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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도 잘하는 놈이 잘한다-259화 (259/267)

259화 앱 마켓도 시작함

사실 나는 자동차 옵션에 대해 잘 모른다.

회귀하기 전에는 차에 큰 관심이 없고, 그저 작업실 출퇴근용으로만 필요했기에 그냥 아는 형에게 중고차를 샀었고.

회귀 이후에는 옵션을 뭐 넣을지 생각할 일이 없었다.

그냥 최상위 트림을 고르면 되는 거였으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나 같지는 않을 거다.

아마 이것저것 가성비를 따져 보면서 옵션을 넣고, 때로는 타협하기도 하겠지.

“그럴 바에는 모든 소비자에게 모든 옵션을 제공하면 안 되는 건가요?”

물론 반발도 있었다.

특히 미래차에서 온 인력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렇게 해서는 제대로 수익을 창출할 수가 없습니다. 고객 맞춤화 전략을 통한 수익성 향상은 최소 5%에서 최대 20%까지…….”

“현재 모델 S의 생산 단가를 생각하면 구독형 옵션을 통한 수익 극대화는 필수적…….”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던 미래차 출신 인력들.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생산 단가가 문제면 생산 물량을 늘리면 되죠. 그리고 수익성이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고, 이득을 적게 보더라도 많이 팔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의 개수가 훨씬 적다.

덕분에 공장 자동화 측면에서 기존 내연기관차들보다 몇 배는 더 수월한 편.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는 것도 훨씬 용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에 100만 대의 모델 S를 팔 수 있다면 옵션을 통한 수익 극대화가 없더라도, 다른 차들에 뒤지지 않는 수익성을 확보 가능했다.

“100만 대. 팔아 보죠.”

하지만 미래차 출신 인력들로서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

그런 내 말에 그게 뭔 헛소리냐는 듯한 얼굴로 보던 사람도 있었다.

100만 대라는 판매량이 그렇게 쉽게 달성 가능한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미래차의 작년 총 완성차 판매량이 글로벌 기준 600만 대 정도.

그중 1/6에 해당하는 판매량을 모델 하나로, 그것도 전기차로 달성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물론…….

[스웜카 모델 S 주문, 5일 만에 80만 대 넘겨! 역대급 판매량 예상.]

[100만 대 고지 넘는 데에 필요했던 시간 고작 일주일? 전기차 시장 송두리째 뒤바뀔 듯.]

사전 예약을 시작하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헛소리였다는 게 드러나고 말았지만.

-와; 근데 모든 옵션 월 5달러 제공은 진짜 미쳤네.

-선우진이니까 할 수 있는 거인 듯.

-돈으로 때려 박는 건 선우진 전문이긴 하지.

* * *

[‘오성’과 ‘챗GPT’ 업은 스워밍, 두 달 만에 점유율 2% 확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검색 엔진, 스워밍.

오성전자가 결국 기본 검색 엔진 전면 교체라는 선택을 내린 게 주효했다.

거기에 나날이 판매량이 늘고 있는 스웜 롤러블 덕분도 있었고.

이대로라면 연내 목표였던 4% 수준이 아니라 7~8% 선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1년도 되지 않아 MS의 빙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

‘그래선가…….’

[다음 달부터 ‘최고 30% 수수료’ 구글 인앱 결제 의무 도입.]

[구글이 허용 안 한 결제 방식 쓰면 앱 마켓 퇴출된다?]

구글의 앱 마켓 관련 정책이 바뀌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우회 결제 방식을 통해 인앱 결제 수수료를 회피할 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구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그걸 막겠다는 것.

원래부터 이맘때쯤 예정되어 있던 거인지, 아니면 나를 견제하기 위해 계획을 조금 앞당긴 거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웜이 받게 될 타격이 크겠는데.’

OTT 이용자 대부분은 모바일 기기나 태블릿을 통해 OTT를 이용한다.

구독료를 대부분 인앱 결제 방식으로 낸다는 것.

즉, 스웜으로서는 뒤바뀐 구글의 정책에 직격타를 맞는 걸 피할 수 없다는 뜻이었는데.

‘물론… 지금의 앱 환경에 구글이 공헌한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30%를 떼이는 건 너무한 느낌.

3억 명을 넘어 4억 명에 달하고 있는 스웜 구독자 수.

아이폰 사용자가 3분의 1쯤 된다고 치면 7~8천만 명어치의 스웜 구독료를 구글에 꽁으로 바쳐야 된다는 거다.

게다가 이런 수수료 정책은 스웜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었고.

‘트위치, 스포티파이, 틱톡, 웹 소설, 웹툰 관련 어플들도 있고.’

내가 갖고 있는 여러 모바일 서비스.

저들의 어마어마한 매출을 구글에 떼 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했다.

특히 인앱 결제가 활발한 웹 소설, 웹툰은 그대로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미국, 유럽에서 최근 5년 동안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 온 윅슨 출판사의 웹 소설 플랫폼이었는데.

그들이 글로벌적으로 만들어 내는 매출만 해도 한 해 몇조 원 상당이었다.

‘내가 웹 소설 작가로 시작해서 그런가.’

웹 소설, 웹툰 매출 주는 건 특히 더 아까운 느낌.

회귀하기 이전 신인 시절 제대로 케어도 안 해 주는 매니지먼트와 계약을 체결해 준 적이 있는데.

케어뿐만 아니라 프로모션이나 타 플랫폼 업로드본 검수 등에서도 여러 차례 피해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매니지먼트에게 내주던 수수료가 얼마나 아까웠던지.

지금 꼭 그런 느낌이었다.

결국, 구글의 인앱 결제 정책을 주제로 소집된 회의.

“구글에서 통보가 왔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우회 결제를 지원한다면 조만간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이 삭제될 거라고요.”

“스웜뿐만 아니라 틱톡과 트위치, 스포티파이도 마찬가지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예상된 마찰이기는 했죠.”

나 또한 플랫폼 사업자이기에 잘 알고 있다.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에게 있어 플랫폼 내 사업자들에게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먹음직스러운 거인지.

당장 나도 내가 갖고 있는 플랫폼들을 통해 참여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이익의 30%도 아니고, 매출의 30%라니.’

날강도도 이런 날강도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웜 하나의 가치만 놓고 따져도 최소 5천억 달러 이상은 나갈 텐데.

그 30%를 달라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 않나.

‘너무 과욕을 부리네.’

물론 대놓고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는 나를 견제하는 의미도 담겨 있을 거다.

구글과 내가 여러 사업 영역에서 겹치는 만큼, 최대한 내 성장을 억제하고 싶은 것일 터.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생각도 들었다.

‘원래는 2~3년 후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스웜폰과 스웜카의 모델이 여럿 나오고 판매량도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났을 때.

그리고 스워밍 또한 무르익고, 자체 OS에 대한 준비가 완전히 끝났을 때 제대로 구글은 물론 애플과 맞붙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자체 앱 스토어 오픈 계획을 조금 앞당겨 보죠.”

스웜의 가입자 수가 4억 명.

그리고 전 세계 틱톡 이용자 수가 중국을 제외하고도 10억 명 이상.

2억 명의 스포티파이, 1억 명의 트위치도 있었다.

이 정도면 지금이라도 한번 붙어 볼 만하지 않나 싶었다.

* * *

[구글, 결국 공식 스토어에서 ‘스웜, 틱톡, 트위치 등’ 삭제 결정.]

[“돈 안 낼 거면 나가라.” 구글의 말 진짜였다? 정책 거부한 어플들 빠르게 퇴출시켜 화제.]

[선우진 VS 구글의 싸움 본격 격화되나? ‘스웜 스토어’ 빠르면 이번 달 내로 오픈된다.]

-선우진 에픽게임즈 인수 때부터 예상됐던 거 ㅇㅇ

-아무리 선우진이라도… 구글이랑 붙어서 이길 수 있나? 다른 거도 아니고 앱 마켓에서?

-ㅋㅋㅋㅋ반대 아닌가? 아무리 구글이어도 선우진이랑 붙음? 아니, 붙을 수는 있어도 저 어플들 삭제하는 거 개오바 아님?

-ㅇㅇ 선우진이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만 해도 몇 갠데…….

* * *

중요한 건 속도라 생각했다.

최대한 빠르게 스웜 스토어를 오픈하는 것.

하루 늦는 것만으로도 큰 손해를 볼 수 있었다.

그 탓에 관련 직원 대부분을 야근시켜야 했다.

‘며칠 늦는 것만으로도 큰 타격이 될 수 있으니까.’

애플도 그렇고, 앱 마켓을 장악한 구글이 큰 힘을 가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용자들이 아주 작은 불편함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게 바로 그 이유.

사람들은 생각보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존재들이었다.

한때 전 세계 게임사들을 괴롭혔던 불법 복제물들이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나.

불법 복제물들을 다운받는 게 ‘더 귀찮아지게’ 되면서였다.

스팀이나 PSN 같은 플랫폼의 등장으로 불법 복제물을 공짜로 다운로드받는 것보다 그냥 제 돈 주고 정식 제품을 사는 게 더욱 편해진 덕분.

반대로 생각하면, 약간의 불편함만으로도 이용자들의 외면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선우진, 미리 준비하고 있었나? 퇴출 3일 만에 ‘스웜 스토어’ 공식 오픈.]

그렇기에 빠르게 대처해 정식 앱 스토어를 오픈.

조금 이르게 시작한 거였지만, 그래도 준비하던 과정에 있었기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선 앱 스토어의 배포는 10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틱톡의 힘을 빌렸다.

틱톡을 사용하는 이라면 한 번의 클릭만으로도 스웜 스토어를 이용 가능하게 한 것.

물론 틱톡뿐만 아니라 수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웜, 스포티파이 등의 힘도 빌렸다.

그러고는 곧바로 스웜 스토어에 스웜, 틱톡, 스포티파이 등의 어플은 물론, 미리 준비해 놓은 여러 소프트웨어를 등록했다.

[오성 스토어 → 스웜 스토어로 전격 변신. 구글 VS 선우진에서 확고한 노선을 보이는 오성전자.]

갤럭시 이용자들도 거의 외면하는 거나 다름없는 오성 스토어였지만, 그들이 아주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기도 했다.

[‘선우진 매직’ 결국 통하나? 하루 만에 스웜 스토어 이용자 수 2천만 명 넘어.]

덕분에 첫날부터 적잖은 이용자를 확보한 스웜 스토어.

물론 일주일 평균 5억 명의 이용자가 방문하는 앱 스토어나 그 2.5배쯤 되는 구글 스토어와는 차이가 컸다.

특히 스토어에 자신들이 개발한 앱을 등록하는 주체인 개발자들의 수에서 아직은 비교 불가인 상태.

현재로서는 스웜 스토어에 등록된 어플이라고는 내 소유의 모바일 서비스거나, 내가 적잖은 지분을 들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것들뿐이었다.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지.’

그러기 위해서는 구글이나 애플과는 달리 30%의 수수료가 아니라 그 절반인 15%의 수수료만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유인 요인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를 하면 되는 거였고.

‘돈으로 때려 박기.’

안 그래도 생각하고 있던 지원 계획.

그걸 곧바로 실시했다.

[선우진, 대대적으로 돈 보따리 푼다? ‘스웜 스토어’ 어플 유치 위해 지원 계획 출시.]

[스웜 스토어 내 월간 상위 100위 안에만 들어도 천만장자 된다.]

스웜 스토어에 어플을 등록해, 월간 다운로드 수 100위 안에 들기만 하면 그대로 1,000만 달러를 쏴 주는 것.

그걸 1년 동안 실시할 예정이었다.

한 달에 10억 달러.

한 해 지출 금액 120억 달러 상당의 어마어마한 액수.

장담컨대 이걸 보고 혹하지 않는 개발자는 존재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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