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31화. 기미 (2)
또옥, 또옥.
투명한 플라스크 속으로.
푸르스름한 물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증류(蒸餾).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하여 액체 상태의 혼합물을 분리하는 방법.
특정한 화학 반응 없이.
혼합물의 물리적인 분리가 이루는 작업으로 인류가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기술 중 하나다.
물론 여기에 연금술이 곁들여지고.
흔한 증류의 대명사인 알코올이 아닌, 마력 기반의 재료들이 곁들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조금…… 조금만 더…….”
갤럭시 아레나가 등장하고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원이 바로 마력이었다.
뭐라 딱 특정할 수 없는 에너지원.
그런 마력의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가 이런 증류 상태에선 무척이나 ‘민감한 상태라는 것’이고.
그 말은 즉.
“여기에 딱 세 방울만 더…….”
지금까지의 제조 과정 중 가장 위험한 과정이라는 말이 된다.
더 쉽게 보자면.
파측.
“헛!”
연금술사들이 가장 폭발을 많이 일으키는 구간이라고 봐야겠지.
하나.
-오빠!
“알아. 안정제 준비해 뒀어.”
1레벨로 수많은 아웃브레이크와 범죄 빌런들이 범람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고.
희대의 연성물인 현자의 돌까지 함께하는 시문에게 마력 폭발은 0%에 수렴한다고 볼 수 있었다.
츠즈즉.
플라스크 안으로 안정제가 투여되자.
푸른 용액에서 일어나던 스파크가 급속이 잦아든다.
단순히 안정제를 들이부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고랭크의 연금술사가 본다면 기함을 토할 광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역시 울옵이야. 타이밍도, 투입량도 완벽해!
마치 기계를 연상시킬 정도로.
방금 시문이 투여한 안정제의 타이밍과 양은 완벽했던 것이다.
이는 요리에서 눈대중으로 넣은 조미료 양이 계량기로 잰 듯 완벽한 것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1레벨로 그 세상에서 살아남았는데, 이 정도야 뭐.”
실제로 시문에겐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날로 허약해지는 육체는 사소한 마력 폭발에도 중상을 입을 수 있으니.
자연스레 체득될 수밖에 없는 기술이었다.
-또또! 내가 말했지? 오빠는 자각이 부족하다고. 이럴 땐 그냥 나 잘났다~! 하는 거야.
“……그래. 나 잘났다, 됐냐?”
-웅웅! 참 잘했어용!
“녀석.”
안정제 정량을 맞추는 게 그렇게도 좋은 걸까.
기분이 확 고조된 현자의 돌에 시문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내.
쪼르륵.
증류가 끝난 액체를 미리 준비해 둔 특수 용기.
일명 포션병에 담은 시문은 미리 정제해 둔 재료 아이템.
‘분명 두 방울이었지?’
[정제된 바실리스크의 독액]을 두 방울 떨어뜨렸다.
치이이이이.
탄산이 터지는.
혹은 불판의 기름이 튀는 소리가 쉬지 않고 들려온다.
그에 맞춰 푸른 용액량보다 많은 거품이 일어났으나, 잠시일 뿐.
거품은 생겨난 속도처럼 빠르게 사그라들었고.
“이제 섞어 주기만 하면…….”
시문은 숙련된 바텐더를 연상시키듯.
포션병의 목 부분을 잡고 자연스럽게 회전시켰다.
그러자 푸른색이던 용액이 남색으로 변하며 안정 상태에 들어섰다.
뾱.
시문은 준비했던 특수 마개로 포션병의 입구를 막았다.
-히야! 색깔 봐라! 오빠, 이거 완전 잘 만들어졌는데?
“그렇지?”
연금술사에게 창조물은 제 자식과도 같은 것.
시문은 흐뭇하게 웃으며 만들어 낸 포션의 정보를 살폈다.
[이름 미지정]
등급 : B+
-복용 시 신체에 남아 있는 마력경화 증상을 제거한다.
다양한 마력을 지닌 재료를 베이스로, 특별하게 정제된 독을 이용한 치료제.
고수준의 연금술로 효과를 극대화했다.
“음. 좋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시문.
아이템 설명에도 따로 내용이 붙지만.
기본적으로 제작 물품들은 완벽한 제작 과정을 거쳤을 때, 등급에 +가 붙게 된다.
그 효능은 당연히 일반적인 등급보다 훨씬 높다.
확률적인 효능이라면 거의 100%로 만들어 버리고.
부작용이 있다면 거의 없애버릴 정도다.
‘뭐, 이번엔 굳이 + 등급이 붙을 필요는 없긴 하지만…….’
마력경화증 치료제 같은 경우.
확률 옵션이 붙어 있지도 않고.
마력경화증의 치료 말고는 다른 효능도 없어 굳이 + 등급에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
단지.
‘자존심의 영역이라 그렇지.’
지금의 만족감은 나름 연금술에 평생을 바친 자로서의 자존심 때문이었다.
특히나 치료제 제작의 핵심 재료인 [바실리스크의 독액]은 굉장히 다루기 까다롭기로 유명하지 않나?
마비, 경화의 성질을 지닌 독을 정반대의 효능으로 정제하는 건 정말 고수준의 숙련도를 요구했으니까.
시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작업대 한편에 놓인 녹색 병과 여러 재료들을 바라봤다.
‘다른 영약 만들기에도 부족함이 없겠어.’
과연 다이아 랭크의 플레이어답달까?
박진욱이 보내 준 재료들은, 품질은 물론이고 그 양도 풍족했다.
그만큼 마력경화증 치료에 대한 갈망이 절실했던 거겠지.
시문은 쭉 기지개를 켜며, 치료제를 제조하느라 경직된 허리를 스트레칭했다.
“읏차! 다른 영약은 차차 만들고. 우선 이름을 지어야겠지.”
당연하게도 이 시기에 마력경화증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치료제의 이름은 아직 미정이었다.
시문은 치료제 정보창의 이름을 터치하곤 ‘마력경화증 치료제’라는 문구를 입력했다.
띠링.
[최초로 아이템을 제작하셨습니다.]
[업적 ‘내가 원조!’를 달성하셨습니다.]
[업적 포인트 500점을 획득합니다.]
평소와 달리 맑은 효과음과 함께 시스템창이 주르륵 올라왔다.
‘그러고 보니 최초 제작 업적이 있었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내면, 최초 제작의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거기에다 중복도 가능했던 거 같은데…….’
회귀 전 유명 생산계 플레이어의 방송에서 듣기로.
최초 제작 업적은 한 번이 아니라 중복 적용된다는 정보를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아레나 질병 치료제들만 해도 꽤 많지.’
업적 포인트 500점이라면 아스트라페 한 자루.
그걸 최초 제작 업적을 달성할 때마다 얻는다면 꽤 쏠쏠한 벌이가 되리라.
‘기회가 된다면 틈틈이 만들어야겠어.’
마력경화증 자체가 다소 가벼운 아레나 질병이라 그렇지.
대부분의 아레나 질병의 치료제는 귀한 재료를 하마처럼 먹어 댔다.
앞으로 자금줄이 되어 줄 사업이기도 하니, 틈틈이 기회를 노려 제작하리라.
우선은.
‘밤사냥꾼에게 치료제부터 전달해 줘야지.’
시문은 치료제를 챙기곤 나갈 채비를 했다.
-잉? 오빠, 바로 전해 주려고?
“어. 아까 치료제 제조 중일 때 연락이 왔거든.”
겉옷까지 입은 시문은 핸드폰을 켰다.
그곳엔.
[김시혁 : 형! 나 방송 봤어! 실버 맞아? 진짜 개쩔던데? 딜힐이 다 되는…….]
[이유정 : 오라버니, 방송 잘 봤어요! 역시 오라버…….]
‘얘들은 또 언제 보냈대?’
두 동생의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김시문 : ㅇㅇ. ㄱㅅㄱㅅ.]
시문은 두 동생에게 대충 이모티콘이 섞은 답장을 보내곤, 아까 확인한 메시지를 펼쳤다.
[박진욱 : 시문 씨, 의뢰 대상을 찾았습니다.]
* * *
성삼의 로고가 걸린 널찍한 사무실.
“박 과장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국내 대길드 중 하나인 성삼의 인사부는 오늘도 평소 같은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뭐 어때. 둘뿐이잖아.”
“과장님.”
“그만. 연이야, 누가 들으면 내가 뭔 짓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고작 손만 잡은 건데.”
“그러니 아가씨에게 걸렸잖습니까!”
“그게 내 잘못이냐? 노크도 없이 문을…….”
그때.
벌컥!
“어이, 박 과장.”
우연희의 손을 만지작거리던 박 과장의 말을 자르고.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뭐야, 우 대리도 있었어? 오랜만이야.”
“오랜만입니다, 안 과장님.”
과연 다이아와 플래티넘 랭크의 플레이어답달까.
어느새 서로 거리를 벌린 박민철과 우연희는 서로의 손 대신.
두툼한 서류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안호진, 네가 여긴 웬일이냐.”
박민철의 목소리가 낮게 으르렁거린다.
그에 안호진은 깊게 벗어진 머리를 슥 쓸며 웃었다.
“거 오랜만에 동기를 만났는데 너무 날 세우는 거 아니냐?”
넉넉한 볼살이 더해져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시답지 않은 소리 말고, 대답이나 해.”
박민철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울 따름이었다.
“새끼, 여전하구만.”
하나 안호진은 흐트러짐 하나 없이 터덜터덜 걸어와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의 시선은 우연희를 향했다.
“이봐, 우 대리. 손님이 왔는데 커피 한 잔 정도는 내줘야지.”
“이 새끼가…….”
“준비하겠습니다.”
박민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우연희가 고개를 숙이곤 탕비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안호진의 입가가 더욱 깊어졌다.
“캬! 여전히 잘빠졌다니까? 나도 각성했으면 몸매 죽이는…….”
“안호진.”
“흐핫! 칭찬이야, 칭찬. 각성은 우리 일반인들의 꿈 아니냐?”
속으론 벌써 몇 번이고 저 재수 없는 면상에 주먹을 박아 넣었지만.
‘역겨운 새끼.’
그런 감정 표출이야말로 안호진이 노리는 수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박민철은 참을 ‘인’ 자를 몇 번이나 되뇌며 주먹을 쥐었다 펼 뿐이었다.
그의 대처가 현명했던 것일까.
“쯧. 다이아 랭크 되더니 사람이 영 재미가 없어졌다?”
능글거리던 안호진의 면상에 아쉬움이 떠올랐다.
“헛소리 말고 용건이나 말해.”
“급하긴.”
안호진은 서류 하나를 제 앞으로 턱 던져 놓았다.
박민철의 앞이 아닌 자신의 바로 앞.
이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기에.
‘곱게 갈 생각은 없나 보군. 개자식.’
박민철은 입술을 씹으며, 안호진의 맞은편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에 앉은 그는 안호진의 서류를 집기도 전에.
“경위서?”
서류 위쪽에 큼지막이 쓰인 ‘경위서’라는 단어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왜 놀라? 켕기는 게 전혀 없나 봐?”
“당연하지. 이거 네 거 아니냐?”
“크하핫!”
대소를 터뜨리는 안호진.
그는 어느새 커피를 내온 우연희에게 눈을 찡긋하더니, 여유롭게 한 모금 머금었다.
“미인이 타서 그런가? 커피 맛이 달라.”
“개소리 말고. 이게 뭐냐고.”
“뭐긴 뭐냐. 보는 대로 경위서지.”
“안호진.”
“알았다, 인마. 그만 노려봐. 그러다 사람 잡겠다. 나 일반인이야~.”
그러면서 커피를 더 홀짝이는 모습은 더럽게 얄미웠으나.
박민철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감사부 소속 아니냐.”
안호진의 말에 처음으로 박민철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감사부 소속이라…….’
틀린 말은 아니다.
저 빌어먹을 동기는 분명 감사부의 과장이긴 했다.
단지.
“감사부는 무슨. 그냥 회장님 똥개지.”
성삼의 회장.
이순철의 온갖 뒤처리를 다 해 주는 게 본업일 뿐.
“어허, 이 친구가? 네 경위네 경위서 들고 온 사람이 나야.”
박민철의 말이 제법 치욕스러울 법한데도.
“이제 대충 감 잡았겠지만, 이거 회장님께서 보내는 메시지야. 바로 너한테.”
안호진은 여전히 능글맞은 미소를 지을 따름이었다.
“나한테? 난 회장님께 밉보일 짓 한 적이 없는데.”
“몰라서 묻냐? 최근에 시끄러운 루키 하나 있잖아.”
그에 박민철의 눈가가 슬쩍 꿈틀거렸다.
분명 일반인일 텐데.
“역시, 우리 박과장도 알고 있었나 봐?”
안호진은 그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럼 이야기가 쉬워지겠네. 왜 영입 안 했냐?”
“그거 따지는 경위서냐? 미안하지만, 우린 그렇게 일 안 한다.”
“우리? 재밌는 소릴 한다?”
안호진은 두툼한 손가락을 깍지 끼며 말했다.
“새끼가. 성삼 길드에 몸담고 있으면서 성삼의 주인이 누군지도 몰라? 어?!”
“성삼 길드의 인사 권한은 전적으로 이유정 아가씨께 있다. 회장님께서 직접 일임하신 일이야.”
“미친놈. 아가씨가 저 꿀단지를 그냥 두라고 명령이라도…….”
“그래.”
“……뭐?”
안호진의 미소가 처음으로 깨진다.
그는 얼이 빠진 얼굴로 박민철을 바라봤다.
“박민철, 너 지금 뭐라고 했냐?”
“귀 먹었어? 김시문 플레이어는 이유정 아가씨께서 그냥 두라고 지시하셨다고.”
“하!”
헛웃음을 흘리는 안호진.
그도 그럴 것이 명목상 대외적으로 이유정이 길드의 인사를 담당할 뿐.
사실상 내부 일 처리를 모두 박민철이 해결한다는 걸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유정 아가씨라…….’
이건 예상 못 했는데.
그런 표정이 가득한 안호진을 보며, 박민철은 경위서를 도로 던졌다.
“이야기 끝났으면 빨리 꺼져라. 나 바쁘니까.”
“어허, 이 친구가! 아무리 아가씨의 명령이라도 회사에 누가 되면 네가 말렸어야지.”
“회사가 아니라 길드다.”
“그거나, 그거나! 회장님께서 널 그 자리에 앉힌 이유를 몰라서 하는 소리냐? 아가씨 이제 24살이셔!”
“여긴 내 능력으로 앉은 자리고, 언제든 나보다 잘난 놈이 오면 비켜 줄 의향이 있다. 그게 성삼 길드의 기조야.”
더 상대할 것도 없다는 듯.
박민철이 몸을 일으키자, 안호진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짜 일 처리 이따위로 할 거야?! 보니까 가족도 없는 고아 새끼더구먼!”
“세 번째 말한다. 이건 아가씨께서 직접 지시하신 일이야.”
“그러니까! 대체 아가씨의 의견 따위를 왜 듣는 거냐고! 이제 24살이잖아! 아직 애라고, 새끼야!”
“길드는 일반 기업과 달라. 힘의 논리가 적용되고. 이유정 아가씨는 우리 길드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다.”
박민철은 어느새 목소리가 높아진 안호진의 어깨를 짚었다.
멀리서 보면 친한 남자들끼리의 흔한 행동으로 보이겠지만.
“꼬우면 안호진, 네가 아가씨 밟으면 되잖아? 시끄럽게 남의 사무실에서 언성 높이지 말고.”
“이익!”
다이아 플레이어의 완력을 어깨로 받은 안호진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단순히 어깨를 누르는 완력 때문만은 아니리라.
“이, 이러고도 무사할 거 같아? 머리 좀 컸다고 성삼의 주인이 누군지 잊은 거냐고?!”
“알고 있지. 하지만 넌 회장님이 아니잖아?”
그런 안호진을 비웃고는, 몸을 돌리는 박민철.
“그래도 온 성의가 있으니 경위서는 놓고 가라. 써 줄…….”
쾅!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무실을 나가 버리는 안호진.
그에 지금껏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우연희가 입을 열었다.
“괜찮겠습니까? 안 과장님 성격상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 텐데요.”
“뭐, 회장님께 일러바치고 김시문 플레이어를 찾아가겠지.”
“그러니 묻는 겁니다. 강다영 비서님의 말로는 김시문 플레이어가 아가씨와 꽤 각별한 사이 같다던데…….”
“저놈이 움직였다는 게 무슨 뜻이겠냐? 어차피 우리 선에선 못 막아.”
박민철은 테이블에 덩그러니 놓은 경위서를 흘낏하곤 가볍게 손을 저었다.
그러자.
화륵.
경위서의 모서리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왜 태웁니까? 경위서 써 준다면서요?”
“써 봐야 필요 없어질 게 뻔하잖아.”
어깨를 으쓱한 박민철이 핸드폰을 꺼내자.
“하긴. 그렇겠네요.”
우연희는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댄 박민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말했다.
“예, 아가씨. 접니다.”