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34화 (234/267)

234화 알아서 잘 오름

물론 야수의 심장으로 투자를 하는 거지, 진짜 야수가 될 수는 없다.

의존할 미래 정보가 없는 지금은 더 이상 예전처럼 내 모든 자산을 한 포지션에 모조리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

주식, 암호 화폐, 채권, 단기 금융, 대체 투자 상품, ETF 등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암호 화폐 비중을 대폭 높이는 수준에 그쳐야 했다.

‘주식 쪽도 놓칠 수 없지.’

시장에 돈이 넘쳐 흐르고 있다.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

한동안은 상승 동력이 더 남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탐욕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건 주식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니까.’

요즘의 주식시장을 보면 마치 시즌 1 때의 코인 시장을 보는 것 같다.

무슨 주식을 사도, 얼마나 덩치가 큰 회사이건, 다들 수십 퍼센트씩은 가볍게 오른다.

거기에 더해 주위에서 테슬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애플에만 투자했는데도 두 배를 먹었다더라 하는 성공담들이 연일 들려오고 있고.

분명, 미국 증시의 상승이 여기서 끝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감에 의존한 생각은 아니다.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그의 다음 재정 정책 또한 경기 부양책이 될 거다.

확답을 받은 건 아니지만 재선 이후 가졌던 통화 몇 번에서 관련 언급을 트럼프가 살짝 해 주기도 했다.

게다가 연준 또한 미국 정부와 함께 돈을 엄청나게 뿌릴 거고.

‘아직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가 전부 회복되지 않았으니까.’

SW 바이오의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내가 알던 것보다는 상황이 몇 배는 더 나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을 몇 개월 정도 앞당겼을 뿐이다.

아직도 실물 경기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직한 사람 중 대다수가 여전히 실업 급여를 받고 있었다.

‘제대로 된 회복까지는 최소 반년은 필요하지 않을까. 즉, 그 반년 동안은 미국 정부와 연준 모두 돈을 풀 수밖에 없다는 거지.’

하늘 높은줄 모르고 매일 치솟는 미국 증시.

그럼에도 아직 천장이 아닌 거다.

앞으로 반년. 어쩌면 그걸 넘어 1~2년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수도 있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미국 증시와 암호 화폐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겠네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암호 화폐의 상승세가 두드러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SW 매니지먼트나 퓨쳐 인베스트먼트 등에서도 암호 화폐 관련 투자 팀을 구성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내부 의견이 올라오고 있거든요.”

“음… 그건 아마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겠죠?”

“네. 현재 JP 모건과 씨티은행도 암호 화폐 시장에 직접 투자할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암호 화폐는 과거와는 그 위상이 사뭇 달라졌다.

그걸 가장 실감할 수 있는 건 기관들의 암호 화폐에 대한 태도가 아닐까.

더 이상 암호 화폐를 도박성이 짙은, 실질적인 가치는 아무것도 없는 투기성 자산으로만 여기는 기관들은 많지 않았다.

특히 가장 덩치가 큰 비트코인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취급받고 있다.

17, 18년도에만 해도 대놓고 비트코인은 사기라 했던 JP 모건은 요새 비트코인 관련 금융 상품을 만들 생각이라 말하며 간을 보고 있고.

월 스트리트의 수많은 애널리스트가 암호 화폐와 관련한 보고서를 쏟아 내기도 한다.

‘이미 암호 화폐 투자에 뛰어든 패밀리 오피스들도 여러 곳이지.’

여러 금융사와 가상 화폐 거래소를 가지고 있기에 알 수 있는 정보.

패밀리 오피스라 함은 가문의 자금을 운용하거나 자문 역할을 하는 프라이빗 회사로, 유명 펀드 매니저들이 펀드를 운용하는 게 아니라 자기의 개인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의 회사들이 그에 해당했다.

SW 매니지먼트나 WS 인베스트먼트 또한 나의 자금만을 운용하니, 패밀리 오피스라 볼 수 있다.

여하튼.

고객이나 증권 위원회의 간섭을 받아도 되지 않는 만큼 운용이 자유로운 패밀리 오피스들을 중심으로 최근 암호 화폐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요즘의 비트코인 폭등에 그들이 일조한 면도 적지 않았다.

내가 괜히 ‘아, 사람들이 코인 많이 살 거 같으니 투자함’ 수준의 생각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는 뜻.

“그러면 일단은 그렇게 쭉 진행해 주세요.”

최종적인 투자 지시를 전달하고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코로나가 터지고는 쭉 미국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자가 격리… 이게 참 귀찮단 말이지.’

사업이 바쁘다 보니 일 때문에 미국에 남은 것도 있지만,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거쳐야 하는 자가 격리 때문이 제일 컸다.

중요한 사업상 목적으로 격리 면제서를 발급받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마침 한국에 들어가 볼까 하는 시기에 격리 면제서 발급이 일시 중단 되더라.

매번 내 입출국 때마다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자가 격리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선우진, 입국 이유는? “게임하러요.”]

[코로나 이후 쭉 미국에서 지낸 선우진의 입국 소식에 재계 관심 집중…….]

[“별다른 투자 계획 없다”라며 “자가 격리 기간 동안 <마지막 마법사> 클리어할 것”이라 계획 밝힌 선우진.]

[북미, 유럽 시장서 대박 난 <마지막 마법사>, 한국서도 뜨거운 인기?]

그래도 이번에는 <마지막 마법사> 게임판의 출시 기념으로 집에 틀어박혀 진득하게 게임이나 할 생각으로 입국했다.

조만간 아버지 생신도 있는 만큼 입국할 이유가 있기도 했고.

[<마지막 마법사> 출시 2주 만에 2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 기록.]

[첫 2주 동안 16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 달성한 <마지막 마법사>, AAA 게임 흥행의 새 역사 쓰나?]

[115만 명으로 역대 스팀 동접자 수 4위에 오른 <마지막 마법사>]

<마지막 마법사> 게임판은 출시 이후 여러 기록을 경신하며 초대박 행진을 달리고 있다.

내 인기는 물론, <마지막 마법사> 소설에 대한 관심도도 무척이나 높은 영국의 경우는 레데리 2가 2018년 기록했던 초동 판매량을 뛰어넘으며 역대 초동 판매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그 외의 나라에서도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 중이었다.

‘예상외로 아시아권에서도 잘 팔렸지.’

<마지막 마법사>가 내가 쓴 소설이기는 해도, 소설의 내용이나 세계관 등이 유럽 친화적으로 쓰여져 있다.

J. R. 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D&D의 영향을 나 또한 다수 받았기 때문.

그런 만큼 내 인기가 최고를 달리는 한국이라면 몰라도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의 아시아권에서는 판매량이 저조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유럽에 뒤지지 않는 흥행 지표를 보여 주고 있었다.

-방장 방송 안 킴?

-저번 방송에서는 롤러블폰 홍보하더니 ㅋㅋㅋㅋ 이번에는 입국 기사로 게임 홍보하네.

-홍보할 수도 있지.

-누가 뭐래? 여하튼 방송 빨리 켜라ㅡㅡ 그때까지 숨 참음.

-<마지막 마법사> 플레이 난이도가 좀 있던데ㅋㅋㅋ 선우진 2주 만에 클리어 못 할 듯.

-얘 게임 잘하냐?

-본인 왈 예전 시즌 다이아, 지금은 롤 안 해서 골드라 함. 저번 방송 때 물어봄 ㅋㅋ

-엌ㅋㅋㅋ 탑레 높은 골드; 이게 뭔 별종이냐.

내 입국 소식에 또 난리가 난 내 트위치 채널.

저번 롤러블폰 홍보 겸 근황 방송 이후 한동안 시끄럽다가 요즘은 다시 조용해진 곳이었는데.

<마지막 마법사> 게임하러 한국 왔다는 소식에 한국 구독자들을 중심으로 또 시끌해지고 있었다.

이왕 자가 격리 기간 동안 게임 할 거면 방송이나 켜라는 소리가 가득했다.

‘…나쁘지 않은데?’

사실 이번 한국 입국은 요 몇 달 동안 빡세게 달린 나를 위해 내가 주는 휴식 시간.

몇 번 안 해 본 라이브 스트리밍이지만 매번 켤 때마다 재밌었던 만큼 이참에 방송을 켜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주기적인 소통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

SW 엔터에 딸린 퍼스널 브랜드 및 이미지 메이킹 담당 팀.

그들을 통해 내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이 가끔 올라오곤 하는데.

그중 하나가 지금까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실제로는 기관과 기업의 주인이지만, 대중들은 대중의 편이라 느끼는’ 친근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가끔은 개인 방송을 키라는 것이었다.

‘뭐, 요즘은 한국에서는 사회 뉴스나 경제 뉴스에나 자주 나오지… 연예란에서는 뜸했으니까.’

[LIVE] 입국 기념 <마지막 마법사> 켠김에 왕까지

-1111

-왔다!!

-드디어 키네

-숨 쉬어!

-후

-하

그런 만큼 이번에는 별다른 홍보 없이 순수하게 방송을 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한 사흘 정도가 흘렀을까.

“아니… 이거 보스 난이도가 왜 이따구… 음.”

-ㅋㅋㅋㅋㅋㅋㅋ

-ㅅㅂ 나도 여기서 깨는데 2틀 걸림.

-2틀 누구냐 뒤질래?

-부패의 교황 난이도 십에바긴 함 ㅇㅇ

-소설에서 강적으로 묘사돼서 이해는 되는데… 그래도 너무 빡셈.

-걍 너희 손가락이 구린 거 아님?ㅋ 난 원트에 깸.

-와;; 근데 우진 님 컴 사양 어떻게 되세요? 방송까지 같이 켰는데 렉이 하나도 안 걸리네.

“이거요? 저 그냥 오성에서 준 노트북 쓰는데요?”

-놋북으로 <마지막 마법사> 그래픽이 저리 나옴?

-게이밍 노트북이어도 에반데… 방송컴은 따로인가?

“아, 방송 송출 전용 컴은 따로 있긴 하고요. 노트북은 게이밍 아니고 그냥 제가 집필용으로 쓰는 가벼운 거 있어요. 한 40만 원이면 살걸요?”

-????

-40만 원 놋북으로 마마 어케 돌림?

-아; 이 질문 벌써 몇 번째냐.

-ㄹㅇ 방송 오늘 첨 본 거면 닥눈삼하지 질문 매일 해대네.

-ㅋㅋㅋㅋㅋ이제 또 방장 매크로 나올 듯.

“아~ 아직 스웜 게이밍 안 쓰시는구나! 똥컴으로도 AAA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갓 서비스, 스웜 게이밍. 한 달에 7천 원이면 고사양 게임을 어떤 사양에서건 즐길 수 있다? 이런 대단한 서비스가 있다고? 이걸 왜 아직도 안 쓰시지?!”

-개인 자산이 1조 달러가 넘는데, 7천 원짜리 구독 서비스를 홍보하는 사람이 있다?!

-매일같이 이런 질문 수십 번씩 들어오는데 굳이 컴 사양이랑 스웜 게이밍 얘기 화면에 안 띄워 놓는 스트리머가 있다?!

-스웜 게이밍! 그거 참 좋은 서비스죠!

-와아와와

-눈치껏 일단 박수 쳐라

-짝짝짝!

-스웜 게이밍 대박!

“참고로 한국 사시면 SW 텔레콤으로 통신사 바꿔 보세요. 지금 바꾸면 스웜 게이밍 6개월 무료 주는데, 사흘 뒤면 이벤트 끝난다네요.”

-헉! 그런 대박 정보가!

-와, 꿀팁 감사해요!

-바로 통신사 바꾸러 가야지~

-스트리머님, 이거 뒷광고 같은 거 아니죠?

-요즘 유튜버들 뒷광고 난리던데 혹시 여기도 그런 건가요?

-PPL 에반데.

“광고라뇨. PPL? 뭔 소리인가요? 내돈내산입니다. 광고비도 따로 받은 거 없고요.”

-아ㅋㅋ 내돈내산 맞지.

-내 돈으로 내가 산 회사 ㅇㅇ

-광고비도 당연 안 받으셨겠죠, 내돈내산인데.

-여기 뒷광고 하고 그런 방송 아닙니다.

그리고…….

“…오! 드디어 다 깼다!”

-캬!

-ㄹㅇ 2주 걸렸네.

-나름 게임 좀 치네ㅋㅋ

“와! 그런데 님들 스토리 너무 감동적이지 않나요? 스케일도 엄청나고, 마지막에 이런 반전까지? 이게 소설 원작이랬죠? 소설도 꼭 읽어 봐야겠는데요?”

-와; 지독하다, 지독해.

-ㅋㅋㅋㅋㅋㅋ 뽕을 뽑는구나, 아주.

-뭐? <마지막 마법사>, 이 갓겜이 알고보니 소설 원작?!

-당장 전편 구매하러 가야지~

-소장용으로 하나~ 독서용으로도 하나씩 사야지~

-헉! 다음 시리즈인 <찬탈자>도 있잖아?! 이것도 사야겠네!

-영화로도 나왔던데 DVD 사면 되나요?

-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

그렇게 <마지막 마법사>를 최종 보스까지 클리어 하자 딱 이 주 정도가 지났는데.

[일론 머스크 트윗. 테슬라, 지금부터 비트코인으로 살 수 있다?!]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다 발표한 테슬라! 비트코인 통한 전기차 구매 허용도 밝혀]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 비트코인, 전 세계 시장에서 큰 폭으로 상승세… 사상 최고치 경신!]

…와우.

머스크가 내가 가상 화폐에 투자한 걸 알았을까?

알아서 비트코인 가격을 펌핑 시켜 주는 머스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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