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화
10년 전으로 돌아왔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인생 전체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로또 번호 같은 건 기억에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걸 했다.
“네, 대출되셨습니다.”
주택 청약 통장에 든 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전부 주식에 박았다.
주식 시장에 관심은 없었으나, ‘10년 동안 주가 200배 상승’이란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다. 회사 이름도 특이했기에 찾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전기차 기업이라. 그러고 보면 미래에는 전기차가 대세기는 했지. 10년 동안 200배라 했고, 그때 기사에서 봤던 그래프가…….’
성필은 문장보다 숫자와 그림을 더 잘 기억했다. 특히 그게 그래프 형태라면 더더욱.
얼마 안 있어 가로축의 시간과 세로축의 가격이 떠올랐다.
‘현재 가격이 4달러. 내가 주식 24000개를 샀으니까.’
1년 뒤, 이 주식은 15배 오른다.
가장 드라마틱한 상승은 9년 뒤의 5배 점프다.
100달러 주식이 1년도 안 되어 500달러를 돌파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4달러도 15배나 오르면 엄청난 양이다.
‘대충 15억이군.’
10년 동안 악착같이 모은 돈을 전부 주식에 넣었다. 그리고 그게 1년 뒤에는 15억이 된다.
‘15억이면 내가 기획사를 차려도 괜찮겠지만, 실패하면 뒤가 없어. 그리고 아이돌 만들기엔 애매하게 부족한 돈이야. 이 주식은 15배가 뛴 후에는 지지부진하니, 더 기다려도 15억 이상의 수익을 얻는 건 힘들고.’
하지만 15억이 곧 손에 들어온다는 사실은 기분을 좋게 하기 충분했다.
기분이 좋은 건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40대의 몸으로 살다가 갑자기 30살이 된 것이다. 젊어진 몸으로 거리를 거니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이왕이면 서른 말고 20대였으면 좋을 텐데.’
그러면 개처럼 일해서 전부 주식에 붓는 것도 생각해봤으리라.
몇 년 고생하면 평생 놀고먹는 것도 가능할 수도 있다.
‘……아니야.’
성필은 석세스 엔터테인먼트 건물 앞에 섰다.
아직은 저층 빌딩의 두 층을 사용할 뿐이지만, 미래의 신사옥은 십수 층의 고층 빌딩이다.
그때 느꼈던 쾌감을, 성필은 아직도 잊을 수 없었다.
‘아마 20대로 돌아갔어도, 나는 이 일을 했을 거야.’
성필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김태훈 대표를 찾았다. 그는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다.
“어, 성필이 왜?”
그는 여느 때처럼 싱글싱글 웃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지만,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듯했다.
‘내 미래를 보는 능력은 100% 정확해.’
비록 지금은 성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더라도, 미래의 김태훈은 그를 버리게 되어 있다.
성필은 미래의 광경에서 느꼈던 후회와 증오, 절망을 가슴에 새겼다.
‘말해. 말해라 박성필.’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뭐 별일 없나 해서.”
힘들었다.
이 시기의 김태훈과 성필은 형제나 다름없었다. 비록 회귀를 했다 쳐도, 현재는 현재였다.
갑자기 찾아와서 사직서를 던지는 건 힘들었다.
“별일? 아! 어제 우리 연습생 애들이 몰래 배달 음식을 먹었다더라. 상열이가 벼르고 있대.”
“…….”
윤상열도 이 시점에 석세스 엔터로 왔었다.
그 이름을 듣자 성필의 마음속에서 또 분노가 끓었다.
‘그래. 그 인간 보면 다시 의지가 생길 거야. ……아니면 지금부터 또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성필이 프로듀싱에 손대지 못했던 건, 자기주장이 약했던 이유도 있었다.
김태훈은 성필이 매니지먼트를 맡아주길 바랐고, 성필도 형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미래에 회사가 안정되면’이란 기약을 잡고, 프로듀싱을 매년 미뤄왔었다.
‘지금부터 바꾸면 달라지지 않을까?’
희망적인 관측이지만, 실험해봐서 나쁠 건 없다. 그 실험이란 게 몇 년이란 게 문제지만.
그때 성필의 핸드폰이 울렸다.
[윤상열 프로듀서님]
깍듯하게 저장된 이름이었다.
성필은 전화를 받았다.
“예 형님.”
[성필아 잠깐 연습실로 와봐.]
그렇게 전화가 끊겼다.
성필은 핸드폰을 꽉 쥐었다.
사람을 종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다짜고짜 전화 와서 어디 어디로 오라니.
‘아, 기억난다. 윤상열 이 새끼 또 나 꼽 준 날이네.’
“형, 나 연습실 갔다 올게.”
“상열이가 불렀어? 그래, 다녀와. 걔 혼자 애들 혼내는 것보다야 네가 옆에 붙어있는 게 더 효과 좋을 거야.”
김태훈은 사려가 가득 담긴 말투였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혀 안에 칼을 숨기는 것처럼.
“……응, 갈게.”
성필은 아래층의 연습실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십수 명의 연습생들이 시선을 땅에 처박고 있었다.
흡사 벌 받는 분위기였다.
그 앞에는 윤상열이 서 있었다.
‘이 인간 스타일이 이랬지. 프로듀싱 권한 받자마자 연습생들 쥐잡듯이 잡은 거.’
성필은 그의 곁으로 갔다.
“왔냐? 그 말 들었어?”
“애들이 배달 음식 먹은 거요?”
“잘 아네.”
윤상열은 성필을 물끄러미 보았다. 성필은 그런 그와 시선을 쭉 맞추었다.
그러자 윤상열이 픽 웃었다.
네가 어디서 눈을 똑바로 뜨냐는 듯이.
“애들 관리하는 거 네 일이잖아.”
석세스 엔터는 아직 작은 회사다.
성공한 그룹이나 가수가 있기는 해도, 대형 기획사처럼 신인개발부를 따로 굴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성필이 연습생까지 총괄 관리하고 있었다. 총괄이래도 밑의 사람들을 시키는 데 불과했지만.
“나는 애들을 어떻게 만들지 정하고, 너는 그렇게 되도록 관리하고. 그게 우리 둘 사이에 정해진 일 아니야?”
“그렇죠.”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너는 왜 이렇게 태평해?”
성필은 한숨을 쉬었다.
만약 석세스 엔터에 쭉 있는다면, 10년 동안 당하게 될 수법이기 때문이다.
잘못한 사람을 직접 갈구는 게 아니라, 그 윗사람을 직접 불러서 갈구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대부분 성필이었다.
“제가 애들 혼낼게요.”
성필이라고 전부 감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매니지먼트 측의 최종 책임자는 성필이다.
당연히 윤상열이 성필에게 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은 그의 저열한 의도가 너무 잘 보였다.
“어떻게?”
“제가 한다니까요.”
성필은 석세스 엔터의 매니지먼트 책임자다.
그런 성필을, 윤상열은 연습생 앞에서 갈구는 것이다.
연습생들에게는 ‘아, 윤상열 프로듀서님이 박성필 매니저님보다 더 높구나’란 인식이 박힌다.
타인을 낮추어 본인의 권위를 올리는 아주 더러운 수법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윤상열이 허허 웃었다.
“나 지금 화내는 거 아니야.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잖아.”
“이 미친 새끼들아!”
성필이 옆에 놓인 의자를 발로 찼다.
의자가 우당탕 바닥을 구르자 연습생들이 흠칫했다.
윤상열은 아예 몸까지 떨며 놀람을 표출했다.
“너, 너, 뭐…….”
“돌았냐 너희들? 치킨? 미친놈들이 아주 환장했구나.”
성필은 가장 앞에 선 연습생에게 다가갔다. 그와의 거리가 30cm도 되지 않게 근접했다. 그리고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회사가 너네 치킨 먹으라고 연습시키는 거야? 치킨 맛있게 먹이려고 레슨시켜? 응? 대답해봐.”
“아, 아니요.”
“칼로리가 몇이야? 이러라고 짐에 보내서 체질 분석하고 식단, 운동 짜주는 줄 알아? 아하, 알겠다. 우리 회사 파산시키려고 그러는 거구나. 너희 일주일에 한 번뿐인 PT 받는 거 얼마인지는 알아? 아냐고. 모르겠지. 알면 그딴 짓 안 했겠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아이돌 하려고? 너희들은 심보부터가 썩었어.”
성필의 격노에 다들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
무거운 공기가 연습실을 가득 채웠다.
그 분위기가 순식간에 풀린 건, 성필이 윤상열을 돌아봤을 때였다.
“이렇게 혼낼 건데요. 어때요?”
윤상열은 적잖이 당황한 듯 침을 삼켰다.
물론 여기서 ‘아, 그래? 괜찮게 혼내네.’라며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성필은 윤상열에게 항의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 것이다.
“뭐 하는 거냐, 너.”
“이렇게 혼낼 거라고요.”
“내가 그런 뜻으로 물어본 줄 알아?”
“알아요. 애들 앞에서 저 갈궈서 더 대단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하는 거요. 전에 있던 기획사에서 나온 것도 성격 더러워서 그런 거 아녜요?”
“뭔 일이야?!”
성필이 낸 소리 때문인지, 김태훈 대표가 연습실로 들어왔다.
뒤에는 직원 몇이 더 붙어있었다.
김태훈은 성필과 윤상열을 번갈아 보았다.
“왜 그래. 둘이 싸웠어?”
“……아니요, 대표님. 아닙니다.”
“이 인간이 애들 앞에서 저 망신 주잖아요.”
“너 뭔……?!”
“아니에요? 저한테 할 말 있으면 따로 하든가, 애들 기강 잡으려면 저한테 시키든가 하지, 왜 굳이 여기로 불러서 저 쪽 줘요? 이게 상도의예요? 사회생활 안 해보셨어요?”
“……그럼 넌 지금 뭐 하는 짓거린데.”
“똑같이 해주는 거죠.”
만약 미래를 보지 않았다면, 성필은 이때 윤상열에게 숙이고 들어갔을 것이다.
여기서 윤상열과 대판 싸운다면 연습생들이 동요할 테니까. 석세스 엔터 개판이라며 소문이 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성필은 참지 않았다.
참을 필요가 없었다.
“똑같이? 참나.”
윤상열은 몇 번이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너랑 내가 같아?”
“아, 다르죠. 제가 선배잖아요.”
“서, 선배? 나한테서 족보 따지는 거냐?”
“어디서 오셨는지 알아요. 누구 프로듀싱했는지도 알고요. 우리 회사가 모셔오기 어려운 분이란 것도 아는데, 먼저 회사에 있던 사람도 존중해주셔야죠?”
“아쉬운 쪽이……!”
윤상열은 더 뱉어내려다가, 옆의 김태훈을 보곤 입을 다물었다.
아마 ‘아쉬운 쪽이 굽히는 게 당연하다’, 이런 어조의 말이었으리라.
감히 나처럼 대단한 분을 이 작은 회사에서 모셨는데 알아서 대접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거기까지 읽은 성필은 또 열불이 났다.
“둘 다 그만해. 나가서 얘기하자. 나가서.”
“아니요. 여기서 들어야겠어요. 상열이 형. 저 계속 아랫사람처럼 대하고 무시하고 그럴 거예요?”
“이게 사람 진짜 나쁜 놈으로 만드네. 내가 언제 그랬는데?”
“방금도 그랬잖아요.”
“그만하라고 했다.”
김태훈의 목소리가 점점 더 낮아졌다.
화났다는 표시였다.
성필도 여기서는 물러나야 했다.
연습생들의 앞이다. 윤상열은 어찌 됐든 김태훈의 권위마저 무시할 수는 없었다.
셋은 연습실을 나섰다. 그러자마자 김태훈이 싸늘하게 말했다.
“성필아 사과 드려. 네가 애야? 감정적으로, 그것도 연습생들 앞에서 그러게.”
“…….”
성필은 앞으로 벌어질 10년의 미래를 떠올렸다.
앞으로도 성필과 윤상열은 사사건건 대립한다.
그때마다 김태훈은 중재자로 나서서 성필이 먼저 사과하기만을 지시했다.
언제나 성필이 먼저 굽혀야만 대화가 진행됐다.
이젠 그러고 싶지 않았다.
“저도 잘못했지만, 먼저 잘못한 건 상열이 형이에요.”
애초에 처음부터 잘못됐다.
김태훈은 윤상열을 편애했다. 그러니 권력 구도가 조금씩이라도 기울 수밖에 없었다.
초장부터 그 기울기를 없앴어야 했다.
그리고 이번이 그 기회였다.
‘만약 안 된다면 정말 어쩔 수 없어.’
성필은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은 아무리 위로 올라가도, 결국에는 좀 높은 매니저에 불과하다.
경력을 쌓아봤자 대체 가능한 관리자일 뿐이다.
그러니,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김태훈에게 자기주장을 확실히…….
“빨리 사과하라니까. 먼저고 나중이고, 상열이가 연장자잖아.”
김태훈은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성필의 항의를 듣는 시늉조차 안 했다.
‘나랑은 다르게 귀하신 분이다 이거구나. 나야 술 몇 번 먹이면 풀어지겠지만, 이 인간은 아닐 테니까. 나를 꺾어서…….’
이해가 되긴 했으나, 무시 받는 입장에서는 무심히 넘길 수는 없었다.
“어서.”
그놈의 연장자 타령.
지긋지긋했다.
‘높은 데서 모셔온 귀하신 분이니까 네가 숙여’를 말할 용기가 없어서, 김태훈은 언제나 ‘상열이가 연장자잖아’라고 얼버무렸다.
그 내면은 ‘너 따위보다 훨씬 중요한 사람이니까 비위나 맞춰’였다.
“싫어요.”
성필은 애매하게 남아 있던 연민을 털어냈다.
‘이제부터 잘하면 바꿀 수 있어? 바보냐? 그딴 무른 생각으로 뭘 하려고.’
김태훈의 대응으로, 있는 정 없는 정 전부 사라졌다.
“야, 너 진짜…….”
성필은 아예 등을 돌려서 떠났다.
김태훈의 고함과 어이가 없는 듯한 윤상열의 웃음소리가 등을 때렸다.
‘이제 확실히 알겠네. 앞으로도 여기 있어봤자 내 손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어.’
* * *
가로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남자.
그의 이름은 한구인이었다.
“다시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한구인은 한동안 여러 잡담을 했다.
분위기를 풀고 사람의 호감을 사는 게 익숙한 인물이다.
문제는 잡담의 내용이었다.
“아프리카의 착취적 경제구조가 바뀌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합심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아프리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필 님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네?”
뭔가 사는 세계가 다른 느낌이다.
바깥에서 스며들었던 겨울의 한기가 사라질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잡담을 이어가던 한구인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다.
이제까지의 여유로운 웃음에 진지함이 살짝 섞여 들어갔다.
“어떻게, 생각은 좀 해보셨나요?”
성필은 그와 대면한 후에도 줄곧 무표정이었다. 그건 바로 지금 던질 질문 때문이었다.
“총괄 매니저로 와 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렇죠. 이런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가로 엔너테인먼트는 신생 기획사나 다름없어서 방송가와의 줄이…….”
“예, 압니다. 저한테 뭘 바라시는지 알아요.”
저들이 원하는 건 성필의 경력에서 오는 연줄이다.
성필은 근 8년 동안 정말 개처럼 구르면서 매니저 일을 했다.
단순히 힘들게 일했단 뜻만이 아니었다.
중요한 인물들에게 눈도장 한 번 찍기 위해 밤과 새벽을 낮처럼 다녔고, 그들과 말이라도 붙여보려고 웃음을 가면처럼 썼다.
그렇게 산 게 8년, 성필은 중견 매니저로서 여러 연줄을 가지게 됐다.
가로 엔터테인먼트가 바라는 게 바로 그것이었다.
“조건이 있습니다.”
“예, 말씀하세요.”
“제가 프로듀싱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프로듀싱.
제작.
아이돌 업계로 말하자면, 연습생의 선발부터 앨범 발매까지 아이돌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뜻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프로듀싱 말입니까?”
한구인은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8년 동안 매니저 일만 해온 인간이 갑자기 프로듀싱을 말하니, 이해가 안 될 만도 했다.
“참가라면 어느 정도를 말하시는 건가요?”
“직접적으로 제 의지를 관철할 수 있을 수준입니다.”
“아하.”
성필도 잘 알았다.
이런 요구 따위 들어줄 리가 없다.
‘직접적으로 의지를 관철할 수 있을 수준’이란 건 A&R, 프로듀싱 파트의 중역이나 가능한 것이다.
직급으로 말하자면 기획사의 이사급 정도다.
당연히, 기획사가 처음 들어오는 인간에게 결정권을 줄 리가 없…….
“그럼 사장님을 뵙고 이야기 나눠보시는 건 어떠십니까?”
“……네?”
성필의 얼빠진 대답과 함께, 한구인이 미소 지었다.
“지금 시간 괜찮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