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68화 (68/345)

< 7장 - 현혹 (2) >

일단 설명을 듣긴 했는데 뭔 소리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 에이다 기준으로 쉬운 설명은 일준이가 가까스로 알아차릴 수준이니 녀석이 나를 위해 적당히 쉽게 말해줬다.

“이 직조기는 이진법으로 작동하는데 4개의 수를 곱하고 8자리의 수를 출력할 수 있는 단순한 계산기를 여러 개 설치한 물건이다. 이를 잘 이용해서 원단의 무늬를 넣지.”

“고작 그 정도의 계산기를 여러 대 설치했다고 이런 복잡한 동작이 가능하다고?”

“에이다가 아니면 누가 이런 일을 하겠어. 나도 천공카드 만들려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에이다가 보여준 철제 천공카드에는 수백 개의 구멍이 뚫려있었는데 이 녀석 하나만 구리가 입혀져 색상이 독특했다. 에이다는 구멍 좌측 상단에 기입된 설명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처음에는 직조기에게 입력할 명령이 필요해요. 이 명령은 직조기 내부의 레버에 저장되어 직물을 만드는 기초 규정이 되지요. 아직은 명령이 한 종류이지만요.”

“직조기에 명령을 입력한다고?”

“천공카드의 데이터 해석을 정의해야 하니까요. 직물은 수(실의 두께)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기준은 비단으로 만든 40수 원단이에요. 이론 상 이 기계는 80수 원단까지도 쓸 수 있지요.”

뒤에는 수백 개의 레버가 있었는데 이것을 프로그램 저장 공간으로 사용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다음 설명을 위해 천공카드를 가져오려 옆방으로 갔고 일준이가 설명을 더 해줬다.

“이건 연산, 입출력 그리고 저장기능이 있으니 컴퓨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과정을 증기기관으로 작동시켜. 그러니 한계가 명확하지.”

“난 프린터 기능인 줄 알았는데. 그럼 프로그래밍 같은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지?”

“저장 공간이 부족해서 쓸 수 없어. 헬로 월드(hello. world! - 프로그래밍 예제) 입력하는데 들어가는 코드가 이천 자리가 넘는데 이 기계의 저장 공간은 백이십 자리야.”

프린터이기는 하였지만 용량이 치명적으로 부족해서 프로그램을 넣을 수 없었다. 이미 시대를 수십 년이나 뛰어넘은 기계이지만 컴퓨터는 100년 뒤에 나올 물건이다.

기술이 더 발달해서 전자부품을 만들 시기가 되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이런 극도로 단순한 작업만 가능하리라. 그래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어디인가.

에이다는 어느 새 천공카드 뭉치를 힘겹게 들고 왔다. 구리 장식이 없이 오로지 강철 재질로 만들어진 천공카드를 하나 보여준 에이다는 손가락으로 이를 짚으며 말했다.

“천공카드의 맨 위부터 설명할게요. 처음의 구멍 서른두 개는 씨실의 색상을 지정해요. 단일 색상이면 256열을 지정할 수 있고 4개의 색이 혼합되면 32열을 지정할 수 있지요.”

“구멍(hole)이라 하지 말고 비트(bit)라 하면 어떨까? 새 기계에는 용어를 새로 만들어야지.”

“비트요? 비트라는 뜻은 아주 약간이라는 말인데 한센의 발상도 나쁘지 않네요.”

컴퓨터이니 현대의 용어를 사용하면 조금이나마 이해가 쉬울 것 같았다. 에이다는 비트라는 말을 몇 번 중얼거리다 빼곡하게 뚫린 수십 개의 구멍을 지목하며 말했다.

“처음의 32비트가 직조기에 입력되어 씨실이 준비되면 이제 날실의 차례에요. 직물에서 맨 위에 올라간 실의 색이 옷감 표면에 드러나는 개념은 아시죠?”

“알고 있기는 하지. 지금 베틀이 좌우로 계속 오가면서 색을 넣고 있잖아.”

“맞아요. 이 천공카드들이 계속 순환 입력되어 옷감을 만들지요. 그러다 처음에 입력한 반복횟수가 종료되면 옷감이 자동적으로 종료되고 다음 옷감을 만들기 시작하죠.”

기존의 증기 직조기가 홀수 열과 짝수 열을 교차하며 들어 올려서 촘촘한 옷감을 자아냈다. 반면 에이다의 자동 직조기는 천공카드가 입력한대로 불규칙적으로 열이 움직였다.

여기까지는 이해했는데 속도가 너무 빨랐다. 모든 부품이 증기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런 복잡한 움직임을 하면서 부품이 어긋나 버릴지도 몰랐다.

“이게 증기기관으로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어. 저런 복잡한 작업을 하려면 톱니바퀴 수백 개가 엇갈리며 움직여야 하는데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하려고?”

“증기기관으로 구성하기에는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서 일부를 전자석으로 대체했어요. 덕분에 축전지가 최소 두개 필요하지만 안정적인 속도를 낼 수 있었지요.”

“그러면 발전기를 만든 것도 모두 이 자동직조기를 만들기 위해서란 말이야?”

일준이가 예전에 말하기를 천재는 직관적으로 필요한 것을 알아낸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에이다가 그런 부류였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한 가지 기술을 개발하며 수많은 기술들을 탄생시키는 법이었다. 에이다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직조기를 보면서 고뇌에 찬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만 이 물건은 제 기준에는 한없이 미달되는 미완성품이에요. 제 목적은 열여섯 종류 이상의 실을 사용하고 날실의 색을 바꿔가며 복잡한 무늬를 자유자재로 출력하는 녀석이니까요.”

아마 에이다는 그 정도 물건을 만들어야 자신이 생각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직관적으로 알아차렸으리라. 그녀는 아쉬운 듯이 기계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도 새로운 답을 찾아냈어요. 증기기관이라면 한 줄의 문장을 출력하는데 십오 분 정도가 걸리겠지만 전기를 이용하면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 같아요.”

“잘만 하면 사람을 대신해 생각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불가능할걸요? 0과 1의 조합으로 움직이는 기계는 현상을 수치화해서 수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의 생각은 수치화가 불가능하잖아요? 기계는 생각을 할 수 없어요.”

컴퓨터가 어떤 물건인지 설계의 기본만 알고 검증조차 못 했지만 에이다는 이미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을 예상한 것이다. 그녀는 다음 목표를 명확히 하려는지 나에게 말했다.

“다음 목표는 십 년 이내에 열여섯 종류의 실을 사용하고 복잡한 무늬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자카드-에이다 방적기 2호를 설계하는 거예요. 그러니 더 많은 자금을 주세요!”

“이걸로 돈을 벌어들이면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그나저나 호피무늬 말고 다른 무늬도 가능한 것 같은데 어떤 무늬가 있지?”

에이다가 보여준 샘플은 표범의 호피무늬, 호랑이의 가죽무늬, 복잡한 국화가 얽힌 무늬, 빨간색 하트 무늬 등등이 있었다. 여기서 가장 청나라에 잘 먹힐 무늬가 있었다.

“하운드투스(Houndstooth) 무늬가 가장 적당하겠어. 청나라에 수출할 물건인데 이해할 수 없는 화려한 무늬보다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간결하고 품격 있는 무늬가 가장 적합하겠군.”

“그러면 청나라 수출품으로 하운드투스 직물을 만들어서 보낼게요.”

손톱보다 작은 무늬의 직물이면 청나라의 지갑을 열어젖히고도 남을 상품이다. 청나라 황실에서 아무리 직조공을 닦달해도 이런 직물을 만들려면 한 필에 최소 한 달은 걸리겠지.

이 정도면 인건비가 아무리 싼 중국이라 하여도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다. 이번 기회에 생사(生絲 - 삶지 않은 누에고치)를 대량으로 사들일 생각도 들었다.

이외에도 조정에서 논의를 거쳐 연행사에서 진상할 물건들을 만들어 두었다. 청나라를 도의적으로, 군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옭아맬 준비를 모두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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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0월에 출발한 연행사는 고의적으로 육로를 택하여 움직였다. 박기수와 배정된 군관들은 사행길을 살펴보며 진군 경로를 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길을 통해 북경으로 내달려서 한시라도 빨리 전쟁을 마무리지어야 하거늘.”

“옳은 말씀입니다. 아예 심양을 내버려둔 채 북경으로 내달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유럽 열강들은 청나라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다. 조선이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답이 오로지 북경 정벌 후 협상이라 생각하였고 이들에게서 배운 조선도 같은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 조선군의 수준은 1차 아편전쟁의 영국군. 정확히는 인도에서 동인도회사가 징집한 회사 사병(私兵)보다 우월한 훈련도와 무기를 자랑한다.

청나라에서 억지로 녹영군과 팔기군을 섞어서 50만 대군을 만들어도 모조리 육편으로 만들고 북경까지 진격할 수 있다. 사실 남경까지 내려갈 수도 있지만 문제가 있어서 못 내려간다.

“거기까지 내려가면 전리품과 금은보화에 짐꾼들이 짓눌려 죽겠지.”

참 합리적인 이유가 아닌가. 심양에 있을 청나라 황실의 자금과 북경의 수많은 금은보화를 옮길 방법이 없어서 진군을 못 하는 것이다. 이를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 잠자코 사행에 따랐다.

우리는 한 달에 걸친 기다림 끝에 청나라 황제 도광제를 접견할 수 있었다. 본래 이런 접견은 청나라에서 거절하지만 도광제가 조선을 의심하고 있으니 대화를 나눠보려는 심산이 분명했다.

“정렬하라!”

여기서는 삼궤구고두례가 필수이다. 박기수를 시작으로 사절단 인원들이 구령에 맞추어 삼궤구고두례를 실시했고 다들 짜증을 숨긴 채 도광제와의 만남을 시작했다.

“그간 짐이 여러 해를 통치하며 번국 조선을 신임하였거늘 근래에 들어 불민한 정황이 여럿 전달되어 심히 고뇌하였다. 다만 괴질이 조선에 있어 이를 치유할 시일을 주었을 뿐이다.”

“황상께서 베푸신 하해와 같은 은혜에 번국으로서 그저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괴질은 서역에서 들어온 약으로 종적을 감추었으며 옛 습속을 다시 되찾게 되었나이다.”

“옛 습속을 되찾았다 하였느냐. 그러하면 짐에게 들어올 인삼을 어찌하여 오랑캐의 상인에게 판매하여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는지 모르겠구나.”

이건 도광제가 지나치게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이다. 조선에도 외교권은 있었다. 청나라를 상국으로 사대(事大)하며 다른 나라와는 사귀는 교린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는 번국의 자율이기에 청나라가 간섭할 수 없었다. 아마도 교역 대상이 청나라에 아편을 파는 영국이기에 대놓고 짜증을 부린 것이리라.

지난 몇 년 동안은 효명세자의 질병 치료비와 몸값으로 홍삼을 팔아서 눈을 감아줬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신호였다. 박기수는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니 다시 조아리며 말하였다.

“황상께 불민한 사실을 여럿 아뢰게 되었사옵니다. 세자저하께서 영길리에서 병을 치유한 이후 교역을 실시하였으니 이를 지금까지는 알릴 필요가 없다 여겼사옵니다.”

“그러한 일을 왜 국서를 통해 논하지 아니하였는가.”

“저희 조선은 영길리를 서역의 오랑캐로 여겨 교린(交隣)을 실시하였을 뿐이옵니다. 하오나 시일이 지나 영길리의 간악한 술수를 알게 되고 심히 고심하게 되었나이다.”

박기수는 영국에서 아편이 들어와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고 각종 호화로운 물산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는 말을 하였다. 사실 이 말에 큰 거짓은 없었다.

아편은 모르핀을 만들어 진통제로 사용한다. 호화로운 물산을 들여오기는 하지만 이를 조선에서도 만들며 수출을 실시할 기회를 잡으며 나라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현혹되기는 했다. 박기수는 고개를 들며 말하였다.

“참으로 통탄한 일이 아닐 수 없사옵니다. 오랑캐들이 이리도 간악한 술수를 부리니 헤어 나올 길을 찾지 못 하여 수많은 이권을 강탈당할 처지에 놓였사옵니다.”

“언변은 유창하게 하고 있지만 혹여나 다른 마음을 품은 것은 아닌가. 짐은 조선이 오랑캐의 말에 현혹되어 상국에게 반역을 저지를 것을 염려하고 있다.”

“아니옵나이다. 저희 조선은 번국으로서 영길리의 사특한 술수를 접하고 상국에 대한 충심을 더욱 굳건히 하였사옵니다. 그러하니 여러 물산을 알려 드리겠사옵니다.”

세폐(歲幣 - 조선이 바치는 토산물) 목록을 구구절절이 논한 박기수는 가장 중요한 물건들로 도광제를 현혹시키려 하였다. 하나같이 청나라에서 절실히 원하던 물건이었다.

“두창을 완전히 막아내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였느냐.”

“이보다 더한 충심이 어디 있사옵니까. 이미 조선의 사람 수백만 명에게 시험을 하여 안전을 검증한 방식이옵니다. 종두법이 바로 그 해결책이옵니다.”

청나라의 지배계층인 만주족은 천연두에 극도로 취약한 민족이다. 지금의 황자(皇子)이며 훗날 함풍제가 될 어린 황자도 천연두에 걸렸다가 곰보가 되어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우리는 종두법을 모두 맞은 사람이기에 왼팔을 걷어 흉터를 보여주었다. 도광제는 종두법에 대한 서적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하여 말했다.

“이러한 처방을 조선에서 알려두다니 지극히 만족하는 바이다. 다음 달부터 사람을 보내 먼저 북경의 빈민들에게 종두법을 시행하여 안전을 확인하도록 하라.”

“황상께서 은혜를 내려주시니 번국의 신하로서 그저 마음이 놓일 뿐이옵니다.”

청나라에는 이미 우두종두법이 있다. 1800년대 초반에 청나라 광주를 시작으로 아무에게나 우두를 접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북경의 민간인들도 우두종두법을 접종하고 있었다.

오로지 대국으로서의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청나라 황실과 관료들은 이런 수단을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하여 청나라 황족들은 천연두로 인해 떼죽음을 당하였다.

정약용조차도 종두법의 존재를 알고 있는데 오로지 조공이 아니라고 무시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조선이 종두법을 조공으로 바치니 즉각 도입하였다.

본격적으로 전쟁이 일어날 2년 뒤에 이런 무능하고 자존심만 팽배한 놈들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되었다. 다음으로 제시한 물건은 기존에 조선에서 사용하던 조총이었다.

“조총 삼만 정을 조공으로 바칠 것이라 하였느냐. 이는 지극한 충심이 아니더냐.”

“많은 고민을 하였으나 이러한 답이 올바르다 여길 수밖에 없었사옵니다. 무기가 있으면 헛된 마음을 품을 수 있사오나 조선은 칼을 벼려 쟁기를 만들 마음뿐이옵니다.”

이미 조선도 브라운베스 머스킷을 생산은 하고 있었다. 아직 기술이 부족하여 정확도가 떨어지고 불발이 자주 일어나니 연습용으로만 사용하고 실전은 영국제 브라운베스를 써야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 더더욱 믿을 수 있는 일을 하니 좋은 법이구나.”

갈 길을 잃고 기름을 바른 채 창고에 있던 조총들은 청나라의 눈을 현혹시키기 위해 사용되었다. 솔직히 말해 이것도 처참할 정도로 정보입수가 부족한 청나라 탓이다.

이 시대의 상인들은 돈만 제대로 주면 최신예 병기도 마음대로 판매한다. 지금쯤 남부에서 죽도록 고생하고 있을 임칙서는 이러한 무기를 사들여서 제대로 싸워 본 사람이니까.

자신들은 천하제일의 대국이며 오랑캐들의 조공이 아니라면 절대 받지 않겠다는 심보가 나라를 좀먹고 있었다. 박기수는 다음 조공품목이자 청나라와의 교역품목을 말하였다.

“번국으로서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사람뿐이옵니다. 충심을 드러내기 위하여 수많은 백성을 동원하여 옷감을 자아낼 것이니 이를 받아들여 주시옵소서.”

“그러하면 이러한 직물 한 필에 얼마에 판매할 생각인가.”

“은으로 석 냥(새로운 화폐로 15냥)이면 족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도광제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람들을 불러왔다. 이들은 자카드-에이다 직조기로 만들어낸 옷감을 도광제의 명령에 응해 확인하며 말했다.

“이런 옷감을 은자 석 냥으로 만들 방법은 없사옵니다. 한 달은커녕 두 달 내내 옷감을 자아내도 한 필을 만들지 심히 염려되는 세밀한 물건이옵나이다.”

“지금 말을 들었느냐. 이는 조공을 바치면 바칠수록 손해를 보는 물건이 아니더냐.”

“저희 조선은 충심을 담아 황실의 병을 치료할 약을 찾아냈으며 병장기를 조공으로 바쳤사옵니다. 농사를 지을 아낙들이 손을 놓는다면 감히 군대를 늘릴 수 없사옵니다.”

청나라가 보기에 조선은 군사력과 노동력을 조공으로 바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도광제가 가지고 있던 의심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충성심이 가득한 조선이라는 인식이 박힐 것이다.

혹시나 영국의 문물을 받아들여 사회가 혼란해지고 군사력과 생산력을 소모한 조선을 병탄하려 할지도 모른다. 아직 좋은 물건이 남았으니 도광제가 무슨 생각을 품을지 궁금하다.

중간에 나온 하운드투스 무늬는 이런 패턴입니다. 현대에도 주로 쓰이는 자카드 직기 패턴이며 품격이 넘치는 녀석이지요.

작가의말

조공 목록

종두법(이미 있음)

조총(작동은 되는데 조선 입장에서는 폐품)

직물(사람 손이 안들어감)

??? (호갱님 예약)

??? (두고두고 돈 뜯길 물건)

참수작전이라는 표현은 시대에 맞지 않는군요. 이전 편들도 모두 포함해서 북경 정벌 후 강화협상으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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