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 사용설명서-1561화 (1,559/1,590)

회귀자 사용설명서 1561화

새로운 일상(16)

‘힘드네….’

“…….”

‘파란 길드 이직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심지어 저번 기도회의 영상도 구하지 못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최근에 나갔던 소개팅도 엉망이었다. 지인에게 괜찮은 모험가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별명이 린델의 난봉꾼 캐넌이란다. 이 동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생긴 건 난봉꾼이라는 별명답게 반반하기는 했지만, 능력이 아무리 좋고, 얼굴이 반반해도 그런 놈팡이와 연애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었다. 거기에다가….

‘오늘도 야근이었지….’

몸은 물론이거니와 정신마저 피폐해지는 것만 같다. 솔직히 어딘가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싶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다.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솔직히 괜찮은 직장에 취직해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린델 삼대 길드의 바로 밑에 존재하는 중견 길드의 과장, 린델의 20대들 중에서는 충분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경력이었다.

높은 연봉, 투자가 성공해 평수는 좁지만 자가의 빌라가 존재했고, 부족하지만 노후대책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었다.

먹고 살 걱정을 하고 있는 일용직 모험가들보다는 훨씬 더 나은 인생이다.

실제로 튜토리얼 동기들끼리 모임을 가질 때면 입을 다무는 것이 일상이다. 조금이라도 힘든 티를 내거나 불평불만을 중얼거리는 걸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도 안 힘든 게 아니라고….”

몸과 마음이 지쳤다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도 11시 퇴근, 집에 들어가기 전에 맥주 4캔과 빅보이 햄비어 꼬치를 들고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면 도대체 이게 뭐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럼 잘 들어가라. 영희야. 서비스 팍팍 넣었으니까. 힘 좀 내고.”

“네. 칼턴 오빠… 오늘도 고마워요… 빅보이 아저씨한테도 안부 전해주세요.”

“그, 그래….”

‘휴가만… 휴가만 쓸 수 있었으면….’

국경으로 건너가 명예추기경님을 직접 두 눈에 담을 수 있었으면 조금이나마 힐링할 수 있었을 텐데….

‘나도 기자가 될 걸 그랬나 봐.’

국경지대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배연서가 보낸 사진을 떠올리니 더욱더 침울해진다. 곧바로 국경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있을 리 만무, 사실 휴가가 반려당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대륙의 모든 이목이 공화국과 교국의 평화협정에 집중되어 있었으니까.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니 길드 쪽에서도 급했던 거겠지.

‘아니야. 내가 왜 길드 걱정을 해?’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언제나 야근의 연속이었는데.

“…….”

“…….”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씻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곧바로 의자에 앉는다. 맥주를 따자, 치이익 하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곧바로 맥주를 목으로 넘기자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시는 듯한 느낌.

불편했던 렌즈를 빼고, 옷을 집어 던지고, 머리를 묶은 이후에는 여신의 거울을 켜고 습관적으로 스크롤을 내린다.

‘뭐… 뭐야.’

[천연사러버 : 희부성님 개인 SNS에 올라온 사진들 보셨나요!! 미쳤어요!!!]

“엄… 엄마야!!”

자신도 모르게 의자에서 펄쩍 뛰어오르게 된다. 분명히 방금 전까지는 피곤해서 금방이라도 뻗어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갑작스레 각성 상태라도 된 것마냥 정신이 멀쩡해진다.

공화국의 삼대 절경이라고 불리 우는 폭포에서 한 컷, 대마법사 정하얀 님과 다정한 한 컷, 심장을 녹여버릴 것만 같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희부성 님을 보고 있자니 직장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어느 순간 녹아버리는 듯하다.

“미… 미쳤다. 미쳤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공화국 전경과 희부성 님께서 이렇게 어우러질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공화국 전통음식을 먹고, 그들과 함께 소통하고,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니 진정이 되지 않는다. 모든 사진들이 예술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보정도 안 한 거야.’

백옥 같은 피부, 살짝 붉은 입술, 소개팅에서 만난 난봉꾼 칼턴이 반반하게 생겼다고 생각한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사진을 보고 나면 다시는 그런 오징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이… 이걸 왜 지금 본 거야! 아!!! 왜 이걸!!! 아아아아악!!!!”

이미 8시간 전에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부터 파티가 진행 중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진이 올라온 만큼 오늘 하루는 시끌벅적하겠지만 당시의 생생했던 감동을 느낄 수는 없겠지.

“나만 빼놓고… 아아아아!!!”

굳이 베니고어 넷을 들어가 보지 않아도 추측글이나 분석글이 즐비할 게 예상이 간다.

‘들어가면 안 되는데….’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한다. 분명히 베니고어 넷에 접속해 오늘 사진을 낱낱이 분석하는 순간,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밤을 새워 버리게 될 것이다.

사진을 늦게 보는 바람에 8시간이나 밀려 버렸으니 저걸 다 읽고 난 이후라면 아마 재기불능이 되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넷에 접속하게 된다. 그리고….

‘뭐야. 이거 뭐야…?’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작성자 : 역병군주]

[제목 : 굳이 공화국 가서 저런 사진을 올리는 이유가 예상이 가네요. 참… 투명하다. 투명해.(댓글 : 123)]

‘이거 왜 이래?’

[작성자 : 흑색마탑주]

[제목 : 연방에 퍼주고, 왕국연합에 퍼주고, 이제는 공화국에 퍼주려고? 교국에도 불쌍한 사람들 많아~ 역차별 클라쓰 어디 안가쥬~ 이쯤 되면 ㅂㄴㄱㅇ의 아들이 아니라 로렌과 바리안의 아들이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듯.(댓글 : 1,422)]

‘뭐… 뭐야? 이게 말이… 돼?’

[작성자 : 마법의 타락천사]

[제목 : ㅎㅂㅅ 하는 짓… 점점 더 가증스러워 보이면 개추…(댓글 : 54)]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지?’

[작성자 : 흑화한 페넬로티]

[제목 : 지금 이런 시기에 저런 사진들을 올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언론 플레이 하는 걸로밖에 안 보이네요…(댓글 : 110)]

‘이게 뭐야 대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본래 이 게시판에 분탕을 치는 놈들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도를 넘은 모습을 본 적은 처음이다.

물론 자세히 게시판을 살펴보면, 악질적인 글들을 주기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는 녀석들은 4명 정도, 역병군주와 흑색마탑주, 마법의 타락천사, 흑화한 페넬로티, 정도인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분위기 자체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물을 흐리고 있다고 보기 힘들었다.

[아이디미정 : 속이 뻥~ 뚫리네.]

[파라소닉1998 : 조용히 추천 누르고 갑니다~ 지금까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너무 나간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컨셉에 먹힌 듯. 교국 뿐 만이 아니라 전 대륙에게 지지받고 싶다는 건지, 본인이 어떤 신의 밑에 있고, 어떤 나라에 몸을 담고 있는 건지, 깨달아줬으면 하네요. 교국민으로서 보기 안 좋은 건 사실입니다.]

[LLLEEE : 언뜻 보면… 조금 심한… 글…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공감하고 감…니다. 최근… 희생과 부활의 성자의 행보는… 저희들이… 복이에는 조금 의아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제… 동년배들도… ㅎㅎ]

중립적인 척 일침을 놓는 척 은근히 부정적인 워딩으로 희생과 부활의 성자를 평가절하하고 까 내린다거나.

[장어아재 : 이런 말 하기는 조금 민망하기는 한데… 솔직히 걔… 성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음탕하게 생긴 것 같지 않냐? 혹시 나랑 비슷한 생각 하고 있는 사람 있으면….]

‘음… 음탕?’

[촉수마스터 : ㅎㅂㅅ 촉수 짤 달린다! (후방)]

‘이 미친놈은 또 뭐야?!’

촉수짤은 곧바로 캡처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사적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베니고어 교단에 신고를 하기 위함이었다.

‘신성모독이야. 신성모독이라고….’

손이 덜덜 떨려온다. 차마 읽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노골적이고 민망한 발언들도 튀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외모를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갑자기 어디서 이렇게 수많은 이들이 튀어나온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어디에선가 나타난 게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모두 같은 게시판을 이용하는 이용자다.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이용자들이다. 전부 그간 가면을 쓰고 있었던 것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역병군주와 흑색마탑주, 마법의 타락천사, 흑화한 페넬로티는 그저 계기일 뿐이다.

이들을 구덩이 속에서 튀어나오게 만든 계기 말이다.

이런 타이밍에,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 리가 없다.

‘조직적이야.’

위의 4개의 계정이 갑작스레 튀어나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여론을 뒤흔들려고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목적이 뭐지?’

다행히도 그걸 알아차리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마치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게시판, 온갖 말도 안 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고, 분탕들이 날뛰고 있는 와중에도 몇 가지의 키워드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공화국, 그리고 평화협정.’

그저 분위기에 휩쓸린 멍청이들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공화국과 평화협정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며 작금의 상황을 비판하고 나서고 있다.

조금 더 노골적인 녀석들도 눈에 띈다. 신성한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교국 우월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

“…….”

“극단주의자들이구나.”

“…….”

“극단주의자들이었어.”

교국우월주의에 빠진 미친놈들이 있다고 들은 적도 있다. 실제로 자신 역시 그들의 게시물을 본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자신이 본 게시물은 이처럼 예의 없고,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묘하게 의문을 남기게 하는 게시글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종종 그런 종류의 글들이 올라오거나 논란이 된 적이 분명히 존재했다.

공화국과 교국의 평화협정이 이들을 움직였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실제로 한꺼번에 들고 일어난 이들이 아예 넷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오히려 논란만 생기고 덩치만 커지는 꼴, 자신 역시 그들의 행태에 화가 나 댓글을 달고는 있었지만 이게 무의미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단 상단을 먹어야 돼.’

가장 높은 추천 수와 가장 많은 댓글을 받아 게시판의 최상단을 먹고, 게시글에서는 무조건 첫 번째 댓글을 먹어야 한다. 보통 첫 번째 댓글이 어떻게 달리느냐에 따라 그 게시물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저 똥 묻은 벌레들과 싸우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아예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 이외의 많은 이들이 이미 불이 붙은 상황이었다.

“그… 그래, 상단부터 먹자.”

[작성자 : 베니고어님을위하여.]

[제목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너무 행복해 보이시지 않나요?!!!(작성 중)]

무슨 글을 올려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옳다.

보정이 필요 없는 사진들이었지만, 다시 한번 보정하고, 필터를 먹이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쏟는다.

이게 통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베니고어 넷에서 언제나 명예추기경님의 사진은 많은 댓글과 추천 수를 받는 것이 국룰.

조직적인 분탕충들이 많이 튀어나와 언뜻 보면 게시판 자체가 오염된 것 같았지만, 언제나 희부성 팬덤은 굳건하고, 또 굳건하다.

[다들 보셨겠지만 한번 정리해서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아… 아니야. 이걸로 될까? 이미 8시간 전에 전부 풀린 사진들인데… 이걸로 될까?’

조금 주저하고 있었던 바로 그때였다.

[Black Rabbit 112 님께서 고독하지 않은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방에 57장의 사진을 업로드하셨습니다.]

[Black Rabbit 112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공화국 여행 미공개 사진, 재가공 가능, 공유 가능.]

오픈 채팅방에 갑작스레 처음 본 사진들이 올라온 것이다.

곧바로 채팅방이 시끌벅적해진다. 자신 역시 곧바로 눈이 휘둥그레지기는 했지만….

‘이거야!’

이번에는 다르다. 음미할 시간이 없다. 곧바로 사진을 다운로드한 뒤에 차곡차곡 게시글에 쌓는다. 보정하고, 약간의 글을 첨부하고, 베니고어 넷에서 유행하는 밈도 넣는다. 파란 길드마스터에 대한 밈 같은 것 말이다.

물론 그 안에는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과 공화국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애초에 이게 목적이었으니까.

직후에 곧바로.

업로드.

[작성자 : 베니고어님을위하여.]

[제목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너무 행복해 보이시지 않나요?!!!( 댓글 : 1)]

[제목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너무 행복해 보이시지 않나요?!!!( 댓글 : 81)]

[제목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너무 행복해 보이시지 않나요?!!!(댓글 : 411)]

[제목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너무 행복해 보이시지 않나요?!!!(댓글 : 2,710)]

[제목 :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너무 행복해 보이시지 않나요?!!!(댓글 : 9,100)]

“됐다!!! 됐다아!!!”

[너무… 너무 좋아요! 너무… 아아아아악! 너무 좋아요! 죽어도 좋아!!!]

[미쳤네요. 사진들이 너무 잘 나와서… 그나저나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 공화국에 가서도 봉사활동 하시는 건가요… ㅠ 조금이라도 여행을 편히 즐겨주셨으면 했는데… 가슴 아프네요… 전쟁난민들이라고 들었는데… 어휴… 전쟁이 뭔지…]

[우리 성자님… 오늘은 가방을 안 들고 오셨네요!! 베위 님 말씀대로 파란 부길드마스터의 진열장 안에 가방이 하나 더 들어설 듯하네요. ㅎㅎㅎㅎㅎㅎ 파란 길드마스터께서 신경 좀 쓰이시겠어요!!!! 더 이상 들고 다닐 만한 가방이 없다고 시위하시는 걸지도요! 너무 귀여우셔라.ㅎㅎㅎ]

[미공개 사진 보자마자 소리 질렀다가 혈육한테 한 소리 들었지만 좋아요!! 너무 좋아서 침대에서 뒹굴고 있네요. 저… 정상인가요?]

[공화국 아이들이랑 함께 찍은 사진 뭔가요! 누가 아이인지 구별이 잘 가지 않네요! 우리 명예 추기경님 미소가 너무 아이 같아요! 눈이… 눈이 부셔요!]

[이 게시물에서 나가지 못하겠어요…. 저… 저….]

[울 남편 잘생겼네~]

[응~ 신성모독입니다~]

[아니야~ 내 남편이야~]

[저 황금빛 눈에 빠져 죽고 싶어요… ㅜㅜㅜㅜㅜ 공화국의 3대 절경보다 더욱더 돋보이는 우리 희생과 부활의 성자님의 눈동자… 저 눈동자를 가질 수 있다면 벨리알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아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 송수경이지?]

[오랜마네… 명예추기경의 이런 아름답고… 순수하고… 깨끗한… 사진을… 보아하니… 가슴이 두근 콩닥 거림니다… ^^ 고놈… 참… 앙큼하고… 귀여운 거시… 눈빛에는 색기가… 가득허구….]

[아 씨발! 최면아저씨님. 신고할게요.]

[저 미친놈은 또 왔네요. 진짜 희부성 님 사진 올라올 때마다 저러는데… 컨셉인지 뭔지 개 더러워요 진짜. 차단박아도 계정을 새로 파는 건지 계속 보이고….]

[어떻게 해요ㅜㅠ 저 진짜로 울고 있어요… 미친ㅠㅠㅠㅠㅠㅠ 진짜로 사진 보고 울 줄은 몰랐는데 눈물이 안 멈춰요… 오늘 하루 종일 힘든 일이 많아가지고 그런지… 아니면 명예추기경님 때문에 그런 건지… 사진에 이렇게 위로를 받고 가네요ㅠㅠㅠㅠ]

[우리 명예추기경님 콧대에 베이겠어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방금 베였어요!!! 노을빛의 검신님도 저 검은 못 당하실 것 같네요!!!!!]

‘성… 성공이다.’

하얗게 불태웠다. 직장에서 프로젝트에 성공했을 때와 비견될 만한 성취감이 온몸을 감싸 안는다. 댓글을 읽을 때마다 계속해서 입에서는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고 있었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수많은 게시글 중에, 단 하나만 올라갔을 뿐이다. 아직도 여기저기서 개싸움이 벌어지고 있었고 넷은 제대로 청소되지 않았다.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문제가 있다면 몇 분 뒤에 곧바로 출근해야 한다는 것뿐이었지만… 갑작스레 울리기 시작하는 손거울을 확인한 이후에는….

[길마새끼 : 김과장 오늘은 길드 안 나와도 돼. 파란 길드에서….]

입꼬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가자!!!! 김영희!!!! 오늘 한번 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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