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95화 (95/345)

95. 9장 11화 남아당자강

해가 저물어가는 와중에 임칙서의 명령을 받고 향용들이 소집되었다. 이들은 본래 상륙에 성공한 영국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일 이들이었다.

삼천여 명에 달하는 향용들이 멋도 모르고 집결하였고 임칙서는 이들에게 살아 돌아올 수 있다 거짓말을 하려 하였다. 처음에는 태연하게 말하려 하였으나 향용들의 눈빛을 보자 마음이 약해졌다.

지금까지 광주를 올바른 도시로 만들고 아편을 단속하며 부패 관리를 척결한 임칙서를 아버지와 같이 떠받드는 이들이 향용이었다.

이들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게 된 임칙서는 머뭇거리며 말하였다.

“본관…… 본관이…… 불란서에서…….”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샘솟았다. 이미 압도적인 전력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는 패전을 겪었으니 퇴각하여도 질책할 사람은 없었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광주를 내어준 채 퇴각하면 끝날 일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자면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희박한 가능성으로 또 전투를 치를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마약 거래를 단속하고 부패한 관리들을 모조리 몰아내 광주를 제대로 된 도시로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불란서에서 들여온 폭약이 있네. 그 폭약을…… 폭약을 말이지. 적의 배에 닿게 하고 터트리면 격침을 시킬 수 있지만 문제가 조금 있는 물건이야.”

“문제가 있는 물건이라 하셨습니까?”

“그렇지. 폭약이긴 하지만 문제가 있지. 영길리의 흉악한 배가 철판을 둘렀으니 그 철판을 뚫으려면 얼마나 크게 폭발하겠나! 터트리면 시신도 못 찾을 정도로 처참하게 죽는다네!”

뒤늦게 이 자리에 소집된 이유를 알아차린 향용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임칙서는 아예 울먹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아 말하였다.

“자네들에게 강요는 하지 않겠네. 이 폭약을 사용하려면 적의 철선(鐵船)에 밀착하여 심지를 잡아당겨야 하네. 접근하며 대부분이 죽어 나갈 것이고 성공해도 죽지 않겠나.”

향용들도 낮에 벌어진 전투에서 간혹 분기를 앞세워 철갑 증기선에 접근하던 나룻배를 떠올렸다.

승선하여 백병전을 시도하는 이러한 선박은 접근은커녕 멀리서 모조리 격침당하였다.

어두운 그믐날 밤이니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개죽음이기는 마찬가지다.

임칙서는 이를 성공하더라도 벌어질 일에 대하여 말하였다.

“더군다나 전황을 뒤집을 수 없는 일이야. 적의 철선 세 척을 무너트려도 아직 스물세 척이 남아 있지. 적들이 차근차근 상륙하면 광주는 필히 함락당할 것일세.”

“임 대인께서 준비한 폭약을 더 사들이는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주문하여도 한 달은 넘게 걸려야 구할 수 있겠지. 그러니 강요는 하지 않겠네. 시도하면 은자 열 냥! 성공하여 절명하면 은자 쉰 냥! 성공하고 살아 돌아오면…….”

살아 돌아올 가능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적이 있다면, 만에 하나라도 이 돈에 욕심을 낼 사람이 있을지도 몰랐으니 임칙서는 당당하게 말하였다.

“은자 일백 냥을 내어줄 것이네. 본관이 앞으로 반 시진 뒤 돌아올 것이니 소집에 응할 사람들은 모두 관아로 돌아오도록 하게.”

분위기를 보니 아무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임칙서가 관아로 들어가서 주민의 대피와 체계적인 퇴각 명령을 내릴 무렵 관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향용들의 항의를 하러 왔을지도 모르겠군.”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충성심을 가지고 있을 리도 없으며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릴 이유도 없었다.

욕을 한 사발 먹을 각오를 한 임칙서가 마당으로 나가자, 덩치가 건장한 사람들이 인사를 올렸다.

“임 대인께서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지 저 황진강(黃鎮江)은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제 가문에 이어지는 홍가권(洪家拳)의 종사로서 대인을 도와 의협(義俠)을 이룩하려 합니다!”

“채가권(蔡家拳)의 종사인 저 채전광(蔡展光) 또한 대인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제 자식이 대인 덕분에 아편을 끊어 대가 이어지게 생겼으니 이 어찌 좋은 일이 아닙니까!”

향용 가운데 사백여 명이 관아에 남아 있었으며 맨 앞에 선 열 명은 모두가 임칙서가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이었다.

아편을 단속하며 사람을 소집하였을 때 중심이 된 이들이 있으니 세간에서는 광동십호(廣東十虎)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각기 가문의 무술을 이어갔으며 일종의 지휘관 역할을 충실히 하였다. 향용들은 이 열 명에게 설득되어 임칙서의 소집에 응한 것이 분명하였다.

임칙서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죽음을 자처한 사람들이니 이런저런 불편한 격식을 집어치우고 마지막 배웅만큼은 마음을 담고 싶었다.

“나를 대인이라 부르지 말게. 차라리 대형(大兄 - 따거)이라 부르면 어떠하겠는가?”

“알겠습니다! 다들 대형께 인사를 새로 올리지 않고 뭘 하는가!”

모두가 포권(捕權)을 하여 새로 인사를 하였으며 임칙서 또한 포권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사백여 명에 자원자들 가운데 젊은이들을 돌려보내려 하였는데 뜻을 같이한 사람이 있었다.

“나 관천배와 수군 병사들이 야습을 도와 영길리의 악적들을 혼란하게 할 것이니 애송이들은 돌아가라! 가장 먼저 출항하는 배에는 내가 탈 것이니 남은 일은 흠차대신께서 맡아 주시오!”

25발의 자돌폭뢰를 사용할 300명의 향용과 이를 보조할 1,200여 명의 해군이 최종적으로 선별되었다.

조금이라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관천배가 숙소로 돌아가자 향용들은 더욱 기세가 올라 말하였다.

“제독님께서 말씀하시니 저희 모두가 더욱 힘을 내어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습니다!”

“아무렴! 자네들 모두가 살아 돌아올 것이야! 그러니 크게 한턱내겠네!”

임칙서의 명령으로 온갖 질 좋은 술은 물론이요, 수십 마리의 돼지가 도축되었다.

처음에는 이들이 술을 많이 마셔 늘어질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향용들은 단 석 잔을 마셨다.

“한 잔은 제독님께 드릴 술이고! 다음 한 잔은 대형께서 받으십시오!”

“마지막 한 잔은 야습에 성공을 기원하니 천지신명께서 받으십시오!”

첫 잔은 가장 품계가 높은 관천배에게, 다음 잔은 임칙서와 함께, 마지막 잔은 천지신명과 함께 마신 향용들은 식사도 가볍게 하였다.

이들은 시신을 대신하여 변발을 잘라 임칙서에게 건네주었다. 임칙서는 가장 먼저 잘라낸 변발을 건네준 황진강의 손을 맞잡으며 말하였다.

“미안하네. 이 형이 재주가 부족하여 자네를 이런 위험한 곳에 보내다니.”

“대형께서 할 일을 다 하셨는데 그런 말씀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영길리의 함선을 모조리 격침하고 살아 돌아와 대형과 다시 술을 나눌 것입니다.”

“그래. 내 자네들과 술을 다시 나누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네.”

겉으로는 호탕한 대화였지만 속 내용은 달랐다. 살이 돌아온다는 말은 혼이 돌아올 것이라는 말이며 술을 나누고 싶다는 말은 제사를 지내달라는 말이었다.

임칙서는 이들을 위해 은자 백 냥을, 여건이 허락된다면 그 이상을 지불하여도 부족하다 생각하였다.

향용들은 배에 오르기 전 훈련용 자돌폭뢰로 간단한 연습을 하고 출항을 하였다.

“출병하라! 영길리의 해적들이 이 땅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만들어라!”

총 120척의 배에 나눠서 탑승한 이들은 횃불도 없이 어두운 밤바다에서 철갑 증기선 세 척을 향해 나아갔다.

이들의 예상과 달리 영국 해군은 접근을 처음부터 알아차렸다.

* * *

영국 해군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우수한 군대였으며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작전을 수행하였다.

이들의 전쟁 철학은 최대한 적은 피해로 큰 성과를 이룩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야습하기 참 좋은 밤이로군.”

찰스 엘리엇의 사촌이자 네메시스호의 선장인 조지 엘리엇은 여송연에 불을 붙이고 가볍게 연기를 빨아들였다. 그러고는 고요한 바다를 보며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청나라 군대가 형편이 없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정도로 멍청한 군대는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선장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그래 보았자 놈들에게 남은 수단은 정예 병사들을 야음을 틈타 등선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까? 그게 성공할 리가 없지만요.”

겉으로 보기엔 승전으로 방심하여 광주 앞바다에 정박한 것 같지만 이는 계획적인 작전이었다. 정말 방심하였다면 아예 정박을 했으리라.

천하의 영국 해군이라 하여도 상륙작전에서는 피해가 생기게 마련이었다.

청나라 병사들이 상륙 저지를 위해 최정예 병사를 앞세워 더 유리한 육상에서 막아설 것이 분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입을 피해를 줄이려면 최정예 병사를 소모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았다. 고의적으로 청나라의 야습을 유도하고 우월한 기동성을 지닌 철갑 증기선 세 척으로 피해 없이 격퇴하는 방식이다.

설령 함정에 빠져도 철갑 증기선은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조지 엘리엇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며 말하였다.

“주변 경계를 철저히 하고 언제라도 퇴각할 수 있도록 증기기관의 열을 넣어두도록.”

“선장님! 서쪽에서 청나라 병사들이 작은 배에 타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조지 엘리엇이 초병(哨兵)이 가리킨 먼바다를 바라보니 파도가 불규칙적으로 일렁거리며 시커먼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동시에 동쪽을 감시하던 병사도 보고를 올렸고 명령이 하달되었다.

“이미 발견된 것도 모르고 숨을 죽이고 다가오는군! 화력을 모조리 투사하고 증기기관을 추진해! 지금부터 사냥을 시작한다!”

네메시스호의 갑판에서 콩그리브 로켓 특유의 파열음이 울리며 야간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동시에 배 위에 횃불이 밝혀지며 수면을 취하고 있던 해병대가 갑판으로 달려 나왔다.

“놈들이 횃불을 밝히고 속도를 올린다! 목표를 잘 가늠해서 발사하도록!”

“놈들의 선박이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음영(陰影) 사이에 자그마한 배가 더 있으니 좌현 방향에서 사십여 척, 우현 방향에서 오십여 척에 달합니다!”

“그 정도 숫자라고? 혹시나 아침의 해전처럼 화공선을 준비했을지도 모르니 철저히 제거해.”

“혹시나 자폭선이 아닐까 합니다. 화약을 담은 통을 넣어서 폭발시킨다면 네메시스호의 철판이 무너질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제법 진실에 근접한 의견이었지만 조지 엘리엇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아예 밀착하여 400파운드(180㎏) 정도의 흑색화약을 터트린다면 철판이 깨질지도 몰랐다.

“혹시나 놈들이 화약을 대량으로 폭발시킬지도 모른다. 커다란 짐이 실려 있는 배를 위주로 공격하도록.”

영국 해병들은 명령에 의거해 큰 배를 위주로 청나라 수군을 제거하였다. 선박이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게 속력을 차츰 높이며 가장 가까운 선박을 우선적으로 공격하였다.

수천발의 포도탄과 횃불 근처에 있는 병사들을 노린 저격이 차근차근 피해를 누적시키며 배를 정지시켰다. 개중 불운한 선박 한 척이 콩그리브 로켓의 표적이 되었다.

계획대로라면 커다란 어선을 위주로 제압해야 하지만 잘못된 조준으로 향용들이 탄 작은 나룻배가 표적이 되었다.

콩그리브 로켓이 불꽃을 뿜으며 터져나갔고 굉음이 울렸다.

-투쾅.

40㎏에 달하는 솜화약이 충격으로 격발되었고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화약의 폭발력을 가늠하던 조지 엘리엇은 다급하게 명령을 내렸다.

“놈들의 자폭선! 자폭선이 숨어 있다! 어서 회피기동을 시작하고 작은 배를 노려!”

증기기관이 가동되고 타륜이 급격히 회전하며 네메시스호가 회전하였다. 평상시라면 좋은 수이지만 해병들이 자율 사격으로 목표를 변경하던 와중에 급격히 움직여 조준이 흐트러졌다.

이런 좋은 기회를 향용들이 넘길 리가 없었다. 지금까지 힘을 온존하며 보호를 받았지만 이제는 자신들이 나서서 폭탄을 터트릴 차례가 되었다.

비 오듯 떨어지는 포도탄과 주변으로 날아드는 콩그리브 로켓으로 인해 향용들이 타고 있는 나룻배가 하나씩 격침되어 가고 간혹 굉음을 일으키며 폭발했다.

황진강은 바닷물로 적셔진 얼굴을 닦으며 노래를 불렀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니!”

“남아라면 마땅히 스스로 강건해야 한다!”

점점 좁혀드는 철판과의 거리를 가늠하던 황진강의 가슴으로 납탄이 파고들었다.

피를 토하며 무너져 내리려던 황진강은 오늘 낮의 전투로 한 손이 날아간 아들을 떠올리며 다시 일어섰다.

“기영아! 이 아비가 원하는 것이 있으니 손자의 이름이다!”

“여기서 왜 손자의 이름을 불러! 황 형은 돌아가서 손자 얼굴을 봐야지!”

무술을 배운 몸이니 탄환이 폐를 꿰뚫고 어깨뼈를 부쉈고 곧 절명할 몸임을 잘 알고 있었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간 배의 맨 앞에서 황진강은 격발용 노끈을 동료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초명은 석상(錫祥)이라 하였으나 홍가권의 계승자라면 더 나아야 하는 법이다. 나처럼 기러기와 같이 날아오르게 이름을 비홍(飛鴻)으로 새로 지어주겠다!”

철판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동료는 눈을 질끈 감고 노끈을 잡아당겼다. 안에 있던 뇌홍이 세차게 부딪히며 40㎏에 달하는 솜화약을 자극하였고 네메시스호가 뒤흔들렸다.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은 물론이요, 나룻배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격렬한 폭발이었다.

이 충격을 느낀 조지 엘리엇은 다급하게 명령을 하달하였다.

“피해를 보고하라!”

모두가 불안감을 느끼며 선창을 담당하던 병사의 보고를 기다렸다. 고작 삼십 초 만에 올라온 보고는 불행 중 다행으로 치명적인 수준의 피해는 아니었다.

“삼 피트는 될 구멍이 뚫렸습니다! 배의 속도를 늦추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증기기관 구획까지 물이 밀려들어 배가 기동을 정지할 겁니다!”

“방법이 없으니 제자리에서 회전하면서 적을 걷어내라! 작은 배를 무조건적으로 노려!”

천만다행으로 침몰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먼바다에 대기하고 있던 프리깃이 구조 신호를 보내며 달려들었으니 이 정도 타격은 감당할 수 있었다.

급박한 와중에 다른 철갑증기선인 플레게톤호가 위기에 처했다. 이미 낮의 전투로 외륜이 부서진 플레게톤은 임시 보수한 외륜이 폭발로 타격을 입었다.

“플레게톤을 구조해! 어서 구조하란 말이다!”

한 측 외륜의 절반이 무너진 플레게톤은 좌우로 정신없이 움직이며 혼란에 빠졌다.

이런 플레게톤에 달려든 향용들을 확인한 조지 엘리엇이 눈을 질끈 감았다. 양옆에서 세 발의 폭음과 섬광이 간격을 두고 치솟았다.

외륜이 무너지고 양 측면에 골고루 타격을 입은 플레게톤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며 바닥으로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침수가 진행된 네메시스호도 점차 기동이 느려지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또 한 발의 자돌폭뢰가 명중하였으며 피를 토하듯 선원들의 보고가 올라왔다.

“증기기관 완전 침수! 당장 정지하지 않으면 침몰합니다!”

배를 버리라는 명령을 하려던 조지 엘리엇이지만 다행히도 구원이 도착하였다. 프리깃 함대가 지원사격을 퍼부어 청나라 병사들과 향용들을 몰아내었다.

플레게톤호의 선원들도 목숨을 구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상식적이고 합당한 전략을 수립했음에도 비상식적인 무기로 인하여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중파된 전열함 따위는 아무 문제도 아닌 수준의 끔찍한 피해였다. 한 척의 철갑 증기선이 물고기들의 안식처가 되었고 기함은 증기기관이 완전 침수당했으니 깡통 신세가 되었다.

심지어 항복 이후 사태를 관망하던 프랑스 용병–실제로는 해군–들도 공포탄을 발사하며 환호를 보냈다.

이 끔찍한 사태가 본국에 들어가면 어떤 질책을 당할지 모두가 두려움에 떨 지경이었다.

#작가의 말

황진강은 황기영의 아버지이자 홍가권의 전승자입니다.

황기영은 아직 아들이 없지만 장남의 초명이 황석상이며 훗날 비홍으로 개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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