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12장 5화 일석사조
해가 1843년으로 바뀌고 아내의 해산일도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에이다는 이미 쌍둥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고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청나라에 보낸 선물이 돌아왔다.
“이건 뭘 어떻게 하면 이 꼴로 망가지는 겁니까?”
조선에서 선물로 보낸 자카드-에이다 방적기 시범 개량 모델 1호기는 외곽의 틀을 제외한 내부가 말 그대로 뒤섞여 있었다. 기술자는 안을 슬쩍 살펴보고는 말하였다.
“기계에 사람을 두 명 첨가했군요. 한 명은 휘말렸고 다른 한 명은 구하다가 휘말렸습니다.”
이 시대를 뛰어넘은 물건인 자카드-에이다 방적기와 여기에 결합된 직조기를 청나라에 보낸 것이 석 달 전이다. 이 기계는 단 석 달을 버티지 못하고 처참하게 망가졌다.
기술자들은 외곽의 틀을 해체하고 속에서 사람이었던 것의 일부가 꺼낸 다음 부품의 구조를 역으로 계산했다.
잠시 뒤 사고 원인이 분석되었다.
“기계를 작동하다 실이 내부에서 엉키면 기계를 순차적으로 꺼야 하는데 반대로 껐군요.”
“기계를 순차적으로 꺼야 한다니요?”
“직조기 구간을 종료하고 입력 구간을 종료한 다음, 최종적으로 증기 배출을 마치고 방적기 구간을 가동 종료해야 합니다. 일제 종료하면 외부의 자극을 받는 순간 멋대로 작동하지요.”
직물로 엮을 실부터 전용 기계로 만들어 공급하는 구조이니 사고가 터질 줄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조선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작게는 기동 정지에서 크게는 골절이나 열상(裂傷)이다.
반면 청나라는 첫 사고부터 사람 두 명을 잡아먹어 버렸다. 기술자들이 모든 부품을 해체하여 거대한 직물 위에 놓았는데 직조기의 모든 부품을 표시한 분해도가 있었다.
“이래서야 전체 부품의 삼 할을 교체해야 할 것 같은데……. 축전지에서 전달되는 전원도 끄지 않아서 전자석이 망가졌습니다. 모조리 교체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잘 망가트리는 사람들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번 기회로 다음에 생산할 방적기와 직조기의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청나라는 기술도 지식도 없는 상태로 마구잡이로 사용하니 일종의 인간 목숨을 갈아 넣는 QA팀이다.
물론 조선에서는 청나라가 원한다면 제대로 된 기술자를 만들어줄 수 있었다. 오로지 청나라가 공식적으로 요구를 할 때에만 가르쳐 줄 예정이다. 당연히 기술에 대한 필요성도 모르고 아직도 쓸데없이 자존심이 드높은 청나라가 기술 요구를 할 이유가 없었고.
“아무려면 좋으니 외무승지께서 말씀하신 대로 고장 여부를 파악해 더 안전하고 튼튼한 물건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예산을 좀 더 받아내야 할 것 같군요.”
“염려하지 말고 계속하십시오. 혹여나 막히는 곳이 있다면 언제라도 보고하여 기술자를 섭외할 준비를 미리 해두겠습니다.”
도광제의 비대한 자존심은 천천히 무너져 가는 나라를 유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지, 개선까지 생각이 닿지 않았다. 그저 호수 밑바닥에서 썩어가듯 부패를 거듭하였다.
임칙서가 살아 있다면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자신과 대립각을 세울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죽인 시점에서 희망은 없다.
반면 조선에는 희망이 넘쳐나다 못해 폭주하고 있었다.
이민아문에서 한 달 뒤인 양력 4월부터 화전민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서유구가 방문하였다.
“풍석(楓石) 대감님을 뵙습니다. 어인 일이신지요.”
“내가 이제 사지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정말로 은퇴하려 한다네. 올해의 화전민 이주는 잘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으나 한 가지만 더 청하려 하지.”
“부족한 저에게 어떤 일을 지시하려 하시는지 모를 일입니다. 더군다나 은퇴라니요?”
“나도 갈 때가 다 되지 않았는가? 농무아문의 새 대신은 정유산(酉山 - 정학연)이니 합을 맞추기는 쉬울 거야.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니 꼭 들어주도록 하게.”
서유구도 나라를 위해 온갖 일을 하였으니 이제 은퇴할 때가 되기는 하였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자신이 가져온 서류를 보여주며 말하였다.
“첫 화전민은 기차선로를 부설하고 두 번째 화전민은 집단으로 모여 농장을 경영한다 하였네. 농무아문에서 여러 재주를 부리고 지방 지주들의 의견을 취합하였으니 이를 시험해 보게나.”
“지방 지주라 하셨습니까? 혹여나 소작농의 이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지주입니까?”
“바로 보았네. 한 번 손에 쥔 것을 빼앗기니 자신이 가진 것을 소중히 하더군. 이들은 온갖 서적을 탐독하고 장인을 불러 농사를 쉽게 지을 수 있는 기물을 만들어냈다네.”
조선에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고 있었다. 서양에 사람을 보내 학문 체계를 이수하게 하니 효율성을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개량된 공업 기술처럼 농업 기술을 개량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유구가 보여준 서류에는 여러 기계의 도면과 구상도가 있었다. 간단하게는 발로 밟는 탈곡기부터 서양의 탈곡기처럼 쭉정이를 분류하고 도정 과정과 이어진 기계도 있었다.
심지어 고기를 잡는 그물이나 염전에서 사용할 신형 수차(水車)의 도면도 있었다.
공업 기술의 발달로 농업 기술의 진보를 시험할 목적이며 서유구는 가장 중요한 기계를 가리키며 말했다.
“모를 심는 기계인데 여러 방식으로 개량을 하려면 실제 사용해 보아야 한다더군.”
“새로 만든 논은 여러모로 조정할 필요가 있지요. 막 개간하여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논에 기계를 시험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농민들이 그리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이 있으니 글도 모르고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농민들이 익숙하게 사용할 정도로 간편해야 한다네. 얼마 전에 농무아문에서 시험하던 농민 하나가 손가락이 절단되었지.”
농촌의 생활을 담은 임원경제지의 저술자 서유구답게 농민의 입장에서 기계를 다루게 하라는 말을 하였다. 새 땅이 될 요동의 생산량을 급증시킬 방법이니 반드시 수행할 마음으로 인사를 올리며 서류를 챙기고 말하였다.
“이토록 백성을 생각하시는 대감님께서 은퇴를 원하시니 나라의 손해가 아니겠습니까.”
“그러하면 내 사지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데 일하란 말인가? 자네도 너무하군.”
“여유당 영감님보다는 젊은 분이 아니십니까?”
서유구는 정약용의 이야기를 하자 껄껄거리며 웃어대다 눈물을 닦고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정약용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유당은 모든 사물을 탐구하는데 매진하는 사람이니 기력이 쇠하지 않은 것이고 나는 할 일을 다 하였으니 기력이 쇠하였지. 그러하면 폐하께 은퇴를 청하러 갈 것이네.”
“왜 하필 폐하께 청하시는지요.”
“자네도 조만간 알 수 있을 것이니 염려하지 말게. 그럼 가보도록 하겠네.”
궐로 향하는 서유구를 보니 순조의 속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효명세자에게 양위를 할 생각에 여러 대신들을 은퇴시키고 자신도 몸이 쇠약해졌다고 핑계를 대겠지.
물론 순조의 몸은 멀쩡하다 못해 기력이 남는 사람이었다. 최근에는 일준이를 통해 퍼져 나간 권투를 늦게 배우더니 말년에 옹주(翁主) 하나를 보았지.
며칠이 지나고 서유구가 은퇴한 다음부터 순조는 허리가 틀어졌다면서 꾀병을 부리며 자신의 업무를 중단하였다.
당황한 효명세자가 여러 업무에 시달리는 동안 의외의 사절이 도착했다.
“태자전하께 아뢰오니 북변의 달자(韃子 - 몽골) 가운데 원의 신하라 칭하는 무리가 내려왔사옵니다. 이들이 칭신을 할 마음까지 청하기에 받아들이게 되었사옵니다.”
“원이라 하였소? 내가 알기로 달자들은 청나라에 복속당한 이들이 내몽골, 복속당하지 않은 이들이 외몽골이라 하였는데 외몽골의 사람들 같구려.”
그렇지 않아도 내몽골과 교역을 실시하는 조선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조선의 풍습에 맞추려는지 관복과 흡사한 옷을 지어 입은 사절은 바로 본론을 시작하였다.
“우리 원은 청나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하고자 합니다. 지난 세월 동안 오랫동안 청나라에 핍박을 당하였으니 이제 그 원한을 갚아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원나라의 후예라 자처하며 자존심을 세우기는 하였다. 그러나 바로 핍박이라는 말까지 하며 조선의 신하를 자처할 생각까지 한 이들이었다.
효명세자도 이런 태도를 보아 함부로 내칠 수 없었다. 조선의 사람 대부분이 북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지만 청나라의 영향권에 있던 역사를 말하며 이를 칭찬하였다.
“참으로 훌륭한 결단이 아닐 수 없소. 청나라에 조공을 바쳤던 이 나라가 대등한 관계를 맺었는데 다른 나라들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하지 않겠소.”
“조선의 태자께서 말씀하시는 바가 옳습니다. 다만 많은 문제가 산적하여 있으니 저희의 지도자이신 젭춘담바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효명세자는 젭춘담바라는 인물에 대해 듣자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신하들도 몽골의 정치 구조를 모르니 내가 슬쩍 눈치를 살피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말하였다.
“젭춘담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사옵니다. 본래 토번(吐蕃 - 티베트)에서 수행하던 사람이자 성길사한의 후손이었으며 이제는 환생을 하며 몽골을 통치하옵니다.”
“토번의 불자들이 여러 대에 걸쳐 환생을 하는 활불(活佛 - 환생한 승려)을 섬긴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그러한데 달…… 몽골에도 이러한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청나라의 건륭제가 외몽골을 정벌하고 학살을 자행한 뒤 통치하기 위하여 족쇄로 삼았사옵니다. 시일이 지나 이 족쇄가 스스로의 믿음이 되었으니 엄연한 한 나라의 지도자이옵니다.”
젭춘담바 쿠툭투는 현대까지도 대가 이어지는 외몽골의 종교 지도자이다. 티베트 불교의 달라이 라마처럼 환생을 통해 승계하며 이 시기에는 종교와 정치 지도자를 겸하고 있었다.
효명세자는 외몽골 특유의 정치체계를 단번에 이해할 수 없는지 그냥 포기하기로 한 것 같았다.
대신 몽골이 독립하기 위한 고난에 대해 이야기하며 상대의 호응을 이끌어내었다.
“한계가 많고도 많겠지. 일단 내몽골에 있는 청나라의 백성을 내쫓는 것을 시작으로 팔기군에 속하였던 이들을 축출하여 영향력을 제거해야 하겠군.”
“옳은 말씀입니다. 조선의 태자께서 이토록 지식이 많으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태자전하께 아뢰옵니다. 머나먼 변방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여하실 필요는 없사옵니다.”
다른 신료들이 효명세자를 제지하려 조언을 하였다.
국력을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느니 그냥 두고 방치하자는 말이었지만 효명세자는 오히려 애틋한 표정을 억지로 지으며 사절에게 말하였다.
“내 청의 역사를 알고 있는데 서달(준가르)에 대해 어느 정도 듣기는 하였소. 건륭제가 가혹한 통치를 하여 반발하자 군대를 동원해 모조리 학살했다 하더군.”
“이 사실도 알고 계시니 다행입니다. 당시의 일을 생각하면 내몽골 놈들을 모조리 짓밟아 버리고 싶으나 힘이 부족하여 참고 있었을 뿐이지요.”
“이러한 아픔을 병자년에 겪고 이백 년 뒤에 되갚은 나라로서 가만히 좌시할 수 없구려.”
효명세자의 대답을 들은 사절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런 훈훈한 분위기이나 여기까지만 하고 적당히 손을 떼겠다는 눈치로 얼버무리듯이 말하였다.
“당장은 이 나라도 내치에 힘써야 하니 많은 지원을 해 줄 수는 없소이다. 또한 청나라와 협약을 맺어 서로 온건한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 전쟁을 일으킬 수도 없지.”
“하오면 저희를 이대로 두실 생각이십니까?”
“후일을 기약하기 위하여 지원을 할 것이오. 이미 청과 대등한 관계를 맺었으니 교역을 실시하여 가축을 사들이고 곡식과 소금 그리고 철물을 판매하겠소.”
“그 정도만 하여도 저희의 마음이 놓입니다. 조선이 승전을 거두고 영토를 획득한 이후 남쪽의 놈들이 물자를 틀어막아 곤경에 처하였습니다. 이제는 숨통이 트이게 되었군요.”
이 정도면 훌륭한 대처이다. 조선의 통치에 들어오며 생산력이 증가하는 요동의 물자 일부만 고립된 외몽골에 보내도 숨통이 트이다 못해 점차 강성해지겠지.
설령 외몽골이 내몽골을 통합하고 조선을 침략해도 기병은 이미 시대에 도태된 병과가 되었다.
은퇴를 앞둔 예조판서인 홍경모(洪敬謨)는 이 결단에 대해 좋게 평가하였다.
“실로 옳은 판단이시옵니다. 요동 일대에 노선이 부설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물자를 생산할 수 있사옵니다. 이를 계속 보내면 저들도 만족할 것이옵니다.”
“자고로 외교라 하면 손을 움직이지 않고 상대를 감동시켜야 하는 법이오. 저들을 이대로 방치해 두면 옛 달자들과 같이 마적이 될 것인데 요동을 침략하지 않겠소.”
“그럴 일은 없습니다. 적은 청나라와 이들의 앞잡이들이지 조선이 아니지 않습니까.”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조약이 맺어졌다. 외몽골은 조선에 필요한 물자에 대해 말하고 조선은 이를 북여도까지 보내서 거래를 이어가기로 하였다.
사절이 돌아가고 효명세자는 긴장감이 사라졌는지 기지개를 켜며 나를 슬쩍 바라보았다.
이번 조약에서 내가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며 질문을 하였다.
“외무승지가 별다른 말이 없구려. 하긴 외무승지 입장에서도 이런 변방의 일에 관여할 여유는 없었을 거요. 아니라면 내 결정이 마음에 드오?”
“참으로 훌륭한 결단이기에 태자전하의 위업을 칭송하고 싶을 지경이옵니다. 단 하나의 조약으로 네 나라를 얽어매셨으니 이는 태자전하의 심계가 깊은 증거이옵니다.”
“외무승지가 나를 너무 치켜세우는구려. 잠시…… 네 나라라 하였소?”
“그러하옵니다. 외몽골의 동맹은 토번이며 적국은 내몽골과 청나라가 아니옵니까?”
효명세자가 입가를 더듬으며 내가 했던 조언을 떠올렸다. 외몽골의 독립을 지원하면 자연스럽게 티베트도 지원하는 꼴이니 여기까지는 이해한 것 같았다.
“그렇다 하여도 이런 사소한 지원으로 사건이 벌어질 리는 없지 않소.”
“벌어질 것이옵니다. 내몽골은 이미 청나라에 대한 신임을 잃어버렸으며 막대한 피해를 입었사옵니다. 청나라가 이들을 지원할 길이 없으니 외몽골로 향하는 물자를 노릴 것이옵니다.”
“그러하면 북여도에 분쟁이 일어난다는 말이오?”
“제정신을 가진 내몽골의 장수라면 조선군을 상대로 싸움을 걸지 않을 것이옵니다. 대신 물자를 거래하고 돌아가는 외몽골의 사람들을 노릴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유목민의 민속놀이는 내전이고 전통문화는 약탈이다.
내몽골의 내부 사정도 엉망진창인데 자신들과 적대관계인 외몽골의 교역 물품을 약탈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외몽골은 교역을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물품을 약탈당하리라.
여기서 내몽골로 흘러 들어간 물자는 내란을 일으킬 촉매가 될 것이며 내란이 발생하면 외몽골도 기회를 얻는다. 이후 틈을 보아 티베트의 지원을 받고 내몽골을 공격하겠지.
내 설명을 듣고 조선에서 보낸 물자가 불러온 나비효과를 예상한 효명세자는 질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지금 영길리와 같은 행위를 한 거요? 물자를 보내 이간질을 하였다?”
“영길리에서 태자전하의 판단을 보면 기립박수를 치고 상장을 수여할 것이옵니다.”
이런 사태를 피하고자 하면 내몽골을 통해 물자를 지원하여야 했다.
효명세자는 북방 문제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내몽골과 외몽골을 분리하여 생각했고 최고의 수를 두었다.
“이러다 청나라의 변방이 모조리 독립하게 되면 청나라가 아예 무너지게 되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청나라의 내부가 무너질 기미를 보이면 사방에서 불길이 들끓을 것이니 당분간은 평안할 것이옵니다.”
“당분간은 평안하다. 그 평안이 제발 이어지면 좋겠소.”
아마 태평천국의 난이 벌어지면 각지의 소수민족들이 독립하겠지. 티베트와 외몽골을 시작으로 위구르도 뜯겨 나가는 건 정해진 수순이다.
심지어 중국 내부의 후이 족, 장족, 묘족을 비롯한 소수민족까지 분열하여 이 기세를 노리고 한몫 잡으려 하리라.
그런 점에서 슬슬 태평천국의 난을 조절할 때가 되었다.
마침 프랑스에 개항한 광주 일대에 태평천국의 초기 인원들이 거주하고 있으니 정보를 입수하게 사람을 좀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