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효명세자와 함께하는 조선 생활-123화 (123/345)

123. 11장 9화 인광석

보고서를 한 아름 챙겨온 이점버드 브루넬과 평양 시가지를 통과해 기차역으로 향하였다. 그는 점점 변화해 가는 평양 시가지를 확인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제가 부설한 기차 노선의 도시들이 모두 급격히 성장하고 있군요. 한양의 성장도 눈부시지만 평양의 성장 폭이 가장 큽니다.”

“그야 만주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큰 도시이니 자연스럽게 발전할 법하지요.”

창밖의 풍경을 보니 벽돌로 쌓은 3층 집 공사가 이루어지고 초가집을 비롯한 작은 건물들이 철거되며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반쯤 억지로 쌓아 올린 산업화이지만 사람들이 이 변화에 적응하며 국가 구조 자체가 변경되는 상황이었다.

내가 조선시대에 넘어올 때만 해도 평양의 인구는 공식적으로 11만 명에 불과하였다. 한데 이제는 평양의 인구가 20만에 근접하였다는 말을 들어보면 사람들이 속속들이 도시로 몰려드는 격이다.

여기에 시가지 외곽에 제철소를 비롯한 공장들이 즐비하였다.

이점버드 브루넬은 이 풍경을 살펴보더니 의외의 도시와 비교하였다.

“이 정도라면 맨체스터 같은 공업도시보다는 못 하여도 제 고향인 포츠머스의 발전을 뛰어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만족스러운 것이 저 보일러지요.”

“발전 수준에서 조선소는 빠진 것 같은데요. 포츠머스의 핵심은 조선 산업이 아닙니까?”

“그야 당연한 일 아닙니까? 제가 평양을 포츠머스에 버금가는 산업도시로 만들 겁니다. 그러면 제2의 고향이 되는 것이지요. 일단 대동강에 다리를 몇 개 더 부설해 보지요.”

꿈이 참 크지만 이 사람 성격이 원래 이런 식이니 그냥 웃어 넘겨줬다. 그 정도로 발전하려면 수십 년 이상이 소모되지만 언젠가는 가능한 일이라.

평안도 일대는 홍경래의 난 이후 차별당하였지만 이제는 차별은커녕 우대를 받는 지역이 되었다. 가장 큰 기차 노선이 설립되었으니 모든 물자가 소통하며 사람도 끌어오고 있었다.

땅을 가진 농부라면 몰라도 소작농은 농사를 짓는 대신 기차역의 잡부로 일하는 경우가 제법 많았다. 여기에 또 다른 움직임이 보였으니 기차역이 증축되고 있었다.

“사설 철도를 설립할 예정입니까?”

“바로 보셨습니다. 지금이야 외항인 삼화(三和)현에서 대동강을 역류하여 물자를 가져오지만 노선이 하나 더 생기면 이런 문제가 없지요.”

“조정에서 노선을 부설할 적에 자금을 투자하고 허가를 받으면 지선(支線)을 만들 수 있다 하였는데. 벌써부터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양 근처에는 양반 계층이 자금을 모아 만드는 지선이 네 개 정도 계획되었고 두 개만 계획을 통과하였다. 반면 평양은 이미 한 개의 지선이 시공을 시작한 상황이다.

쓸데없이 자금을 비축만 하느니 아예 화끈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움직임을 눈여겨 두며 도성으로 올라왔다.

“제가 먼저 태자전하를 만나보고 오겠습니다. 새로운 선박 예산을 받아내야지요.”

이점버드 브루넬이 가슴을 펴고 효명세자를 접견하였다. 한참이 지나고 그는 웃음을 숨기지 않으며 밖으로 나와 나에게 악수를 청하며 말하였다.

“윈드재머 열 척의 예산을 받아낼 수 있었으며 시험 항해가 끝난 다음 변경 사항을 수정하여 바로 설계하라 하였습니다. 한센 박 덕분에 제 배가 바로 시험을 할 수 있겠군요.”

“안전은 보장되었겠지요?”

“물론입니다. 몇 안 되는 숙련된 선원과 해로에 능한 선장 여기에 크로노그래프(항해시계)까지 있으니 시험 항해로 마셜 제도에 다녀오는 것을 권하였지요.”

윈드재머의 속도를 발휘하려면 태평양이나 대서양 같은 큰 바다가 필요한데 효명세자는 새로 얻어낸 마셜 제도를 확인하자는 방침이었다.

다음 순서로 내 차례가 왔고 효명세자가 나를 사관과 함께 독대하였다. 내 일 처리야 큰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숨겨둔 속뜻은 확인하자는 방침이었다.

“신 박현상 태자전하께 아뢰옵니다. 명을 내리신 대로 영길리 동인도회사와 이십 년의 계약을 갱신하였사오며 영길리를 통하여 마셜 제도를 양도받았사옵니다.”

“양도받을 것이면 서반아의 영토인 여송(呂宋 - 필리핀) 외곽의 섬을 양도받을 것이지. 어찌하여 그런 애매한 섬을 양도받았는지 궁금하구려.”

“여러 알력다툼을 감안하면 가장 바람직한 영토라 사료되옵니다. 잘못하다가 서반아와 척을 지게 되면 양도받은 섬에서 내쫓길 처지이옵니다.”

난 평상시에 공격적이며 최대한의 이득을 가져오는 외교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런 공격적인 정책을 취하여도 큰 손해를 보지 않으니 효명세자도 나를 극히 신뢰하고 있었다.

이런 내가 갑자기 소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라 위화감이 생겼던 것 같았다. 실제로는 마셜제도의 섬 중 하나인 나우루의 인광석을 노린 선택이지만 적당한 변명이 필요하였다.

“신 또한 여러 방도를 모색하고 정보를 수집하여 이런 하책을 택하였사옵니다. 근래에 들어 불란서와 동맹을 맺은 대월(베트남)이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불란서와의 사이가 틀어지고 있사옵니다.”

“옳은 말이오. 대월의 선왕(先王)은 어질고 정세를 파악하는데 능하여 불란서와의 협력을 추구하였으나 현왕은 여러 난국을 일으키고 있다 하였소.”

“이를 감안하면 잘못하다 대월과 불란서가 분쟁을 일으켜 세력의 축이 틀어질지도 모르옵니다. 고무나무 농장 인근까지 반란군이 출몰하였으며 두서없이 반란이 일어나고 있사옵니다.”

베트남은 결국 서구 열강의 침략에 멸망하였지만 멸망의 원인은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것에 있었다. 각종 소수민족과 이전 왕조의 잔존세력이 수백 건의 반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자연재해와 흉년으로 인한 식량부족을 시작으로 사회의 혼란이 일어났다.

효명세자는 내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불란서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암암리에 자행되어 백주대낮의 길거리에서 신자들이 두들겨 맞고 쫓겨나는 일이 자주 있다 들었소.”

“지극히 위험한 일이옵니다. 불란서는 자신들의 자긍심을 무엇보다 중요히 여기는 나라이옵니다. 이러다 불란서 사람이 억울한 일로 변을 당하기라도 하면 변란이 벌어질 것이옵니다.”

선대 베트남 황제인 명명제(明命)는 시대를 잘 읽는 명군이라면 현재 황제인 소치제(紹治)는 자기 앞가림만 하는 멍청이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괜찮은 상황인데 다음 황제가 문제이다.

바로 5년 뒤에 즉위하는 사덕제(嗣德)이다. 베트남의 고종이라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암군이며 재위 기간도 엄청나게 길어서 말 그대로 베트남을 말아먹은 황제이다.

어설프게 진행하던 개방 정책을 무효화하고 옛 문물을 우선시하며 가톨릭 신자들을 박해하였다. 내우외환이라고 나라 안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격이다.

적당한 변명이었는지 효명세자도 고개를 끄덕이고 아쉬움을 억누르듯 정책에 대해 말하였다.

“불란서는 대월에 기름야자라 불리는 작물을 기르는 농장을 설립할 예정이오. 듣자 하니 기름야자의 기름이 그토록 질이 좋다 하였는데 조선에도 수출할 예정이라 하더군.”

“그러하니 신이 양도받을 섬을 정할 때 조심히 하였사옵니다. 대월과 불란서의 관계가 틀어지면 기껏 양도받은 섬에 농장을 설립할 것이라 하여 일이 어긋날 것이옵니다.”

“과감히 나설 때가 있다면 물러날 때도 있어야 하니 옳은 판단이오. 그나저나 마셜제도라 하니 지나치게 머나먼 섬이로군.”

조선에서 직선거리로 5,500㎞, 필리핀을 한 번 경유해야 하니 6,000㎞에 달하는 머나먼 마셜 제도를 세계지도에서 확인한 효명세자는 허탈한 듯이 웃어댔다.

“언젠가는 원양 무역을 실시해야 하지만 지금 확보하기에는 계륵이나 마찬가지인 섬이지.”

“태자저하께 아뢰오니 그러하니 더욱 가치가 있는 섬입니다. 이 기회에 대양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질 수 있사옵니다.”

“언제까지나 외국에서 전해오는 문물을 받을 수는 없으니 옳은 말이오. 그러하면 이 머나먼 섬을 한 번 정도 시굴하여 어떠한 자원이 있는지 알아보아야 하지 않겠소.”

효명세자가 명을 내리자 관원이 불려왔는데 막 만주 일대의 자원을 탐사하고 돌아온 이항로였다. 그는 명을 듣고 나와 효명세자를 번갈아가며 보다 말하였다.

“신이 이토록 머나먼 땅을 다녀올 줄은 꿈에도 몰랐사옵니다. 망망대해의 여러 섬을 돌아보라 명하시니 차라리 영길리에 다시 다녀오면 나을 것 같사옵니다.”

“화서(華西) 대감만큼 능숙한 사람이 없으니 어쩔 수 없소. 새로 얻어낸 영토에서 어떠한 자원이 소출되는지 사람들과 함께 살펴보고 오시오.”

이항로는 까마득히 머나먼 태평양의 섬에 다녀오게 되어서 아예 공포에 사로잡혔다. 처음에는 나를 물귀신처럼 엮으려 하였으나 시선을 내리깔고 말하였다.

“태자저하께 간곡히 청하오니 부디 신을 어여삐 보아주시옵소서.”

“염려하지 마시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것이니 풍벽선이라는 신형 선박을 타고 속히 다녀오시구려.”

윈드재머에 이항로가 탑승하여 마셜 제도를 다녀오게 되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왕복 두 달이면 자원 탐사용 시굴 정도는 마치고 돌아올 수 있겠지.

* * *

그동안 조선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실현되었다.

일준이가 그랑제콜에 임시로 설치한 면실유 채취와 제독(除毒) 그리고 수소 첨가 공정을 모두 포함한 공장이 한양에 부설되었다. 이 공장은 한양에서 여러 검토를 거치고 수정작업을 진행한 뒤 만주로 옮겨질 예정이었다.

첫 공정의 수작업을 담당한 사람들은 당연히 유대인이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니까. 그랑제콜에서는 비누 성분을 감당할 수 없어서 물로 세척했는데 조선에서 구할 수 있는 도구로 비누를 죄다 긁어모으네.”

일준이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유대인이 정말 비누를 만들어서 할 말이 없었다. 이들은 수산화나트륨으로 인해 비누 성분이 생겨난 목화씨에서 비누를 분리하였다.

방법은 말총으로 만든 가느다란 체였다. 장갑을 낀 유대인들이 체 위에서 비누가 묻은 목화씨를 굴리자 망에 비누가 들러붙었고 뭉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비누를 잠시 시험해 보더니만 모아두고 기름을 첨가하였다.

일준이는 이 모습을 보면서 휘파람을 불며 말하였다.

“처음에는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남은 비누라 쓸 수 없을 것 같았어. 반복 사용하여 트랜스지방으로 변질된 폐유를 섞으면 싼 재료로 비누를 만들 수 있겠는데.”

“내가 할 말이 없다. 하필 유대인이 비누를…….”

알뜰하게 비누 성분을 분리한 목화씨는 다음 공정으로 운송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수소 첨가 과정이었는데 이 시대에는 수소를 옮기기 난해하니 일준이는 공정을 결합하였다.

공장의 옆 동에는 연쇄 사고 방지를 위해 거대한 수조에서 소금물의 전기분해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전기분해의 부산물인 수소 가스가 정제된 면실유 통에 들어가 쇼트닝으로 변화하였다.

그 발전기를 돌리는 동력은 증기기관이며 설치된 장소는 옆 건물이었다. 여기서는 방적기가 돌아가며 직물을 생산하였는데 목화를 말 그대로 뼛속까지 뽑아먹는 공장이었다.

“결국 전기분해로 염산과 수산화나트륨을 생산하는 공장을 함께 가동할 수밖에 없더라. 여기에 필요한 발전기도 결국 증기기관의 힘이 필요하니 문제였지.”

“비누 생산, 면실유 가공과 쇼트닝 정제 그리고 직조 공장이 함께 돌아간다는 말이지?”

“맞아, 이게 가능한 나라는 조선 외에는 없을 거야. 조선도 기존 공장에서는 이런 대규모 공정을 실현할 수 없어서 만주의 목화밭을 끼고 공장을 신설해야지.”

공장을 며칠 전부터 가공하였는지 결과물이 나왔다. 유대인들은 전설의 비누를 쌓아두었고 옷감과 쇼트닝도 차근차근 쌓이고 있었다.

일준이는 여기에 프랑스어로 멋들어지게 써놓은 연구논문을 보여주었다. 논문의 주제는 <오래 사용된 폐유로 인한 생물의 변화>이었다.

내용을 살펴보니 쥐를 100마리 단위로 실험하여 각 지방의 장단점에 대해 분석해 두었다.

그러고 보니 이 시대 논문에 실험쥐를 사용한 적은 없는 것 같아 궁금하였다.

“이 논문을 퍼트려서 쇼트닝 가공 공장의 로열티를 받을 생각에는 찬성해. 그런데 동물 실험 개념을 적용해도 될까? 이 시대에는 실험쥐를 사용한 적이 없던 것 같은데.”

“프랑스에서 단 한 번 사용했어. 극단적 기근 상태에서 인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쥐를 통해 실험했는데 이 정도는 그리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않아도 프랑스가 기름야자 농장을 베트남에 설치해서 조선에 수출하려 하는데.”

“더 좋은데? 프랑스는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할 여력은 안 되니까 기름야자에서 받은 팜유를 바로 조선에서 가공해 프랑스에 역수출해 버리는 거지.”

생각해보니 현대에는 면실유를 그냥 사용하고 대량 생산되는 팜유를 쇼트닝으로 가공하는 시대이다.

이래저래 이득을 챙길 생각을 하면서 유대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전설의 비누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이미 저희 모두가 전설의 비누로 몸을 씻고 있습니다. 향과 질감은 별로 좋지 않지만 품질 하나는 정말 좋더군요.”

유대인에게 받은 전설의 비누 조각으로 손을 씻어보니 향과 질감이 문제였다. 너무 딱딱한 데다 향은 풀밭에서 뒹굴고 온 다음 공구를 만져 쇳가루가 묻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세척력은 괜찮으니 사업성은 충분하였다.

유대인들은 공장을 확인하고 미리 나에게 언질을 주었다.

“이번 사업은 조선의 군주께 말씀을 드려 미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미국 남부 일대에 목화씨 가공 공장을 설치하여 기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미국 남부에 터전을 잡으셨다니요?”

“그야 저희 인맥이 워낙 넓지 않습니까. 각 농장주와 협의를 보는 중입니다.”

전 세계 목화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미국 남부에 벌써부터 터전을 잡다니. 이쯤 되면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비누값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있었다.

대신 유대인이 비누의 대명사가 되겠지. ‘유대인이 비누를 팔다.’라는 문장은 ‘유대인이 유대인을 유대하다.’라는 문장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여기에 미국 남부에서 생산되는 쇼트닝의 양을 감안하면 식문화 자체가 변질될 가능성도 충분하였다.

이런 염려를 하며 미국과의 외교 문서 작성을 준비하는데 궐에서 급히 사람이 도착하였다.

“태자전하께서 외무승지와 총장을 급히 찾고 계십니다. 속히 궐로 들어가시지요.”

두 달이 지나자마자 이항로가 돌아온 것이다. 추석을 앞둔 궁궐에 시커멓게 피부가 타들어 간 이항로가 도착하였는데 섬의 지도와 보고서를 보여주었다.

“신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에 속히 돌아왔사옵니다. 대동중도보다 인광석이 넘쳐나는 섬이 있사오니 섬 전체가 비료의 원료인 인광석 덩어리이옵니다.”

일준이는 잽싸게 인광석 덩어리들을 받아서 그랑제콜로 가져가 분석에 들어갔다.

그동안 이항로가 효명세자에게 상세 보고를 시작하였다.

“신이 추산하기로는 섬의 인광석 매장량이 최소 팔백만 톤에 달하옵니다. 이마저도 최소 추정치이고 실제로는 더 많을지도 모르는 일이옵니다.”

“지금 이 나라에서 사용하는 인광석이 삼만 톤에 불과한데 팔백만 톤이라?”

마침내 나우루의 인광석 매장이 공개되었다. 이항로는 나우루의 인광석 매장량을 800만 톤이라 추산했지만 실제로는 6,000만 톤이 넘는다.

지금 조선에서 사용하는 인광석이 3만 톤이 조금 넘는 양이니 조선이 2,000년 동안, 인구 증가를 감안하면 최소 400년 동안 모든 논밭에 인산 비료를 퍼부을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번 정책을 결정하고 마셜 제도를 할양받은 나를 바라보았다. 이런 상황이니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억지로 지으며 몇 번이고 되물었다.

“세 번째 여쭈어 보지만 정말 사실입니까? 혹여나 화서 대감께서 인광석이 우연히 쌓인 골짜기를 파 내려간 것 아닙니까?”

“시굴을 열여섯 곳이나 하였네. 모조리 인광석이 나오니 섬 전체에 인광석이 매장되었다네. 대동열도의 섬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인 것 같더군.”

이제 섬에서 나오는 인광석을 열강들에게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고 원주민에게 새 섬을 찾아줄 차례이다.

무례한 일이지만 한숨을 내쉬고 억지로 고개를 숙인 뒤 표정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