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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149화 (149/760)

149화

회사로 돌아가는 차 안, 리카는 성필의 팔에 얼굴을 묻고 세상이 떠나가라 울었다.

운전하기 불편했다.

“이사니임, 저 어떡해요오……. 끄윽, 못생겨졌어요오…….”

“안 못생겼어. 넌 대머리라도 예뻐.”

“아타시(저) 대머리 아니에요! 이제 어떡해요 저는……. 저 이상해졌어요. 이상하게 보일 거예요. 이사님도 실은 저 못생겼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네가 못생겼으면…… 빨리 나를 포함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다 사과해.”

리카는 도무지 울음을 그칠 기미가 안 보였다.

그야 리카의 헤어스타일이 충격적이긴 하다. 안 어울리기는 한데, 그렇다고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그냥 스타일링 실패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리카야 슬프겠지. 자기 머리인데.’

성필은 리카가 우는 게 이해가 됐다.

그런데 팔에 얼굴 비비는 건 제발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눈물이랑 화장이 뒤섞여 성필의 옷을 더럽히고 있었으니까.

“이제 이사님한테도 버려질 거예요오……. 이사님은 흐끅, 얼굴만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아…….”

“어, 맞아. 떨어져.”

겨우 울음이 잦아가던 리카가 더더욱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그럴 줄 알았어요! 에리카 때도 그랬어요! 나빠! 얼빠! 나쁜 사람!”

“리카, 난 너 대머리래도 예쁘다고 생각한다니까.”

“대머리 아니라고요오오!”

“하아.”

성필은 길가에 차를 세웠다.

리카가 두려움에 떨었다.

“못생겨졌다고 아타시(저)를 길에 버리고 갈 생각이신가요?! 진짜, 진짜 너무해애…….”

“리카, 여기 봐.”

성필이 백미러 각도를 조절해서 리카에게 향하도록 했다. 그녀는 거울을 보고 싶지 않은지 시선을 피했다.

“보라니까.”

“흐읏.”

리카는 겨우겨우 거울 안의 자신과 눈을 맞추었다.

“뭐가 보여?”

“아타시(저)…….”

“내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애가 보여.”

“헤엑?!”

“왜 자꾸 내 맘 아프게 못생겼다고 하는 거야. 이렇게 예쁜데. 머리는 뭐…….”

옛날보다 못하긴 하지만.

“그러니까 그만 울고 자신감을 가져. 리카 네가 최고야. 네가 세계 제일 미녀야.”

“소, 손나(그런)……!”

성필이 티슈로 리카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자, 코.”

“흐응!”

성필이 티슈를 가져가자 리카가 코를 풀었다.

리카는 백미러에 비친 자신을 보더니 헤헤 웃었다.

“다시 보니까 여전히 예쁜 거 같아요! 아, 이 스타일도 조금 어울릴지도?”

“그래 그래. 리카 예쁘다.”

“에헤헤.”

성필은 리카를 홍규헌에게로 데려갔다.

리카를 보자마자 홍규헌이 표정을 귀신처럼 일그러뜨렸다.

“누가 우리 애 저 꼴로 만들어놨어?”

“으아아아아아앙!”

리카가 또 울음바다에 빠졌다.

홍규헌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리카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누구야. 가서 따지자.”

“흐끄윽…… 헤어샵에에…… 언니가아아…….”

마치 학교에서 맞고 온 자식을 끌고 따지러 가는 학부모 같았다.

성필은 그녀를 진득이 말려야만 했다.

“참으세요! 리카 헤어스타일은 앨범 활동 기간까지 무료로 계속 수정해주신대요!”

“하아, 아, 씨, 뭔, 하아…….”

성필은 리카를 달래서 사장실 밖으로 내보냈다. 홍규헌은 담배를 입에 물고 까딱거렸다.

“기르게 하자. 계속 기르게 해. 발모제라도 써서 길러.”

“발모제 쓰면 두피에 안 좋다는데요…….”

“농담이야. 내가 진짜 그러겠어?”

도저히 농담으로 안 들린다.

“그리고 뮤비 촬영 때까지도 안 자라면 붙임머리 시술하면 되죠.”

“얼마지?”

“30만 원 정도요.”

“…….”

홍규헌이 작게 ‘발모제……’라고 말했다. 성필은 기겁해서 그녀를 오랫동안 설득했다.

* * *

숙소에 돌아온 리카는 씻은 뒤, 자신의 정수리를 빗으로 톡톡톡 두드렸다.

백설하가 이상하게 여기며 물었다.

“리카 뭐해?”

“이러면 머리카락이 빨리 자란대요.”

“그렇구나.”

“쌤 혹시 머리카락 빨리 자라게 하는 법 아시나요?”

“으음, 속설이긴 한데. 야한 거 보면 머리카락이 빨리 자란대. 웃기지? 그런 걸로 자라날 리…….”

“엣찌(음란)!”

리카는 노트북을 가져와 거실의 텔레비전과 연결했다.

그리고 조아라가 의상 회의 때 보여주었던 남자 아이돌의 댄스 영상을 틀었다.

거실에 퇴폐적인 음악과 더불어 남자 아이돌의 가슴골과 옆구리, 복근과 겨드랑이가 계속해서 노출되었다.

“리카 너 또 왜 저거 틀었어! 너 진짜 나 화나게 하려고 작정했냐?!”

“아라쨩 놀리려는 거 아니야! 쌤이 야한 거 보면 머리카락 빨리 자란댔어!”

“…….”

“오오, 흉근(胸筋) 스고이(대단해)! 벌써 머리카락이 길어진 거 같아!”

조아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 리카를 바라보다가, 어느새 그녀의 곁에 붙어서 영상을 감상했다.

“운동 많이 하겠지?”

“모찌론(당연)! 아…….”

“왜?”

“아, 아냐.”

“너 이상한 거 생각했지? 설마 또 한의사님 떠올린 거야?”

멤버들이 숙소로 들어오기 전.

다 함께 숙소를 청소하러 왔을 때, 리카가 티셔츠만 입은 한구인을 보며 성희롱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남자도 가슴이 크네요’라면서.

조아라는 그때를 떠올리며 물은 것이었다.

“지가우(틀려)!”

“거짓말. 얼굴에 다 써 있구만. 내일 한의사님한테 말해야겠다.”

그러면 한구인이 충격받고 눈물을 흩뿌리며 회사 밖으로 도망칠 것이다.

“박 이사님 생각했단 말야!”

“어?”

리카의 옆에 있던 조아라.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말리던 장하양.

힐끔힐끔 티비를 곁눈질하던 백설하.

셋 다 동시에 리카를 바라보았다.

“데뷔 무대 끝나고 박 이사님 가슴에 얼굴 대고 울었었잖아! 그때 생각난 거야!”

“……이건.”

조아라가 백설하를 보았다.

“징계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응.”

“난데(어째서)?! 사실대로 말한 거잖아요!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착하다고 칭찬해줘야 할 일이라구요!”

“어땠는데?”

장하양이 질문했다.

“에, 어땠냐뇨?”

“영상처럼, 저랬어?”

“음, 흉근이 꽤…….”

“바, 박 이사님 성희롱하지 마!”

“언니가 물어봤잖아요?!”

설왕설래가 오갔다.

성필에게 보고하자는 의견과 그냥 두자는 의견이 제기되었으나, 결국 리카를 봐주기로 했다.

“리카, 알겠어? 회사 직원분들은 아이돌 같은 거야. 이상한 생각은 품으면 안 돼.”

“하이(네)…….”

봐주는 대신, 리카는 수십 분 동안 장하양에게 훈계를 들어야만 했다.

멤버들이 잠자리에 든 시각.

리카가 조아라를 안은 채 말했다.

“아라쨩.”

“왜.”

“이제 아라쨩을 이해할 거 같아.”

“또 뭐.”

“그런 영상 보는 거.”

“아니 난 춤 보려고 봤다고! 내가 뭐 하루 온종일 그런 것만 찾아다니는 줄 알아?!”

“잠 좀 자자 잠 좀!”

신아름의 외침에 두 사람이 쭈그러졌다.

한동안 침묵이 감돌다가, 신아름이 허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음탕한 년.”

“뭐? 신아름 너 뭐랬어.”

“아냐 아냐 아무것도. 잘 자라.”

“진짜 죽여버릴……!”

“아라쨩 진정해. 코 자자 코오.”

“하아, 이 씨…….”

내가 죄인이다 죄인이야.

조아라는 그리 궁시렁대다가 잠에 들었다.

* * *

바뀐 가사에 따라 백설하가 다시 가이드 녹음을 하러 왔다.

이번에 따라온 인원은 정지음과 성필, 멤버 전원이었다.

“보컬 느낌 설명은 오늘 녹음 보는 걸로 대신할 거야. 따로 곡 설명하는 시간은 없을 거야. 오늘 가이드 완성되는 대로 파트 배분 들어갈 거고, 너희는 바로 외우고 숙달해.”

가로 엔터는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제 컴백이 정말 지척으로 다가왔다.

최대한 빨리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얼마나 바쁘면 직원들 사이에서 슬슬 ‘컴백 미루면 안 될까요?’란 말이 나올까.

하지만 성필이 거절했다.

“성필아, 스케줄이 너무 타이트하잖아. 이러다가 완성도도 보장 못 하겠어.”

“안 돼!”

손혜빈은 성필이 미쳤나 생각했다.

사람들이 다 자기 같이 주말에도 회사에 오고 싶어 하는 줄 아나?

“이미 음방 다 잡아뒀단 말야!”

이제 보니 이유가 있었다.

“뭐? 아직 가이드도 안 나왔는데 어떻게 음방을 잡아?”

“그게…….”

당연한 소리지만, 음방 출연을 위해서는 몇 개월 전부터 PD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힘이 있는 아티스트야 널널히 원하는 기간에 신청할 수 있으나, 소녀연맹은 아니었다.

그래서 성필은 가이드가 나오기도 전에 영업을 다녔는데…….

“소녀연맹 벌써 컴백해? 빡세네. 그래, 그럼 스케줄 이때 잡아둘게.”

뮤직 스테이지의 구상준을 비롯하여, 총 3개의 음악 방송이 미리 소녀연맹을 스케줄에 포함시켰다.

성필의 매니지먼트 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이었다. 출연자에게 긴 준비 기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방송에서는, 출연자보다 매니저의 평판을 보고 출연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평판이 좋고 숙달된 매니저는 업계에서 그만한 대우를 받는다.

“그렇게 평판이 좋으시면 좀 미뤄도 되잖아.”

“안 돼. 이미 약속을 잡은 거잖아. 죽어도 지켜야 해.”

그리 말하는 성필은 미안한 기색을 잔뜩 담고 있었다.

“……그래, 이게 네 탓이냐. 타이틀곡 차일피일 미룬 우리 때문이지.”

손혜빈은 성필의 등을 쓸어주었다.

성필이 능력이 있어서 음방을 잡아 왔는데, 왜 이렇게 빨리 잡았냐고 화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하여, 멤버들의 녹음 또한 급히 진행되어야만 했다.

“자, 설하야 녹음 들어갈게.”

[네!]

부스 안의 백설하가 힘차게 대답했다.

오늘의 녹음은 바뀐 가사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을 부른다.

코러스, 즉 하이라이트 파트는 곡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코러스가 바뀌었으니, 다른 가사의 감정선도 다시 잡아야 한다.

백설하는 두 번째인 만큼 능숙하게 녹음을 진행했다.

중요한 건 바뀐 코러스 파트였다.

[날 가질 수 있는 넌, 인간

이상이거나 이하…….]

“설하야.”

정지음이 곡을 멈추고 토크백을 눌렀다.

[네.]

백설하는 당황하지 않고 경청했다.

처음 부르는 가사이니 당연히 디렉팅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사항.”

[네?]

“히읗이랑 이응 발음에 중점을 둬. 이사항. 이하아. 알겠어? 이사하앙…… 이하아하…….”

정지음의 디렉팅을 듣던 리카가 조아라의 어깨를 팍팍 때렸다.

“날 왜 때리…….”

“지음 오빠 세쿠시(섹시)!”

그녀의 말마따나, 정지음은 거의 신음이나 다름없는 수준으로 ‘이상’과 ‘이하’를 발음했다.

[네, 네?]

부스 안에서 정지음의 목소리를 온전히 들었던 백설하는 잔뜩 당황했다.

혹시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서 바깥쪽을 바라보지만, 부스에서는 밖이 안 보인다.

“안 들렸어? 날 가질 수 있는 넌, 인간. 여기까지도 방금보다 더 끈적하면서도 쭉 나가게. 목소리가 바닥에 들러붙는 것처럼. 네 기교를 최대한 발휘해.”

[아, 아…….]

“그리고. 이사하앙, 이하아하아……. 알겠어?”

[으, 어…….]

백설하는 가사지를 쥔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이, 이이, 이게 왜…….’

장하양의 도움으로, 백설하가 수정한 가사가 채용되었다.

당연히 장하양은 정지음에게 가사를 보여주었을 때의 반응을 알려주었다.

‘언니 가사가 발음하기 더 좋다던데요? 느낌도 더 강하고.’

그 말을 듣고, 백설하는 의아했다.

‘발음에 느낌이 더 산다고? 느낌이 더 강해?’

왜 그러지?

‘짐승’, ‘신’. 이 두 단어는 받침이 있다. 그러다 보니 부를 때 강세를 주기가 쉽다.

하지만 ‘이하’는 받침이 없다. ‘이하’는 코러스의 끝에 들어가는 단어이니, 문장 전체의 느낌을 결정한다.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 이상 ‘짐승’이나 ‘신’보다 강렬한 느낌을 주긴 어렵다.

그나마 ‘이상’과 ‘이하’의 끝이 양성모음이라 목소리를 지르긴 더 좋긴 한데…….

왜 정지음은 바뀐 가사가 더 좋다고 했을까?

‘이, 이거 때문이었어!’

이상, 이하.

히읗 발음을 섞어, 신음처럼 발음할 수 있다.

이것 때문에 곡 분위기에 더 들어맞는 개사(改詞)라고, 정지음이 판단한 것이다.

“설하야, 다시 시작할게.”

[…….]

백설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자기최면에 들어갔다.

‘나는, 나는.’

나는 배드걸(Bad girl)이다!

희대의 악녀다!

남자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 버리는.

남녀의 정사를 하룻밤의 장난처럼 생각하는.

그런, 그런…….

‘그런 여자…… 아닌데…….’

하지만 감정을 잡지 않곤,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정지음의 디렉팅을 못 따라가겠다.

백설하는 세상에 아무도 없단 듯, 눈을 꽉 감고 마음껏 자신의 기교를 마음껏 토해냈다.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에, 설하 쌤 아직 녹음 안 끝났는데요?”

성필은 대답 않고 녹음실을 나갔다.

잠시 후, 그가 돌아왔다.

“설하 코러스 파트 녹음 끝났어?”

“아직 하고 있는데요?”

성필은 다시 나갔다.

그리고 조금 더 있다가 돌아왔다.

“이제 끝났어?”

“이사님 뭔가요! 쌤이 녹음하는 게 듣기 싫으신 건가요! 쌤이 알면 슬퍼할 거예요!”

“리카.”

조아라가 리카의 어깨를 짚었다.

“그냥 아저씨 내버려 둬.”

“아라쨩은 왜 그래! 쌤이 이런 취급을 받는 게 화나지도 않는 거야?”

“그냥, 가만히 둬.”

“아타시(내)가 이상한 거야……?”

성필이 다시 녹음실에 자리 잡은 건, 백설하의 코러스 파트 녹음이 끝나고였다.

백설하가 녹음을 마치고 부스에서 나왔다.

성필이 박수를 쳤다.

“설하 잘했어! 이야, 역시 가수야 가수.”

“거짓말! 이사님 계속 밖에 있었잖……!”

조아라가 리카의 입을 막고 구속했다.

“아, 잘했나요?”

“응. 이제 이걸로 안무가님들한테 돌리면 되겠다. 너희들한테도 음원 줄 테니까 계속 연습하고. 알겠지?”

멤버들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선 백설하를 칭찬하기 바빴다.

“소녀연맹 메인보컬!”

“설하 쌤 솔로로 내는 게 더 잘 팔리는 거 아니야?”

“그러게. 우리가 불러도 저 정도 느낌은 못 줄 텐데.”

“쌤은 가수야!”

장하양은 잘했다는 듯 백설하를 보며 싱긋 웃기만 할 뿐이었다.

백설하는 멤버들의 칭찬이 쑥스러운지 자꾸만 고개를 도리질쳤다.

“아, 아냐. 가이드인데 뭐.”

“쌤은 진짜 노래 오래 공부한 티가 나요. 우리랑 발음부터가 다르잖아요.”

“맞아! 느낌이 너무 좋아! 연륜이야!”

“역시 20대 중반!”

“하하…….”

백설하, 23세.

받침에 시옷이 들어가면 중반이라고 하던가.

“그러네. 쌤 이제 중반이구나.”

“아니…….”

“연륜이야! 아타시(나)도 빨리 자라서 쌤처럼 되고 싶어!”

“나는…….”

“리카, 나이만 먹는다고 쌤처럼 되는 건 아니지.”

“에에.”

그때, 갑자기 백설하가 팔을 축 늘어뜨렸다.

마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이.

그리고 떨리는 양손을 천천히 얼굴 가까이로 가져갔다.

“아, 아니라구…….”

멤버들은, 백설하를 칭찬하던 동생 라인들은 깜짝 놀랐다.

백설하의 눈가가 젖어 있던 것이다.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녹음실을 나가버렸다.

“…….”

기분 나쁜 적막이 녹음실에 흘렀다.

“갔다 올게.”

성필이 백설하를 따라 녹음실을 나갔다.

동생 라인은 적잖이 당황해서 서로의 얼굴만 쳐다볼 뿐이었다.

“쌤 갑자기 왜…….”

“이, 이십대 중반…… 이라고 말해서?”

“그게 기분 나쁜 건가……?”

20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불안하게 앉아 있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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