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29화 (229/267)

229화 SW 반도체

[나스닥, 다우존스 등 미국 증시 사상 최고치 연이어 경신.]

[트럼프 재선 소식에 8% 급등한 나스닥, 빅테크 규제 우려 사라져.]

요즘 들어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돈 벌기 쉬워도 되는 걸까?’

트럼프의 재선 소식과 함께 13,000을 넘겨 버린 나스닥 지수.

다우 존스나 S&P 500 등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엄청난 폭락을 겪었던 3월 장과 비교하면 50%가 오른 수준.

종합 지수만 해도 1.5배가 된 거였으니, 요즘 각광받는 기술 기업들은 또 어떻겠는가.

테슬라의 폭등이야 말할 것도 없었고, 그 덩치 큰 애플의 시총이 2배가 되었을 정도다.

그런 폭등장의 수혜를 나 또한 톡톡히 볼 수 있었는데.

‘음… 무서운데.’

1조 달러를 넘겨 버린 올해의 내 금융 투자 소득.

주식과 채권, 펀드, 파생 상품을 가리지 않고 2배는 가볍게 남겨 먹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1조 달러라.’

그렇게 내 총자산은 2조 달러 내외.

1조 달러를 벌겠다 꿈꾸던 게 엊그제였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작년까지만 해도 그게 목표였다.

그랬던 목표를 달성하는 걸 넘어서 200% 초과 달성까지 해 버렸으니.

[세계 1위 부자 선우진은 한 해 동안 얼마를 벌었을까?]

언론에서는 그렇게 늘어난 내 재산을 두고 매일 기사를 쓰고 있었다.

물론, 내가 올 한 해 동안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는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나 다음 가는 세계 2위 부자인 제프 베조스의 재산이 약 1,500억 달러다.

2조 달러와 1,500억 달러.

1, 2위 간의 격차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크다.

[선우진의 추정 재산 1조 4천억 달러 넘는 것으로 보여.]

그래서 최대한 겉으로 드러나는 재산을 줄이고 줄였다.

게다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남 몰래 다룰 수 있는 돈이 있는 게 좋으니까.

뭐, 그렇다고 해서 아무리 줄여도 베조스와의 격차가 어마어마한 건 변함없었다.

-ㅋㅋㅋㅋ걍 현대판 록펠러네.

-록펠러도 한참 전에 뛰어넘었다고 봐야… 록펠러 당시 재산이 지금 돈으로 4천억 달러 정도라던데.

-ㅅㅂ 20세기도 아니고 21세기에 이런 게 가능하다니; 선우진은 전설이다;;

-그냥 경이롭다는 말밖에 못 하겠음. 엄청난 수익률과 매번 들어맞는 투자 감각… 진짜 투자의 신임 걍.

-이번 코로나 팬데믹 그리고 이후의 불장에서 제대로 전설을 쓴 듯.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야 SW 바이오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만들었을 만큼 빠르게 코로나19에 대해 파악했고, 근원지인 우한에 선우진의 사업부 지사가 있기도 했다는 운적인 요소도 있었지만… 그래도 거기서 지금까지 투자 포지션 다 정리하고 반대 전환하는 배짱은 진짜 전설이라고 밖에 말 못 함.

-배짱이 아니라 투자 감각임. 주어진 상황을 읽어 내는 능력이 무척 탁월한 듯. 특히 사람들의 투자 심리에 대해 귀신같이 파악함.

-축구에서도 미친 스카우트잖아 ㅋㅋㅋㅋ 음바페랑 홀붕이 유소년 때부터 무조건 데리고 오라 지시한 거 무엇?

-아니 ㅋ 그래서 팰리스 트레블 언제 하냐고.

-음바페, 살라, 덕배, 홀란드, 반 다이크를 가지고 트레블을 못한 구단이 있다?!

-트레블 이번 시즌에 할 거라고 ㅡㅡ

-올해 각 씨게 떴긴 함.

‘…댓글 주제가 왜 여기로 흘러?’

2018-19 시즌, 지네딘 지단 감독 선임을 통해 축구계를 놀라게 하며 야심 차게 시즌을 시작했던 크리스탈 팰리스.

역사상 최초로 챔스 3연속 우승을 했던 지단 감독답게 팰리스는 18-19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었다.

결승전에 AFC 아약스라는 다소 쉬운 상대가 올라오면서 2-0으로 이겨 구단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달성한 것.

하지만 EPL에서는 맨시티에 밀려 2위, FA 컵에서도 준결승전 탈락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고 말았었다.

물론 그래도 ‘챔스 우승’을 통해 크리스탈 팰리스라는 구단의 위상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긴 했지만.

‘계속 한 끗이 모자라단 말이지.’

19-20 시즌에서는 맨시티에게 내줬던 EPL 우승컵을 다시 탈환해 내는 데에 성공했다.

FA 컵 또한 팰리스가 우승하며 더블.

하지만 챔스에서 4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리그 경쟁에서 살라와 음바페가 줄줄이 부상을 입으며 얇아진 스쿼드 뎁스로 인해 바이에른 뮌헨에게 종합 스코어 2-1로 패배했던 것.

‘그래서 결국 아직까지 트레블이 없지.’

물론… 절치부심한 팰리스가 이번 시즌에 제대로 트레블을 노리고 있긴 했다.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로 임대를 갔다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돌아온 홀란드가 올 시즌 팰리스 핵심 멤버로 발돋움하면서, 살라-홀란드-음바페라는 쓰리톱이 완성이 됐다.

전성기의 MSN과 BBC 공격 라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쓰리 톱.

‘그런데 왜 아직도 트레블을 못 했냐고.’

그래도 벌써 전반기에 2위 리버풀은 14점차로 따돌리며 반쯤 EPL 우승을 확정 지어 놓은 터라 올 시즌이 트레블의 적기이긴 했다.

꼭 이번 시즌 트레블을 달성하고 인터뷰를 해야겠다.

‘1조 달러 버는 것보다 트레블이 더 어려웠다.’

사람들은 무슨 반응을 하려나.

* * *

반도체는 흔히 전자 산업의 쌀로 비유된다.

전자 기기 대부분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든 나라가 반도체 산업을 지배하길 원한다.

세계 패권국인 미국 또한 마찬가지고, 그런 미국과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려 드는 중국 또한 마찬가지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중국.

그리고 그런 중국의 발전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

[공산주의자들로부터 미국과 동맹국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지금 저기 저 TV 속에 나와 떠드는 트럼프가 떠드는 얘기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주저앉히고, 반도체 패권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물론, 팹리스는 여전히 미국이 패권을 가지고 있다.

퀄컴과 엔비디아, 브로드컴과 AMD까지.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거대 기업들은 모두 미국의 회사다.

하지만 파운드리 쪽은 얘기가 다르다.

반도체 생산의 중심축은 대만과 한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동북아시아권.

특히 중국에서도 당국의 엄청난 지원과 집중적인 투자 속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그중 하나가 SMIC라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

차량용 반도체와 같이 고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반도체를 위주로 생산하던 기업이다.

[트럼프 정부, SMIC 제재.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싹을 아예 잘라야 한다’라는 강력한 의지 표명.]

트럼프는 그런 SMIC에 대한 적극적인 제재에 나섰다.

중국이 영원히 미국의 반도체에 의존하게 만들기 위함.

하지만 그런 트럼프의 제재로 인해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말았다.

기존 SMIC가 담당하던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저기술 대량 생산 반도체의 공급이 끊기고, 그걸 다른 생산 업체들이 대신 수주하다 다른 반도체의 공급이 힘들어지고, 대신 수주한 물량마저 부족해지는 연쇄 효과가 발생해 버린 것.

‘여기까지가 올해 중순까지의 상황이지.’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대선이 열리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

이제 트럼프는 어떤 스탠스를 보여야 할까?

‘당연히 계속 강경하게 나가야지.’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라고.

이제는 스리슬쩍 넘어갈 수 없게 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었다.

거기에 트럼프가 선거 내내 공약으로 떠들었던 것 중 하나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강화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물론이죠, Mr. 선. 미국에 법인을 내고 미국에 세금을 내는데 당연히 미국의 기업이죠. 심지어 그 이익을 가져가는 오너가 미국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거고요. 한낱 국적 따위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하하. 옳은 말씀이시네요, Mr. 프레지던트.”

그런 반도체 지원 정책을 내가 원하기도 했고.

트럼프의 재선 확정 이후 일주일 후.

백악관에서 반도체와 관련된 지원 정책의 초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을 정면 조준한 트럼프 행정부]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1,56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법 의회에 요구.]

[반도체의 세계화는 끝났다……? 반도체 독점 노리는 미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장려하는 보조금 지원법 발표.

설계뿐만 아니라 생산의 중심축도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 동북아시아권이 아니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겠다는 뜻이었다.

[‘7나노’ 앞에서 파운드리 포기했던 인텔, 다시 7나노급 반도체 뛰어드나?]

[20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인텔. 신설될 반도체 지원법의 최대 수혜자 될 수도.]

다만, 반도체 지원법의 목적이 중국과의 패권 경쟁인 탓에 지원법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대중 투자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사실상 중국 시장을 포기하라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오성전자, MK 하이닉스, TSMC 모두에게 좋지 못한 소식이었다.

[TSMC, 미 상무부에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 것을 촉구.]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담긴 속내. 기업 본사의 소재지에 기반한 특혜 대우?]

거기에 반도체 지원법의 내용에는 본사가 미국 내에 위치해야만 온전히 미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니.

기존의 파운드리 업체들로서는 미국이 너무한 것 아니냐며 성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거 걍 대놓고 중국이랑 미국 중에 택하라는 거네;

-오성 주가 살살 녹는 소리 벌써부터 들린다! ㅆㅂ!

-20만 전자 왜 안 오냐고!

-20만 전자는 개뿔 ㅋㅋ 5만 전자 올 위기임.

-트슴도 나락 가게 생겼는데;;

-이거 근데 오성이랑 tsmc랑 걍 편 먹고 미국 쌩까면 안 됨?

-생산만 한국이랑 대만이 하지, 설계는 결국 다 미국 업체들이 해서… 그러긴 빡셈.

-뭐 요즘은 초미세 공정 수율 잘 뽑는 파운드리가 갑 됐다는 소리 있긴 해도 결국 설계 업체들이 다 미국 기업이라…….

그런 상황에서 저번 미국 내에 설립했던 SW 반도체의 투자 계획을 추가 발표했다.

1,000억 달러가 넘는 자본금으로 시작할 거라 미리 공언한 상태였는데.

[SW 반도체, 1,000억 달러 전부 들여 미국에 반도체 공장 짓겠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 노리나… 최대 수혜자가 될 거라 예상하던 인텔의 위기.]

그 자본금 전체가 미국에 생산 공장을 짓는 데에 들어갈 거라 발표한 것.

-그런데 반도체가 돈만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닐 텐데…….

-처음부터 쌓아 가야 하는 거라 기존 파운드리 업체 인수하고 시작해야 함 ㅇㅇ

-선우진인데 알아서 잘하겄지 ㅋ

-글로벌 파운드리 집어삼키고 그거 기반으로 시작할 듯. 월가에서도 그렇게 예측하는 중.

-7나노 이하 반도체는 지금부터 시작해도 몇 년은 걸림. 몇 년 걸려서 개발 성공하더라도 이미 단물은 오성이랑 tsmc가 다 가져갈 거고… 지원금 받아서 3나노나 2나노 노려야 할 거 같은데.

그런 내 움직임을 두고 여러 반응이 나왔는데.

선우진이 드디어 잘못된 선택을 한다는 의견도 꽤 있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초미세 공정 도전.

아무리 물이 바다만큼 있는 나라도, 힘들 것이라 본 거다.

그리고 바로 그때.

[SW 반도체의 2대 주주, 알고 보니 오성전자?!]

[오성전자, SW 반도체와의 합작으로 미국 반도체 지원법 노리나?]

[10나노급 이하 미세 공정에 오성전자의 기술 적극 활용될 것. SW 반도체의 발표에 화들짝 놀란 인텔!]

[200억 달러 투자 계획 뒤엎은 인텔, 7나노 이하 파운드리 진출 다시 고려해 볼 것이라 밝혀.]

오성전자의 합류 소식이 시장을 강타했다.

때 맞춰 트럼프의 지원 사격도 있었다.

[“SW 반도체는 훌륭한 미국 기업. 그들의 앞날을 응원한다.” 트럼프, 트위터에 직접 글 올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