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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 사용설명서-226화 (225/1,590)

# 226

회귀자 사용설명서 226화

파티(2)

녀석 역시 그건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대놓고 표현은 못하고 있었지만 얼굴에 언뜻 언뜻 반가운 기색이 눈에 비친다.

그동안은 서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마주한 것이 은근슬쩍 반가워지는 것이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일하느라 바쁜 두 부부가 굉장히 오랜만에 여유를 맞이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분명히 한 집에 살고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음에도 서로 워낙 바쁘다 보니 출근하는 모습과 퇴근하는 모습밖에 볼 수 없었던 것.

딱 그렇게 예를 드는 것이 맞다.

나도 여유가 없기는 했지만 녀석도 녀석 나름대로 동분서주 뛰어다녔으니까.

물론 정확히 뭘 했는지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녀석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확신할 수 있다.

김현성은 기본적으로 무척 부지런했고 허튼 일을 하는 법이 없었다.

좀처럼 허공에 삽질하는 일이 없다는 거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입을 열어오겠지만 녀석이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나.

“오셨군요.”

우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눈치챘는지 일단 녀석 또한 조용히 입을 열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아닙니다. 현성 씨.”

“원래는 함께 올 생각이었는데….”

“분명히 검은백조와 업무상으로 일이 있었다고 하셨었죠.”

“사실 이곳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네.”

“아니, 이 이야기는 일단 파티가 끝난 다음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단 즐기도록 하죠. 오늘 해야 할 일은 들어온 신입 분들을 환영해 주는 일이니까요.”

“네.”

‘조금 심각한 것 같은데….’

함께 오래 지내다 보면 눈치가 느는 법이다.

확실히 김현성의 표정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기 때문에 나오는 듯한 답답한 표정.

물론 그런 기색은 찰나일 뿐이었고 신입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금방 기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어쩐지 어색한 구석을 숨길 수가 없었다.

‘고민이 있는 거네….’

정황상 드러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예상이 가는 일은 없다.

괜스레 검은백조의 박연주가 계속해서 김현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게 떠오르기 시작.

당시에는 그녀가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는 느낌도 있다.

‘뭐 사고라도 친 건가.’

붉은용병이나 검은백조가 위기에 빠지는 그림은 별로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일단 길드 마스터인 박연주 그녀가 건재한 상황이었고 이지혜와 대화를 나눴을 때도 별로 이상한 점을 찾지는 못했다.

지금 당장 고민해 봤자 뭔가 나오는 게 없는 만큼 괜한 걱정을 만들 필요는 없어보였지만 자꾸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김현성이 괜스레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린 이후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당연히 모든 길드원의 시선이 녀석에게로 집중됐다.

자연스럽게 합류해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꼴은 가관. 뭔가 한마디 해야 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쪽에서 살짝 녀석을 밀어줄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 해주시죠, 길드 마스터.”

“아암. 이렇게 다 같이 모인 자린데 형씨가 한마디 해야지!”

“아….”

뭔가 당황한 것 같기는 했지만 기분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내 말보다는 박덕구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녀석을 따라갔다.

“네. 그러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일단은 늦어서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오려고 온 건데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더군요.”

“뭐 다른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그런 거 아니요. 굳이 사과할 필요도 없소. 다 우리들 먹여 살리려고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거 아니요.”

“하하.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실 오늘의 모임은 제가 계획하기는 했지만 실제 준비는 제가 하지 않은 만큼 축사를 하는 것 역시 영 부담스럽군요. 유아영 씨, 이창렬 씨, 한소라 씨 그리고 안기모 씨까지…. 교육소에는 제가 없었던 만큼 여러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여러분들이 좋은 사람이라 게 느껴집니다.”

‘어디가….’

사실 성향보다는 능력을 위주로 두고 뽑았다.

“물론 그에 겸비하는 실력도 있으시겠죠. 실제로 창렬 씨는 제가 직접 확인을 해보기도 했고요. 아무튼 간에 다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시겠지만 저희 파란은 가족 같은 길드를 지향합니다. 아마 이 생각은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옳소.”

“파란을 처음 설립한 이상희 님과 황정연 씨도 그렇고… 또 이곳에 처음 들어온 기영 씨와 하얀 씨와 덕구 씨, 그 이후에 들어온 예리와 희영 씨 그리고 혜진 씨까지 아마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디아루기아 님도 마찬가지고요.”

확실히 친목질이 조금 지나친 경향이 있기는 있다.

물론 이런 친목질이라면 대환영이지만 말이다.

“이런 길드를 함께 만들어 주신 단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파란을 선택해 주신 일을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

“파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키야. 새끼, 반하겠네.’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녀석이 잘생기기는 잘생겼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혜진과 김예리의 얼굴이 미묘하게 붉어지고 있는 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나뿐만이 아닌 모양.

아마 이곳에 넘어오지 않았더라면 지구에서 모델이든 연예인이든 얼굴로 먹고 사는 직업을 했을지도 모른다.

“다 같이 한잔합시다.”

마지막 대사에 가장 커다란 소리를 지른 것은 물론 박덕구였다.

“마시자!”

그렇게 작은 파티가 시작됐다.

교육생 시절에는 먹어보지 못했을 화려한 음식들이 눈앞에 보이자 유아영은 시선을 빼앗긴 느낌.

정하얀과 선희영은 내 양옆에서 조용히 음식을 집어먹고 있었고 김현성은 이상희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회식자리이기는 하지만 인원이 10명이 넘다 보니 결국에는 따로따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물론 이런 자리에서 항상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는 것은 박덕구.

녀석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이곳까지 들릴 정도였다.

“아니, 그런데 창렬이 형씨는 왜 그렇게 복면을 쓰고 다니는 거요?”

“…….”

“창렬이 아저씨. 입 안에 있어. 그거 있어… 독침.”

“엉?”

“나… 저번에… 한 번 싸워 봤었잖아. 입단 테스트 겸… 조금 더럽게 싸우지만 나쁘지 않아. 재능 있는 느낌이야.”

‘김예리, 이창렬과 대화를 나누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다른 쪽으로 가서 입을 털고 있다.

“아. 한소라 씨는 거 다리 진짜 불편한 거요? 거, 아무 걱정하지 마쇼. 우리 형님이랑 희영 누님이 앉은뱅이도 일으키는 사람들이라니까! 아마 제대로 치료하기 시작하면 3일도 지나지 않아 벌떡 일어설 거요. 그렇지 않소? 희영 누님?”

“시도해 봐야 되겠지만… 잘은 모르겠네요. 이미 한 번 치료해 본 적이 있지만 후유증이 남아서 물론 계속해서 운동을 하다 보면 지금보단 상태가 나아질 거예요.”

“상태가 나아지다마다! 형님이 만든 기적의 물약 한 입 마시면 거 눈도 재생할 거요. 눈도 걱정하지 마쇼. 그게 안 되면 형님이 의안이라도 달아준다니까. 거, 분명하다니까!”

“감,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앉은뱅이를 일으키는 능력 따위는 없다. 물론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한소라의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드는 건 내 능력 밖이다.

“거 이야기는 들었소…. 뭐, 누님 마법 실험실에 들어갔다가 화를 당했다는 거 말이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쇼! 우리 하얀이 누님이! 응? 용서의 아이콘 아니요. 용서의 아이콘. 이렇게 천사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딸꾹….”

“그렇지 않소? 누님?”

“네. 저, 저도 실수했는걸요. 그래도 다음부터는 그래도 안, 안, 안 돼요?”

“아… 아앗….”

“걱정하지 마쇼! 거 요실금도 치료될 거요!”

여기저기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꼴이 마치 홍길동 같다.

“여기 이 누님이 말이요. 거, 신입 분들은 보지 못했겠지만 사실 이 누님의 진짜 정체는 용이라니까.”

머리에 있는 뿔로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다.

“이 누님 본모습은 저번에 캐슬락 공성전에서 한 번 본 적 있는데… 아니 글쎄! 어떤 못된 던전에 있는 마법사 놈이 이 용 누님을 조종한 거 아니요. 그대 따악! 하고 이 누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게 우리 형님이라는 거지! 형님이 그때 뭐라고 했냐면….”

“…….”

“공격 중지! 공격 중지! 더 이상 공격하지 마! 라고 외치면서 따악 이 용 누님의 앞을 가로막는데… 크으! 형님이 여자였으면 그때 반했을 거요! 심지어는 이 용 누님의 딸! 그러니까 똘똘이를 한 손에 안은 채로 보호하고 있었다니까!”

괜스레 민망해졌다.

“사실 그때 안 싸워서 다행이었지. 분명히 그 앞발로 한 대 후려맞았으면 바로 즉사했을 거요. 한 입에 삼켜지면 뭐, 반항도 못하고 바로 끝이지. 아무튼 간에 그것 때문에 이 용 누님이 우리 형님을 선택했는데 말이요.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이 용 누님 입에서 에네르기파 같은 것도 나간다고 하더오.”

“브레스입니다.”

“브레스나 에네르기파나 그게 그거지! 근데 또 이게 재미있는 게 형님이 또 그 브레스를 물약으로 만들었다는 거 아니요!”

‘이 자식이….’

마치 최근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모두 날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물론 나쁘게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녀석 덕분에 분위기가 한층 더 부드러워 지기도 했고 웃고 있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으니까.

물론 뭔가 와해된 정보를 뿌리고 있었기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해지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

디아루기아와 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괜스레 부끄러워져 어딘가로 숨고 싶어질 정도였다.

그렇지만 나를 제외한 대부분은 녀석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재미있게 놈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이 자리에 박덕구가 없었다면 분위기가 조금 침울해졌을 거다.

무엇보다 내가 입을 털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기분이 좋다.

‘저것도 어떻게 보면 감정 노동이니까.’

물론 녀석에게는 저게 감정 노동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녀석의 좋은 방향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까지는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 연금술사를 한다고 했을 때는 거, 형님을 얼마나 말렸는지 모르오. 물론 그때도 형님을 믿기는 했지만 그래도 흑마법사 같은 멋있는 직업을 놔두고 연금술사를 선택한다니…. 지금은 전부 옳은 선택이라는 게 증명되기는 했지만 뭐, 그때는 나도 생산직을 무시했었다니까.”

“아… 네.”

“말하자면 생산직에도 무수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거요! 전부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는 거지. 그걸 형님을 보고 깨달았소.”

“생산직 말인가요? 덕구 오빠?”

“아 아영 씨도 생산직에 관심이 있는 거요?”

“아… 네. 처음에는 전투직을 생각하지 못했었고 사실 다른 쪽을 가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이기영 교관님이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해주셔서… 이쪽을 진지하게 파보기로 한 거예요.”

“아아아아… 그렇구만!”

“그리고….”

“엉?”

“사실 지금 두 번째 전직을 앞두고 있어서요. 아직 선택하지는 않았지만요…. 그….”

“어엉?”

“대장장이가 선택지에 있어서요.”

“…….”

“…….”

“…….”

갑작스럽게 장내에 침묵이 감돌았다.

가장 황급하게 살핀 것은 김현성의 표정.

녀석이 박덕구를 바라보는 얼굴에는 조금의 당혹감이 들어가 있었다. 아마 예전 일을 떠올리고 있음이 틀림없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박덕구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장장이… 좋은 것 같은데….”

‘이 미친 돼지가….’

조용한 분위기에서 들려오는 왠지 모를 묵직한 목소리.

충분히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김현성이 황급하게 입을 열어왔다.

“아영 씨. 다른 직업은 혹시….”

“아. 선택지는 두 개예요. 하나는 대장장이. 또 하나는 방어 전사라고 되어 있네요.”

“나쁘지 않군요. 선택지가 두 개밖에 뜨지 않은 건 의외지만 아마 사냥을 겸비하지 않은 성장의 부작용일 겁니다. 방어 전사라면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방어 전사… 뭐,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요…. 사실 직업 효과로 딸려오는 기초 방패 지식들은 전부 내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들이오.”

시동 걸지 마… 이 돼지 새끼야.

박덕구가 슬그머니 눈치를 보며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생각해 보쇼. 형님이 연금술사를 선택하기는 했었지만 지금 보여주는 화력자체는 응? 마법사들 이상이라니까.”

그건 내가 특수한 경우다.

“조심스럽게 한마디 해보자면… 응? 원래 남들이 걷지 않는 특별한 길을 걷는 사람이 주목받는 거요! 거, 방패 들면서 몬스터 때려죽이는 망치로 무기까지 만들다니 이거 완전히 사기 아니요?”

“일… 리가 있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성장에 격차가 생길 겁니다. 아영 씨는 재능이 있는 만큼 아마 영웅 등급, 더 높이 전설 등급의 직업으로 올라갈 수 있으실 겁니다.”

“거, 한 마디 해보자면 전설 등급의 대장장이는 망치로 괴물 머리를 한 번에 뽀개 버릴지도 모른다니까.”

“아니… 그런 건….”

무 논리에는 김현성도 기가 막히는 모양.

“선택은 아영 씨 몫이겠지만 역시나 형님의 경우를 생각하면 무조건 대장장이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니까! 못 만드는 게 없는 천재 대장장이 유아영! 크으… 거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는 울림 아니요?”

“물론 생산직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덕구 씨 말대로 기영 씨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고요. 그렇지만 아영 씨의 재능을 생각해 보면 정석의 루트를 타도 충분히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종합적인 면에서 생각해 보자면 역시 전사를 선택하시는 게 이상적일 겁니다.”

김현성의 말이 사실은 정론이다.

대장장이도 물론 필요하다. 그렇지만 유아영을 대장장이로 쓰기에는 여러모로 아까운 면이 많다.

“아영 씨의 재능을 생각해 보면! 정석의 루트를 타지 않아도 강해질 수 있는 거 아니요! 린델에는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거요! 나는 확실히 대장장이를 추천한다니까!”

“방어 전사입니다. 만약에 아영 씨가 방어 전사를 선택하신다면 이 방패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나를 연금술사로 꼬실 때와 비슷한 흐름.

김현성이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이제는 박덕구도 애송이가 아니라는 거다.

“만약에 대장장이를 선택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방패 기술을 전수해 주는 것은 물론 이 망치를 선물로 주겠다니까!”

언젠가의 던전 탐험에서 구해왔던 묵직한 망치.

김현성의 얼굴이 잠깐이지만 당혹감에 물들었다.

“대장장이요! 원래 넒은 가슴을 가진 사람은 망치를 두드리는 거요!”

“방어 전사입니다. 재능이 너무 아깝습니다.”

“그 재능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니까! 대장장이요!”

“방어 전사입니다!”

“대장장이!”

“방어전!”

“대자아아아앙장이!”

‘미… 미친 돼지가….’

더 황당했던 것은 왠지 모르게 나도 박덕구에게 설득되는 느낌이 든다는 것.

유아영은 자신이 던진 화두가 이렇게 과열될지 몰랐는지 당황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방어 전사!”

“대장장이! 무조건 대장장이요!”

“방어 전사가 더 좋습니다. 확실합니다.”

“방어!”

“대장!”

“방어 전사!”

“대자응장이! 망치 나가신다!”

이게 뭐야.

유아영이 어떻게 하냐는 듯 나를 바라보는 것이 시야에 비쳤다.

“망치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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