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22화. 수소문 (1)
“후…….”
깊은 한숨.
그 주인인 시문은 이마를 짚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식혔다.
성좌 3명이었던 시청자는 시문도 모르는 사이에 3천 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심지어 검은 염소의 학살 이전에는 4천 명대를 달리고 있었단다.
“그러니까.”
시문은 기가 차는 현 상황에 잠시 송출 보이스를 끄고 말했다.
“저랑 붙었던 돈킹이라는 사람이 와서 먼저 무례를 범했고, 후연룡이란 사람이 그에 동조했다는 거죠?”
[성좌 제우스가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래도 무시하려 했는데, 뒤에 돈킹의 시청자들이 몰려오면서 비난의 수위가 높아졌고?”
[성좌 검은 염소가 입술을 삐쭉 내밀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좌 검은 염소가 업적 포인트 바치면 ‘돈킹’을 조져 버리겠다고 이를 갑니다.]
검은 염소의 의견에 시문은 즉시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됩니다.”
설마 성좌가 매니저로 있으리라고 생각 못 한 것도 있겠지만.
정규 아레나가 시작되기 전에 성좌가 개입하면 갤럭시 아레나 측에서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심지어 개입의 원동력이 자신이 건넨 업적 포인트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검은 염소의 불만을 마냥 무시하면 왕들의 픽 스탯이 날아가겠지.’
올 스탯 +3이 +2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노릇.
힘민체에 연성력까지 무려 4레벨 치의 스탯이었기에.
“자자, 검은 염소님. 우리 조금만 숨을 돌려 봐요.”
시문은 부드러운 어조로 검은 염소를 달랬다.
“어떤 상황인지 잘 알았으니까, 매니저 권한이랑 채팅은 다시 열게요. 앞으론 그런 채팅이 더 이어져도,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성좌 검은 염소가 자신은 인간들 따위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요, 그럼요. 그래도 제게 신경 써 주시니 늘 감사한걸요.”
연신 부드럽게 웃으며 달래는 시문.
다행히 효과가 있었는지.
[성좌 검은 염소가 당신의 말에 슬쩍 볼이 붉어집니다.]
[성좌 검은 염소가 수줍게 고개를 슬쩍 끄덕입니다.]
[성좌 제우스와 성좌 천마가 헛웃음을 흘립니다.]
‘후, 다행히 넘겼군.’
이미 고말숙이라는 괄괄한 여성을 경험해 본 덕일까.
이런 타입을 다루는 데 나름 익숙한 시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방금 짜낸 대본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 전 아직 여러분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성좌의 관심을 받는 이는 이맘때도.
그리고 전생에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물론 그 마지막은 좋지 않게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게 가질 수 없다면 부숴 버리겠다! 가 있지.’
성좌의 선택을 받은 플레이어 하나로 국력까지 평가하는 세상이다.
당연히 성좌의 피후원자들을 향한 온갖 협잡부터 회유, 암살까지 펼쳐졌고.
이제 랭크를 배정받는 시점에서 그것들을 버텨 내는 것은 명백한 무리다.
해서.
“그래서 말인데요. 대층 이런 식으로…….”
다른 건 몰라도 성좌 건에 관해서는 무조건 숨겨야 했다.
다행히도.
[성좌들이 당신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인간사의 복잡한 관계를 잘 알고 있는지.
세 성좌는 시문이 짜 놓은 시나리오에 모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럼 세 분 다 부탁드릴게요. 방송 화면 다시 켜겠습니다.”
한숨 돌린 시문은 아까 박탈했던 성좌들의 매니저 자격과 멈추었던 방송 화면을 다시 켰다.
그러자.
-뭐야. 화면 어디 갔어?
-지금 매니저들 참교육하고 있나 본대?
-잉? 이거 방장이 매니저들한테 시킨 거 아니었음?
-그럼 그런 심각한 얼굴로 화면을 껐겠냐? 매니저들이 독단으로 저지른 짓이겠지.
-역시 어딜 가나 빠들이 문젠가.
-엇! 켜졌다!
저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채팅이 우르르 올라왔다.
“시청자 여러분, 잠시 착오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시문은 채팅창 슬로우 모드를 켜고.
“매니저분들이 노잼인 절 위해서 나름 준비해 주신 거였는데…… 이리 꼬였네요. 사과드립니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써 가며 깔끔하게 사과로 마무리했다.
그에.
-아아, 역대급 어그로긴 했어. 나름 재밌기도 했고.
-재미는 무슨. 성좌로 어그로 끄는 게 재밌음?
-나도 재밌는데? 신입에 심해 방송러면 이런 어그로도 있어야지.
-떡밥 하난 지렸음. 쌈빡했다, 매니저들아.
채팅창의 여론은 빠르게 호감으로 변했다.
물론 소수지만, 부정적인 여론도 분명히 있었다.
-ㅈㄹ! 이런 또라이 방송이 어디 있음?
-어그로로 흥해 봐야 잠시뿐이지.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ㅋㅋ.
-이런 어그로 방송 특) 심해에서 못 벗어남. ㄹㅇ임.
하나.
-심해 못 벗어난다는 건 또 무슨 개소리냐? 얘가 돈킹 개바른 거 모름?
-이거보다 더한 새끼들도 천진데. 또 머법관님들 엄중해지시죠?
-ㄹㅇㅋㅋ. 다른 방송 보면 범죄자 새끼들 천진데. 꼴랑 어그로 좀 돌렸다고 불났누 ㅋㅋ.
-찐들이라 그럼. 농담을 농담으로 못 받음.
-매니저들아, 난 개꿀잼이었음!
-캬! 이걸 매니저라고 안고 가네. 인성 합격!
-하앙~! 염소 눈나, 나도 쳐 내줭!
보통 논란이 일어나면 과감하게 당사자들을 쳐 내며, 선을 그어 버리는 타 플레이어들과 달리.
자신의 사람을 끌고 가는 시문의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는지.
부정적인 여론은 순식간에 압살당했다.
이어.
-이런 어그로라도 난 기쁘다. 버스충 말고 진짜 심해의 실력자를 발견해서.
-ㅇㅈ. 앞으로 시문 님 방송 보면서 많이 배우겠슴돠!
-나 심해 현지인인데 이번 아레나 보고 크게 감명받음.
[나는야골드 님이 AP 100을 후원하셨습니다.]
=형, 앞으로 방송 자주 켜! 나도 충성충성함!
처음 받아 보는 AP 후원까지.
[업적 ‘첫 후원’을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100점을 획득합니다.]
잇따라 업적 알림까지 눈앞으로 떠오르자.
“나는야골드 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시문은 부드럽게 웃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물론 감사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벌써부터 방송 후원이라니!’
성좌의 후원도 분명 대단한 것이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일반 시청자들의 후원과 관심이 절대적이었다.
전생의 김시혁과 고말숙의 업적 포인트의 주 벌이 수단이 바로 방송 아니던가?
그 증거로.
[업적 ‘시청자 5,000명 돌파하기’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점을 획득합니다.]
어느새 시청자가 5천이 훌쩍 넘었다는 업적창이 떠올랐다.
‘좋아. 앞으로 방송만 커지면 업적 포인트는 주기적으로 벌겠어.’
일종의 월급이랄까?
앞으로 펼쳐질 안정적인 업적 포인트 벌이에 시문은 절로 흐뭇해졌다.
-엄훠. 저 미소 뭐야?
-근데 이 형. 인제 보니 존잘러였네?
-그러게. 살살 웃는데 나도 실실 쪼개고 있음.
-기만자쉑이지만 난 가능.
-앙! 나도 쌉가능!
시문의 미소에 곧장 반응하는 채팅창.
더불어.
[성좌 검은 염소가 다수의 채팅에 불편함을 표합니다.]
잠잠해진 성좌 검은 염소가 다시 난입할 기세를 보이자.
“이런! 아직 아레나가 끝나지 않았으니, 전 경기에 집중하겠습니다.”
시문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제가 아직 방송 초보라 채팅창은 꺼 둘게요. 다들 매너 채팅 부탁드려요.”
자연스레 채팅창까지 꺼 버린 시문은.
따악.
손가락을 튕겨 [문아울의 신체조직]을 눈에 연성하곤 남은 생존자를 찾아 신속히 움직였다.
* * *
마지막 남은 플레이어를 처리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레나 ‘식어 버린 폐광’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하셨습니다.]
[최후의 1인에 25킬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셨습니다.]
[활약에 따라 클리어 보상이 증가합니다.]
[성좌 천마의 미션을 완수하였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점을 획득합니다.]
반가운 시스템창이 시문을 반겼다.
[귀속된 특성 ‘현자의 돌’이 일정량의 경험치를 분배받습니다.]
[레벨이 5 올랐습니다.]
[현자의 돌 레벨이 3 상승했습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힘을 잃은 광산핵’을 획득합니다.]
‘히야! 보상 한번 어마어마하군.’
고작 배치고사인데도 5레벨업이라니?
거기에다 현자의 돌이 3레벨이나 올랐다는 걸 고려해 보면, 대략 8레벨 치의 경험치를 얻은 것이다.
더불어 천마의 미션 성공과 귀한 재료템까지.
하지만 시문은 당장 축배를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잉? 화면 다시 꺼졌네.
-아레나가 끝난 거지 뭐. 아까 그 애가 마지막이었는 듯?
-난 폐광을 이렇게 질주하는 플레이어는 처음 봤음. 앞이 보이나?
-ㄹㅇ 폐광런이라 불러야 함. 개지림.
방송은 아직 켜져 있는 탓이다.
플레이어의 사생활을 위해서일까.
아레니아의 방송 화면은 지구로 귀환하는 즉시 화면 송출은 중단되기에.
-근데 이 형, 대기화면 커미션 같은 거 안 했나 보네.
-그러게. 짤도 없나 봄.
다행히도 자취방의 위치가 알려지는 일은 없었다.
줄줄이 이어지는 채팅을 본 시문은 아차 했다.
‘그러고 보니 방송 대기화면에 들어갈 만한 게 없구나.’
화면이 송출되지 않을 때 보여 주는 또 다른 화면.
방송은 처음인 만큼, 이런 부분들은 아직 세팅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시청자들에겐 검은 배경에 시문만 동동 떠 있는 상황이었다.
“제가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요. 대기화면은 조만간에 준비해서 설정해 두겠습니다.”
-시문 님. 일러 같은 거 말구, 걍 셀카만 올리셔도 될 거 같아요.
-맞아. 형 셀카 고자라도 그냥 올려. 그거대로 재밌을 듯.
-혹시라도 구하기 힘드시면 메일 주세영. 부족하지만 열심히 만들어 드릴게용!
-앙! 쌉가능!
아레나가 끝났어도 5천 명이라는 숫자는 줄어들지 않아서일까.
채팅창은 쉬지 않고 올라왔다.
그 모습에 시문은 뭔가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본 건 처음인데…….’
중간중간 뾰족한 채팅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호의가 가득한 채팅들.
마력불능에 평생을 1레벨로 살았던 시문은 결코 누릴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땐 내가 저런 시청자들 중 하나였지.’
그래서 더 감명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
그 진심을 그대로 담아.
“다들 부족한 방송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게요!”
-오빠! 그렇게 웃으면서 방종하면 오또케!
-기만자 쉑!! 얼굴 모자이크해라!
-앙! 쌉가능!
싱긋 웃은 시문은 그대로 방송을 종료했다.
고작 채팅창 하나 사라졌을 뿐인데.
“…….”
일순 고요함이 찾아왔다.
그에 시문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거, 자칫 중독되겠는데.”
-너무 중독되지는 마. 오빠는 내 거니까.
채팅창만 보던 것이 불만이었던 것일까.
새초롬한 현자의 돌의 목소리에.
“녀석.”
시문은 녀석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이내.
‘참. 시스템창을 마저 확인해야지.’
한쪽으로 치워 버린 시스템창을 다시 띄웠다.
[앞선 공지대로 플레이어 김시문의 랭크 배치 구간이 종료됩니다.]
[MMR 기준으론 플래티넘 랭크가 적합. 하지만 레벨과 스탯을 고려해 추가 조정이 이루어집니다.]
[조정 중…….]
‘다행히 플래티넘 직행은 아니네.’
아무리 압도적인 성적을 매 판마다 기록했다지만 고작 3판.
플래티넘 랭크의 평균 레벨을 따져 보면.
지금 이 상태로 플래티넘 랭크에 배정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았다.
다행히 갤럭시 아레나 측도 그걸 알고 있는지.
조정 중이라는 문구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조정 완료.]
[플레이어 김시문에게 두 가지 선택 항목이 주어집니다.]
[1. 골드 랭크에 배정. 이후 플래티넘 랭크 승급전까지 10% 추가 경험치와 보상을 적용합니다.]
[2. 실버 랭크에 배정. 이후 골드 랭크 승급전까지 30% 감소한 경험치와 보상을 적용합니다.]
[선택해 주십시오. (1 / 2)]
예상치 못한 조건에 시문은 고개를 갸웃했다.
“선택 항목이라고?”
애당초 ‘두 가지 선택 항목’이라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
누가 봐도 1번을 택하고.
최대한 빨리 플래티넘 랭크에 오르는 것이 현명했으니까.
하지만.
‘왜 굳이 항목을 두 가지로 나눈 걸까?’
이미 전생을 겪어 본 시문은 이 시스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갤럭시 아레나 측은 내가 최대한 빨리 플래티넘에 오르길 바라고 있어.’
1번의 ‘10% 추가 경험치와 보상’이라는 조건을 보면 분명했다.
한데.
‘왜 굳이 2번 같은 걸 만든 거지?’
누가 봐도 페널티뿐인 선택 아니던가?
시문이 아는 시스템은 이런 비효율적인 짓을 하지 않는다.
지난 아레나들이 그 증거다.
매칭되는 이들의 인성이나 고의 트롤 같은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MMR이라는 객관적인 자료만 가지고 매칭하지 않는가?
그런 시스템이라면 이렇게 선택 항목을 나눌 필요 없이.
‘딱 1번에 해당하는 조건을 던져 주면 그뿐인데 말이지.’
심하면 지금 12레벨인 이 상태로 플래티넘 랭크에 던져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고 시스템은.
축하합니다~.
플레이어 최초로 12레벨에 플래티넘 랭크가 된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라고 하겠지.’
정말 그러고도 남는 것이 시스템이었다.
한데 왜 굳이 2번 항목을 만들어 둔 것이란 말인가?
시문은 2번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일단 2번을 선택한다 해도 내게 엄청난 손해는 아니야.’
30% 감소된 경험치와 보상이라 해도.
어차피 아이템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 시문의 특성상, 보상에 목을 맬 필요는 없었다.
물론 경험치를 공유하는 현자의 돌 덕분에 경험치 부분이 제법 아프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마저도 지금처럼 아레나 성적을 잘 거두면 그뿐이지.’
30% 감소해 봐야.
겨우 남들이 받는 보상 수준과 비슷해질 뿐.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내겐 페널티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걸 이 망할 시스템이 모를 리 없단 말이지.
그럼에도 왜 굳이 이런 선택 항목을 내놓았단 말인가.
그렇게 고민하던 시문의 귓가로.
-오빠, 뭘 그렇게 멀뚱거리고 있어? 그거 빨리 확인해야지!
현자의 돌의 보채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아!”
그에 시문의 머릿속엔 한 가지 가능성이 스쳤다.
‘만약 시스템이 날 실버에 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거라면?’
그 칼 같은 시스템이 이번 아레나를 시작할 때와 달리.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실버에 배정해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라면?
“설마?”
지금 상황에서 예상 가는 변수는 단 하나뿐이었다.
“인벤토리!”
시문은 황급히 인벤토리에 열었다.
그 손에 딸려 나온 것은 은광석이라기엔 지나치게 밝은 광석.
폐광이 아닌 외부이기 때문일까?
은광석이 품고 있는 이채는 범상치 않아 보였다.
당연했다.
이 광물은 다름 아닌.
[미스릴 광석]
등급 : S
가벼움에 비해 강도는 강철을 뛰어넘는 금속.
마력 전도율이 높다.
무려 S급의 재료 아이템인 미스릴이었으니까.
미스릴은 생산계만이 아니라 마법계들의 기술에도 간혹 쓰일 정도로 귀한 광물이다.
당연히 연금술사에게도 더없이 귀중한 재료였지만.
-어머! 순도도 꽤 높네? 이 정도면 어지간한 곳엔 다…….
“현자의 돌, 이거 감정 좀 하자.”
시문은 흔들림이 없었다.
-웅? 이미 정보창이 다 떠 있는데 굳이 힘 뺄 필요가 있어?
“확인할 게 있어서 그래.”
-우웅, 알았어. 근데 함유량이 적긴 해도 꼴에 미스릴 광석이라 연성력은 꽤 먹을 거야.
“괜찮아. 어서 해 봐.”
미스릴은 연금술과도 굉장히 연관이 깊은 물질.
덕분에 미스릴의 감정이 가능한 현자의 돌은 곧장 감정을 시작했고.
우웅.
연성력이 쭉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미스릴 광석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이내.
[도리아의 미스릴 광석]
귀속 여부 : 김시문
등급 : X
한때 드워프들의 성지였던 도리아 산맥의 미스릴 광석.
-아레나 매칭 때 사용 시 ‘열띤 광산의 악몽’으로 입장합니다.
-제한 인원 1인.
달라진 미스릴 광석의 정보창을 보며.
“역시…….”
시문은 조심스레 거머쥔, 달라진 미스릴 광석을 내려다봤다.
“이거 때문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