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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아포칼립스의 폭군-242화 (242/270)

242화

[감히 인간 따위가……!!]

“너희들은 감히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군. 그런데 그 말을 쓰려면 그에 걸맞은 위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꽈악―

남궁은 악귀왕을 밟고 있는 발에 힘을 주며 말했다.

[네놈……!!!]

주위에 있던 악귀들이 남궁을 향해 달려들었다.

[카아아아아―――!!]

그 순간 소환된 윌무스가 녀석들을 향해 브레스를 내뿜었다.

[히, 히이이익?!]

[크아악!!]

윌무스의 꺼지지 않는 브레스가 악귀들에게 들러붙자 녀석들은 고통스러운 듯 바닥에 몸을 뒹굴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잔챙이들이 끼어들려 하다니. 감히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겠지.]

쿠웅―!!

나트리엘이 거대한 뿔로 앞에 있던 악귀를 들이받자 마치 풍성이 터지는 것처럼 악귀의 몸이 산산조각 나며 사라졌다.

[원시성령……? 어째서 이런 곳에……?!]

악귀왕은 나트리엘의 모습을 보고는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의 말을 듣지 못했나? 강하다고 했잖으냐. 스스로 그 말을 할 수 있는 건 두 부류지. 허풍쟁이거나…….]

콰앙―!!

아스의 거대한 도끼가 지면을 강타하자 그것을 신호탄으로 술사의 술법과 병사들의 검격이 사방에 뿌려졌다.

[진짜 강한 거지.]

윌무스는 결계 안에 쓰러져 있는 흑룡의 시체를 잠시 바라봤다.

[비록 존재하던 곳은 다르지만 몸속에 흐르는 피는 같았을 터. 위상들의 희생양이 된 것에 애도를 표하노라. 이름 모를 용이여.]

화르륵……!!

그가 브레스를 내뿜었다.

그러자 흑룡의 시체가 순식간에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죽음 이후까지 고통받을 필욘 없지.]

흑룡의 시체가 완전히 사라지자 윌무스는 악귀들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너희들이 낄 자리가 아니다.]

그의 경고에 악귀들은 쉽사리 남궁에게 다가서지 못했다.

[드디어 만났구나. 만악귀, 쿠노칸.]

악귀왕은 생각지도 못하게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네놈은…….]

[너를 찾아 참으로 오랜 세월을 돌아다녔는데 결국 이리 만나게 되는구나.]

[구역질나는 야차 놈이 죽어서까지 별짓을 다하는구나.]

[생긴 걸로만 봐서는 너희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카아아악!!!]

무명을 바라본 악귀왕이 있는 힘껏 몸을 치켜세우며 남궁을 떨어뜨렸다.

[원래대로라면 더 일찍 우리가 만났어야 하는 것을…… 위상들의 경계로 이제야 만나는군.]

[오래전 악귀 사냥을 하던 야차가 네놈이었구나. 명예도 없는 것……!! 이제는 죽어서까지 인간에게 들러붙어 사냥을 계속하려는 것이냐.]

[명예가 없는 것은 오히려 네 녀석이지. 문에 굴복해서 위상의 졸개가 된 주제에.]

[졸개……? 가증스러운 소리를 지껄이는구나!! 네놈의 남은 영혼마저 갈기 갈기 찢어서 먹어치워 주마!]

[흐, 흐이이익!!]

[캬아아악―――!!]

악귀왕이 힘을 끌어 올리자 그의 주위로 새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주위에 있던 악귀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왕께서 망량술을 쓰신다!!]

[모두 목숨을 바쳐라!]

연기에 휩싸였던 악귀들은 모조리 피가 빨린 미라처럼 껍데기만 남고 쓰러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녀석들은 그 광경에 기쁜 듯 소리치며 너도나도 자신의 목숨을 바치러 뛰어들기 시작했다.

솨아아악……!!

연기 속에 악귀들의 핏물이 가득했고, 악귀왕의 몸 안으로 연기가 빨려 들어가자 놈의 크기가 미친 듯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빌려 갔던 걸 돌려줘야 겠군.]

레오릭이 들고 있던 【계명검】을 남궁에게 던졌다.

“마무리 짓도록 해.”

남궁이 무명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줄 생각으로 말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무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하거라.]

“……뭐?”

[크크……!! 겁을 먹은 모양이로구나. 한심한 놈! 이제 와서 꽁무니를 뺄 변명을 찾다니!! 그러고도 일족 최강자라 할 수 있느냐!!]

[일족 최강자는 내가 아니다.]

무명은 남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야차 일족의 계약자다. 그리고 나의 검술을 이어받았지. 누가 뭐라 해도 그야말로 엄연한 일족 최강자다.]

[겁쟁이 같은……!!! 결국 인간에게 빌붙어 기생하는 영혼에 불과한 것이로구나!]

악귀왕은 무명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남궁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키에에에에에―――!!

그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자 날카로운 귀곡성이 울려 퍼졌다.

“정말 내가 해도 괜찮나?”

위압적인 공격이었지만 남궁은 악귀왕에겐 관심도 없다는 듯 무명에게 물었다.

[물론이다. 오히려 내가 부탁하고 싶은 마음인걸.]

“오랜 세월 동안 마무리 짓지 못했던 숙원을 끝낼 수 있는 기회인데?”

[내 숙원은 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뭐지?”

[완벽한 승리. 비록 검술을 창안 한 것은 나이지만 너는 나보다 더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 나는 내가 만든 술법이 악귀들을 압도하는 것을 보고 싶다.]

남궁은 그의 말에 피식 웃었다.

“좋다. 그런 거라면 내 쪽에서 환영이지.”

남궁이 검의 손잡이를 움켜쥔 채 자신의 손등을 검날로 그었다.

화아아악―!!

그의 붉은 피가 날에 닿는 순간 연기와 함께 산화되었고, 마치 배가 고픈 맹수처럼 검 속의 악귀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 검의 악귀들이 냄새를 맡습니다.

▶ 검의 악귀들이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머저리 같은 것들은 저 안에도 있구나. 명색이 악귀란 놈들이 인간이 주는 피를 받아 기뻐하다니…….]

악귀왕은 검 속에서 피어오르는 악귀들의 영혼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이들은 더 이상 악귀가 아니니까. 검 속에서 새로이 태어난 검귀들이거든.”

[헛소리!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 한번 확인해 보든지.”

콰아아아앙―――!!

순간 남궁의 검과 악귀왕의 주먹이 맞부딪혔다.

카각……! 카가가각……!!

악귀들의 피를 먹어치운 악귀왕의 피부는 마치 갑주를 두른 것처럼 단단했다.

그의 주먹이 검에 닿자 쇠가 맞물리는 것처럼 스파크가 튀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잘 지켜보거라!!!]

악귀왕은 악귀들을 끊임없이 먹어치우며 남궁을 공격했다.

푸욱―

하지만 그때였다.

폭풍처럼 요란하게 몰아치던 악귀왕의 공격과 달리, 그것을 받아치던 남궁의 검은 너무나도 조용히 녀석의 주먹을 파고들었다.

[……!!]

검날이 손등을 뚫고 튀어나오자 악귀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쩌적……! 쩌저적……!!

단단한 갑주 같은 피부가 검날에 조금씩 갈라지더니 끝내 남궁의 검이 녀석의 피부를 갈랐다.

[크아아악!!]

잘려 나간 피부들이 바닥에 떨어지자 악귀왕은 괴로운 듯 비명을 질렀다.

[잘도……!!]

그 순간, 한 발자국 더 앞으로 튀어나가며 남궁이 소리치는 악귀왕의 목을 베었다.

서걱―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검격의 소리가 전장에 울리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악귀왕은 남궁이 자신을 지나치는 소리만을 간신히 느꼈다.

츄우우우욱……!!

베인 상처에서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푸욱―

그의 검이 다시 한번 움직였다. 볏짚을 베는 것처럼 앙귀왕의 손목이 잘려 나가며, 그의 주먹이 피를 뿌리고 바닥에 떨어졌다.

무아경(無我經) - 극서(極書)

“보였나?”

[보였다. ……아니, 보였으나 볼 수 없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되지만 무명의 말에 누구도 반박하지 못했다.

“볼 수 없다라…… 아직 부족하군.”

남궁은 그의 대답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으로 도달하게 되면 검결 자체도 알지 못해야 할 터인데.”

[지금도 대단하다. 내가 추구했던 무아의 경지에 가까이 도달했는데.]

“가까운 것과 온전한 것은 절대로 다르니까.”

남궁은 마물을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검술을 확인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다.

[이 새끼가……!!!]

악귀왕은 자신의 존재가 완벽하게 무시당하자 참을 수 없다는 듯 분노에 찬 모습으로 남궁에게 달려들었다.

부웅―――!!! 콰앙!!!

하나 남은 그의 팔이 지면을 후려 치자 바닥이 갈라지며 그 안에서 붉은 악귀들이 튀어나왔다.

[캬악! 캭!!]

[캬아아악!!!]

기다란 송곳니가 가슴까지 자라난 괴상한 악귀들이 남궁을 덮쳤다.

저벅― 저벅― 저벅―.

하지만 남궁은 자신을 향해 날아 드는 악귀들을 무시한 채 악귀왕을 향해 걸어갔다.

퍽……! 퍼퍽……!!

후두두둑……!!

[……!!]

날아든 악귀들이 공중에서 그대로 산산조각 나며 갈기갈기 잘라졌다.

“보였나?”

남궁의 물음은 무명에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툭―.

어느새 다가온 그가 악귀왕의 가슴에 검을 가볍게 가져가며 물었다.

[…….]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그를 보며 충분히 대답이 되었다는 듯 남궁이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와 보니 재밌는 짓을 벌였더군. 흑룡의 몸 안에 지옥문을 심어 두다니…… 너 말고도 많은 마물들이 소환되었다. 결계 밖이 소란 스러운 이유도 그 때문이겠지.”

남궁은 말했다.

“너보다 더 높은 단계인 문의 보스들도 소환되었겠지?”

[크, 크큭…… 그래서? 두렵나? 네놈들은 결국 모조리 죽게 될 것이다.]

“아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설령 우리가 죽더라도 너 같은 하급에 죽진 않을 거란 뜻이다.”

[무, 무엇……!!]

푸욱―

가슴에 닿았던 검끝이 거리낌 없이 악귀왕의 살을 파고들었다.

“이곳에 악귀가 밟을 땅은 없다.”

남궁은 찌른 검을 있는 힘껏 올려쳤다.

[컥……!!]

가슴에서 목을 타고 올라간 검이 악귀왕의 머리를 정확히 갈랐다.

[내가 너 같은 것에게…….]

▶ 만악귀 쿠노칸을 사냥하였습니다.

눈을 감지도 못한 채 반으로 갈린 악귀왕의 머리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시, 싫어……!!]

[말도 안 돼!!]

악귀왕에게 흡수되었던 악귀들이 그의 시체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악귀왕의 핏물 속에서 버둥거리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 검의 악귀들이 악귀들을 먹어치웁니다.

▶ 악귀들이 당신에게 흡수됩니다.

▶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남궁이 검을 바닥에 꽂자 검 안에 있던 악귀들의 영령이 비명을 지르던 악귀들에게 들러붙기 시작했다.

“흠.”

밀려들어 오는 악귀들의 힘은 분명 강력했지만 남궁은 그 정도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가 바라는 것은 따로 있었으니까.

콰직―!!

악귀왕의 가슴에 다시 한번 검을 찔러 넣었다.

▶ 이름을 가진 유일한 악귀의 영혼을 흡수하였습니다.

▶ 검이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계명검】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계명검】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계명검】에 새로운 효과가 부여됩니다.

화아아아악―――!!!

검날을 감싼 검푸른 연기가 사라지자 남궁의 손에는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검이 나타났다.

악귀의 이빨처럼 기다란 곡도는 모든 것을 잡아먹을 것 처럼 위압적이었고, 크기는 지금껏 들고 있었던 검의 2배는 될 것 같이 거대했다.

“섬세하진 않겠지만…… ·.”

남궁은 검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쳐부수기엔 딱이겠어.”

▶【만악검】을 획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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