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 사용설명서 1526화
조우, 해후(4)
아예 놈의 팔을 물어뜯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런 건 상상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온몸에 힘이 빠진 상황이었고, 당연히 턱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피도 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끼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양팔로 놈의 한쪽 팔을 붙잡고,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입에 힘을 주는 중.
상황은 1기영 역시 다르지 않다. 계속해서 머리끄댕이를 잡아당기고 있는 녀석, 고개가 자연스레 뒤로 젖혀지려고 하지만 버티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적어도 이 팔 한쪽은 절대로 놓을 수 없다.
“이 개새끼!!! 놔!”
“네가 먼저 놔! 이 병신 새끼!”
분명 단검을 던진 것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적지 않은 득을 보기는 했지만 막상 이렇게 뒹구는 상황이 나오니 단검을 던진 것이 후회가 되기 시작한다.
날아 가버린 장검과 도끼에는 손이 닿지 않는다. 몸이 뒤엉켜 있으니 꼼짝하지 못하고 체력만 계속해서 소진되는 중, 심지어 제자리에서 움직일 수조차 없다.
‘시바 진짜. 시바….’
조금만 더 버티자고 생각했지만 다리에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당연히, 녀석도 힘이 빠지고 있을 것이다.
문득 내일이면 지옥의 근육통이 생길 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계속해서 서로 낑낑대며 힘겨루기 아닌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조금 더 가슴이 웅장해지는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개싸움이 진행되어 이쪽 역시 당황스럽다.
“이 미친놈! 제길! 아아아아아아악!”
마른 몸답지 않게 꽤나 체력과 근력이 뛰어난 녀석답게 가까스로 한쪽 팔로 내 공격을 뿌리치는 녀석, 깜짝 놀라 아무거나 잡는다고 잡은 것이 녀석의 머리채였다.
우당탕거리는 소리와 함께 몸에 충격이 덮친다. 결국 둘이 뒤얽혀 땅바닥을 뒹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작되는 마구잡이 주먹질.
솔직히 말해 지금의 상황을 묘사할 수 없을 정도로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 전혀 구별할 수 없다.
몇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여전의 녀석의 머리채를 부여잡고 한쪽 손을 휘두르고 있었고, 녀석도 내 머리채를 부여잡은 채로 한쪽 손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한다.
“이 개새끼 제발 죽어!!!! 죽어!!!!”
“너나 아악! 죽어!!!”
“이거 놔! 안 놔?!”
“개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
그간 싸우면서 기합을 내뱉는 새끼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었었는데, 실제로 내가 극한 상황에 처해지니 놈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리라도 지르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름에도 불구하고 일단 시바 소리를 질러야 힘이 생길 것만 같다.
“시바!”
기합으로 인해 내 전투력이 올라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녀석 역시 갑작스레,
“시바아아아아알!!!”
소리를 내지르는 중. 기합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처구니없게도 놈이 내 몸 위에 올라탄 형국이 되어버렸다. 완벽하게 구타당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진입한 것이다.
승기를 직감했기 때문일까. 놈의 얼굴에 비웃음이 서린다.
“씨바아아아아아아아아알!!”
“개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는 이쪽의 얼굴을 향해 마구잡이로 팔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 새끼. 주먹질하는 법은 못 배웠어.’
보통 정권이나 손 망치로 때리는 게 일반적인 방법일 터인데, 도대체 이 새끼는 왜 주먹을 쥔 손바닥으로 날 때리는 것일까. 하지만 어느 순간 나 역시 녀석과 같은 방법으로 주먹을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의식하려고 해도, 시바 본능이 육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얼굴을 방어하는 것이 먼저였다.
녀석의 무차별적인 폭력이 이쪽을 향해 덮쳐온 것은 당연지사. 최대한 얼굴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 일단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이야아아아아아아아!!! 지랄 맞은 새끼!!!!!!!!!!! 이제 제발 좀 죽어!!”
‘유효타는 없어.’
당연하지만 유효타는 없다. 이 새끼도 지나치게 흥분을 한 탓에 그저 내 팔 위로 마구잡이로 손을 뻗고 있을 뿐이었다.
방어를 위해 포기한 팔이 벌써부터 욱씬거리기는 했지만 녀석의 주먹 역시 만신창이, 서로가 조금씩 무언가를 포기한 형국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그리고 잠깐의 방심, 녀석의 주먹이 정확히 이쪽의 눈두덩이에 적중했다.
“아아아악!”
“하하핫!”
갑작스레 찾아온 격통에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자 놈이 내 위에서 굴러떨어진다. 하지만….
‘대미지가… 별로 없어?’
생각보다 별다른 충격이 없다는 것 또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 새끼… 완전히 끝장난 거야.’
마력은 본래부터 끝장나 있었고, 이제는 체력마저 끝장나 버렸다. 주먹에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는다.
“하아… 후우우… 하아…하아아… 허억… 하아악….”
마운트 포지션을 선점했다고 너무 흥분한 것이 패착이 된 것이다. 마치 솜방망이로 얼굴을 두드리는 것 같지 않은가. 이쪽의 쓰레기 내구도 뚫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 되어버렸다.
‘시바 좀 더 아픈 척해야겠다.’
“개새끼! 넌 잘못 걸린 거야!! 푸..흐하하하핫! 콜록! 콜록! 콜록!”
승리의 함성을 외치다 사레가 들린 녀석을 향해 몸통 박치기.
퉁!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몸이 뒤로 넘어간다. 곧바로 이쪽 역시 주변에 있는 파편들 중 아무거나 하나를 손에 쥔 채로 놈의 머리에 내려친다.
이미 미켈레를 돌로 찍어 죽인 전적이 있는 이쪽으로써는 훌륭한 선택지에 발을 들인 것이다.
문제가 있었다면….
“시바….”
이쪽 역시 몸에 힘이 완전히 빠졌다는 것이었다.
극단적으로 말해 단검을 손에 쥐여줘도 놈의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나무토막을 손에 들었는데, 손에 힘이 잘 실리지 않는다. 손가락에도 힘이 들지 않는 터라 그만 손에 든 것을 놓쳐 버렸을 정도였다.
‘시바. 손해야.’
손해라고. 시바.
스스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 너무나 당황스럽다.
‘이건….’
“…….”
“…….”
공격하는 쪽이 손해야.
오히려 공격하는 쪽이 더 큰 체력적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찾아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당연지사.
지금까지 수많은 전투를 보고, 지휘하고, 심지어 함께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공격하는 쪽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니, 시바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을 것이다.
이미 둘 모두가 완전히 탈진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니, 이미 한계를 넘은 지 오래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기는 하지만, 지금은 둘 모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이 정신력이 언제까지 갈지도 확신할 수 없다.
여기서 놈을 공격하기 위해 무리하게 체력을 사용한다면 결국 시바 완전히 지쳐 손가락 하나 깜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방금,
1기영 역시, 공격하는 쪽이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게 시바 도대체 무슨 미친 상황이야. 시바.’
물론 갑작스레 올라간 온도가 뚝 내려가지는 않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진심으로 죽이려고 든 놈들이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마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없었을 뿐이다. 1기영도, 나도 집요하게 급소를 노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동족 혐오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심지어 이 새끼는 얼굴만 봐도 열이 받는다. 더 이상 허투루 체력을 소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도 모르게 손을 뻗고 있을 정도다.
“개새끼야! 이 패배자 새끼가!!”
라고 외치며 손을 빙빙 휘두르고 있다. 물론 바닥난 체력을 억지로나마 의식해 공격의 빈도를 줄이고는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감정싸움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이다.
“패배자? 패배자는 너야! 이 쓸모없는 새끼야!!”
녀석 역시 체력을 아껴야 함을 깨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쪽을 향해 손을 뻗는다. 다시 한번 머리채를 잡는 선택을 한 것이다.
“넌 이미 한 번 실패했어! 이 구역질 나는 새끼! 그만 꺼지라고! 제발 사라지란 말이야!”
“난 아직 실패하지 않았어! 아직 내 계획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2회차에서 온 네가 실패한 것 아닌가? 내가 준 기회를 발로 걷어차고 결국에는 여기로 다시 돌아와서 지랄 염병을 떨고 있는데!! 네가 실패한 게 아니라고?!”
“네가 준 기회?! 웃기지 마! 난 나한테 있는 모든 걸 지켰어! 병신! 너랑은 다르다고! 전부 다 병신처럼 잃어버린 너랑은 다르단 말이야! 넌 실패 그 자체야! 네 아버지가 했던 말처럼! 넌 존재 자체가 실패라고! 이 실패한 새끼야!!”
“한 마디만 더 지껄여 봐!”
“한 번 더 지껄여 볼까? 이 거지 같은 여관?! 어? 처음에 이딴 실패를 겪고 나서도 또 돼지 새끼를 다치게 한 네가 병신이지! 난 개새끼야! 절대로 내 손안에 있는 걸 놓은 적이 없어!! 난 절대로! 놓은 적이 없다고!!! 퉤!”
“지랄하고 있네! 지금 네가 여기서 이 개지랄을 떨고 있는 이유를 내가 모를 줄 알아? 네가 뭐? 실패한 적이 없어? 손안에 있는 걸 놓은 적이 없어?! 넌 운이 좋았을 뿐이야. 지금까지는 그냥 나랑 다르게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넌 그냥 줄을 잘 타고 있었던 거야. 병신아! 사람은 원래 쉽게 달라지는 게 아니야. 너라고 다를 줄 알아?! 네가 내 상황에 처했어도! 달라졌을 것 같느냐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네 멋대로 판단하고 비난하지 마! 이 역겨운 새끼야!! 너도 지금 잃을 것 같아서! 여기 와서 나한테 개지랄 하고 있는 거잖아!! 너도 지금 잃기 싫어서 여기서 발버둥 치고 있는 주제에! 나한테 괜한 개소리 지껄이지 마!”
“지랄하지….”
“너도 존재 자체가 실패한 새끼야!! 남의 탓밖에 할 줄 모르는 새끼!! 내가 실패했다고?! 아버지까지 들먹이면서? 네가 네 아버지랑 도대체 다른 게 뭔데!!! 이 추악한 새끼야!!! 죽어!! 개새끼야아아아!!”
퍼억!
“너도 결국에는 시발!! 너한테 소중한 게 나가리가 될 것 같으니까!! 여기에 와서 지랄하고 있는 거잖아!!!! 그런 주제에!!! 내가 돼지 새끼를 잃은 걸로 비난하지 말라고!!!!! 나는 정당했어! 내가 하는 행동은 모두 정당하다고!!! 나는 결국에는 시간을 되돌렸고!!! 김현성을 회귀자로 만들었어!!! 네 존재가 바로 그 증거고! 그게 내가 너한테 준 기회였던 거라고!! 네가 거기에서 나한테 모든 걸 잃었다고 비난하는 게 새끼야!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는 결국 되돌렸다고!!! 내 문제를 수습했다고!!”
퍼억!
“아니. 넌 도망친 거야! 이 비겁한 새끼야!!! 뭔가 그럴듯한 계획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냥 네가 회귀를 해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를까 봐! 그냥 도망친 거라고!!! 김현성을 씨발 방패막이로 내세워서!! 회귀자로 내세워서!! 너는 다시 일어날 수 없지만, 김현성은 다시 일어날 거라는 걸 알아서! 김현성을 그냥 회귀자로 내세운 게 전부인 주제에! 뭐?! 네가 모든 걸 되돌리고 문제를 수습해!! 그냥 튄 주제에! 네가 뭘 했다고 착각하지 마!! 나였으면 안 도망쳤을걸. 네 목을 걸고 이야기해 봐, 도망치지 않았다는 걸 부정할 수 있어?!”
퍼억!
“그래서 내가 지금 다시 시작하겠다는 거잖아!! 김현성이 아니라 내가 직접 회귀자가 될 거야! 그래서 거지 같은 네놈도 지워 버리고! 이딴 거지 같은 일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만들 거라고! 개새끼야아아아!!”
퍼억!
“너 같은 새끼가 다시 시작하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어서 하는 소리야!! 아까 한 말 못 들었어?! 난 이미 전부 다 지켜냈다고! 개새끼! 너 같은 버러지가 그걸 망치는 걸 두고 볼 것 같아?!! 지혜 누나도! 씨발! 카스가노 유노도! 전부 다 지켰다고!!! 정하얀도!!! 조혜진도!!! 김현성도!! 씨발!!! 외신 새끼들 싸그리 쓸어버리고!! 돼지 새끼도 지켰다고!! 돼지 새끼가 결혼하는 건 알아?! 개새끼! 네가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이걸 전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김현성 없이 이걸 전부 할 수 있다고?! 김현성이 잊혀진 세계선에서는 아무것도 안 돼! 개새끼야!!”
퍼억!
“…….”
퍼억!
“…….”
퍼억!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얻어맞고 있는 1기영이 시야에 비쳐온다. 괜히 이쪽의 체력을 소진시키기 위해서 억지로 맞고 있는 것이 아니다. 녀석은 조금 부어오른 얼굴로, 더 이상 전투를 벌일 생각이 없다는 듯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 역시 들어 올린 팔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요즘에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있나?”
“괜찮은 의뢰가 있기는 한데… 저번 주에 파티원이 뒈져서. 제길… 혹시 여기 위층에 머무르는 덩치 큰 전사랑 같이 다니는 비실비실한 놈에 대한 정보는 있나?”
“이제 막 튜토리얼을 졸업한 녀석들인 것 같더라고… 의외로 덩치 큰 쪽보다는 비실비실한 쪽이 더 쓸 만하다는 평가야.”
“잘 키우면 괜찮을 것 같은데… 한번 데려가 볼까?”
“그러든지.”
“아아아. 내려왔다. 드디어 내려오는구만. 뭐 하는지 방에 처박혀서 나오지를 않더라니….”
“덩치 하나는 기가 막힌데 말이야. 겁이 많은 건지… 트라우마 때문인 건지… 참 아쉽네. 아쉬워.”
“어이 형씨들! 여기 와서 같이 한잔하면서 이야기나 들어볼 텐가? 고블린들 좀 잡으러 가려고 하는데 사람이….”
갑작스레 인형들이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아아. 내려왔다. 드디어 내려오는구만. 뭐 하는지 방에 처박혀서 나오지를 않더라니….”
“덩치 하나는 기가 막힌데 말이야. 겁이 많은 건지… 트라우마 때문인 건지… 참 아쉽네. 아쉬워.”
“어이 형씨들! 여기 와서 같이 한잔하면서 이야기나 들어볼 텐가? 고블린들 좀 잡으러 가려고 하는데 사람이….”
계속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아아. 내려왔다. 드디어 내려오는구만. 뭐 하는지 방에 처박혀서 나오지를 않더라니….”
“덩치 하나는 기가 막힌데 말이야. 겁이 많은 건지… 트라우마 때문인 건지… 참 아쉽네. 아쉬워.”
“어이 형씨들! 여기 와서 같이 한잔하면서 이야기나 들어볼 텐가? 고블린들 좀 잡으러 가려고 하는데 사람이….”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말이다. 아니 이미 고장 난 인형들이다. 실제로 제대로 기능하는 인형들은 없었으니 말이다. 땅에 누운 채로 같은 말을 반복해 중얼거리는 것이 전부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녀석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운다. 녀석 역시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한다.
“아…흐…으… 흐으…으으윽….”
1기영의 반응을 보아하니, 누가 이 장소로 오고 있는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흐으…으아으으으으으윽… 흐으으윽….”
카스가노 유노가 돼지 새끼를 데리고 1회차로 찾아온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