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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 사용설명서-427화 (426/1,590)

# 427

회귀자 사용설명서 427화

승자와 패자(3)

“당신이 증언해 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뭐?”

“말 그대로입니다. 당신이 증언해 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요. 역시 간 같은 거 안 보고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듭니다. 보통 이런 협상을 하다보면….”

상당히 짜증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눈앞에 있는 자식은 조용히 나를 바라볼 뿐, 쓸데없는 소리를 해오지는 않았다.

일단은 이쪽이 말하는 걸 들어보고 판단하겠다는 거다.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않는 걸 보니 그야말로 대인배 중에 대인배라 할 수 있는 수준.

저런 멘탈이 어디에서부터 우러나왔는지는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잃을 게 없으니까.’

지금에 와서 뒤통수를 맞는다고 한들 녀석은 잃을 게 없다.

반쯤 자신을 놓은 듯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정도였다.

그 와중에도 자신이 현재 을의 위치에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으니 충분히 대화가 통할 만도 하다.

모든 게 괜찮은 상황 같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약간 경계심이 든 것도 당연.

일어나서는 안 될 상황에 대비 아닌 대비를 한 뒤에 다시 한번 진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니. 내가 먼저 물어보겠다. 대화를 원한다고 했으니 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현재 바깥은 어떻게… 됐지?”

인간이라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감옥에 틀어박힌 이후에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을 테니 물어보는 게 당연하다.

현재 녀석이 알고 있어도 별 쓸모없는 정보를 알려 주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내 승리에 대한 결과를 자랑하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패자와 나누는 대화가 은근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글쎄요. 뭐, 아주 자알 돌아가고 있습니다.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전쟁은 끝났습니다. 인류는 하나가 됐고 다가올 악마의 위협에 대비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당신 하나로 인해 전 인류가 모인 셈이니 이 부분은 당신에게 감사를 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공화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전쟁을 일으켰는지 모르게 입을 싹 닫는 모습이 제법 일품이더군요.”

“…….”

“저도 저지만 그쪽은 정말로 치워야 할 쓰레기가 많다고 느낀 거 아니겠습니까. 공화국의 몇몇 사람은 아주 대놓고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 당신이라 선동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아무 죄가 없고 이 모든 건 악마 소환사 진청의 사악한 계략으로 이루어졌다는 거죠. 물론 교국을 비롯한 대륙의 모든 왕국은 그들의 이야기에 수긍하고 있고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교국은 공화국을 용서했다는 겁니다. 뒤로 받은 게 조금 있기는 하지만 너도 이기고 나도 이기는 그림을 완성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개자식들….”

“보기 좋게 토사구팽당한 겁니다. 키야…. 뿐만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들도 악마 소환사 진청이라면 치를 떨며 돌멩이를 집어던지는데 그걸 공화국이 선전 요소로 사용하고 있지 뭡니까? 저도 쓰레기지만 거기도 충분히 쓰레기 같은 놈들이 많습니다.”

“지금 와서 이간질하려고 한들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이건 이간질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씀 드린 것뿐입니다. 당신은 공화국의 권력자들에게 버림받았습니다. 완벽하게. 심지어 당신을 따르던 이들에게도요.”

“…….”

“…….”

“물론 여전히 고통 받는 이들은 존재합니다. 당신과 함께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당신의 수족들. 이 사람들의 충성심은 저로서도 조금 놀랐지 뭡니까. 아직까지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교단에서 고문을 받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무사한 건가.”

“네. 무사합니다. 재판이 끝난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모두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상태라… 어떻게 말이 통하지 않지 뭡니까. 적당히 회유하고 구슬려 봐도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어대니 정말 부관들 하나는 잘 두셨습니다.”

“…….”

여러 가지로 찝찝하다는 얼굴은 가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잘 느낌이 오지는 않는다.

물론.

‘그럴 만도 하긴 해.’

녀석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할 만도 하리라.

나라도 마음이 복잡했을 것이다.

자신을 따르던 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들어도 달갑게 들리지 않을 테니까.

“더 궁금하신 건 없으십니까? 아니, 그보다 흥분은 조금 가라앉으신 겁니까? 아까와는 반응이 사뭇 달라서….”

“개소리. 지금 당장에라도 네놈을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다. 다만….”

“이해합니다, 진청 님.”

“네 말에 어느 정도 공감했다는 이야기다. 사기꾼 자식….”

“…….”

“그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나쁜 쪽 아니면 착한 쪽?”

“내 사람들 말이다.”

“재판이 끝난 이후에 죽을 겁니다. 당신과 함께요. 처형 방법은 최대한 인도적인 방법으로 진행될 겁니다. 대륙에 해악을 끼친 악마 소환사와 그의 하수인들이라고 한들 모두가 공존하는 새 시대에 쓸데없이 잔인한 방법을 기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고통 받을 새도 없이 슥삭일 겁니다. 제가 만든 포션을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고요. 아마 그게 덜 고통스러울 겁니다. 꿈에 빠지듯이 스르르륵 잠들면 고통스러웠던 곳과는 영영 이별. 혹시 압니까? 죽으면 지구로 되돌아 갈 수 있을지. 이곳에 있는 것보다는 화끈하게 죽는 게 더 편하실 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게 네 제안인가? 정말 그게 끝이라면 지금 당장 나가는 게 좋을 거야. 이미 여기에 있는 동안 그런 고통은 많이 겪어봤으니까. 내가 그런 말에 혹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라면….”

“아뇨. 당연히 이게 아닙니다. 겨우 이정도가 끝일 리가 없지요. 아, 우선 제안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이거 한번 보시죠.”

품안에 있는 걸 슥 내밀자 내가 내민 것을 바라보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시야에 비쳤다.

다음 설명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표정을 보니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고 느껴진다.

이미 가면쓰레기는 내가 원하는 게 뭔지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정적들?”

“비슷합니다. 더불어 당신을 매몰차게 버렸던 공화국의 인사들이 명단도 포함되어 있고요. 그 명단에 적혀 있는 이들은 전부….”

“처리할 생각이로군. 참으로 너답다. 쓰레기 같은 생각이야.”

“네. 전부 악마의 하수인들입니다. 제가 밝혀도 별문제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당신이 말해주는 게 더 그림이 좋지 않겠습니까? 겸사겸사 당신을 배신한 이들에 대한 복수도 할 겸. 몇몇은 필요도 없는데 서비스로 넣어드린 겁니다. 지금 대륙 상황이 좀… 경험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상황이거든요. 아! 만약 받아들이시겠다면 특히나 저 악마의 첨탑 관계자들을 가장 힘 있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대륙을 하나로 만든다고 하지 않았나?”

“있어도 쓸모없는 자들입니다. 방해가 되는 이들일 게 뻔해요.”

“…….”

“가치관이 다른 이들이기도 하고요. 저도 기왕이면 다 품고 가고 싶지만… 이것도 전부 여신님의 뜻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너는….”

“네?”

“너는 정말로 여신의 선택을 받은 사자인가?”

“그건 거짓말이 아닙니다. 저는 정말로 여신과 소통하고 있어요.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이 세계의 여신님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제가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제가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건 거짓이 아닙니다.”

“어처구니가 없군. 미친 자식들. 제기랄. 미친… 자식들…. 어째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건… 신성 모독입니다. 한 낱 인간이 어찌 감히 여신의 뜻을 알겠습니까?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편하실 겁니다. 당신이 제게 당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제가 신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저보다 우월하고 또 똑똑해요. 대륙인의 기상이 느껴진다 이 말입니다.”

“이죽거리지 마라, 개자식.”

내 중얼거림에 무척 허탈해하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마치 삶의 모든 걸 부정당한 듯한 표정.

누가 보면 나라라도 잃은 게 아닌지 생각하게 할 얼굴이었다.

진청은 어째서 자신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건지에 대해서는 물어볼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나름대로 대인배적인 사고방식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방금 한 이야기가 효과가 있는 것이다.

“자,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제가 드린 제안은 이게 끝이고 당신에게 돌아갈 혜택 또한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게 끝입니다. 받아들일지 받아들이지 않을지는 온전히 당신의 선택에 달렸습니다.”

“선택지가 있나? 어떻게 생각해도 네가 날 살려주는 선택지에 대해서는 떠오르지 않는데….”

“놀랍게도 그것 역시 선택지에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당신이 그 선택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큼. 아무튼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납득이 되실 겁니다. 만약 당신이 제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의 첫 번째 선택지입니다.”

“말해라.”

“당신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겁니다. 비참하게 살아가게 되겠지만 아무튼 간에 목숨은 건질 겁니다. 공식적으로 당신은 처형당한 게 될 거고 모든 사람은 당신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게 될 겁니다. 지하감옥 비슷한 곳에 들어가 그곳에서 계속 지내시는 겁니다. 식사도 나오고 잠자리도 나름대로 푸근한 곳이죠. 대충 유배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시는 게 편하실 겁니다.”

“…….”

“그리고 두 번째 선택지는… 대충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당신이 목숨을 잃는 선택지라고 보면 될 겁니다. 말 그대로, 당신은 깔끔하게 죽을 겁니다. 재판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제가 말씀드린 이 명단에 대한 발표도 대중에게 발표하고 모종의 방법으로 이 대륙과 작별을 고하는 거죠. 대신.”

“…….”

“대신 오명을 벗을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악마 소환사 진청은 사실 미지의 세력에게 세뇌당한 것이고 그의 희생으로 인해 대륙은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라는 걸로 가는 게 좋겠군요. 아니면 이 명단에 있는 자들이 당신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다고 봐도 될 것 같고요. 처형당하는 그림보다는 음… 제정신이 돌아온 뒤 자신이 행한 짓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정적들에게 당하는 그림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워낙 벌려 놓은 게 많아 디테일한 부분은 조금 더 손을 봐드리겠지만… 아무튼 큰 그림은 이렇다는 겁니다. 명예롭게 가는 거죠. 아! 대신 이 경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

“전 대륙의 욕을 얻어먹으며 구질구질하게 끝까지 살아남든지 아니면 공화국의 정적들을 처리하고 최소한의 명예를 지킬 건지. 선택지는 두 개. 이정도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널 믿을 수 있나.”

“그건 당신 자유죠. 솔직히 진청 님은 이미 제 손을 떠났습니다. 한때 살짝 존경하기는 했지만 이제 그런 감정도 없기도 하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크게 관심이 가지도 않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머리가 깨질 지경이라서요. 제가 이런 제안을 드리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복잡한 상황을 조금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 번째 선택지와 두 번째 선택지를 합친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저도 뒤가 걱정되지 않는 건 아니라서 말이죠. 거절한다면 여기서 끝입니다. 당신은 악마 소환사로서 죽을 거예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죽을 겁니다. 대륙을 악마에게 팔아넘긴 최악의 쓰레기로요.”

“…….”

“자, 어떻습니까. 제법 구미가 당기지 않습니까? 삶이냐 명예냐. 제 경우에는 완벽히 전자겠지만….”

“한 가지만 더.”

“죄송합니다만 협상은 없습니다.”

“여기에 있는 이들에게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들에게는 죄가 없어. 이 이야기는 오롯이 너와 내 선에서 끝나는 것으로 하지.”

“…….”

“…….”

“부탁이다.”

“뭐. 그 정도라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적당히 빼돌리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니니. 아무튼 빨리 대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녁 약속이 밀려 있어서. 삶입니까, 명예입니까? 아니면 이런 개자식과의 거래는 받아들이지 않으실 겁니까.”

“…….”

“…….”

잠깐의 시간이 흐른다.

아마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나는 녀석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답이 너무나도 쉬워 굳이 문제를 낸 이유도 없을 것 같은 느낌.

“명예.”

녀석이 바라는 건 그거다.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야.’

녀석뿐만이 아니다.

제2황녀 샤를롯트 역시 마찬가지.

우리 황녀님과 공화국의 군사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후자를 고르는 이들이다.

내 입장에서는 신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샤를롯트의 경우는 녀석처럼 죽지는 못했지만 그녀 역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면 틀림없이 후자를 선택했으리라.

‘뒈지면 명예 같은 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이름뿐인 명예나 개인적 가치는 언제든지 쓰레기통에 버려버릴 수 있다.

아마 내가 녀석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살려 달라 아부를 떨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녀석은 어떻게든 명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명예로운 죽음을 더 선택하고 싶은 모양.

슬쩍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니 나를 바라보는 악마 소환사의 모습이 시야에 비쳤다.

이미 모든 걸 놔버린 듯한 얼굴은 조금이지만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할 정도.

‘그게 너랑 내 차이점이야.’

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

“대충 이야기는 끝난 것 같은데… 뭐, 그럼 슬슬 일어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약속은 지켜라.”

“네. 이런 상황에서까지 거짓말을 할 정도로 쓰레기는 아닙니다. 바로 처리되지는 않겠지만 역사는 당신을 악마 소환사로 기록하지 않을 겁니다. 여신의 이름을 걸고 드리는 맹세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

물론 여신의 맹세 같은 건 나와는 개뿔 상관이 없다.

하지만 녀석에는 위안을 주는 대사였는지 조금은 의심의 눈빛이 사그라지는 게 보인다.

“제가 준 명단은 이미 다 외우셨을 거라고 믿고 폐기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제대로 할 수도 없겠지만 괜한 입을 놀린 결과물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선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알고 있다.”

“그럼 이만.”

“언젠가 네가 저지른 짓들이 너를 좀먹는 날이 올 거다.”

“그럴 리가요. 정말로 그런 게 있다면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겠습니까? 원래 승자는 아무런 리스크도 지지 않는 법입니다.”

“…….”

“그럼 정말로 안녕히.”

혹시 재판일이 된다면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녀석과 이렇게 독대를 하고 있는 것 말이다.

처리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공식적인 자리나 여신의 거울을 통해 얼굴을 보기야 하겠지만, 한때 공화국의 중심에 섰던 적이 있었던 군사는 여기에서 끝났다.

삶을 포기한 그 시점에서 말이다.

슬쩍 밖으로 나가며 뒤를 돌아보자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녀석이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병신 새끼.’

나는 평생 가도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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