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립 셀레니스 기사단-248화 (248/289)

황립 셀레니스 기사단 - #235. 물밑 게임 (3)

차 한 잔의 여유는 언제나 마음을 가라앉히게 해 주었다. 그게 어떤 시국이건 상관 없었다. 후궁이었던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위해-순전히 어머니의 권력욕 때문이었지만- 아버지인 전 황제를 시해하겠다 나섰던 그 때도,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동생의 연인과 그 가족을 죽이라 명령했을 때도 슈베이만은 언제나 향긋한 차 앞에 앉아 있었다. 제 아버지를 죽인 것이 독이 든 녹차였다는 것 역시 그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 모를 일이었다.

"하아-"

길게 한숨을 내쉬며 슈베이만은 편안한 의자에 몸을 푹 기대었다. 라이펜과 같은 빛의 눈동자가 반쯤 감긴 눈꺼풀 아래에서 반짝였다. 그의 조금 떨어진 곳에 반무릎을 꿇고 앉은 하노빌 백작은 까닭 모를 한기에 흠칫 몸을 굳혔다.

"전하."

"아, 미안하군.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 그래서, 어디까지 이야기 했지? 결국 에쉬리아에 대해서 말을 퍼뜨리고 다닌 게 누구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했던가."

얼핏 들으면 느긋한 듯한 그의 목소리에 백작은 더더욱 고개를 조아렸다. 그것이 긍정의 뜻임을 안 대공은 흠, 하며 매끄러운 턱선을 쓸었다.

"도대체 누굴까. 폐하가 우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이상 분명 그쪽에서도 밝히려고 하지 않았을텐데. 체포에도 실패했으니 공론화 시켜서 좋을 건 하나도 없을 테고..."

"전혀 꼬리도 잡을 수가 없어서... 일단 에피로스 공이 추적하고 있습니다만."

"아냐, 됐어."

그에게서 의외의 말이 흘러나오자 백작은 의아해져 시선을 들었다. 슈베이만은 고급스러운 찻잔을 매만지며 살짝 미소지었다.

"어디에서 쥐새끼가 설치는 모양이지만 뒤에서 전전긍긍할 날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백작, 그대가 힘써 준 덕분이지."

"예, 예? 아닙니다, 제가 어찌... 무엇을 했다고."

백작이 황송해하며 몸둘 바를 몰라했지만 슈베이만은 후후 부드러운 웃음 소리를 냈다.

"아니지. 자네가 영지의 구석진 마을에 직접 감행해 준 덕분에 모든 것이 이루어 질 수 있었으니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전하."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경솔했군. 그 때 정말로 폐하가 수색대를 보낼 줄이야. 자넨 운 좋게 미리 증거를 인멸해 둬서 다행이었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더군."

"그것이-"

뭔가를 변명하려는 그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슈베이만은 다시 따뜻한 차를 음미했다.

"아이를 샀던 이들에게 알려. 장부를 없애고 아이를 죽이라고. 그 부모들과 가족이 약에서 깨어나 버렸으니 곧 제 손으로 넘긴 애들을 미친 듯이 찾아 헤멜 거다. 물론 그 교단과 우리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인간은 나와 자네, 에피로스 경 뿐이지만 그래도 조금 신중을 기하는 게 좋겠어. 쥐새끼가 누구인지 밝혀내기 전까지 말이야."

오래 이어져 오던 팽팽한 대치 상황을 슬슬 흔들어 놓을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한 번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위태로운 균형을 깨트리고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돌려 놓는 것은 가능할 터였다. 그리고 그 시작은-

"또 에피로스 경에게 전해. 에스테반 공이 요구하는 건 다 들어 주라고. 그리고 즉각 나에게 보고할 것. 아마 그 아이를 사용할 때가 올 것 같으니까."

"후-"

황성의 구석진 곳, 식은땀에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슌이 한숨을 내쉬었다. 위험한 짓을 해 버렸어, 그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대공, 그러니까 슈베이만은 이미 아시엘과 그들이 흑마법에 대한 것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니 그들이 에쉬리아에 대해 숨기려 할 것도 예상했을터였다.

그리고 슈베이만 역시 흑마법에 대해 감추고 있는 지금 굳이 그녀에 대한 것을 밝히지 않을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그녀에 대해 살짝 말을 흘린다면 양쪽 다 조금은 주춤하지 않을까.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니지... 오히려 부추긴 꼴이 됐을 수도."

그 녀석이니까. 슌은 픽 웃으며 다리를 쭉 뻗었다. 어쨌든 케빈은 징계를 받아 당분간 활동하지 못할 테고 슈베이만은 새로 나타난 방해물에 촉각을 기울일 터였다.

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단지 상황을 좀 지켜 보고 싶었을 뿐이니까. 내 인생은 그를 위해 바치기로 맹세했고 앞으로도 그 마음이 변할 일은 없다고- 그는 깊이 되새겼다. 하지만 혹시 자신의 손으로 기사단 중 누군가를 처리하란 명령이 떨어진다면 따를 수 있을까. 그건 모를 일이었다.

나날이 고민만 깊어져 가고 있었다. 그는 비척 비척 몸을 일으키고 흙투성이가 된 손을 툭툭 털었다. 말을 퍼뜨리도록 시켰던 하인은 "처리" 했으니 이제 셀레니스 기사단의 슌으로서 일을 하러 갈 시간이었다.

해질녘이 다 되어서야 마탑에서 돌아온 아시엘은 곧장 루이카엔의 호출을 받아 집무실로 향했다. 이 패턴은 영 좋은 느낌은 아닌데. 묘한 데자뷰에 그는 침을 꿀꺽 삼키며 똑똑 노크하고 문을 열었다.

"루이카엔 씨, 저 왔어요."

"아. 왔어?"

안쪽에서 들려오는 단장의 목소리에 아시엘은 안으로 들어섰다. 언젠가와 비슷하게 불 꺼진 방에 아직은 희미하게 남아 있는 마지막 햇볕이 창문으로 새어 들어와 방의 윤곽을 밝혀 주었다.

아시엘은 어리벙벙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둘렀던 망토를 벗었다. 어색한 웃음을 띠고 손을 흔드는 루이카엔과 그 맞은편 손님용 의자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쥔 케빈. 그는 잠시 머리를 굴리다 결국 멍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에요?"

"보다시피 폭군에 의해서 강제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케빈 경이 혼란에 휩싸인 참이라고나 할까. 나도 이제 한계니까 네가 자세히 설명 좀 마저 해 줘."

루이카엔이 그렇게 말했지만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시엘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음표를 띄우자 묵묵히 있던 케빈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아냐, 지금 더 들었다간 내가 미쳐버릴 걸. 너희들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야...? 흑마법이라니, 말이 돼?"

"아."

그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나오자 아시엘은 흠칫하고 급히 루이카엔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단장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폐하의 명이야. 이 녀석은 당분간 근신 건으로 생활관에 눌러 앉은 걸로 해 두고 안쪽으론 우리, 아니 정확히는 너랑 루이스 경을 도우라는."

"뭐라고요?"

아시엘은 기가 막혀 황당하게 되물었다. 하지만 루이카엔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으로 다시 한 번 긍정해 주었다. 소년의 붉은색 눈동자가 심란하게 데구룩 굴렀다.

"어디까지 말했는데요?"

"내가 아는 곳까지. 사실 나도 썩 많이 아는 편은 아니니까."

루이카엔이 순순히 답하자 아시엘은 푸우, 갑갑한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걸어 케빈의 맞은편에 풀썩 자리 잡고 앉았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 그는 탁, 손뼉을 마주쳤다.

"... 좋아요! 상황이 그렇게 됐다는 거죠? 잘 알겠어요. 그럼 케빈 선배도 지금부터 할 이야기를 들어야 겠네요. 루이카엔 씨도 이쪽으로 오세요."

케빈은 앞에 앉은 소년에게 다소 가라앉은 시선을 보냈다. 루이카엔까지 착석하자 아시엘은 방에 음파 차단 마법을 시전했다. 미풍이 방 안을 가볍게 휩쓸고 주변이 한순간에 고요해졌다. 그 이질적인 침묵에 케빈이 침을 꿀꺽 삼켰을 때 아시엘이 히죽 미소 지었다.

"지금까지랑 상황이 조금 달라질 거예요. 확신할 순 없지만, 아마도."

"무슨... 말이야?"

케빈은 주저하면서도 그렇게 물었다. 간단히 고개를 끄덕인 소년은 붉은색 눈을 개구쟁이처럼 반짝였다. 저 깨끗한 색과 비슷한 빛이라고? 방금 루이카엔에게 마족의 특색인 적안에 대해 들은 참이었지만 케빈은 순간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핏빛 눈동자란 것은 화톳불처럼 따뜻하고 밝은 아시엘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겠지.

"물 밑에서만 하던 지긋지긋한 싸움이 이제 슬슬 수면 위로 떠오를 때가 된 것 같아요. 이것저것 엄청 골치 아파질 걸요."

"네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한다는 건 너도 뭔가가 집히는 게 있다는 거지?"

루이카엔은 픽 입꼬리를 올렸다. 황도가 슬슬 끓고 있다는 것은 그 역시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 이변을 느낀 라이펜이 케빈을 억지로 밀어 넣는 것으로 나름의 조치를 취한 것일 터였다.

"맞아요. 일단 지금까지는 저희도, 저쪽도 서로가 가능한 한 모르게 움직여 왔지만 이제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사건 때문에 부정할 수 없게 되어 버렸으니까... 에쉬리아가 그런 뉘앙스의 말을 하기도 했고. 더 이상 기다릴 필요도 없죠. 분명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일 거에요."

아시엘은 아무렇게나 널린 서류 한 장을 끌어와 큼직큼직하게 글씨를 써넣기 시작했다.

"그 구슬은 역시 대공 아래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냈던 아울이란 사람이 만든 게 맞아요. 첫 번째가 제 5 경비대의 지하 감옥이었고, 두 번째로 발견된 게 파티장에서. 그리고 곧 황성에서 조금 떨어진 영지들에서 괴몬스터가 대거 출현하고 그 녀석들에게서 또 구슬이 나왔죠."

"잠깐잠깐, 그것들 전부가 흑마법이었단 말이야?"

케빈이 당황해 묻자 소년은 간단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네. 그리고 메르티스 백작가에서의 거대 몬스터. 거기에선 구슬은 찾지 못했지만 파티장에서 아울과 거래하던 상인이 발견됐어요. 곧 죽어 버렸지만 그것도 모종의 실험과 관련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이 이번의 후카덴 백작령의 사건. 에쉬리아는 자신이 인간이라고 했지만 그녀는 마족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해졌어요."

사건을 차례대로 정리한 것을 모두 휘갈겨 쓴 아시엘은 펜을 탁, 소리 나도록 내려 놓았다. 케빈은 아연하게 후배를 바라 보았다. 머리가 상황을 따라 가지 못해 빙글빙글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에쉬리아. 그녀가 인간이란 건 아마 사실일 거에요. 그녀는 아마-이건 제 추측일 뿐이지만- 아울의 능력으로 행해진 실험의 결과물일 거에요. 오늘 찾아냈는데 그는 과거에도 인간에게 소환된 적이 있었어요. 그 때의 기록에 의하면 아울의 마력 특성은  재조합. 그리고 소환될 때 조건으로 모든 것을 연구를 도와 줄 것을 내걸었대요."

"...인간에게 마족의 마력을 주는 게 가능한 거야? 계약을 하지 않아도?"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애써 억누르며 루이카엔은 그렇게 물었다. 언젠가 라이펜이 해 줬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하노빌 백작령, 금발의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웠던 여자.

"아마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오늘 마탑에서 들은 거예요. 마족의 마력은 터무니없이 강하지만 기본은 우리의 것과 비슷하대요. 평범하게 운용은 무리지만 분해해서 무리하게 움직인다면 빛 계열 마법, 화염 계열 마법 그리고 물 계열 마법은 간단하게나마 시전할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빛의 마법을 시전하는 건 마력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것 같고."

"타격?"

"마력이 타들어가는 것처럼 사라져 가더라고요. 아주 조금씩이만 그건 아마 마력의 양이 적어서라고 생각해요. 그들을 상대하는 데 열쇠가 되어 줄지도 몰라요."

두 사람은 잠자코 이야기를 듣기만 했다. 아시엘은 손가락을 꼽아 보였다.

"루이스 아저씨가 찾아낸, 근 20년 안에 이뤄진 소환 흔적은 4군데랬어요.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메르티스 백작령의 죽은 숲이고. 하지만 제가 본 마족은 아울이란 자와 녹스, 두 사람 뿐이에요. 어쩌면 한 명은 더 있을지도 몰라요.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걸... 혼자서 조사한 거냐? 여태까지?"

잠깐의 침묵 끝, 케빈이 더듬 더듬 말했다.

"그 일들 전부 같이 파견 나가서 생긴 거잖아. 근데 그렇게 무거운 사실을 혼자만 알고 있었다고?"

"혼자는 아니죠. 시작은 루이스 아저씨였고 제가 멋대로 끼어든 참에 루이카엔 씨가 알아차려 주셨어요."

아시엘이 쓰게 웃었다. 케빈은 그걸 그리 가볍게 얘기할 일이냐고 따져 묻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의 고집은 잘 알고 있는 바였다. 하지만 한 마디가 멋대로 튀어 나오는 것은 막지 못했다.

"괜찮냐?"

"엥? 안 괜찮을 일이 뭐가 있다고요. 어쨌든 앞에 말한 사건들은 아마 예행 연습 비슷한 거일 거라고 생각해요. 큰 사건이 벌어진다면 그 중 하나나 둘과 비슷한 형태겠죠. 모든 게 까발려지고 후카덴 백작령의 건으로 귀족들이 휘청거리고 있는 지금이 기회라면 기회일 테니까."

농담이라도 하는 것처럼 아시엘은 그의 물음을 받아 넘기고 이야기를 이었다.

"폐하께는 내일 보고하러 갈 거예요. 마족에 대해선 상세하게 모르시겠지만 상황은 훤하게 꿰뚫어 보고 계실 테니까."

"... 아무래도 우리 편 안에 첩자가 있는 것 같아. 케빈은 그것의 감시역도 맡았어. 그걸 간과해선 안 돼. 어디에서 지켜보고 있을지 모르니까."

잠시 여러 감정이 뒤섞인 어지러운 얼굴을 하던 루이카엔이 말했다.

"적에게 우리가 움직이는 걸 파악됐다면 제일 위험한 건 너야, 아시엘. 제일 많이 들쑤시고 다녔으니까."

"네. 조심할게요."

아시엘은 미소를 띠었다. 단장은 마주 웃어 주고 다시 운을 뗐다.

"일을 분담하자, 이젠. 케빈, 마탑을 찾아가거나 루이스 경을 방문하거나 황성 바깥으로 나가야 할 일이 있다면 네가 해. 일단 근신 중이지만 폐하께 요청하면 단순 정직으로 참작해 주실 테니. 그렇게 되면 황성 출입도 자유로워져."

"알았어."

케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시엘에게 시선을 옮겼다.

"아시엘은 지금 하던 일을 계속해 줘. 외출해야 할 일은 저 녀석에게 맡기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해. 폐하께의 전달은 내가 할게. 그러면서 대공의 정치적 동태를 살필 테니까. 꼬리를 드러내려는 순간 우리도 빠르게 대응을 해야 승산이 있어. 그리고-"

그가 은근하게 말끝을 늘이자 아시엘은 의아하게 눈을 꿈뻑였다. 루이카엔은 분위기를 바꿔 짐짓 엄한 체 팔짱을 꼈다.

"너 황자님이랑 싸웠다고 했지?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면서. 다른 것도 좋지만 얼른  화해부터 해. 그 고집불통 황자 전하를 컨트롤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아닌 척 해도 엄청 신경 쓰고 있지?"

"아... 헤헤."

아시엘은 머쓱한 웃음 소리를 냈다. 이런 모습은 정말, 영락없는 십 대의 소년일 뿐인데- 루이카엔은 쓰게 입꼬리를 올렸다.

"알겠지?"

"네. 노력해 볼게요."

아시엘은 고개를 크게 끄덕여 보였다. 이대로 모든 게 다 잘 풀려 주면 좋을 텐데. 그것은 아주 작지만 너무도 큰 바램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