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한 천재 플레이어의 신화급 무기창조-6화 (6/349)

제6화

6화. 또 다른 연성 (1)

후우.

메마른 입술에서 뿌연 연기가 뿜어진다.

담배를 재떨이에 비빈 중년의 남성은 나지막이 읊조렸다.

“4명이서 티밍을 맺고도 졌다라…….”

그저 오랜 흡연으로 목소리가 좀 걸걸해진.

흔한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불과했건만.

그의 앞에 서 있는 4명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

“이봐, 강호영이.”

“예, 부길마님.”

“넌 이게 말이 되는 소리라 생각하나?”

부길마라 불린 중년의 남성은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를 설렁설렁 흔들었다.

“하이에나를 당한 것도 아니고, 같은 티밍러를 만난 것도 아니고. 장비 하나 없는 놈에게 전면전으로 졌다?”

그것도 4 대 1로.

혼자 있는 마법계 하나에?

그렇게 묻는 부길마의 얼굴에는 불신이 가득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

서류를 책상 위로 턱 던진 부길마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알겠지만 난 실력적으로 패배한 것은 탓하지 않는다. 그건 아무리 돈을 처발라도 해결이 힘드니까.”

“…….”

“하지만 말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부길마는 강호영의 앞에 섰다.

옆에 서 있던 팀원들은 슬쩍 몸을 떨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짜악.

살과 살이 맞붙는 소리와 함께 강호영의 얼굴이 돌아갔다.

“티밍까지 해 놓고 탈락하는 건! 도저히 질책하지 않을 수가 없어!”

부길마는 서슬 퍼런 눈으로 강호영을 노려봤다.

“티밍은 기본적으로 평판을 버리고 행하는 짓이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아나!”

“결국 입소문을 타고 알려질 수밖에 없는 행위이기에…… 지속될수록 여러 방면에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던전이나 레이드와 같은 협력이 필요한 종목이 대표적이었다.

특히나 트롤 행위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았던 플레이어와 협력 종목으로 매칭이 되면?

그야말로 업보 청산의 시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전갈 길드는 그걸 용인한다. 왤까?”

“그로 인해 얻는 불이익보다, 성공했을 때 얻는 이익이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부길마는 말에 맞춰 강호영의 이마를 툭툭 밀었다.

“바로, 그, 이점, 때문에, 허용하는 거다. 한데 너흰 어떤가?”

부길마의 시선이 강호영을 비롯한 3명을 훑었다.

“아레나도 탈락해! 튜토리얼도 통과 못 해! 하…… 그런데 망할 페널티는 죄다 받게 생겼지.”

부길마의 으르렁거림에 누구도 답하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강호영 일행이 매칭된 튜토리얼은 1레벨 중 최상위권 MMR이다.

당연히 국내의 내로라하는 길드의 신입들이 참가했을 것이고.

자연스레 아레나 보드에 등록된 이름들을 조사하게 되겠지.

결국 티밍 4인방이 전갈 길드의 신입이라는 건,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밝혀질 일이었다.

“길드의 계약서에는 아레나 내에서 행한 어떤 플레이든, 길드 차원에서 보호해 준다는 항목이 있지.”

“……결과를 냈을 경우에 한해서 말이지요.”

“정확히 기억하고 있군. 이렇게 똑똑한 놈이 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

부길마는 자리에서 서류를 꺼내 내밀었다.

그것을 본 강호영의 눈동자가 철렁였다.

“이, 이건…….”

“청구서다. 길드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튜토리얼을 통과하기는커녕, 민폐만 끼치는 놈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부길마는 다른 세 사람에게도 청구서를 던졌다.

“앞으로 10년간 너희가 획득하는 모든 보상을 전갈 길드로 양도한다는 내용이다. 서명해라.”

“저…….”

청구서를 읽던 탱커, 김재원이 조심히 손을 들었다.

“만약…… 그…… 서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답할 가치도 없는 것일까.

부길마의 오른팔이 흐릿해졌다.

동시에.

“커, 커헉!”

숨을 헐떡이며 허공으로 떠오르는 김재원.

눈 깜짝할 사이에 부길마가 그의 목을 쥐어 올린 것이다.

랭커인 부길마에게 1레벨의 목을 쥐어 올리는 것은 더없이 쉬운 일이었다.

“멍청하면 몸이 고생하는 법이지. 정말 알고 싶나?”

그 모습을 본 강호영과 일행은 묵묵히 서명했다.

* * *

“으음. 믿기지가 않는군요.”

안경을 쓴 남자의 말에 작은 체구의 남자는 더욱 고개를 숙였다.

곁에 있던 두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안경을 쓴 남자는 서둘러 손을 저었다.

“아, 여러분을 탓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너무…… 믿기 힘든 이야기라서요.”

그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작은 체구의 남자.

김민형이 입을 열었다.

“저도 그렇습니다. 캐스팅도 없이 그렇게 마법을 난사한 것도 놀라운데, 설마 15킬이나 했을 줄은…….”

“그것도 혼자 한 거예요. 순위권에 있던 티밍러 4명을 싹 쓸어버렸거든요.”

“맞아요! 제가 아레나 보드를 켜 두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확인했습니다!”

튜토리얼 참가자들의 말에 안경을 쓴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자세한 건 보고서로 해결할 테니, 여러분들은 이만 가 보셔도 됩니다.”

“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압니다. 걱정 마세요. 저희 성삼 길드는 튜토리얼에서 탈락했다고 불이익을 주진 않으니까요.”

안경 쓴 남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다음에 또 잘 하시면 되잖아요?”

“아! 옙!”

김민형을 비롯한 두 사람의 얼굴이 환해진다.

참가자들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섰다.

문이 닫히자.

안경을 쓴 남자는 보고서를 훑었다.

“4인의 티밍을 혼자 깼다라…….”

그는 뒤편에 조용히 서 있는 여직원을 바라봤다.

“연희야, 알아냈어?”

“박 과장님, 여기 직장입니다.”

“그렇다고 우 대리라고 부르면 삐질 거잖아.”

그 말에 뒤편에 서 있던 여성.

우연희의 이마에 작은 핏줄이 섰다.

“안 삐집니다.”

탁.

테이블 위로 강하게 서류를 내려놓는 우연희.

그에.

“칫, 삐질 거면서…….”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 아니야, 우 대리.”

작게 속삭이던 박민철은 서둘러 그녀가 내려놓은 서류를 체크했다.

“역시, 티밍은 전갈 길드네?”

“예. 그것도 B급 특성이 3명, A급 특성이 1명이더군요.”

“캬! 초호화 파티네. 영화로 따지면 아주 할리우드급이야.”

박민철 과장은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당장 성삼의 이번 기수의 최대 기대주는 B급 특성을 지닌 김민형 하나였는데.

그런 김민형과 맞먹는 특성 3명에 A급 특성도 1명이나 있다니.

물론 무조건 특성의 등급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었기에.

실전에선 어느 정도 등급과 다른 부분이 있겠지.

하나 4명이서 도합 20킬을 해낼 정도라면, 전투적인 실력도 제법 있는 이들일 터였다.

‘대체 어떻게 비매너로 유명한 전갈 길드가 그런 인재들을 끌어모았을까?’

하는 의문을 떠올리기 이전에.

더 큰 의문이 떠올랐다.

“대체 어떻게 그 정도 수준의 티밍러들을 혼자서 쓸어버린 걸까?”

“마법계지 않습니까. 특유의 화력으로 쓸어버렸겠죠.”

“1레벨이 그렇게 큰 화력을? 설령 가능하더라도 그만한 캐스팅 시간이 필요했을 거야.”

“보고로는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마법을 발현했다고 했으니, 아마 특성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최소 S급 이상으로.”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달라, 우 대리.”

우연희도 플래티넘 랭크에 속하는 실력자였지만.

다이아 랭크의 플레이어인 박민철은 알 수 있었다.

“아무리 특성이 좋아도 1레벨론 한계가 있어. 다른 뭔가가 더 있는 거야.”

“……이를테면 성좌 같은 것 말입니까?”

“그래, 성좌. 그런 급의 변수라면 말이 되지.”

소수만 받을 수 있다는 그들의 선택을 받았다면, 이 말도 안 되는 결과도 납득이 된다.

성좌의 선택을 받은 이들은 하나같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이조차 결국 추측에 불과했다.

“과장님, 그는 이제 튜토리얼을 치른 1레벨입니다. 성좌의 후원이 있을 수 없어요.”

2015년 갤럭시 아레나의 등장 이후.

성좌들은 다이아 랭크 이상에서만 나타날 뿐, 결코 그 아래 랭크에선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박민철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럼 이레귤러겠지. 아니면 성좌가 아닌 다른 게 있거나. 뭐! 어찌 됐건.”

박민철의 시선이 튜토리얼 보고서를 향했다.

“반드시 영입해야 하는 인물이라는 건 확실하네.”

“다른 길드들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우 대리가 더 고생 좀 해 줘야지.”

그렇게 답한 박민철은 안경을 치켜올리며 벽면을 바라봤다.

“안 그렇습니까? 길마님?”

그러자 벽면이 일렁거리더니.

“여기가 사내라 해도 둘뿐인데. 편하게 아가씨로 부르세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타났다.

박민철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면 괴롭히실 거잖습니까.”

“어머나. 누가 들으면 권위 내세워서 직원 괴롭히는 철부지인 줄 알겠어요.”

“그럼 아니십니까?”

“과, 과장님!”

깜짝 놀라는 우연희.

그러나 박민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갑자기 나타난 여성을 응시했다.

“우리 박 과장님이 뭔갈 착각하고 계시네요.”

여성은 청순한 외모에 걸맞은 미소를 걸쳤다.

“전 제 권위를 내세운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냥…….”

그녀는 뒤편의 우연희를 힐끗하고는 말을 이었다.

“우리 그룹 규정상 사내 연애는 금지라는 걸 박 과장님께 한 번씩 짚어 드렸을 뿐이죠.”

박민철은 곧장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아…… 그 말이 그 말이지 않습니까?”

“히힛! 엄연히 다르거든요?”

까르륵 웃은 그녀가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아셨어요? 이거 A급 은신 아티팩트인데.”

“처음엔 몰랐습니다. 김시문 플레이어를 이야기할 때, 갑작스레 기척이 느껴지더군요.”

여성의 몸이 순간적으로 움찔했다면 착각이었을까.

다이아 랭크인 만큼.

평소의 박민철이라면 그런 변화를 눈치챘겠지만.

안타깝게도 사내 연애를 담보 잡힌 그에게 그 정도의 여유는 없었다.

박민철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서 이런 악취미적인 잠입을 행하신 이유가 뭡니까?”

“악취미라니요. 박 과장님 보고 싶어서 온 건데. 그렇게 말하면 저 상처받아요?”

“그것도 악취미입니다. 전 임자가 있는 몸이라고요.”

“과, 과장님!”

그 말에 우연희가 박민철의 어깨를 툭 쳤다.

물론 그녀의 볼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박민철은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커흠! 어쨌든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이제 졸업반이시지 않습니까?”

“심심해서요. 어차피 아카데미는 저한테 별 의미도 없고.”

“그렇긴 합니다만…….”

“세상이 이렇게 변했는데도. 대학은 꼭~ 나와야 한다는 어떤 꼰대 때문에 저만 고생이라니까요?”

“유, 유정 아가씨!”

혹여나 누군가가 들을까.

박민철이 안절부절못하며 손사래를 쳤다.

“괜찮아요. 내가 자기 뒷담화하는 거, 할아버지도 다 아는데 뭐.”

“하아…… 정 심심하시면 이러지 말고 아레나라도 뛰시죠.”

“한판 뛰고 온 거예요. 제 방송 안 보셨어요?”

“아, 죄송합니다. 예상외의 보고가 있어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할 거까지야.”

어깨를 으쓱한 여성.

이유정은 긴 머리칼을 비비 꼬며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를 바라봤다.

그러곤.

“이거예요? 우리 박 과장님을 놀라게 한 보고가?”

순식간에 낚아채는 이유정.

“유, 유정 아가씨!”

미처 대응하지 못한 박민철은 서둘러 보고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건 길드 기밀이란 말입니다!”

“뭐 어때요. 어차피 길드 주인은 전데.”

솜씨도 좋게 박민철의 손을 요리조리 회피하는 이유정.

둘 다 최상위권의 플레이어이기 때문일까.

사사삭!

둘의 움직임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어……?”

이유정의 시선은 보고서에서 떠나질 않았다.

특히나 ‘김시문’이라는 이름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 * *

현실로 돌아온 시문이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일련의 메시지창이었다.

[튜토리얼 1등 보상으로 추가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귀속된 특성 ‘현자의 돌’이 일정량의 경험치를 분배받습니다.]

[레벨이 2 상승했습니다.]

[현자의 돌 레벨이 1 상승했습니다.]

시문은 차분한 눈으로 메시지창을 훑었다.

“대충 보니 현자의 돌이 없었다면 3레벨 정도 올랐겠네.”

꽤 큰 차이긴 했으나, 시문은 조금의 아쉬움도 들지 않았다.

왜냐고?

‘내 레벨은 낮고, 현자의 돌 레벨이 높을수록 아레나에서 유리하니까.’

아주 간단한 상식이다.

모두가 같은 3레벨이지만.

나만 또 다른 레벨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타고난 스탯보다 더욱 훌륭한 스펙이었다.

“어디 확인 좀 해 볼까?”

시문은 기쁜 마음으로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

칭호 : 연금술의 선구자 (외 2)

계통 : 마법계

레벨 : 3

소속 : 대한민국

힘 : 4

민첩 : 4

체력 : 5

연성력 : 11

잔여 스탯 : 2

보유 특성 – 현자의 돌 (F)

업적 포인트 – 12,300

시문은 칭호창을 열고.

성장형 칭호인 ‘연금술의 선구자’의 옵션을 확인했다.

‘칭호는 그대로구나.’

[연성 관련에 아주 작은 보너스를 받는다.]

라는 설명은 그대로였다.

‘하긴. 말숙이도 칭호 성장시킬 때 고생 많이 했다고 했었지.’

칭호의 느린 성장 속도를 욕하던 고말숙의 모습이 떠오른다.

피식 웃은 시문의 시선은 새로 얻은 칭호를 향했다.

그러곤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튜토리얼의 지배자]

튜토리얼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등을 기록한 자.

갤럭시 아레나는 유망주를 우대한다.

“뭐야. 다른 옵션은 없는 건가?”

몇 번을 다시 봐도 다른 옵션 같은 건 부여되어 있지 않았다.

시문은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뭐, 이게 칭호의 일반적인 모습이긴 하지.”

괜히 전생에도 칭호가 천대받았던 것이 아닌 것이다.

처음부터 성장형 칭호를 얻은 자신이 이상한 거지.

그래도 손해라 말할 순 없었다.

‘칭호가 늘면 업적 상점의 격이 오를 테니까.’

골드 랭크 이상부터 열리는 업적 상점.

그곳의 스탯 구매를 하기 위해선, 이러한 칭호들의 수집이 필수적이었으니까.

시문은 마지막으로 잔여 스탯 2를 바라봤다.

‘지금으로선 잔여 스탯을 전부 연성력에 투자하는 게 이상적이려나?’

비록 모조품이지만, 신화급 장비를 연성한다.

고로 연성력이 올라가면 사용되는 업적 포인트가 줄어들던가.

모조품의 완성도 수치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았다.

‘현자의 돌이 사기적이긴 하지만, 연금술의 근본인 등가교환을 해결해 주진 않으니까.’

당장 업적 포인트를 요구하는 것이 그 증거 아닌가?

이걸 해결하려면 연성력이 높아야 했다.

애당초 연성에 특화된 고유 스탯이 연성력이다.

당연히 연성력이 높을수록.

등가교환부터 연금술의 전반적인 능력까지 상승할 터.

‘아, 이거 고민되는데…….’

연금술의 가치만 두고 보자면 분명 연성력 올인이 답이었지만.

‘육체적 수준도 무시해서는 안 돼.’

시문은 알고 있다.

실력 있는 마법계들은 대부분 육체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을.

물론 따로 힘민체에 잔여 스탯까지 투자하지는 않고.

오로지 수련만으로 얻으려 했다.

이유야 간단했다.

‘정규 아레나부턴 실제 목숨이 날아가 버리니까, 살고 싶으면 뭐라도 해야 했지.’

결국 그러한 스탯작이 마법계의 랭커에 들어서느냐 마느냐를 판가름하기도 했다.

그만큼 힘민체라는 스탯은 마법계에겐 중요했고.

시문은 안 그래도 스탯 1에 체감이 큰 저렙 구간이니, 더욱 고민이 되는 것이다.

‘일단 각성 평균치인 5정도만 맞춰 두고 따로 스탯작을…….’

그때.

“잠깐.”

팔짱을 낀 채.

한동안 잔여 스탯을 보며 고민하던 시문의 눈이 번쩍 뜨였다.

‘굳이 단련만으로 스탯작을 할 필요는 없잖아?’

전생에 얻었던 에메랄드 태블릿.

그것엔 엘릭서와 현자의 돌.

이 두 가지의 제작법만 담겨 있는 건 아니었다.

당시엔 마력불능의 회복에만 미쳐, 그냥 넘겼던 내용이었지만.

“현자의 돌, 뭐 하나만 물어보자.”

이젠 아니었다.

“넌 등가교환만 가능하면 뭐든 연성할 수 있지?”

웅.

가슴 중앙에서 기분 좋게 울리는 이명.

그러나.

“그럼 인체 연성도 가능해?”

이어지는 시문의 물음에 그 이명은 뚝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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