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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51화 (51/345)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 - 51편

(5장 - 개혁 (2))

프랑스는 지난 2년 동안 아이티에 대규모 고무 플랜테이션을 설치하였고 이후 월남에 눈독을 들였다. 월남과 한참 협상을 진행하던 1833년 벌어진 남부 봉기는 프랑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후일 성조(聖祖)라는 묘호가 올라가는 현 월남 왕 명명제(明命帝)는 간섭을 시도하던 프랑스에 대한 악감정을 품고 있었다. 이러한 악감정이 있었지만 루이필리프의 대처는 간단했다.

- 영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어떠한 정치적 간섭도 없이 거래를 통하여 영토를 확보하라.

이득이 생겨야 움직이는 영국은 프랑스가 정치적 간섭이나 폭력을 동원하면 이를 틈타 같이 개입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일 년을 넘게 기다린 프랑스에게 기회가 왔다.

참파와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반란을 제압하는데 프랑스의 무기와 병사들이 도움이 되었다. 심지어 반란에 합류하는 천주교 신자들도 선교사를 통하여 소식을 듣고 반란을 진압하는데 힘을 보탰다.

몇 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 반란을 단숨에 제압한 명명제는 프랑스와 회담을 열었고 이 회담에서 조선과의 천주교 합의 내용도 전달되었다.

“조선과의 논의를 통해 제사를 허가하며 법도에 맞게 교리를 수정하였다 하였는가. 상세한 일에 대하여 말하도록 하게.”

“동양에서는 조상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였습니다. 그러하니 하늘나라에 머무는 조상의 혼백을 거둬들이는 예식을 제외한 제사를 온전히 진행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무기와 뛰어난 용병들이 없었다면 반란 진압에 몇 년이 걸렸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들은 좋은 병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앞세우지 않고 정중한 모습으로 대응하였다.

반란의 신속한 진압으로 큰 이득을 본 명명제는 기존의 명령을 철회하고 천주교를 수용하였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서로 이득을 나눌 준비를 하였다.

“짐은 본디 서방의 종교가 사람을 미혹시키고 풍속을 해친다 하였다. 그러나 불란서의 사람들을 다시 살펴보니 모범이 되는 자들이니 선교를 허가한다.”

본래 가혹한 박해를 실시했어야 할 명명제는 제한적인 천주교 선교와 프랑스에 대한 개방을 시작하였다. 상황이 좋게 돌아간 프랑스는 계획대로 명명제를 통해 고무나무 농장 부지를 찾으려 하였다.

“베트남의 왕께서 올바른 결단을 내리셨으니 부디 청할 것이 있습니다. 국토의 일부를 할양하여 저희 프랑스에서 가져온 작물을 기를 것이니 이득을 분배하지 않겠습니까?”

“이득은 각기 절반으로 나누면 좋은 일이 아닌가. 그러하면 어떠한 옥토를 원하는가.”

“저희는 작물 중에 나무를 기르려 합니다. 다만 기르기 힘든 나무이니 이 나라 곳곳을 시찰하며 적당한 숲을 찾아 이를 기르면 더욱 좋지 않겠습니까.”

이미 아이티에서 고무나무 플랜테이션을 만든 식물학자와 인부들이 베트남으로 향하였다. 이들은 베트남은 물론이요 멋대로 일대를 오가며 월남의 비호 하에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동식물의 보고인 보르네오 섬에 접촉하였다. 서로가 전쟁을 벌이며 약화된 일대의 세력은 월남을 앞세운 프랑스에게 길을 내주었고 학자들은 수많은 동식물을 발견했다.

“이 지역은 신종 동식물의 보고로군. 동물이야 박제로 만들어 보내고 나머지 식물들의 약효와 특성을 분석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거야. 본국 학자들이 골머리를 썩겠어.”

원주민들을 통해 동물의 박제와 식물의 표본 그리고 이들이 원주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물건이 수집되었다. 이런 격오지에서 연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학자들은 조선을 떠올리고 말했다.

“가까운 조선에 있는 닐슨 조가 식물학도 잘 알고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러고 보니 어느 정도 양이 많은 물건은 그랑제콜 분원에 보내도 되겠군. 이 수액은 닐슨 조가 사용법을 바로 찾아내지 않을까?”

“엄연한 대학이니 연구거리를 가져다 주면 사용법을 알아낼 것 같습니다. 오래 보존할 수 있는 박제와 표본들 그리고 식물들도 같이 보내면 더욱 좋겠군요.”

프랑스의 연구진은 가운데 일부는 고무나무 플랜테이션을 계획하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나무 수액 중 아무 가공을 하지 않아도 가황고무와 흡사한 성질을 가지는 물건을 발견하였다.

새로운 발견에 흥분한 이들은 일대 사람들을 통하여 나무통 몇 개를 가득 채울 양의 수액을 채집하였다. 이 수액 중 절반이 조선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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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보내온 공작기계에 대한 사용법과 현재 가장 좋은 제련법인 도가니 제련을 비롯한  최신 기술들은 공조에 소속된 장인들이 물건을 만들며 익히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며 끝없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었다. 조선에서 토목과 철도 설계를 담당하는 이점바드 브루넬은 철의 질을 확인하면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조선의 제련법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서 철이 풍부하고 질이 좋은 편이라 전통적으로 기술을 물려받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쓸 만한 물건을 만들었을 뿐이지요.”

“그러하니 같은 물건을 반복적으로 만들며 기술을 끌어올리고 있지 않소.”

“이래서야 언제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지금 확인해 봐도 두 도가니에서 나온 철의 질이 서로 다릅니다. 이런 철을 합쳐서 선로를 만들면 결과가 참담할 겁니다.”

본래 철도부설 계획은 한양과 의주를 잇는 노선을 처음으로 만들려 하였다. 표면적인 목적이야 상국(上國)에 대한 예의를 드러내고 조공을 빠르게 보낸다는 명목이었다.

진실은 빠른 병력수송과 보급이동 그리고 만주에 대한 통제권 확보이지만. 이점바드 브루넬은 다시 계산하면서 경의선 철도에 대한 가격을 수정해 말하였다.

“조선이 마······. 아니지요, 프랑스 길이단위를 병용하기로 하였으니 여기에 맞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북방 철도를 부설하는 길이는 이미 측량을 통해 알아보았는데 오백이십 킬로미터입니다.”

“산지가 워낙 험하니 구배를 높게 둘 수 없어서 길이가 더욱 늘어났습니까? 그래도 길이에 비하여 비용이 너무 높은데요.”

“조선의 기후가 가혹한지라 비용이 늘어났습니다. 대략적인 예상 비용은 조선의 화폐단위인 은자로 이천만 냥 정도. 일 킬로미터 당 부설 가격은 사만 냥 정도가 나올 것 같군요.”

이점버드 브루넬은 내 표정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천만 냥이면 철도를 만드는데 조선의 10년 예산을 소모하는 하는 미친 가격이지만 이해할 수는 있었다.

공사 난이도는 물론이고 원자재를 유럽에서 수입하니 가격이 대폭 증가했다. 아마 조선에서 철로를 만들 수 있으면 가격을 절반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 같았다.

답답한 마음에 일준이에게 다가가니 녀석도 골머리를 썩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도가니 제련이 실패하여 제대로 된 철이 쓸모없는 철로 변해버렸다.

“진짜 북경이라도 약탈해서 차관을 다 털어내고 현물로 수입해야 하나. 막상 각오는 하고 철도를 부설할 계획을 세웠는데 눈앞으로 다가오니 숨이 턱턱 막힌다.”

내 말은 모순에 가까웠다. 북경까지 진격해서 요동을 병탄하려면 철도가 필요하다. 철도를 만들려면 북경을 약탈하거나 전쟁 비용을 받아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려면 일준이의 과학 외에는 믿을게 없었다. 녀석은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나도 숨이 턱턱 막히기는 마찬가지지만 염려하지 마라. 도가니 제강법을 어느 정도 익혀서 기준치에 맞는 철을 뽑아내면 바로 베서머 전로를 만들 거니까 염려하지 마.”

“그럼 베서머 전로 기술이 그대로 영국에 넘어가는 것 아니야?”

“영국에 넘어가? 넘어가 보았자 철광석의 원소 함유량이 달라서 몇 년 이상은 고생해야 할 텐데? 베서머 전로 개발이 1850년이니 기껏해야 오 년 정도 빠르게 도입하겠네. 특허권은 프랑스를 통해 넉넉하게 받아내겠지.”

결국 지금은 눈앞에 놓인 일을 열심히 처리할 수밖에 없다. 공조에서 불러온 장인들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건너온 기술자들에게 쉴 새 없이 질책을 당하며 몇 가지 용기만 만들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 칠백 개를 완성해야 하는데 고작 오백 개라니! 당신들 장인 맞소?”

“처음 사용하는 기구라서 저도 눈앞이 막막하고 손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효명세자는 개혁의 첫 단추로 프랑스의 미터법을 비롯한 SI단위계를 도입하려 하였다. 여기서 가장 쉽게 이 단위계를 퍼트리는 방법으로 새로운 도량형을 기준으로 삼은 기구를 대량 양산하기로 하였다.

부정부패를 일삼는 지방관들은 됫박의 크기를 속이거나 척의 길이를 속이며 이득을 챙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음력 6월 1일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새로운 강철제 도량형기가 보내진다.

새로운 도량형기는 미터법에 맞추어서 세세한 눈금을 새기고 보조 단위로 기존 척관법을 혼용한 눈금을 새겨두었다. 그 예시로 지금 점검되는 됫박이 대표적인 물건이었다.

“오차는 한 푼 이하! 이 녀석은 합격일세!”

이 됫박은 조립형이었는데 작게 쓰면 600ml 한 되를 잴 수 있고 위에 틀을 끼우면 1리터를 재는 방식이었다. 이보다 작은 홉도, 이보다 큰 말도 모두 강철제로 만들어졌다.

삼정의 문란이 남아있는 각 지방에서는 곡식을 받을 때 큰 됫박을 쓰고 곡식을 내어줄 때 작은 됫박을 쓰는 방식으로 부패를 일삼았다. 이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새 강철 됫박에 프레스기가 찍히며 글을 새겼다.

[갑자년 유월 초하루부터 조정의 일에 이 됫박을 쓰지 아니하거나 사특한 마음을 품고 훼손하면 어명을 어긴 것이다.]

순조의 어필을 담은 물건을 함부로 훼손한다면? 암행어사는 표준 도량형기를 가지고 단속할 예정이니 어명을 어긴 대가를 아주 값비싸게 치르리라.

이 과정에서 장인들의 기술력도 계속 발달하였다. 처음에는 억지로 크기만 맞추더니만 석 달 정도가 지나자 이제 예쁜 형태로 뽑아내려고 골몰하기 시작하였다.

아마 올해 말부터 지방에서 상소가 빗발치겠지만 우월한 기술력으로 변혁을 촉구하면 그 반발도 순식간에 침묵할 것 같았다. 이미 발달한 서양 문물은 조선의 사회 곳곳에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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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5월 초에 식년시와 같이 별시도 시작되었다. 아예 식년시와 함께 치러진 별시에는 서양에 다녀온 유생들 중 103명과 조선에서 서양의 학문을 배운 36명이 응시하였다.

효명세자는 본보기로 삼으라는 듯이 두 시험을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치렀는데 식년시는 평상시와 같이 각종 부정행위가 난무하였다.

“잡담은 금하라 하였는데 서로 대화를 나누다니! 둘 다 당장 퇴거하도록!”

“고개를 돌리지 말라 하였는데 왜 고개를 돌리는가! 한 번만 눈을 흘기면 퇴거일세!”

소식을 듣고 분통에 찬 효명세자가 시험장을 시찰하자 그제서 부정행위가 중단되었다. 반면 우리가 치르는 별시는 모두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학문을 배운 사람들이고 문제도 다르기에 부정행위를 할 필요가 없었다.

별시의 문제는 여덟 분야 중 자신이 배운 한 가지를 논하라 하였는데 일종의 선택형 서술 문제였다. 나는 유럽 각국의 알력다툼에 대한 문제로 정하고 이를 철저히 기술하였다.

“저는 이미 다 하였으니 먼저 제출하겠습니다.”

일준이는 과학 관련 문제인 ‘전기라는 개념을 서술하라.’를 받고 순식간에 답안지를 채워 제출하였고 나도 그리 어려울 것이 없었다. 시험장 밖으로 나오니 김좌근이 내 뒤를 따라 나오며 말하였다.

“조카와 조카사위에게 부족함이 없으려고 열심히 배워 보았네. 표정을 보니 이번 별시에 무난히 급제할 것 같군. 그토록 시험이 쉬웠는가?”

“한때 서역에서 살다 온 사람이니 그리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나저나 처숙부님께서는 제법 어려운 문제인 경제 관련 문제를 어찌 해결하셨는지요.”

“이 조선이 다른 나라와 교역에서 얻어낼 장점 말이지? 그야 사람일세. 산골 어디에서는 화전민들이 산을 쏠아먹으며 살고 있지 않은가. 이들을 끄집어내서 부리면 인건비도 아낄 수 있고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걸세.”

김좌근이 제법 날카로운 지적을 했고 나 또한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였다. 지금 조선의 화전민은 적게 잡아 250만 명, 크게 잡으면 4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적당한 농지에. 예를 들면 어차피 조선의 땅이 될 만주에 보내서 개척하게 하면 새로운 세입을 끌어올 수 있다. 여기에 징병 의욕도 충분하니 병사로 쓸 만한 사람들도 구하겠지.

이틀 뒤 식년시와 별시의 합격자가 동시에 발표되었다. 식년시는 볼 것도 없고 별시의 결과가 궁금하였는데 60명이나 되는 인원이 합격하였고 공치사가 시작되었다.

“이번 별시는 새로운 학문을 능숙히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한 것이니 많은 인원을 합격시켰다. 다만 부족한 이들이 있으니 더욱 정진하여 내후년에는 합격하도록 하라.”

이미 내 품계는 영국에 다녀오는 동안 계속 상승하여 과거를 보지 않은 관료의 정점인 종3품에 다다랐다. 순조는 내 품계를 당상관으로 정하면서 승정원(承政院)의 관직을 추가하였다.

“시대가 변하였으니 승정원도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 법이다. 승지를 새로 셋을 추가할 것이니 각기 외무(外務), 탁지(度支) 그리고 학부(學部)이다. 박현상을 외무승지로 임명한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종친이나 외척이 출신이 아니고 명예직이 아닌 실무직을 기준으로 삼으면 역대 최연소 당상관이 되어버렸다. 내 본래 나이인 34세라면 경쟁자가 몇 있지만 조선시대의 공식적인 나이는 26세이니 제법 이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 이견도 다음으로 승정원에 배정된 사람에 의해 묻혀버렸다. 탁지승지, 현대로 따지면 기획재정부 비서관으로 임명된 사람이 김좌근이었다.

풍양 조씨와 권력을 양분한 안동 김씨에서 중요 관직을 거머쥐었으니 이는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순조는 자신의 친척인 김좌근에게 아예 선물을 내어주었다.

“새로운 승지로 임명된 김좌근은 들으라. 서역에 온갖 신비한 물산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으니 톱니바퀴와 여러 축을 돌려 수를 세세히 계산하는 기물이었다. 이를 내릴 것이다.”

찰스 베비지에게 돈을 주고 주문한 기계식 계산기 중 한 대가 김좌근에게 내려졌다. 차분기관보다 훨씬 작고 16자리의 수를 계산하는 것이 한계인 녀석이다.

크기는 탁자보다 조금 크고 무게는 일천 근, 약 600kg에 달했지만 일상적인 계산이 모조리 가능한 물건이었다. 순조는 다른 계산기도 보여주면서 말하였다.

“호조에도 이 물건을 한 대 놓을 것이요 나머지 한 대는 분해하여 구조를 파악하고 성균관 휘하의 그랑재골의 학자들이 더욱 나은 물건을 만들게 할 것이다. 이를 중히 여기도록 하라.”

“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신이 사력을 다 하여 이문을 사사로이 횡령하는 자를 추포하도록 할 것이옵니다!”

순조도 잔머리는 잘 굴러가는 사람이었다. 나와 일준이가 어린 나이에 당상관에 오르면 이견이 생길지도 모르니 김좌근을 앞세우고 혜택을 주어 이를 무마한 것이다.

더군다나 세제 개편을 포함한 여러 반발을 김좌근이 소속된 안동 김씨면 무마할 수 있으리라. 이후 6월 1일이 되고 상소문이 폭탄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였고 김좌근은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나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아무리 보아도 이전처럼 지부상소가 또 시작될 것 같다네. 지난번에는 선친께서 꾀를 썼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새로운 문물을 보여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전신(電信)을 보여주면 되겠군요.”

프랑스 사람들이 지난달에 웬 표본과 박제 그리고 각종 물건을 잔뜩 보내주었는데 일준이는 이를 확인하고 바로 연구에 들어갔다. 이후 순식간에 만들어진 물건이 이 전신기였다.

한강을 넘어 전신을 보내면 이들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되었다. 효명세자는 지금 순조와 함께 새로 만들어진 전신기를 두드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몇 달 뒤가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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