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가 다 만들어줌 275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밀레니엄 타워.
8년 전 ‘밀레니엄 인더스트리’가 새롭게 지은 신축 건물로 맨해튼 안에서는 나름대로 유명세를 지녔다.
신축 건물이라 외형이 깔끔할 뿐만 아니라 내부에 본인들이 개발한 최신식 마공학 건축기술이 적용하면서 볼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몇몇 공간을 싼값에 대여해 주다 보니 매일같이 외부행사가 열려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는데 이번 주말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19회 고전기술 진흥 학술회의 - 회의장 3층]
1층 로비 한쪽에 세워진 간판.
그 내용을 살핀 부드러운 눈매의 사나이, 변장한 이세훈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맨해튼에 있는 지부라고 할 때부터 예상하긴 했지만…… 진짜 여기였을 줄이야.’
회귀 전에 폭견과 처음으로 만났던 장소.
당시에는 『여명』의 지부라는 것을 모르고 오늘처럼 비밀리에 열린 암시장에 참가하여 재료를 사기 위해 방문했었는데 때마침 테러를 시도한 폭견과 마주쳤던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용케 살아남았어…….’
폭견이 터뜨린 폭발에 휩쓸렸던 그 화끈한 감각을 다시금 곱씹으며 이세훈이 감회에 잠겨 있을 때.
“실례하겠습니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경호원이 곁으로 다가왔다.
“이번 고전기술 진흥 학술회의에 초청받으신 잭슨 씨 되십니까?”
“…….”
처음 듣는 가명에 이세훈이 말을 걸어온 경호원을 위아래로 가볍게 훑어보았다.
‘『여명』의 관계자인가.’
본인은 나름대로 숨긴 것 같지만 체내에서 탐구자의 마력이 꿈틀거리는 게 선명하게 보인다.
그것을 단번에 알아낸 이세훈은 담담히 이야기했다.
“안내하세요.”
“……아,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무언가를 느낀 경호원이 바짝 긴장하며 앞장섰고 이세훈이 그 뒤를 따라서 여유롭게 걸음을 옮겼다.
경호원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은 건물의 최상층에 있는 방.
딱 봐도 회장실 같은 느낌에 이세훈이 경호원을 보지도 않고 이야기했다.
“여세요.”
이세훈의 이야기에 경호원이 바짝 긴장하며 문을 열었고, 안쪽에 있는 방이 훤히 드러났다.
건물의 외관처럼 깔끔하게 꾸며진 내부. 독특한 점이라면 곳곳에 외형이 특이한 물건들이 놓여 있다는 점이었는데 모두 마공학 제품으로 보였다.
‘이쪽에서 만드는 물건인가 보네.’
별다른 시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이세훈이 천천히 걸어 들어갔고 뒤쪽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완전히 밀실이 되었다는 것이 느껴진 순간.
티잉─
기묘한 울림이 방 전체에 울려 퍼졌다.
특정한 힘을 자극하는 듯한 소리.
그 거슬리는 소리에 이세훈이 눈매를 찌푸리고 있자 귓가에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악! 시끄러워!]
짜증 난다는 듯이 소리치는 탐구자의 반응에 이세훈이 신기해하며 물었다.
‘기분 나쁘다고요?’
[누가 계속 옆구리를 쿡쿡 찔러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진짜 확 다 엎어버리고 싶네.]
어지간히도 거슬리는지 이를 가렴 이야기하는 탐구자의 모습에 이세훈이 자신의 체내를 살펴보았다.
경계의 권능으로 꼼꼼히 감싸져 있는 탐구자의 마력. 그것들이 바깥에서 울리는 소리에 반응하여 마구 끓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보아 하니 목줄이랑은 다른 물건 같은데.’
체내의 탐구자의 마력을 이용하여 대상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저주를 생성해내는 ‘목줄’.
회귀 전에 폭견을 제어하는 데 쓰였으며 학기초에 루이제의 대련을 방해하는 데도 쓰였던 『여명』의 대표적인 도구.
효과는 조금씩 달라도 발동 구조는 거의 비슷했는데 지금 사용된 물건은 효과가 조금 달랐다.
‘이건…… 침식을 가속화시키는 건가?’
탐구자의 마력을 자극하여 침식을 활성화시킨다.
경계의 권능 때문에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탐구자가 저렇게 이를 갈고 있는 것을 보아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보였다.
‘이런 걸 나한테 쓴다는 건…….’
이세훈이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있을 때 돌연 방 안에 울려 퍼지던 소리가 멎었다. 그리고 뒤돌아있던 의자가 옆으로 돌면서 한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깔끔하게 넘긴 짧은 갈색 머리에 하관을 뒤덮은 수염. 나이는 40대 초반 정도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인상이었으며 체격 역시 건장했다.
사장이든 회장이든 누군가의 위에 서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사내.
그 모습을 본 이세훈이 담담히 이야기했다.
“그래서 시험 결과는 만족스럽나?”
이세훈의 물음에 사내, 밀레니엄 인더스트리의 사장이자 ‘좌완’이라 불리는 지미 글렌이 고개를 숙였다.
“아무런 문제도 없군. 나의 무지를 용서해다오.”
이리저리 말을 보태는 대신 깔끔하게 사죄하는 글렌. 그 모습에 이세훈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곧 중요한 발표도 있는데 불필요한 충돌은 만들고 싶지 않거든. 핵심만 정리해서 이야기해.”
“……몽환마의 힘을 습득하면서 네가 그분의 힘을 억누르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생겼었다.”
“날 배신자라고 생각했다고?”
“미안하군.”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는 글렌의 모습에 이세훈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좌완이라고 했던가. 꽤 신중한 놈이네.’
탐구자가 강림한 것을 보면 의심을 거둘 법도 한데 만약을 대비하여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최근에 합류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자신의 재능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리라.
‘이번에 납치를 계획한 것도 이 녀석일 수도 있겠어.’
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이세훈은 잠시 동안 글렌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아. 솔직히 내가 그 입장이었어도 한 번 쯤은 의심했을 수도 있으니까.”
“이해해 줘서 고맙…….”
“다만 그분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한번 들어봐야겠네.”
귓가에 계속 씩씩거리고 있는 탐구자에게 이세훈이 간단히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한 방 갈겨.]
탐구자의 대답에 이세훈이 곧장 글렌을 향해 언령각인을 사용했다.
“〈마력공명〉”
글렌의 검은 정장에 이세훈의 언령각인이 스며든 순간. 체내에 있는 탐구자의 마력과 반응하며 주홍빛이 번쩍였다.
콰아앙!
눈 깜짝할 사이에 터져 나온 폭발에 글렌의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가 책장에 꽂혔고, 그 모습을 본 이세훈은 무심하게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잔해가 들썩이는가 싶더니 피투성이가 된 글렌이 일어서며 자신의 몸을 살폈다.
주르륵
갈비뼈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흉측해진 가슴. 그 상처를 본 글렌이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확실히…… 그분의 힘을 이해하고 있군.”
시험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글렌은 삐걱거리는 몸을 풀어주면서 곧장 왼팔, 탐구자의 신체를 사용해 마법을 펼쳤다.
우웅!
팔에서 흘러나온 주홍빛이 전신에 스며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상처를 회복시킨다.
회복 능력만 해도 상당했지만 이세훈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상처와 함께 수복되는 정장의 모습이었다.
‘회복…… 아니, 복원인가?’
시간을 거스르는 것처럼 다치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세훈이 그 모습을 유심히 살피고 있자 탐구자가 흥미로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카식에 자신의 상태를 저장해 둔 건가…… 꽤 하는 걸.]
‘그런 것도 가능합니까?’
[안 될 건 없지. 정확히 말하자면…….]
한 방 갈겨서 화가 풀렸는지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탐구자. 그 이야기를 대충 듣고 있는 사이 복원을 끝낸 글렌이 맞은편에 앉았다.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모습. 이세훈이 그 모습을 바라보자 글렌이 담담히 물었다.
“화는 풀리셨나?”
“일단은.”
“다행이군. 그럼 시간도 없으니 본론으로 넘어가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담담히 이야기한 글렌이 이세훈을 바라보았다.
“이번 학술회의 참가인원은 우리를 포함하여 열 명. 『초월』과 『탈각』은 대표만 참가하고 『공양』과 『계승』, 그리고 만마전에서는 두 명씩 참가한다더군.”
“만마전에서는 누가 나왔는데?”
“도플갱어와 배교자다.”
글렌의 설명에 이세훈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주시자의 수장 혹은 간부들이 참석했으며 십악 중 두 명이나 이 건물 안에 모여 있다.
완등자들을 불러 모아 이곳을 쓸어버릴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이겠지만 이세훈은 굳이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패를 보기도 전에 덤빌 수는 없으니까.’
주시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꿰뚫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래의 이야기.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또 어떤 상황인지는 모두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니 지금은 어디까지나 『여명』의 간부로서 상황을 살핀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이세훈이 글렌에게 물었다.
“어느 정도 우호관계는 있을 것 같은데. 아는 거 있어?”
“흠. 특별한 관계는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계승』이겠군. 세력이 가장 크기도 하고 기술의 범용성이 뛰어나 자주 협력한다.”
“그럼 만마전의 지원을 그쪽에서 독차지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
“경우에 따라서는.”
글렌의 대답에 이세훈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계승』이 세력으로만 따지면 강하긴 하네.’
당장 이번에 만마전의 사절로 참석한 도플갱어만 하더라도 이미 『계승』과 동맹관계나 다름없는 위치.
배교자는 어느 쪽에 관심을 두고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아마 『계승』이 모든 지원을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으리라.
‘누가 투자받든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여명』에 몰아주는 게 낫나?’
다른 주시자가 지원을 받으면 적이 강해지는 것이지만 『여명』이 투자를 받는다면 자신에게도 제어권이 생긴다.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한 이세훈이 글렌을 바라보았다.
“뭐, 좋아. 자세한 건 내가 알아서할 테니까 발표 순서만 맨 뒤로 밀어놔.”
“자신 있는 건가?”
글렌의 물음에 이세훈이 담담히 대답했다.
“그야 모르지. 발표는 내가 아니라 그분께서 하시니까.”
“…….”
“그럼 슬슬 내려가자고. 앞으로 종종 볼 사람들인데 얼굴은 익혀둬야지.”
이세훈이 자리에서 막 일어나려던 순간. 그 모습을 바라보던 글렌이 물었다.
“한 가지만 더 물어보고 싶군.”
“뭔데?”
“어째서 완등자를 만나러 다니는 거지? 자칫 잘못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을 텐데.”
자신들은 어느 세력이든 크게 구분하지 않고 이용하고 있지만,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만마전과 손을 잡은 변절자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리전이 된 이세훈 역시 마찬가지. 그런데 어째서 위험을 무릅쓰고 완등자들과 접촉하는 것인가.
“흐음…….”
기대와 의심이 섞인 글렌의 시선에 이세훈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만나지 않을 이유가 있나?”
“뭐?”
“지식을 향한 갈망이 그분의 본질이잖아. 완등자도, 그 권능도 나한테는 탐구할 대상에 불과해.”
다른 이들이 듣기에는 무슨 미친 소리인가 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이게 가장 적절한 대답이다.
[음음. 좋은 마음가짐이야.]
당사자인 탐구자가 흡족해했고, 글렌은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는지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바라보았다.
“한 가지 조언할까.”
“……부탁하지.”
글렌의 대답에 이세훈이 담담히 이야기했다.
“그걸 이해하지 못하니까 네가 그분의 은총을 받지 못했던 거야.”
“…….”
“서로 역할에 충실하자고. 좌완.”
팔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수없이 많지만, 그 역시 본질은 이용당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 뜻을 이해한 글렌의 표정이 굳어졌고 그 반응을 본 이세훈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내려가 있을게.”
이세훈이 사장실 밖으로 나갔고, 홀로 남은 글렌은 방금의 대화를 곱씹었다.
조금 둘러서 말하긴 했지만 이세훈이 말한 의도는 명확했다.
도구는 도구답게 주인의 뜻에만 따라라.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의문을 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라는 경고인 것이다.
“…….”
누군가는 수치심과 분노를 느낄 수도 있는 이야기. 하지만 글렌의 반응은 보통이 이들과 조금 달랐다.
눈 꼬리가 파르르 떨리고 입꼬리가 히죽거리며 올라간다. 방금까지의 근엄한 표정이 무너질 정도로 거대한 환희가 글렌의 얼굴을 뒤덮었다.
‘저 녀석뿐이다.’
그분께서 이 세상에 부활하신다면 이세훈, 저 그릇 밖에 없다.
오늘에서야 그 사실을 확신하게 된 글렌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만끽하다가 두 눈을 빛냈다.
‘무슨 일이 있어서도 저 육체는 사수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생각한 것이지만, 지금은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사명으로 뒤바뀌었다.
두 눈을 빛낸 글렌이 책상으로 다가가 호출 버튼을 누르며 이야기했다.
“손님을 모셔 와라.”
* * *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내려온 이세훈은 학술회가 열리는 회의장을 바라보았다.
“아이고, 김 사장. 오랜만이야.”
“한 사장님도 초대받으셨습니까?”
“내가 또 혈술 하나는 기가 막히게 쓰잖아. 이런 곳에서 도움도 주고 좀 그래야지.”
회의장에서 떠드는 수많은 사람.
어림잡아 100명 가까이 되어보였는데 생각보다도 많은 수에 이세훈이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기존의 모임에 숨어들어서 진행하는 방식인가 보네.’
이 상황에서 학술회는 어떻게 진행할까. 이세훈이 흥미롭게 살펴보는 사이 탐구자가 물었다.
[어떻게 될 것 같아?]
‘뭐가요?’
[아까 괜히 이상한 짓하지 말라고 경고한 거잖아. 그 녀석이 안 할 것 같아?]
탐구자의 물음에 이세훈이 곧장 답했다.
‘무조건 하겠죠. 자질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줬는데.’
만약 자신이 어중간하다고 느껴졌다면 좌완도 굳이 납치까지는 안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대체가 가능하다면 훗날 인수인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만 해두면 되니까.
‘하지만 대체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면 그쪽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하나뿐이지.’
좌완은 반드시 자신을 납치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수위는 학술회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끝났느냐에 다라서 결정되리라.
[흐음. 꽤 위험해 보이는데 자신만만하네?]
‘기습은 모르니까 위험한 거지 알고 있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요.’
물론 장소가 장소인 만큼 마냥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내가 이런 말하기 뭐하지만 너도 참 별종 같아.]
‘헛소리 말고 발표 준비나 하고 계세요.’
[예예. 도구답게 얌전히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탐구자의 비아냥을 흘려 넘기며 이세훈은 다시금 떠들썩한 회의장을 둘러보았다.
‘다들 숨어 있는 것 같은데…… 어디 있으려나.’
학술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주시자의 관계자를 찾아보기로 한 이세훈이 안쪽을 살피려던 그때.
“쯧. 다른 사람들 모인 자리에 예의 없게…….”
“한번 물갈이 해야한다니까.”
어딘가를 바라보며 혀를 차는 사람들. 그 이야기를 들은 이세훈이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을 바라보았다.
회의장의 구석에서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발을 올리고 있는 여인.
입에는 연초 하나가 타오르며 연기를 퍼뜨렸고 퀭한 두 눈은 멍하니 천장을 응시한다.
“…….”
주변에서 뭐라고 속닥거리든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정상이라고는 보기 힘든 사람.
너무나도 익숙하게 느껴지는 그 모습에 이세훈이 한참동안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았고.
‘……사부?’
과거의 인연이 갑작스레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