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전 재능이 있거든요
47화 전 재능이 있거든요
명재희는 내가 가는 곳과 다른 쪽으로 안내됐다. 나와 무림맹주는 독대를 하는 듯했다.
무림맹 건물 안은 바깥보다 더 허름했다. 금이 가있는 천장, 비뚤어진 문, 내려앉은 천장, 곳곳에는 나무 썩은 냄새가 났다.
나를 호위하는 무사도 민망한지 날 살피며 큼큼거렸다. 내 옷과 비교되게도 호위무사의 옷은 많이 낡아있었다.
호위무사뿐 아니라 다른 무림맹 사람들과 비교해도 내 옷은 품질이 월등해보였다.
“저 애는 뭐야?”
“맹주님실로 가는 것 같은데?”
무림맹 사람들은 날 보면서 수군수군 댔다. 곽진도의 말로 들어보나, 사람들의 반응으로 보나 맹주를 독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 듯했다.
‘이게 무림맹이야, 개방이야.’
하긴 이제 거지하면 개방으로 비유하는 것도 잘못된 얘기가 됐다. 내가 알기로는 개방이 구파일방 중 가장 돈이 많은 곳이니까 말이다.
무림맹의 허름한 건물을 구경하자니, 그나마 좀 깔끔한 방문이 나왔다. 문이 꺼끌꺼끌하지 않고 윤택이 나는 게 최근에 아교칠까지 한 것 같았다.
“여기가 맹주님 방입니다.”
“네.”
역시 여기는 무림맹주의 방이었다.
무사는 맹주실의 문을 똑똑 두드렸다. 방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호위는 그제야 공손하게 방문을 열었다.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집무 책상이 보였다. 상반신만 나온 종리운이 웃으며 인사했다.
“왔군. 공자.”
“안녕하십니까.”
문이 닫혔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래도 무림맹 건물 치고는 깔끔했다. 온갖 서적들과 지도들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에는 맹주실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작은 방이 또 있었다.
난 집무실 책상 맞은편에 있는 손님용 의자에 앉았다.
“맹주님과의 독대가 꽤 어려운 모양이군요.”
“어렵지.”
종리운은 대답하며 일어났다. 그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난 흠칫 놀랐다. 종리운의 허리춤 밑으로 누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종리운의 기감이 강해 내가 못 알아챈 것 같았다.
“얘가 거의 붙어있거든.”
“누구죠?”
아이는 내가 묻자 그제야 종리운의 몸에 묻혔던 머리를 돌렸다. 머리가 어깨까지 오는 여자아이였다.
“내 제자야. 이름은 갈유월(葛柔月)이고.”
“아, 제자가 있으셨군요.”
종리운은 모르는 듯했지만, 그녀는 나를 강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난 아주 잠깐 눈동자로 시험을 해봤다. 내가 종리운한테 눈이 가는 순간 그 눈빛은 더 강렬해졌다.
난 그 사실을 아는 순간 종리운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래. 워낙 날 따라서 말이야. 아무리 나가라고 해도 안 듣지.”
“그렇군요.”
“유월아, 인사 하려무나. 네 나이가 올해로 열 하나지? 그럼 오라버니구나.”
갈유월은 종리운의 다리 뒤로 몸을 살짝 가리더니 짧게 숙였다.
“안녕하세요.”
말소리는 기감이 아무리 좋은 나라도 집중해야 들어야 할 정도였다.
“일단 차나 좀 대접해야겠군. 맹주실에 유월이 나이 또래의 사람이 오는 건 정말 처음이야. 찻잎을 가져올 테니 좀 얘기라도 하고 있게.”
종리운은 붙어있는 갈유월을 억지로 내 맞은편에 두고 안의 방으로 들어갔다.
갈유월은 나를 바라보았다. 나와 비슷하게 꽤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갈유월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야.”
“응.”
아까같이 작은 목소리라 귀를 기울여야 했다. 갈유월의 목소리는 아까같이 작았지만 떨리지는 않았고 차가웠다.
“맹주님은 내 사부님이야.”
“그래. 알아.”
“그러니까 가.”
“안 돼. 나눌 얘기가 있어.”
“꺼지라고. 내 말 이해 못해?”
갈유월의 목소리와 눈빛이 한 층 더 서늘해졌다. 어떤 느낌인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아쉽게도 끝마쳐지지 않았다. 종리운이 다기를 들고 이 방으로 다시 온 것이다.
고수가 차를 타는 방법은 신기하면서도 간단했다. 찻잎에다가 대나무 수통을 기울여 물을 넣고, 손으로 찻잔을 움켜쥐면 차가 끓었다.
종리운은 그렇게 만들어진 찻잔 세 개를 들고 내 맞은편과 갈유월 옆에 앉았다.
갈유월은 언제 나에게 험한 말을 뱉었냐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잠잠했다.
“감사합니다.”
난 차를 홀짝 마셨다. 무림맹 건물로 봐서는 싸구려 홍차나 대접받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차였다.
“황산모봉(黃山毛峰)이라. 좋은 차군요.”
“오. 알고 있군. 남궁세가에서 대접받았을 때 맛있어서 산 건데, 내가 아는 맛이 아니더군. 끓이는 사람의 차이겠지.”
종리운은 풀이 죽는다는 듯 말했다. 나는 바로 대답했다.
“그건 아닐 겁니다.”
“허허. 어린 나이에 벌써 사회생활을 하려 하다니. 아직 십 년은 이르다네.”
“아뇨. 이건 일급 황산모봉이고, 특급 황산모봉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대개 도화봉(桃花峰)과 조교암(弔橋庵)에서 난 걸 특급으로 칩니다. 특급 찻잎들과 다른 찻잎들은 따로 나눠서 살청(殺靑)하기 때문에, 맛이 차이가 많이 나는 편입니다.”
상품으로 취급하는 상계 사람과 소비만 하는 무가 사람의 지식이 같을 수는 없다. 상계 사이에서는 당연한 얘기였지만, 종리운은 처음 듣는 것 같았다.
“오. 그런 차이가 있었군. 난 혹시 내가 못 끓이는 건줄 알았지 뭔가. 역시 견식이 대단하군.”
“잡학입니다.”
종리운은 껄껄 웃었다. 본인이 차를 못 끓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받은 게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그걸 본 갈유월은 나를 향한 적개심을 더 태우는 것 같았다. 나는 종리운이 차를 마시는 동안 그녀를 향해 살짝 웃어주고 다시 표정을 바꿨다.
“크흠, 우리가 할 얘기가 많지. 그럼 유월이는 잠깐 나가있으려무나.”
결국 종리운의 명령이 떨어졌다.
어차피 예정된 순간이었다. 종리운이 갈유월을 아무리 아껴도 공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동석시킬 수는 없었다.
갈유월은 아무 말 없이 종리운을 올려다봤다. 그 눈이 너무 초롱초롱해서 종리운은 눈이 부시는 듯했다.
“···큼, 가끔 상대가 이해해줘서 안 내보내는 경우도 있기는 했는데.”
종리운은 날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난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보내시지요.”
“저런. 그러면 안 되겠구나.”
순식간에 갈유월은 종리운에 의해 들렸고, 문 밖으로 옮겨졌다. 문까지 잠가서 다시 들어오지도 못했다.
마지막으로 문이 닫히기 전에 갈유월의 날 보는 눈빛은 살기를 담고 있었다.
종리운은 민망하다는 듯 헛기침을 하며 자리로 돌아왔다.
“미안하네. 나한테 떼어지기를 너무 싫어하는 아이라 말이야. 본심은 착한데.”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그 얘기부터 하는 게 순서에 맞겠군요. 세가의 일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실 수 있다고요.”
“그래.”
“그건 병력을 지원해주겠다는 의미겠죠?”
종리운의 눈빛이 변했다. 그래. 그도 손녀뻘 제자에게 약한 뒷방 늙은이가 아니었다. 칠존의 하나이자 무림맹주 종리운인 거다.
“맞네. 병력뿐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도 지원해주지. 인사, 군수에 관련하여 말이야. 물론 우리도 인력이 부족하니 우리 사람은 못 주고, 믿을만한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거라네. 자네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황금세가가 정상화되길 바라고, 그것을 위해 꽤 옛날부터 움직여 왔다네. 그러니 그 병력들이 문제 일으킬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나는 차를 마셨다.
“그걸 걱정하진 않습니다. 지금까지 도와주신 바가 있으니까요. 다만 어째서 저희를 도와주셨는지는 궁금하군요.”
“그게 정파의 할 일이니까.”
참 명확한 것 같으면서도 추상적인 대답이었다. 우리 세가는 정파, 사파, 마교에게 모두 유린당했으니 정파의 할 일이라는 게 뭔지, 나는 사실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큼. 별로 와닿지 않는 모양이군. 아무튼 동맹을 더 공고히 하자는 말일세.”
“그렇군요.”
종리운의 눈은 확신에 가득 차있었다. 이 제안이 거절당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었다.
황금세가는 무력이 절실하고, 무림맹은 그걸 채워준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거절할 이유도 없었을 뿐더러, 거절하면 안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불충분했다. 난 고작 주둔 병력 몇을 얻자고 여기로 온 게 아니었다.
“물론 저도 동맹의 공고함을 생각하고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주도권을 내게로 가져올 때였다.
“맹주님이 저희에게 지원해주고자 하는 것들은 저희에게 이미 충분합니다.”
*
종리운은 여자아이 같이 여리여리한 저 금목환의 얼굴을 바라봤다. 자신의 제자인 갈유월과 붙여놓으면 남매가 아닌 자매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그런데 저 곱상한 얼굴과는 달리 말의 내용은 미쳤나, 싶을 정도였다.
“···허허. 한 세가를 재건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 지식이 필요하네. 우리는 그걸 메워준다는 얘기야.”
“말씀드렸다시피 충분합니다. 그건 제가 다 알아서 할 수 있습니다.”
종리운은 할 말을 잃었다. 분명 영특한 아이라는 건 알고 있다. 비연각주는 황금세가는 망해도 막내공자는 꼭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무림맹으로 데려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역시 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그런 진영을 짠다는 건 천재라고밖에는 말 못하니까.
분명 다른 일도 잘할 것이었다. 하나만 보면 열을 안다. 그래도 전문가를 거부할 수준으로 모든 능력에 자신이 있다는 말인가.
“정말 모두 다 안다고,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건가?”
“다 알고 있습니다.”
영리하고 영특한 건 알겠지만, 모든 분야를 전문가처럼 할 수 있다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러면 지금 내가 어떤 질문을 내도 다 대답을 내놓을 수 있단 말이 되는데?”
“만족하실 진 모르겠지만, 대답은 가능합니다.”
종리운은 헛웃음을 지었다.
이쯤 되어서는 걱정마저 되기 시작했다. 금목환은 너무 똑똑한 나머지 자기가 뛰어난 걸 알고 교만에 빠져있을 수도 있었다.
물론 그래도 됐다. 아직 어린 아이니까. 그렇지만 그걸 적절히 멈춰주는 건 좋은 어른의 역할이었다. 종리운은 목을 가다듬고 진지한 목소리를 냈다.
“공자. 내가 앎이라는 걸 알려줘도 되겠나?”
“알고 있습니다. 안다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죠.”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논어의 위정편을 서두로 가르침을 내리려고 했건만, 이미 금목환은 알고 있었다.
이 어린 천재의 교만을 꺾어놓으리라. 종리운은 다짐했다.
*
종리운은 금목환의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천재인가, 마귀인가···’
금목환은 이미 자신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증명했다. 정말 세가를 재건하기 위한 모든 계획이 잡혀있었으며 그건 완벽했다.
지금 이야기 하는 건 그냥 종리운의 호기심이자 오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니까 삼재검법(三才劍法)과 태극검법(太極劍法)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태극이 음양을 낳고, 음양이 오행을 낳고, 하늘과 땅이 남녀를 낳았으며, 두 기운으로 만물이 생했습니다. 천, 지, 인이라는 삼재의 개념이 여기서 나온 것 아닙니까?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각, 땅을 내딛을 수 있는 발,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정도의 인지력만 있으면 되지만, 태극을 자각하는 것에는 부단한 깨달음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종리운이 예상한 수준은 아득히 넘어섰다. 금목환은 아이의 수준에서 천재가 아니었다. 그냥 이미 완성된 천재 수준이었다.
삼재검법도 도가의 검법이고, 태극검법도 도가의 검법인데 어째서 하나는 상승의 무공이고, 하나는 시장에 나다니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하여 저렇게까지 대답할 수 있는 열두 살이 중원에 어디 있다는 말인가.
본인의 깨달음을 이미 무학에 적용할 수 있는 정도라니. 물론 저 설명을 할 수 있다고 무공이 고강하다는 건 아니었다. 강한 무공에 저 깨달음이 얻어지면 더 강해지는 것이다.
종리운은 남창에서 보고를 받았을 때, 금목환이 무공에 열중한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저런 지식을 가지려면 책만 읽어야 될 것 같았지만, 어째선지 책은 안 읽고 무공만 단련하는 것이었다.
물론 금목환이 형산의 양자를 죽인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종리운은 그걸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유망한 후기지수들이 모두 고수가 되지는 않으니까. 거기서 일류라도 다는 사람들은 일 할이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어쩌면 형산의 양자가 형산이 자랑한 것만큼 재능이 있는 게 아닐 가능성도 있었다.
‘설마 그걸 이기고 자만하는 건가.’
물론 그래도 금목환이 인재라는 사실과는 전혀 상관없었다. 이 수많은 대담 속의 몇몇 부분에서 금목환은 종리운이 깜짝 놀랄만한 대답을 하고는 했으니까.
이게 왜 말도 안 되는 일이냐면, 상대가 검존 종리운이라는데 있었다. 무림에서 절정 경지는 수련만 하면 가능하나, 그 이상의 경지는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그만큼 절정에서 더 오르기 위해서는 정신의 수양도 게을리해서는 안 됐다. 그렇게 지식과 깨달음을 얻은 검존이 열두 살과 여러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니. 직접 보지 않았다면 단박에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여겼을 거다.
‘허.’
나이를 어떻게 먹었기에 십이 년 동안 통용되는 경전을 모두 읽어봤으며, 군략 같은 우도방(右道房)에서부터 진법 같은 좌도방(左道房)에 이르기까지 이토록 해박할 수 있단 말인가.
당금, 아니, 역사적으로 봐도 이런 아이가 있었던가. 없다.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깟 무력이 무슨 상관인가. 세상에는 무력 하나 없이 중원을 흔드는 자가 많았다.
지천명이 넘은 사람들은 뛰어난 아이를 보면 설레는 법. 종리운의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비연각주가 칭찬하기는 했지만, 정말 이 정도로 대단한 아이였을 줄이야. 아마 비연각주도 이렇게 대단한 아이인 것까지는 모를 거다.
그렇다면 이 무가지보(無價之寶)에 해당하는 아이는 자신만 알고 있는 거였다.
“큼, 그래, 문답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지. 잠깐 주제가 샜군.”
“그러시죠.”
종리운은 이 불가사의한 어린 생명체를 바라봤다. 저 아이는 대체 무엇을 요구하려는 걸까. 웃긴 일이지만, 천하의 검존이 어린 아이 앞에서 긴장이 됐다.
“그럼 공자가 원하는 걸 말해보게.”
“아버지를 직접 보길 원합니다.”
아버지라. 황금세가의 가주를 얘기하는 것이었다.
사실 종리운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세가를 정비할 때 가장 필요한 건 돈도, 인력도 아닌 가주라는 중심이었다.
지금 그 가주가 실종 상태로 있으니 동력이 꺼진 것이다. 가주의 역할은 세가에서 무엇보다 중요했다.
원래라면 절대 불가이다. 아무 소득 없이 비밀이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 셈이니까.
종리운은 턱을 괸 다음, 볼을 검지로 두드렸다. 고민은 짧았다.
“좋아.”
지금껏 무덤덤했던 금목환의 얼굴이 움찔하고는 찻잔을 들었다. 금목환도 이렇게까지 흔쾌히 받아들일 건 생각 못한 모양이었다.
“대신 무림맹에 들어오게.”
“그건 힘들 것 같습니다.”
종리운은 금목환이 적어도 조금은 고민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대답은 즉각 나왔다. 오히려 당황한 건 이제는 종리운이었다.
“···어째서? 좋은 기회 아닌가. 무림맹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를 받을 수도 있고, 원하는 건 뭐든 배울 수 있지. 그래, 비연각 보고에는 공자는 요즘 매일 무공 연습을 한다고 되어 있더군. 무림맹에 들어오면 무학서고에 무공도 많고, 또한 가르침을 청할 사람도 많다네.”
“전 외총관님을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그 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천류유성검은 훌륭한 무인이지. 그러나 그는 세가가 바빠지면 중차대한 일을 맡을 것 아닌가. 그러면 공자를 그렇게 많이 봐줄 수가 없을 테고. 당장 지금도 매일 혼자 무공 수련하지 않던가. 공자 나이에 무공을 혼자 연습하면 효율이 많이 떨어지네. 그러니 무림맹에서 차근차근···”
금목환이 그때 찻잔을 내려놓았다. 청명한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혼자서도 충분합니다. 적어도 무공 때문에는 무림맹에 갈 일은 없습니다.”
그리고 금목환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전 재능이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