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8
회귀자 사용설명서 138화
세 번째 카드(3)
“이단을 잡아라!”
“악마 숭배자를 지금 당장 처형해라!”
당연하지만 순순히 오라를 받을 리가 없다. 아니, 애초에 저항하지 않는다고 한들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내기는 힘들어 보였으니 녀석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그만큼 법정 안에 있는 우리 사제님들은 광기에 휩싸여 있다.
‘푸핫.’
간단히 말해 녀석에게는 저항하는 것밖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거다.
“순순히 심문을 받아라, 악마 숭배자 놈!”
“제기랄!”
놈의 주변에 있는 두 명이 나가떨어지는 것은 순식간.
손을 묵고 있는 구속구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끊어진다.
애초에 제대로 포박되어 있지도 않았던 것. 제국 기사단 중에 몇몇을 포섭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저… 악마 숭배자 놈을 당장 잡아 죽여라!”
“잡아! 이단이다! 당장 저 이단을 이곳으로 데려와라! 헬레나! 저 녀석의 목을 가져와라! 목을!”
“네.”
순식간에 주변이 소란스러워진다.
아니, 단순히 소란스러워졌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다.
문제는 저들이 이토 소우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몰려들어 법정 안을 빼곡히 채우는 저들의 모습은 다분히 비상식적으로 보였다.
녀석의 입장에서도 결단을 내려야했다.
‘싸우든지 아니면 피하든지.’
비폭력을 외쳤던 간디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검을 빼들었을 상황에, 결국에는 신성기사단 쪽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토 소우타가 자신을 향해 날아든 검을 쳐내려고 하는 과정에서 기사 한 명에게 상처를 입힌 것이다.
“아아아아아악!”
“저 더러운 이단 놈이!”
그 모습을 본 이지혜가 슬그머니 이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빠, 여기 있다가는 조금 위험할 것 같은데요?”
“아냐. 별로 위험하지 않으니까 가만히 상황을 구경하기만 하면 돼. 일이 조금 재미있게 변할 것 같거든.”
“아아아… 그렇겠네요.”
이미 몇몇은 이 자리를 피하고 있다. 대법관이나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은 제국 기사단의 따뜻한 품 안에서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하고 있다.
조금 재미있었던 것은 바젤 추기경 쪽.
신성제국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녀석을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당장 저놈을 이곳으로 데려와라! 이단심문관 헬레나! 신성한 종교재판의 자리에서 저런 되먹지 않는 행동을 하다니. 이단이 틀림없다. 악마 숭배자가 틀림없어!”
“네!”
“아니다! 내가 직접 가겠다. 내가 직접 녀석을 때려죽이겠다! 내 철퇴를 가져와라! 지금 당장!”
“바젤 추기경님께서 움직이실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빨리 잡아오란 말이다!”
제대로 걷지도 못할 것 같은 양반이 저리 날뛰는 꼴은 우습다기보다는 무섭다.
역시나 여신의 계시를 받은 선택받은 전사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결국에는 이단심문관장 헬레나까지 슬그머니 몸을 움직이자 전황이 조금은 더 묵직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자야.’
빅터하르트 혹은 차희라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무력 집단의 수장을 맡을 정도로는 강하다는 이야기.
굳이 예를 들자면 이상희나 황정연 정도의 수준.
철퇴를 들고 달려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누가 봐도 성전에 참전하는 성전사의 모습이었다.
대주교 제시카가 온갖 신성력을 뿌리며 보호막과 버프들을 밀어놓고 탄력을 받은 신성기사단은 다시 한번 이토 소우타에게 들이 닥친다.
“으아아아악!”
‘장관이네, 장관이야.’
신성기사단과 이단심문관에게 저항할 수도, 저항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
일단은 자신을 향해 계속해서 달려드는 이들을 막아내고는 있지만 저런 페이스가 어디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민첩 99의 능력치는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그래봤자 얼마 버티지 못할 테지만.’
수십 명의 기사들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것을 본 이토 소우타가 몸을 뒤쪽으로 피한다.
당연하지만 그 뒤쪽에 있는 것 역시 녀석을 잡으러 온 기사.
기사를 팔로 밀어낸 이후에는 옆에서 날아드는 검을 쳐낸다.
저런 상황에서 모든 공격을 피한다는 것은 확실히 대단하기는 하지만, 헬레나가 전선에 뛰어드니 확실히 놈의 인상이 구겨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내가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다.
괜스레 웃음이 터져 나온다. 긴박한 녀석의 목소리가 내 웃음을 소환하는 촉매로 느껴질 지경.
“바젤 추기경님! 이 모든 게 계획되어 있는 일이었습니다!”
“닥쳐라! 더러운 이단아!”
“모든 게 오해입니다. 일단은 이들을… 물려주십시오!”
“그 더러운 입을 다물어라!”
“헬레나 님, 제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내 이름을 부르지 마라 악마 숭배자 놈!”
“제시카 주교님, 뭐라고 말씀 좀….”
“무엇들 하느냐! 저 악마 숭배자 놈이 계속 간교한 혓바닥을 놀리는 것을 두고만 보고 있을 생각인가! 어서 저자의 입을 막아라!”
녀석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단심문관 헬레나와 대주교 제시카는 이미 이쪽 라인을 타고 있다.
굳이 신성한 포도주를 사용할 필요도 없이 그녀들은 나와 함께 이토 소우타에 대해 열렬히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으니까.
아마 바젤 추기경의 진노가 결정적이었을 터.
이 숨 막히는 승부는 누가 봐도 재미있지만 슬슬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살짝 정하얀을 바라보자 주문을 외우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마력 사슬.”
푸른색의 마력으로 이루어진 쇠사슬이 놈의 주변을 휘감는다.
손짓으로 마법을 파훼하는 모습은 다분히 비상식적.
정하얀이 살짝 실망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만들고 정하얀을 절박하게 만든다.
“바람 칼날! 마력 사슬! 공기 팡!”
설마 설마 했던 트리플 캐스팅.
다른 이들도 휘말릴 것을 고려해 출력을 많이 줄인 상태였지만 이토 소우타 레이드의 메인 딜러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이쪽도 뭔가 거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내 마법은 이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니 율리에나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율리에나!”
내 손짓에 따라 쏘아져 나가는 율리에나는 웬만한 기사의 움직임보다 빠르다.
율리에나는 율리에나 나름대로 이토 소우타에게 쏘아져 나가며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중.
이단심문관과 신성기사단이라는 탱커집단들이 제대로 앞을 봐주고 있으니 우리 같은 메인 딜러들은 무척이나 편해진다.
게다가 이토 소우타는 탱커들을 마음대로 공격할 수도 없는 입장에 있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
놈이 나를 공격할지 공격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열심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걸 보니 이쪽이 안전하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보였다.
녀석은 분쟁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설득하다보면 이 광기가 가라앉을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아… 이거 만만치 않은데?”
“그러게요.”
“이렇게 셀 줄은 정말로 상상도 못 했는데….”
“용병 여왕님이랑 무녀님을 출동시키는 건 어때요?”
“아니 그렇게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일단은 혹시 모를 상황에 귀빈들을 보호해야 하니까. 희라 누나도 지금 충분히 즐거워하고 있는 것 같고… 아마 무슨 일이 생기면 참전해 줄 거야.”
“아. 피했다! 집중 좀 해요.”
“율리에나의 속도로도 잡기가 쉽지가 않아. 진짜 빠르네. 대형 길드의 마스터라는 사람들은 다 저런 건가.”
“하얀 씨랑 연계를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아니면 조금 다른 쪽으로 공략 방법을 찾아보든가요. 율리에나에게 상처를 입으면 저주에 걸린다면서요? 처음부터 큰 거를 노리기보다는 얕은 상처를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직접 저주를 내리는 기능과 검은색 촉수 같은 걸 움직일 수 있다고도 하지 않았어요?”
“아, 그건 현재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야. 아마 율리에나의 자아가 깨어나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정신 공격이라는 방법도 있으니까. 일단 말이라도 걸어 봐요. 조금 주도적으로 이단심문관이나 신성기사단을 지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전략팀장 이지혜의 훌륭한 제안.
본래 레이드라는 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행해야 되는 법이다. 생각을 채 마치기도 전에 입이 먼저 열리기 시작했다.
“저 더러운 이단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더러운 이단이 악마의 힘을 받아 무척 강하니 저희들 역시 힘을 합쳐야 될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이쪽을 노려보는 놈의 얼굴이 보인다.
그렇지만 뭘 할 수 있을 리가 만무.
조금 더 신나게 떠들자 확실히 체계적인 진형이 잡힌다. 방금은 모두가 조금 흥분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기본적인 레이드의 형태가 잡히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좋습니다! 저 악마를 당장 처단합시다! 여러분!”
“이단을 처치하라!”
“절대로 도망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문을 막고 끈질기게 달라 붙다 보면 곧 녀석에게 붙어 있는 더러운 악마의 힘도 조금씩 빠져나갈 것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여러분! 베니고어 여신님을 위하여!”
“베니고어 여신님을 위하여!”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녀석이 시야에 비쳤다.
정하얀의 마법이 녀석의 팔에 적중한 것은 바로 그때.
단순한 속박 마법일 뿐이었지만 그 틈을 타 율리에나가 녀석의 팔을 스치고 지나갔다.
“제길!”
‘좋아.’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게 될 정도.
아마 사방이 뻥 뚫린 야외였다면 녀석의 민첩 수치가 커다란 힘을 줬겠지만 현재로서는 녀석에게 상황이 좋지 않다.
앞과 뒤, 옆이 꽉 막힌 밀폐된 공간.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수많은 인간들, 심지어 공격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녀석 역시 변하기 시작한다.
어차피 자신에게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떠들고 있는 내 입을 찢고 싶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녀석 역시 전력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것.
그 와중에도 조금 눈에 띄는 것은 녀석의 상태였다.
‘정상이 아니구나?’
차희라에게 뒈질 뻔한 데미지가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 몸 상태로 대주교 제시카의 버프를 받은 이단심문관 헬레나를 상대해야 한다.
적재적소에 이루어지는 정하얀의 견제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저 이단을 처단해야 합니다! 여러분!”
“……….”
“신성제국의 암입니다! 아니 자유 도시의 암입니다! 저린 이들은 그 싹을! 뿌리를! 제거해야 합니다.”
“……….”
“모두들 힘을 냅시다!”
“닥, 닥쳐라….”
“고지가 눈앞입니다!”
“닥쳐라! 제발, 제발 닥쳐!”
“닥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네가 되어야 한다. 이 더러운 악마숭배자! 베니고어 여신께서 너를 벌할 것이다!”
“이… 이 개자식! 개자식!”
“신의 심판이다! 더러운 이단아! 베니고어 여신님 힘을 내려주시옵소서!”
확실히 다가오지도 못하고 있다.
단순히 그것뿐만이 아니다.
눈에 띄게 초조해하는 것은 물론, 의도적으로 무시하던 내 말에도 욕설로 화답하고 있다.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단순히 화가 난 상태가 아니다.
율리에나가 가지고 있는 저주가 바로 그 연유. 조금 더 자극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여신님의 힘을 받아라!”
“제기랄, 제기랄!”
“여러분 더러운 악마의 힘이 점점 물러가고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거의 다 왔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이… 이 약해빠진 버러지가!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
“악마가 그 본색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입 다물어라!”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더러운 악마의 하수인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에 잔챙이 같은 상처가 쌓이면 쌓일수록 흥분하는 모습은 가관.
나와 율리에나의 궁합이 꽤나 잘 맞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본인의 화를 참지 못한 모양인지 이쪽을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아.’
사방으로 폭발적인 마력이 뻗어나가기 시작.
더 이상 방어하면서 바젤 추기경을 설득하는 게 무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녀석 역시 나름대로 나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니, 어쩌면 저주로 인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진실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단순히 나에 대한 복수심 때문일수도 있고 신성기사단들을 전투 불능으로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엄청 세네.’
녀석이 내 생각보다 더욱 강했다는 것.
사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본래부터 놈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지만 기사단들과 이단 심문관들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
녀석의 손에 검이라도 쥐어져 있었다면 사방으로 팔다리가 날아다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꽉 채운 신성력은 기존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병력의 역할은 녀석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용도 그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
신성기사단과 이단심문관들은 결코 약하지 않다.
신성제국이 최정예로 치고 있는 무력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헬레나와 제시카 그리고 눈에 보이는 몇몇 이들의 스탯 수준도 상당.
지금까지 이토 소우타가 버티고 있는 상황 자체가 이해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
‘그것도 정상적이지 않은 몸 상태로? 장비도 없는데? 이거 실화야?’
어째서 신성제국이 이 정도 강자들에 대한 예우를 확실히 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저번 차희라 때도 느꼈지만 규격 외의 존재들을 규격 외라고 부르는 이유가 확실히 있다.
“붙잡아! 아아아악!”
“움직이게 두지 마! 최대한 에워싸라!”
“헬레나 님!”
“공간을 만들어주지 마!”
“여러분,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열심히 입을 털고 있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길이 열린다.
잠깐 방심한 사이에 이쪽을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는 놈의 얼굴.
‘오!’
놀라기는 했지만 당황하지는 않았다.
녀석이 나를 치기에는 아직 험난한 산들이 많이 남아 있었으니까.
내 쪽으로 다가오기도 전에 빠르게 다가온 차희라가 놈의 옆구리를 걷어차는 것이 보였다.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이 비명을 내지르며 반대쪽 벽에 처박히는 것이 당연한 수순.
1차 관문을 뚫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2차 관문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아아아악!”
“당장 저놈을 포박해라!”
“쿨럭. 이거 놔라! 이거 놔! 죽여 버릴 테다! 우웨에에엑…. 죽여! 너만은 내가 죽여 버릴 거다. 반드시! 반드시! 이기영. 이기영! 당장 이거 놔! 쿨럭!”
“팔다리를 묶어라!!”
“이거 놔라. 우웨에에엑! 가까이 다가오는 놈들은 전부 죽여 버리겠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저주의 영향을 받은 이토 소우타의 모습은 정말로 악마의 힘에 취한 것 같은 모양새.
희라 누나에게 한 대 맞아 입에서 피를 울컥 울컥 뱉어내고 있는 모습은 악마의 친구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고상한 척했던 녀석에게 어울리는 마무리.
“후우…. 속 한 번 시원하네.”
차희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