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후회 안 하는 프로듀서-310화 (310/760)

310화

디저트 카페는 미리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봤던 대로 온통 분홍색이었다.

회전초밥집을 연상시키는 구조에, 테이블마다 어린 여자들이 앉아 수다를 떨면서 디저트를 만끽하는 중이었다.

“구석에 앉자.”

당연히 구석으로 가려면 사람들이 앉은 자리를 지나쳐 가야 했다.

성필이 지나가자 여기저기서 시선이 쏟아졌다.

자리에 앉자 1시간 정도 운동한 듯한 탈력감이 성필을 찾아왔다.

장하양은 그런 성필을 재밌단 듯 바라보았다.

“하양아.”

“네.”

“나는 뭐, 여자는 디저트를 좋아한다거나. 귀여운 걸 좋아한다던가. 그런 게 좀 선입견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역시…….”

이 카페의 이용자들을 보니 선입견에는 이유가 있단 말을 떠올리게 된다.

“왠지 난 여기 있으면 안 될 거 같아.”

“맛있는 거 드시면 금방 잊으실 거예요. 자, 이거.”

장하양은 테이블 컨베이어 위를 움직이던 디저트 중 하나를 집어 성필의 앞에 두었다.

보기만 해도 속이 느글거리는 멜론 파르페였다. 과자와 과일, 토핑이 유리잔에서 떨어질 것처럼 쌓여 있었다.

“와, 뭐야. 어떻게 파르페를 이런 기계에서 돌리 앗 차가!”

유리잔이 화상 입을 것처럼 차갑다!

‘이래서 안 녹고 계속 컨베이어를 돌아다니던 거구나.’

게다가 디저트 회전율이 높기도 했다.

페르페나 아이스크림 종류는 적기도 하고.

“저도 골라주세요.”

“음, 하양이한테는 뭘 줘야 할까.”

날도 더우니 일단 딸기 셔벗을 골랐다.

장하양의 앞에 셔벗을 둔 성필은, 그녀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단 것을 깨달았다.

“하양아 왜 그래?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네, 김이요.”

“정지음 넌 죽었다.”

정지음은 자주 성필에게 ‘형 김 묻었어요’라고 하곤 한다.

그 농담을 처음 했을 때, 성필은 그가 ‘잘생김’이라 할 줄 알고 잔뜩 헛바람이 들었었다.

아부하지 말라며 손사래까지 쳤었는데, 정작 나온 말은 ‘못생김’이었었다.

그 뒤로 재미가 들렸는지 자꾸만 성필에게 비슷한 농담을 하는 것이다.

“이젠 하양이까지 물들였…….”

“잘생김이요.”

“…….”

뭘까, 이 감정은.

‘아, 그렇구나.’

아부를 들으면 이런 감정이 생기는구나.

미의 화신 같은 장하양에게 ‘잘생김’이란 말을 들어봤자, 아무런 감흥도 들지 않는다.

“그래…….”

“저도 이사님 얼굴 봐도 봐도 안 질려요.”

“음…….”

“즐거워요.”

얼굴이 즐겁게 생겨서 봐도 봐도 안 질리다니.

세상에 이렇게 거대한 폭력이 존재할까?

성필은 입꼬리가 축 내려가서 파르페를 퍼먹었다. 달아서 죽을 거 같다.

장하양은 성필의 마음도 모르고 계속 싱글싱글 웃었다.

“그런데 오늘 일은 아쉽긴 하다.”

“그러게요. 하다못해 장소가 술집만 됐어도 참았을 텐데요.”

“…….”

“이상한 술집 말구요.”

“나 사실 좀 기대했었거든. 마하라 씨가 엄청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라고 하셨잖아. 그래서 혹시 하양이가 ‘후쿠요 히다카’ 앰배서더가 되진 않을까…….”

그런 꿈을 꾸었다.

미래의 수석 디자이너에게 밉보였으니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됐지만.

“명품 브랜드가 ‘후쿠요 히다카’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렇지. ‘크리스티안 디올’이나 ‘알렉산더 맥퀸’, ‘코코 샤넬’ 같은 것들도 있잖아.”

“다 디자이너 이름이 브랜드 이름인 것들이네요?”

“멋지잖아.”

본인의 이름이 회사의 이름이란 건.

가로 엔터도 규헌 엔터로 이름을 바꾸면 어떨까?

“아하하, 앰배서더 되면 저도 명품 마음껏 입을 수 있는 거예요?”

“좋겠다. 꼭 됐으면 좋겠어.”

성필은 정말 기대된단 기색이었다.

그저 장하양에게 좋은 기회가 왔단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만큼 들떴다.

“그렇게 좋으세요?”

“응. 그게, 네가 이 이름 꺼내면 안 좋아할 건 아는데.”

“말씀하셔도 돼요.”

“케이어스가…….”

“안 좋아할 걸 아시는데 왜 말씀하세요? 지금 저한테 시비 거시는 거예요? 참나.”

“네가 하라며!”

“케이어스가 왜요?”

“……케이어스는 멤버들이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거든. 각자 전부 다른 브랜드로. 아, 소유는 아직 앰배서더는 아니야. 곧 될 거 같긴 해.”

성필은 그게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멤버 개개인이 어느 명품을 대변하는 뮤즈란 뜻이 아닌가.

명품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된단 건, 연예인이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도 나중에 소녀연맹이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 어쩌면 하양이 네가 최초일지도 모르고.”

“‘후쿠요 히다카’ 앰배서더요?”

“응.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

명품 브랜드들은 세계 각지에 자사(自社)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앰배서더를 둔다.

배우, 가수 등 주로 절제되고 정련된 이미지를 구축한 이들만이 앰배서더의 영광을 누린다.

유명하다고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앰배서더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본인이 그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받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이름값이 높진 않지만, 아시아에서 ‘후쿠요 히다카’라고 하면 뭔가 그런 이미지라고 하더라. 고위 공무원이나 회사 임원급?”

“유능한 커리어 우먼이요?”

“응, 그런 느낌이지. 하양이랑도 어울리지 않아?”

장하양은 낮게 웃었다.

“항상 리카가 ‘아타시(저)는 유능한 커리어 우먼이에요!’라고 하는데. 방금 하신 말씀 리카가 들었으면 질투했겠어요.”

“하양이는 성대모사는 잘 못 하네.”

“‘이사님은 바보예요!’.”

“조금씩 비슷해지네.”

“‘제 마음도 모르는 바보!’.”

“오오, 진짜 비슷했어. 목소리 톤이 조금 더 높았으면 말야.”

둘은 서로를 보며 친밀감 섞인 미소를 주고받았다.

“아무튼, 너희들이 브랜드 앰배서더가 되는 건 내 목표 중 하나야. S/S 시즌이랑 F/W 시즌마다 패션쇼에 초대돼서 스포트라이트에 휩싸이는 거지. 생각만 해도 멋지다.”

“꼭 될게요.”

“그러면 좋겠네.”

“이사님!”

장하양이 갑자기 테이블을 쿵 내리쳤다. 주변의 이목이 모이는 건 당연한 절차였다.

성필이 당황하여 몸을 움츠리자, 장하양은 나무라듯 눈매를 매섭게 만들었다.

“설하 언니한테 그러셨다면서요. ‘하면 좋겠다’가 아니라 ‘한다’라구요. 저는 진지하게 말씀드렸는데, ‘그러면 좋겠네’란 답은 너무 힘 빠져요.”

성필은 새삼스레 장하양이란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과거, 그녀는 성필의 꿈을 자신의 꿈으로 삼겠다고 했었다.

매우 감동적인 말이라 성필의 가슴 깊이 남아 있었지만, 어느 정도는 과장이라 생각하기도 했던 말이었다.

“제대로 말씀해주세요. 제가 힘낼 수 있게요.”

성필은 장하양의 마음이 너무나도 고마워서, 도리어 살짝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꼭…… 돼줘. 보고 싶어. 하양이가 앰배서더로 활동하는 모습.”

그제야 장하양의 표정이 풀렸다.

“네, 알겠어요. 그럼 오늘부터 노력해볼게요. 일단 명품에 걸맞은 럭셔리한 이미지를 연출해야 하는데…… 백화점이라도 가볼까요?”

“하양아, 명품이 곧 패션은 아니잖아. 비싼 옷 안 입어도 개성적이고 좋은 패션을…….”

“저는 브랜드는 잘 모르니까 이사님이 도와주셔야겠어요.”

“내 말 듣고 있니?”

둘은 웃음을 주고받으면서, 오랜만에 달콤한 디저트를 마음껏 먹었다.

가슴이 시릴 만큼 달아진 건 비단 디저트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 * *

출근한 성필이 웨벡스 사무실에 무엇을 하느냐?

아무것도 안 한다.

“…….”

꿔다놓은 보릿자루 성필은 사무실에서 조용히 시간을 죽인다.

성필이 일본으로 온 이유는 소녀연맹의 매니지먼트를 옆에서 조율하기 위함이다.

즉, 매니지먼트 계획이 일본 활동 종료 시점까지 짜여 있다면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소녀연맹 멤버들의 스케줄을 따라가는 게 일이라면 일이겠지만.

‘박 이사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최상의 매니지먼트를 멤버분들께 제공하겠습니다.’

슈이치를 필두로 한 웨벡스의 인력들이 소녀연맹을 완벽히 케어했다.

성필이 따라간다고 하면 그들은 손사래를 치면서.

‘박 이사님은 마음 푹 놓고 계십시오!’

그렇게, 성필을 무슨 노인인 것처럼 대한다.

물론 성필은 그게 예우라는 것을 안다.

현재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유명한 상황이 되어버린 소녀연맹, 의 프로듀서.

가후 세이코를 구한 영웅.

그런 성필에게 조금의 불편과 폐도 끼치고 싶지 않다는 웨벡스의 강한 의지였다.

그 의지가 성필을 노인처럼 시들게 했다.

“박 이사님 뭐 필요하세요?”

“아, 아뇨. 산책 좀.”

성필이 일어나자마자 사무실 직원들의 시선이 총알처럼 박혔다.

그들은 성필이 ‘미즈(물)’라고 말하면 물을 종류별로 사 와 대령할 것만 같은 자세였다.

‘답답하네.’

내일부터는 조금 강경하게 나가서 소녀연맹의 스케줄에 동행이라도 해야겠다.

‘그런데 내가 가봤자 할 수 있는 게 없긴 한데.’

한국이라면 방송가나 연예계에 빠삭한 성필이더라도, 일본에서는 한낱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마저도 로드매니저는 1년 정도 일해야 사람 취급을 받으니, 타국의 프로듀서인 성필은 정말 아기나 다름없었다.

성필은 무념무상으로 휴게실에 들어왔다.

‘곧 하양이가 돌아오니까, 스케줄이 어땠는지 물어봐야겠다.’

차(茶)라도 타려던 때, 그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의외의 인물이었다.

“하시모토 매니저님?”

어제 한국으로 떠난 하시모토였다.

아마 안부 인사를 전하러 연락한 거겠지.

“어제 잘 들어가셨…….”

[박 이사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기적이요?”

[마하라 님이, 다시 보시겠답니다.]

하시모토의 목소리는 흥분과 희열 때문인지 거세게 떨렸다.

[하양 씨를 다시 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장소도 박 이사님 측에서 정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마하라 님이, 직접 찾아가겠단 뜻입니다…….]

“……확실히, 어지간히 하양이가 마음에 든 모양이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후쿠요 히다카’의 콧대 높은 팀장급 디자이너가 재차 만남을 요구하진 않을 테니까.

하시모토의 말마따나 기적이란 말이 어울린다.

‘심지어 장소까지 우리 쪽에서 정하란 건 엄청난 양보, 아니.’

굴복이나 다름없다.

마하라가 또 고개를 뻣뻣이 하여 본인의 작업장으로 부른다거나 하면, 성필이 움직이지 않으리란 계산이 깔려 있었을 테니까.

사람 대 사람으로 보아도, 그리고 마하라의 높은 지위를 생각하면 굴욕적이기까지 한 화해의 제스처다.

[박 이사님 부디 다시 생각해주십시오. 디자이너가 ‘이 모델을 꼭 만나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설령 탑 모델이더라도 그러합니다. 모델들은 오디션으로 선발이 기본이고, 디자이너가 특정 모델을 옵션으로 거는 상황은 그야말로 손에 꼽…….]

“아, 알겠어요. 받아들일게요.”

애절하게 설득의 진수를 펼치려던 하시모토를 한마디로 잠재운 뒤, 성필은 약속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오늘이었다.

‘오늘 저녁 8시, 웨벡스에서.’

잠시 후, 하시모토로부터 마하라가 받아들였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명품 브랜드 후쿠요 히다카, 그 미래의 그랑드 쿠튀리에르.’

그런 사람이 직접 하양이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 그리 생각하니 절로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진짜 될 수 있는 거 아니야?’

‘후쿠요 히다카’의 앰배서더가.

성필은 흥분감에 떨리는 손길로 간신히 장하양에게 문자를 넣었다.

스케줄을 마치면 성필이 있는 휴게실로 오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문자 전송을 마친 성필은 어린아이처럼 휴게실을 방방 뛰어다녔다.

‘이걸 8시까지 어떻게 참냐고!’

과연 마히라는 어떤 제안을 할까?

장하양을 왜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할까?

마음에 들었을까?

들었다면, 장하양을 모델로 쓰려는 걸까?

단독 잡지 화보?

그것도 아니면 패션쇼…….

“파쿠 이사, 우연이네요.”

갑자기 휴게실로 세이코가 들어왔다.

그녀는 우연이라고 말했지만, 짐짓 딴청을 피우거나 뻣뻣한 움직임을 보자니 의도적으로 왔음이 분명해졌다.

“혹…….”

“뭡니까. 저를 미행한 거예요?”

“우연이라고 했을 텐데요!”

세이코는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폈다.

“파쿠 이사, 연어구이 먹어봤나요?”

“뜬금없네요. 안 먹어본 사람이 있어요?”

“좋아하나요?”

“글쎄요. 딱히 호오(好惡)는 없는데요.”

“이번에 호(好)로 돌아설 기회…….”

휴게실 문이 열리며 장하양이 등장했다.

세이코는 그녀를 보자마자 교수처럼 똑바르게 편 검지를 접고 뻣뻣하게 뒤로 돌았다.

“아아, 보컬 연습이 있는 걸 깜빡했어요. 그럼 이만.”

세이코는 문 앞에 선 장하양의 곁을 지나면서 눈을 내리깔았다. 그 모양새가 하굣길에 불량한 선배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본 신입생과 같았다.

장하양은 그런 세이코가 사라질 때까지 응시하더니, 다시 성필로 시선을 돌리면서 미소 지었다.

“저분이 왜 계세요?”

“아무것도 아니야.”

장하양이 천천히 문을 닫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어?”

“저한테, 저희 소녀연맹한테 말 못 할 일이라도 있었나요?”

“하, 하양아 무섭게 왜 그래. 나도 잘 몰라. 무슨 용건이 있으신 거 같긴 했는데, 네가 오니까 갑자기 나가셨어.”

“……그래요.”

성필은 소녀연맹 멤버들이 세이코를 안 좋게 생각한단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성필이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일이 있었으니 어쩔 도리는 없겠지.

성필은 쓴맛을 삼키면서 과장된 제스처를 취했다.

“널 부른 이유는, 진짜 놀라지 마.”

장하양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그녀는 눈에 띄게 기뻐했다. 그래서 성필도 기뻤다.

“그 정도면 저를 엄청 마음에 들어하신단 거죠?”

“그렇지! 누가 얼굴 천재 하양이를 싫어하겠어? 일단 아우라를 직접 보면 아무도 못 잊지. 마하라 씨도 자는 동안 천장에서 자꾸 하양이 얼굴이 아른거렸을걸?”

“제의가 왔으면 좋겠어요.”

“어, 뭐가?”

“앰배서더요.”

어제 디저트 카페에서 나누었던 대화의 연장선이다.

“이번엔 공식적인 미팅이잖아요. 힘낼게요. 마하라 디자이너님이 저를 보자마자 감탄할 만큼요.”

“그래.”

성필도 그녀와 함께 의지를 다졌다.

“마히라 씨가 보자마자 감탄할 만큼 예쁘게 꾸미고 가는 거야! 일단 샵에 가서 메이크업이랑 헤어부터 다시 다듬자!”

“넵!”

* * *

8시, 마히라 타츠야가 웨벡스로 왔다.

그녀를 응접실에서 맞은 건 미팅의 당사자인 성필과 장하양, 그리고 한국에서 헐레벌떡 달려온 하시모토였다.

‘제가 있는 쪽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 말하며 하시모토는 강력하게 본인의 참석 의지를 어필했었다.

그런데 장하양이 메이크업샵, 헤어샵을 다시 들렸던 보람은 딱히 없었다.

“당신이 하아양을 캐스팅할 때 보았던 직관적인 룩(Look)을 최대한 언어로 벼려내서 말해봐.”

마하라는 장하양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단순히 ‘예뻐서’가 이유면 실망할 거 같은데.”

예술품보다 예술가에게 관심을 쏟았다.

아이돌이 아니라 프로듀서.

장하양이 아니라 성필에게.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