게 있을 놈이 이딴 소리를 하네… 물론 난 다 사서 봄.
* * *
-탁!
“후우.”
숨을 길게 내뱉은 후 스마트폰을 살폈다.
어느새 시각은 오후 7시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아까 <찬탈자> 갤러리에서 노닥거리다 다시 집필에 들어간 후 벌써 5시간이나 지났다는 뜻이었다.
‘2권도 이제 슬슬 마무리인가.’
사실, 쓰지 않았다 뿐이지.
<찬탈자>의 2부를 어떤 식으로 전개할지는 이미 군대 내에서 모두 정립하고 난 이후였다.
내가 할 일은 머릿속에서만 그렸던 스토리들을 글로 옮겨 놓는 것뿐.
‘확실히 불침번 때나 당직 때 이야기가 잘 떠오르긴 했지.’
아마 군필 남자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혼자 멍하니 당직을 서고 있다 보면 온갖 잡생각이 다 떠오르는 법이다.
다행히 나는 그 시간들을 <찬탈자>의 스토리를 구상하는 것으로 보낼 수 있었고.
그 덕에 이미 <찬탈자>의 2부는 물론, 최종장까지 어떤 식으로 끝을 낼지도 대략적으로 계획을 세워 두었다.
‘최대한 빠르게 2부를 내야지.’
아까 갤러리에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당연하게도 출판 일정을 미룰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갤러리 반응들을 보니, 새삼 내가 너무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일정을 아예 앞당겨야겠다 마음먹었을 정도.
‘내가 생각해도 21개월 절단마공은 조금 심하긴 했으니까.’
그렇지 않아도 일반 독자들뿐만 아니라, 피터도 대체 2부는 언제 나오냐며 한 달 간격으로 내게 물어보고 있었다.
사실 말이 물어보는 거지, 재촉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어제는 내 전역 축하는 안 하고 협박까지 하던데.
[피터 - 좋아, 이제 전역했으니 오늘부터 글을 쓰는 건가?]
[피터 - 그러면 한 2주 후에는 책을 받아 볼 수 있겠군?]
[피터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까지처럼 네가 계속 집필을 미루면 나도 <마지막 마법사>의 제작을 잔뜩 늘어뜨려서 제작비를 모조리 써 버릴 거라고.]
피터의 협박 무서워서라도 어서 <찬탈자>의 2부를 써야 했다.
물론 제작비 늘어나는 게 아까워서 그런 건 아니었고.
지금 <마지막 마법사> 영화가 원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베일을 벗은 <마지막 마법사>.]
2015년 2월에 개봉했던 <마지막 마법사>의 1부.
한국은 물론, 북미와 유럽, 중국까지 삽시간에 뒤덮어 버린 <마지막 마법사>의 흥행이었다.
상영관의 전 석이 매진됐고, 언론들의 호평도 계속해서 이어졌었는데.
[<마지막 마법사>, 아바타의 아성 뛰어넘나?]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 반지의 제왕의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고 있는 <마지막 마법사>]
[피터 잭슨이 또 하나의 대작을 만들어 내다.]
개봉 후 일주일 동안의 흥행 성적이 역대 최고를 달성하며, 전 세계 영화 박스오피스 1위인 아바타를 뛰어넘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었다.
아바타가 당시 세웠던 박스오피스 기록은 29억 2천만 달러.
하지만 그런 언론의 예상과는 달리 나와 써밋 엔터에서는 <마지막 마법사>가 아바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리고 실제 결과도 그렇게 나왔고.
[최종 성적, 18억 9천만 달러로 마무리 지은 <마지막 마법사>.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3위.]
1위인 아바타와 2위인 타이타닉에 이어 역대 랭킹 3위.
초반의 기세와는 달리 최종 성적에서는 아바타와 무려 10억 달러라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어필할 수 있던 아바타와는 달리, 판타지 장르의 전쟁 영화라 볼 수 있는 <마지막 마법사>는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었으니.
사실 그런 장르의 영화가 이렇게 대박을 친 거였으니, 3위라고 해서 아쉬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내 본진이라 볼 수 있는 한국에서는 아바타를 이기며 역대 외화 흥행 랭킹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는데.
국내에서의 최종 성적은 무려 1,460만 명.
딱 30만 명 차이로 국제시장을 제치며 명량에 이어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시리즈 영화에서 1편의 성적이 보통 제일 낮기 마련이니까.’
더욱 고무적인 건 스타워즈와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시리즈 영화는 뒤로 갈수록 그 흥행 성적이 상승한다는 것.
소설은 4부로 완결되었지만, 영화는 현재로서는 6편으로 제작될 예정이었는데.
6편이 모두 나오기 전에 아바타를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었다.
여하튼.
[작년에 이어 올 한 해도 써밋 엔터의 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영화관을 점령하다시피 한 선우진의 써밋 엔터.]
2015년 연말에 나온 기사들.
2월에는 <마지막 마법사>가 개봉했었고, 여름 때인 8월에는 <그것>이, 연말인 11월에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개봉하며 3연타석 홈런을 때려 버린 써밋 엔터였다.
각각 18.9억 달러, 7.2억 달러, 6.3억 달러를 벌어들인 대박 영화들.
이 외에도 써밋 엔터의 다른 작품을 모두 합쳐 총 7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였으니.
대충 2015년도 써밋 엔터의 박스 오피스 성적이 모두 39.5억 달러나 되는 거였다.
[2015 WORLDWIDE STUDIO SCORECARD]
1. 유니버설 스튜디오 - 67.21억 달러
2. 월트 디즈니 - 39.8억 달러
3. 써밋 엔터 - 39.5억 달러
4. 20세기 폭스 - 29.8억 달러
그렇게 차지한 전 세계 스튜디오 3위라는 자리.
비록 유니버설과 디즈니에는 밀렸지만, 규모 대비 성적을 고려해 봤을 때 이 정도면 2015년도의 할리우드에서 가장 빛났던 제작사가 써밋 엔터라 자부하기에 충분했다.
덕분에 써밋 엔터는 미니 메이저 취급을 벗어나 당당히 할리우드의 6대 메이저 스튜디오라는 명칭을 7대 메이저 스튜디오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시간이 약이라더니.’
이럴 때 쓰는 말은 물론 아니지만.
문득 떠오르는 그 말이 내가 군대에 있던 21개월간 내 회사들이 얼마나 큰 성장을 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었다.
챔스 진출을 염원하던 승격 팀에 불과했던 팰리스는 어느덧 구단 역사상 최초의 EPL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었고.
스웜은 총구독자 수 1억 명을 돌파하며 전 세계 구독자 수 1위의 OTT 플랫폼에 등극.
그리고 써밋 엔터는 이제 메이저 스튜디오 취급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건 따로 있지.’
회사들이 전부 성장한 덕에 내 추정 자산 가치는 두 배는 족히 뛰었고.
덕분에 나는 포브스 선정 국내 부자 랭킹 3위, 전 세계 부자 랭킹 100위 안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사실 이건 모두 빙산의 일각이었다.
회귀 재벌물의 꽃, 옵션 투자.
홍콩 증시에 걸었던 콜 옵션을 통해 작년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으니.
‘아마 차명 재산을 전부 합한다 해도 오성그룹 회장보다 이제 내가 돈이 더 많지 않을까?’
작년에 포브스에서 나온 부자 순위를 보니까, 오성그룹 회장님 총재산이 130억 달러쯤 되시던데.
차명 재산이 아무리 많다 해도 겉으로 드러난 재산만큼은 아니실 테니.
최대한으로 많이 쳐서 200억 달러라 해도…….
‘내가 홍콩에서 옵션을 통해 벌어들인 것보다 적으시네.’
역시.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간절히 바라면 꿈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바로 중국몽.
차이나 머니는 언제나 굿 머니인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