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립 셀레니스 기사단 - #Xmas2. 이게 뭔지 나도 모르겠다(1)
*이 외전은 본작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립니다
*혹시 심한 캐릭터붕괴나 세계관파괴를 싫어하신다면 읽지 않는것을 추천드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시엘. 아시엘.
조용하게 부르는 목소리가 아시엘의 귀에 파고들었다. 웬일로 잘 자고 있었는데, 좀 더 자고 싶은데. 그런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그는 착실히 눈을 뜨려 애썼다. 몽롱한 시야에 한 사람의 얼굴이 커다랗게 보였다. 익숙한 남자의 것이었다. 사람 좋게 웃는 갈색 눈동자가 따뜻하게 아시엘을 시야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엥?"
아시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를 들여다보고 있던 루이스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일어났구나, 우리 귀여운 아들."
"네? 아저씨가 왜 여기 있어요?"
놀라 그렇게 묻는 자신의 목소리가 이질적이란 것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뭐야, 이게. 아시엘은 설마설마 하며 자신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원래도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몸이었지만 지금 눈에 들어오는 것은 5살 남짓한 유아의, 젖살 덜 빠진 오동통한 손. 아시엘은 어버버, 하며 다시 루이스를 바라보았다. 그가 기억하는 것보다 좀 더 젊은 얼굴의 그는 이제 한껏 서운함을 두 눈에 담고 있었다.
"아저씨라니, 아들. 서운하게."
"네?"
항상 아저씨라고 불렀는데? 아시엘의 머릿속은 점점 혼란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분명 어제 셀레니스 생활관의 자신의 방에서 잠들었을 터였다. 그런데 왜 루이스가 눈 앞에 있는 걸까. 루이스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방 풍경 역시 낯설었다. 그 때, 루이스가 어리둥절한 그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아빠한테 아저씨라니, 그게 뭐야."
"... 네?"
아시엘은 어리벙벙하게 되물었다. 마침 바깥쪽에서 고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아시엘! 식사하러 내려와요!"
여보? 이 상황에서 여보라고 불릴 만 한 건 아마 루이스 뿐이었다. 아시엘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상태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루이스는 자그마해진 아시엘을 달랑 안아 올렸다.
"어이쿠, 봐. 더 늦으면 엄마가 화낼걸?"
"엄마?"
이젠 황당해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살아 생전 엄마라고 부를 만 한 사람과 마주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아 그런 설정인 건가. 이건. 아시엘은 곧 체념했다. 루이스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그의 머리칼을 쓰다듬어주고 부엌으로 나갔다.
방을 빠져나간 뒤 보인 광경에 아시엘은 더더욱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스튜가 가득 든 냄비를 들고 화사하게 웃고 있는 여자는 결코 낯선 사람이 아니었다. 허리까지 굽이치는 아름다운 금발에 붉은 눈동자, 그리고 아시엘과 지나치게 닮은 사랑스러운 얼굴.
"여보, 아시엘. 얼른 아침식사 하세요."
"아침마다 고마워요, 여보. 요리에는 영 솜씨가 없으니..."
루이스가 머쓱하게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그 전에 저 엄마라는 여자! 당신 원래 그런 캐릭터 아니었잖아! 매일 꿈 속에서 분위기만 가득 잡고 나타나선 피 뚝뚝 떨어지는 칼 들고 깔깔거리기만 했잖아. 아시엘은 아연실색했다. 그리고 테이블에 앉은 한 소년을 발견하고는 소리 없이 머리를 쥐어 뜯을 수밖에 없었다.
아기의 키에 맞춰 제작된 유아용 의자에는, 지금의 아시엘-아마 5살쯤- 보다 조금 어린 소년이 앉아 있었다. 손가락을 꼼질거리며 접시 쪽으로 손을 뻗는 그 아이의 적발이 유난히 낯이 익은 것은 아마 기분 탓이겠지. 하지만 애써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던 아시엘은 다음 순간 고개를 반짝 든 꼬맹이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치고 나서 격침되고 말았다.
새카만 눈동자. 아직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어린 주제에 기본으로 깔린 무표정. 틀림없이 카이스였다.
"에구구, 우리 막내가 배고픈가보다. 잘 잤어, 카이?"
루이스가 아시엘을 안은 채로 몸을 숙여 카이스의 뺨을 살짝 꼬집어 주었다. 카이스-인가?-는 그의 손을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홱 피하고는 아시엘을 향해 눈을 반짝였다.
"누나!"
"적어도 형이라고 해!"
결국 아시엘은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도 영문 모를 태클을 걸고 말았다. 하지만 형이 맞는지 아닌지는 자기 자신도 판단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아침식사는 시작되어 버렸다. 카이스와 마찬가지로 유아용 의자에 앉혀진 아시엘은 멍한 정신으로 꾸역꾸역 스튜만 퍼먹고 있었다. 뭐야, 이 상황은 도대체 뭐야. 아무리 이해하려 해봐도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스튜는 어찌나 맛있던지.
"아참, 아시엘. 카이. 오늘은 형 만나러 가기로 했었지?"
형도 있었냐. 그 엄마라는 여자의 말에 아시엘은 자포자기하고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걱우걱 식사에 집중하던 루이스가 숟가락을 든 채 말했다.
"오늘 황성에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아시엘, 오빠도 기뻐할 거야, 그렇지?"
아니, 오빠였어?
식구(?)들은 식사를 서둘러 마쳤고, 어머니란 사람은(아마 실제로도 어머니가 맞을 테지만) 아시엘과 카이스의 옷을 갈아입혀 루이스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루이스는 두 아이를 안은 채 마차에 올랐다.
덜그럭. 덜그럭.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카이스가 형아, 누나, 헷갈리게 불러대는 것을 흘려들으며 아시엘은 생각하기를 포기하기로 했다.
이윽고 마차는 황성에 도달해서 멈춰 섰다. 바깥에서 하인이 문을 열어 주자, 루이스는 카이스를 안아든 채 마차에서 내렸다. 아시엘 역시 푹푹 한숨을 내쉬며 폴짝 뛰어 내렸다.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의외로 익숙한 셀레니스 생활관이었다.
"... 어라."
아시엘은 입꼬리를 비틀었다. 아마 5살짜리 얼굴에는 결코 어울리지 않을 미소일 터였다. 영 느낌이 좋지 않은데.
"자, 가자. 형이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런 그의 심정을 알 리 없는 루이스는 그의 작은 손을 잡아 끌기 시작했다. 억지로 익숙한 계단을 한 칸, 두칸 올라가며 아시엘은 이걸 어째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니, 왜 갑자기 아저씨는 아빠 타령을 하고 있는 것이며 꿈에서만 나타나던 여자가 왜 루이스와 부부 만담을 해대는 건지. 그리고 뭣보다-
"아부부."
무뚝뚝한 표정의 아기라니, 들은 적도 없었다. 아시엘은 슬슬 몸서리가 쳐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상관 없이 벌컥! 생활관의 문이 열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또다시 익숙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아."
"어라, 아버지! 오셨습니까!"
루이카엔이었다. 나도 이제 몰라. 아시엘은 쪼그만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하지만 신세 한탄을 제대로 하기도 전, 그는 갑자기 몸이 쑥 들리는 감각에 기겁하고 고개를 들어야 했다. 저 위에 있던 루이카엔의 얼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아-시엘! 오늘은 기분이 영 아니신가? 자, 오빠라고 불러 볼래?"
"누나! 형아, 형아 아니야! 싫어!"
그리고 옆에서 루이스에게 안긴 카이스가 불만을 터뜨렸다. 하하, 망할. 아시엘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루이카엔의 썩을 정도로 잘생긴 얼굴이 기분 나쁘게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짜식, 질투하는 거냐? 미안하지만 오늘 아시엘은 이 큰형이 데리고 있을 거거든-?"
"애한테 뭐하는 거야, 유치하게."
어느새 나온 케빈이 퉁바리를 주면서도 아시엘을 귀엽다는듯 들여다 보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어느새 우르르 쏟아져 나온 기사들이 북적북적 아시엘과 카이스를 둘러싸고 있었다.
"으아아, 귀여워...! 네 동생이라기엔 너무 예쁘잖아!"
"솔직히 진짜 사기급이지."
차례로 오스카와 아델레트의 감탄사였다. 제르닌 역시 손을 뻗어 소심하게 아시엘의 말랑한 뺨을 살짝 매만져줬다. 루이카엔이 히죽히죽 웃으며 아시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왜 그래? 오빠가 뽀뽀라도 해 줄까? 응?"
아니, 제발 꺼져요. 하지만 루이카엔은 정말로 뽀뽀를 해 줄 기세로 입술을 쭉 빼서 들이밀고 있었다. 으아아악,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며 아시엘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리고-
"야, 일어나! 웬일로 늦잠이야?"
"으허헉!"
아시엘은 기겁하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헉, 헉, 숨을 고르며 그는 어리둥절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은 어젯밤 잠들었던 생활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을 확인하고는 이내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마침 자신을 깨우러 들어온 케빈에게 엄지손가락을 척 세워 보였다.
"선배, 나이스 타이밍이었어요..."
"엥? 뭔 소리야. 가위라도 눌렸어?"
케빈이 인상을 쓰며 물었지만 아시엘은 어색하게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눌렸지, 엄청 심하게. 그는 식은땀으로 축축해진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왠지 엄청나게 싫은 하루의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동시에 다짐했다. 루이카엔을 보자마자 한 대 때려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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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님
아시엘 엄마가 루이스와 결혼해서 루이스의 진짜 아들로 황성에 드나드는... 아시엘이 5살때!
러브언냐
꿈에서 루이스가 아빠, 루이카엔이 오빠, 아시엘(여자) 카이스가 남동생으로 해서 기사단에 데리고 왔는데, 난리나는 거요!!! 루이카엔은 여동생 바보 카이스는 누나 바보 이면 재밌을 거 같아요!!
네... 시작은 이프 님과 러브언냐 님의 콜라보입니다! ㅋㅋㅋㅋㅋ분량상 제대로 반영해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합니다! ㅠㅠ
멋지게 스타트를 끊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리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우후우 다음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