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57화 (57/345)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 - 57편

(6장 - 대경장(大更張) (3))

박규수는 조만간 평안도 일대를 시찰하고 올 것이라 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나도 천천히 도성을 살펴보며 생각에 잠겨 집으로 돌아갔다.

이미 올해 초부터 백성들에게 나눠준 물건들이 있으니 서양의 작물 종자와 가축들이었다. 영국에서 수입한 레그혼 품종은 기존 조선 닭의 2배에 달하는 달걀을 생산했다.

아직 돼지나 소는 많이 퍼지지 않았지만 요크셔와 버크셔 품종은 이미 도성 곳곳에서 새끼를 치고 경기도로 퍼질 준비를 마쳤다. 그렇다고 해도 부족하다.

“가축을 키워도 기껏해야 닭이나 기르지 돼지나 소는 서민 입장에서 감당이 안 될 거야. 다 성장하면 장정 다섯 명 무게인데 이걸 어떻게 감당하고 키워.”

유럽에서 수입한 소는 젖과 고기의 생산량이 많지만 성질이 난폭하였다. 한우도 코뚜레를 하고 뿔을 잘랐는데도 간혹 사고를 치는데 이보다 덩치가 크고 성격이 난폭한 유럽 소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다룰 수 없다.

돼지는 더 하다. 현대에도 탈출한 돼지가 사람을 잡아먹는데 이 시대 돼지는 더욱 난폭하다. 조선 돼지야 30kg에 불과해 발로 걷어찰 수 있지만 300kg의 돼지면 뭔 사고를 칠지 모른다.

결국 광작(廣作)으로 인한 풍부한 수익을 거둔 지주들이 조직적으로 돼지와 소를 기르며 더더욱 많은 부를 축적하리라. 농업의 비중을 줄여야하지만 서민층이 무너지면 영국보다 조금 나은 조선이 될 뿐이다.

“다녀왔소. 그간 별 일 없었소?”

집안에 들어가니 아내의 답이 들리지 않았다. 공장에서 새로운 근무 제도를 평가하나 했는데 뒤늦게 안뜰에서 나와서는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잠시 하인들에게 시킨 일이 있어서 낭군님께서 오신 것을 알아차리지 못 하였습니다.”

“난 또 공장에 머무르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빨리 퇴근하였구려. 그나저나 하인들에게 뭘 시키는지 궁금한데.”

“사소한 물건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마침 낭군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물건이 있지요.”

뭘 만드나 했는데 하인들은 부채나 노리개 혹은 갓보다 만들기 편한 일종의 숙녀들을 위한 모자를 만들고 있었다. 질은 썩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쓸모없는 물건은 아니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매번 장인을 부르면 인건비도 문제고 현물 지급도 문제이니 정밀 가공품이 아니라면 어설프게 손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한 부작용 중 하나가 집에서 어설프게 만들어 가격만 내리고 품질이 저하된 삼베나 모시이지만. 하인이 만든 부채를 펼쳐 확인했는데 아내가 이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가족들에게 보낼 선물을 마련하려 하였습니다. 괜히 돈을 많이 쓰는 모습이 영 딱하게 느껴져 하인들을 시켜 선물을 만들게 하였지요.”

“선물은 화려한 것도 좋지만 손으로 만들어 정성이 가득 담긴 물건도 좋은 법이오. 좋은 법이긴 한데······. 이 물건들이 얼마에 팔리는지는 알 수 있겠소?”

“그리 비싼 값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부채 스무 개면 삼베 한 필 정도의 가격이라 하였습니다. 물론 도성에서 팔리는 것이 아니고 휴 린지라는 상인이 사들이지요.”

지금도 하인이 부채를 만들고 있었는데 한 개를 완성하고 이미 두 개를 만들고 있었다. 여기에 다른 하인은 풀을 먹이고 어디선가 가져온 풍속화(風俗畵)를 오려서 붙였다.

제법 간단하게 만들어지는 물건인데다가 조선 특유의 정취도 느껴졌다. 조선 내부에서는 팔리기 힘든 물건이지만 오히려 서양 사람들에게는 제법 먹힐 것 같았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귀족들은 더 우수한 물건을 쓰겠지만 서민층은 다르다. 현대로 따지면 시장에서 적당한 물건을 사서 장식용으로 방에 두는 느낌으로 들여놓을 것 같았다. 부채를 내려놓고 아내에게 부탁을 하였다.

“조만간 휴 린지와 상담을 할 것인데 이 물건들을 백성들이. 특히 부녀자들이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알아봐줄 수 있겠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저와 함께 공장을 시찰하는 명문가의 여식들이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통계는 아마 한 달 이내에 나올 겁니다.”

휴 린지의 방문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1835년 10월에 홍삼 수출과 각종 교역에 대한 시세를 정리하기 위해 방문하였고 면담을 시작하였다.

그는 이미 동인도회사의 중핵이 되었으며 일개 선장에서 이사로 승격하였다. 이것도 모자라 조선 교역 총 책임자가 되어 사실상 부회장 아래의 최고 간부가 되었다.

“올해 청나라 광주의 홍삼 시세는 한 근당 육백팔십 냥입니다. 이러다가 삼백오십 냥의 최대 가격을 돌파할 것 같아서 오히려 저희가 이득을 볼 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자랑스럽게 조선에서 보낸 상인들의 보고서와 자신들의 거래 내용을 종합하여 나에게 보여주었다. 상식을 초월하는 홍삼 가격이라 나도 어처구니가 없어 되물었다.

“제가 알기로 동인도회사에서 작년에 구매한 홍삼이 일만 근에 달하지 않습니까? 물량이 첫 거래보다 두 배로 늘었는데 가격이 이렇게 폭증하다니요?”

“그야 동인도회사의 청나라 무역 독점기간이 끝난 덕분이지요. 기존의 아편이 한 해에 천 톤 정도 팔렸으면 이제는 삼천 톤이 넘게 팔립니다.”

동인도회사가 아닌 다른 영국 상인들이 아편을 팔아치우니 교역량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휴 린지는 영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추정치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더 될지도 모르지요. 이유가 또 하나 있으니 영국은 점점 아편 소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저도 조선식 치료법으로 아편을 끊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잘 된 일이군요. 얼마 전에 다산 선생님이 저술하신 서적 덕분입니까?”

“물론입니다. 다산이라는 분은 조선의 학자로서 명성을 떨치고 계시지요. 이미 조선의 약재를 수입하여 복용하는 귀족들도 생겨날 지경입니다.”

일준이가 활약하며 저절로 대부(代父)라 칭한 정약용의 명성도 올라갔다. 이미 설사를 막아내는 열수환을 개발하였으니 그 명성이 퍼질 기반은 이미 있었고.

이외에는 동인도회사 선원을 더 고용해 조선술과 항해술을 가르치는 속도를 늘리려 하였으며 기병들이 사용할 군마의 수입도 독촉하였다. 마침내 중요한 내용이 끝나고 휴 린지에게 하인들이 만든 물건을 보여주었다.

“수공예품이군요. 간혹 시장에서 사들이기는 하지만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고민이었지요.”

“양이 많지 않다 하였습니까? 얼마까지 사들일 수 있기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요.”

“부채 기준으로 십만 개 정도는 가볍게 사들일 수 있습니다. 이런 물건이 스스로 상하는 것도 아니고 유행에 따라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까?”

휴 린지는 부채를 몇 번 부쳐보고 어설프게 만든 갓을 확인하면서 말했다.

“양이 많을수록 좋지요. 단일 품목을 많이 판매하면 가격을 정하기도 쉽고 수입 단가를 배분하여 판매 가격을 낮출 수도 있으니까요.”

“이 물건들을 삼 펜스(조선 기준 약 은자 0.06냥) 가격으로 일괄 매매하면 팔리겠소?”

“충분히 팔립니다. 조선에서 수입하는 가격을 이 펜스로 하면 충분할 것 같군요.”

이런 수공예품은 조선 내부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물건이지만 수출품이 되는 순간 비싼 값으로 팔리는 것이다. 휴 린지는 대신 조건을 걸어두고 말하였다.

“다만 개별 물품을 매년 최소 오만 개 이상을 수출해야 저런 단가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유행을 만들고 이를 주도해서 쌓인 물량을 털어내야 하지요.”

“그럼 내후년쯤에 물건을 수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거래가 될 것 같군요.”

휴 린지의 대답을 들으니 백성들이 살 길이 열렸다. 더 이상 경쟁력이 없는 삼베 대신 겨울 내내 이런 공예품을 만들면 수출 관세와 원가를 제외해도 은자 두 냥은 만질 수 있다.

아마 각 지방에서는 부녀자들이 결집하여 이런 수공예품을 대량으로 양산하는 공장을 만들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동쪽에 있는 어떤 나라가 하던 일이라 웃음이 나왔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시기에 먹고 살기 위해 수공예품을 만들었는데 조선은 먹고 사는 것은 충분하고 여유를 찾기 위해 수공예품을 만들게 되었군.”

아무려면 좋은 일이니 효명세자를 통해 이런 수공예품을 널리 퍼트리려 하였다. 그나저나 지방 백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두 달 뒤에 돌아올 박규수에게 물어봐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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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최초의 상용 발전기를 만든 그랑제콜은 이를 즉각 시험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공장에 발전기를 설치하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로버트 오언은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결과를 말했다.

“생산성이 올라가기는 하지만 문제가 여럿 있습니다. 전구의 수명이 사백 시간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개당 가격이 은자 반 냥 정도이지요. 그로 인하여 증가하는 생산성은······.”

박현상의 아내 김서진이 정리한 결과에 의하면 생산성이 증가하는 것 보다 전구의 유지비가 더 들어갈 지경이었다.

조일준은 모든 기술을 동원하여 린제이의 전구를 개량했다. 필라멘트로는 본래 역사에서 조지프 스완이 발명한 탄화 대나무를 사용하였으며 내부도 질소로 충전했다.

방법은 정확했지만 부족한 기술력으로 인해 전구의 수명이 예상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조일준은 필라멘트가 끊어진 전구 더미를 보며 답했다.

“전구의 대량 양산을 실시하여 가격을 내리는 수밖에 없겠군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증기기관에 연결된 발전기는 항시 같은 전력을 생산하지요. 작은 규모의 공장에서는 전기가 헛되이 낭비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각 역참에 배치된 전신기에 사용할 축전지(蓄電池)의 충전을 겸하게 하면 될 겁니다. 조만간 더 좋은 방안을 알려드릴 예정이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조만간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낸다 말한 조일준은 이미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랑제콜로 돌아온 조일준은 조선에서 채취한 보크사이트를 내려놓고 프랑스의 과학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수많은 알루미늄이 지각에 잠들어 있음을 알고 있다. 험프리 데이비는 이론 상 알루미늄이 보크사이트에 포함된 산화알루미늄에서 환원될 수 있다 하였지.”

“이론상은 그렇긴 합니다만 환원시키려는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하였지요.”

“저희가 건져낼 수 있는 알루미늄은 보크사이트 광맥 사이에 있는 좁쌀 크기의 알루미늄 파편을 뭉치고 뭉쳐서 얻어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까?”

“그러니 발상의 전환을 해야지. 알루미늄이 환원이 안 되는 물질이라면 백금을 포함한 모든 물질을 산화시키는 불소를 이용해 산화알루미늄을 녹이면 어떨까?”

영국에서 구매한 3톤의 빙정석은 표면적으로는 불소 분리실험을 위해 들여온 물건이었다. 이 빙정석 덩어리가 조일준에 의해 옮겨졌고 실험이 진행되었다.

“환기장치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해! 혹시나 불소가 유출되면 게이뤼삭 스승님처럼 불구가 되어 목숨을 건지는 게 행운일거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실험을 시작하도록!”

불산에 의해 몸이 망가진 게이뤼삭을 비롯한 수많은 선구자를 떠올린 과학자들은 온 신경을 집중하며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 관심 속에 조일준은 온 신경을 집중하여 분쇄한 보크사이트와 빙정석을 섞어 가열하였다. 소형 도가니에서 가열된 혼합물은 순식간에 녹아 융해되었다.

물론 융해된 것이 전부였다. 알루미늄이 플루오르와 화학반응을 일으켰지만 온도가 내려가자 하얀 고체로 굳어버렸다. 과학자는 실망스러운 듯이 말했다.

“융해에는 성공했지만 분리는 안 되는군요. 이거 참 아쉬운 일입니다.”

“가열을 통해 액체가 되었으니 반은 성공한 것 같은데. 액체에 전기를 흘리면 양극과 음극에 각기 다른 물질이 형성되지. 잘만 하면 알루미늄이 분리되지 않을까?”

바로 다음 실험이 시작되었고 탄소 전극이 융해된 알루미늄에 설치되었다. 발전기가 가동되며 가열과 동시에 강력한 전력이 흘렀다. 플루오르 증기가 끓어오르며 조일준도 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마침내 융해된 알루미늄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색상이 조금씩 변하였고 한참이 지나자 전극을 빼낸 조일준은 도가니를 집게로 기울여 내부의 물질을 쏟아냈다.

“성공이야! 이론이 맞았다고! 한 번에 성공할 줄은 몰랐는데 이럴 수가 있나!”

도가니 아래에는 융해된 알루미늄이 침전되어 있었다. 이 시대에는 금 가격의 두 배가 넘어가는 알루미늄이 분리되었고 과학자들은 흥분을 숨기지 않은 채 이를 확인하였다.

“자! 잠깐만요! 아직 알루미늄이라고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잠시 진정하시지요!”

“이미 표면이 굳기 시작했으니 바로 분석해야지! 밀도는 알루미늄이 맞는 것 같군!”

돌에서 금을 뽑아내는 기적을 목격한 과학자들을 확인한 조일준은 더더욱 진보한 실험을 준비하였다. 그는 녹이 잔뜩 들어간 작은 도가니를 가져와 알루미늄 덩어리를 들고 말했다.

“한 달 전에 마그네슘의 착화(着火)실험을 한 것 기억하나? 새하얀 불길이 솟아오르며 엄청난 빛이 생겨났지. 그럼 알루미늄을 착화하면 무슨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지 않나?”

“당장 해 봅시다! 금보다 비싼 물질을 태워 없애는 실험을 최초로 진행해 보지요!”

“학과장님의 말이 옳습니다! 불로 태워 순식간에 산화시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금을 태워 없애는 광기에 가까운 실험이지만 이 자리에 모인 과학자들은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모두 응하였다.

잘게 분해된 알루미늄 분말을 녹이 가득 들어간 도가니에 넣은 조일준은 이를 발화시키기 전 가볍게 섞어서 녹, 화학적으로는 산화철 분말과 뒤섞었다.

마그네슘 연소처럼 강한 반응이 일어날 것을 염려한 사람들은 뒤뜰에 있는 낡은 모루 위에 이 도가니를 얹었다. 조일준은 여기에 확실한 착화를 위해 적린 덩어리를 넣고 불을 붙였다.

“우와아아악! 반응이 뭐 이리 격렬해!”

적린이 연소된 순간 반응한 알루미늄에서 불꽃이 솟구쳤고 엄청난 열이 발생해 도가니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조일준은 이 반응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고작 삼백 그램의 알루미늄으로 저런 반응이 일어나? 온도가 얼마나 상승하는 거지?”

“제가 보기에는 철이 끓어오르는 것 같습니다.”

반응이 끝난 도가니는 아예 융해되어 뭉개졌고 과학자들은 이 기이한 현상을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열이 식은 도가니를 분리하려 하였는데 모루와 융합되어 분해되지 않았다.

이러한 금속의 용접(鎔接)은 영국의 험프리 데이비가 작은 규모로 실험하였지만 아예 모루와 도가니를 붙이는 수준은 아니었다. 조일준은 오늘의 발견을 정리하며 말했다.

“새로운 시대를 개척할 수 있게 되었군. 전기를 통해 수많은 물질을 분해할 수 있을 것이며 귀금속인 알루미늄이 값싼 물질이 되었어. 여기에 금속을 접합할 수 있게 되었지.”

“이를 닐슨 법이라 하고 닐슨 반응이라 하면 어떻겠습니까?”

“알루미늄 분해에 대해서는 닐슨 법이라 해도 되겠지. 다만 알루미늄의 발화는 프랑스 혁명 당시의 테르미도르 반동과 같이 격렬한 반응이니 테르밋(thermit)이라 명명하겠네.”

프랑스 과학자들의 자존심을 채워주기 위한 방법으로 테르밋이라 명명하였다. 명명 작업이 끝난 조일준은 서로를 부둥켜안은 과학자들을 보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영국인들은 써마이트라 읽으면 되니 아무려면 좋겠지. 이제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작은 금속은 반응을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릴 테니 커다란 금속을 접합시킬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지금 조선에 부설중인 철도 레일이······.”

조일준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입에 손가락을 대서 일을 발설하지 말라 하였다. 기술이 퍼지기 전에 프랑스와 조선에서 알루미늄을 양산해 막대한 이득을 취해야 하였다.

영국이 이 사실을 알면 빙정석 가격을 올리니 빙정석의 구매가 우선이었다. 대량의 알루미늄으로 시장을 휘어잡을 생각을 마친 과학자들은 루이필리프에게 긴급 서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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